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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점차 직접 질문을 던지고 집단의 아젠다를 만들어나가면서 변화의 주체로 나서기 시작했다. 변화를 위한 집단학습은 지엽적인 이슈 나 문제상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변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확대되었다. 구체적인 변화의 방향은 각 질문의 지점에서 가시화되었다.

한 일화로, 온라인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경제부에서는 ‘주식시황을 매 일 온라인 기사로 송고해야 하는가’라는 오랜 주제에 대한 논의가 벌어 졌다. 구체적으로, 코스피(KOSPI) 지수가 전날에 비해 얼마나 올랐는지 혹은 내렸는지를 계속 온라인 기사로 송고해야 하는지가 주제였다. 종합 일간지인 정론일보가 단순하게 중계하듯이 계속 시황 기사를 올리는 것 은 온라인 퍼스트와 상관없이 의미 없는 일이라는 주장과, 그래도 주식 은 많은 이들의 관심사인 만큼 속보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함께 제기되었 다. 한정된 인력으로 지면 기사 외에도 많은 수의 온라인 기사를 소화해 야 하는 경제부에서 누군가가 매일 주식시장 개장, 폐장 등의 시황을 확 인하여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결론이 쉽게 나지 않았 다.

이는 단순한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온라인 송고에 대 한 업무부담의 문제와, 어떤 기사를 온라인에 올릴 것인지에 대한 가치 판단의 문제와 결부되었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분석이나 고민 없이 무조건 모든 기사를 온라인에 송고하고자 했던 당시 경제부의 기사 처리 경향은 결과적으로 경제부 온라인 콘텐츠의 질을 제고하는 데 장애물처 럼 여겨졌고, 점점 구성원들의 불만이 쌓여갔다. 당시 이미 주식을 전문 영역으로 속보를 제공하는 경제신문이나 인터넷 언론이 수십 개에 이르 고 개인도 쉽게 여러 사이트에서 주식 시황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정론일보의 주식 기사를 찾아보는 독자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경제부에서는 주식 시황이 그동안 신문지면에서 전통적인 주요

영역이었다보니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경제부에서는 이 문제를 디지털뉴스국이 주재한 부서별 간담회에서 논의하고, 경제부 내부에서도 토론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갔다. 이 과정을 거쳐 기본적으로 온라인 뉴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에 기자들은 동의하 였다. 이를 위해서는 오히려 ‘중계식 보도’의 전형인 주식시황을 폐지하 고 온라인 송고에 대한 기자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데 마침내 합의 가 이루어졌다. 주식시황에 주요 이슈가 발생한 때에만 온라인 기사를 송고하자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합리적이고 단순한 결론이지만 결론 을 내기까지의 시간은 길었다.

디지털을 해야 한다는 그게(인식이) 있다 보니까, (...) 온라인을 더 해야한다. (...) 그걸(주식시황 기사) 온라인 처리를 어떻게 할지 정 리하는 데 몇 년이 걸린 거야. 별 거 아닌데. 우린 당연히 정론일 보 기자면 주가 분석 기사를 쓰고, 코멘트 따서 쓰지, 이런 걸 써 야지 (주식시황 중계를 할 필요가 있나). (김영동 부장)

온라인 콘텐츠 강화에 대한 구성원 간의 컨센서스가 확립되면서 실천 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은 더 강해졌다. 집단 내부에서도 상대적으로 젊 은 층에 속하는 기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고 지면기사를 온라 인으로 변환하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 이외에 인터랙티브, 영상 등을 활 용한 다방면의 뉴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그러나, 고참에 속 하는 데스크진 이상의 기자들은 지면 중심의 사고의 틀에 갇혀 실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실천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론일보 기자들이 고안한 것이 2018년의 데스크진 뉴콘텐츠 교육이었다. 이 교육은 아예 데스크진이 일주일 간 디지털뉴스 국에서 출·퇴근하며 하루 종일 전념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교육대상 은 데스킹을 맡은 차장, 부장, 에디터, 국장 등이며 교수자는 디지털뉴스 국에 속해 있는 2-12년 차의 후배 기자, 콘텐츠 기획자 등 비기자 구성

보는 등의 수동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커리큘럼은 국장이나 에디터가 개입하기보다 실무자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통하여 구 성하였으며, 다 같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결정되었다. 온라인 퍼스트 초기 에 시행됐던 정책이나 교육은 하향식 지시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이번 교육은 일방적인 강의를 통한 설득의 자리가 아니었다. 이미 집단적인 모순인식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변화의 방향을 찾아가고자 하는 기자들의 필요에 의하여 개설되었고 기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꾸려졌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번 데스크진 교육의 목표는 그저 체험이나, 실무교육의 수준이 아니었다.

지난번에는 체험이라면, 이번에는 응용편으로, 이제 뭐 세세하게 어디 랭킹하고 편집툴(tool)을 기량으로 익히고 사진 오려 붙이고 이런 거는 이제 안다 치고, 실제 부서장들이 여기 이렇게 돌아가는 온라인 뉴스 흐름을 보시고 현업부서에 가셔서 좀 지휘를 해주세 요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윤형 국장)

이 시간의 명칭은 ‘교육’이었지만, 실제로는 선·후배간의 만남과 소통 을 통한 변화의 아이디어가 오가는 장이었다. 실무를 지휘하는 부서장들 과 변화의 선두에 서 있는 일선 기자들이 함께 서로의 제안과 우려를 나 누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주체로서 함께 자리하였기 때문이다. 후배 들은 데스크진에게 온라인 뉴스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던지며 여러 사례 를 보여주고, 개선점을 제안하기도 하며 소통을 이끌어 냈다. 참여자인 데스크진도 후배들과 활발하게 토론하며 그동안 지면 위주로 생각해 왔 던 자신들의 태도를 반성하기도 하고, 대안을 제시하거나 우려점을 전달 하였다. 이 때 오간 주제들은 기사 출고 시간 변경, 열독률 제고의 문제, 저널리즘 본질, 취재현장에서의 장애물, 협업의 방안 등 집단의 시스템 전반에 대한 것이었고, 치열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데스크진에게 이 기간은 자신들이 일하는 곳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교육을 받은 데스크진이 자신의 부서로 돌아가 서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도록 기본 소양이나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추게

하고자 한 교육의 목적이 달성된 셈이다. 정론일보 기자공동체의 변화 과정은 특별한 이벤트나 일정이 아니더라도 내부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모임에서 계속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논의의 자리에서 일반 기자 구성원들은 변화의 주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