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분석 도구
3.1. 통사 복잡성 측정 지표
Ⅱ장 2절에서 통사 복잡성 관련 선행 연구들에 활용되었던 측정 지표들로부 터 얻은 시사점을 통해 이제 본고에서 재미동포 학습자의 한국어 통사 복잡성 발달을 살피기 위하여 활용할 측정 지표를 선정하고자 한다.
우선, 통사 복잡성 분석을 위한 기본 단위를 결정하여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영어권에서 문어의 통사 복잡성을 연구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단위는 T단위이다. 그러나, 이러한 T단위 분석이 한국어 분석에서도 유용한 지는 다소 회의적이다. 서세정(2009:30)에서 지적한대로 한국어에서는 한 문장 내에 주절이 여러 개 있더라도 각 절의 서술어들은 마지막 절 서술어의 통사적 기능 표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69) 엄격한 의미에서 한 문장 안에 2개 이상의 T단위가 존재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실제로 연구자가 재미동포 학습자 작문 자료 중 21개를 무작위로 추출하여 T단위 분석을 진행한 결과, 평균 문장 수는 13.8개, 평균 T단위 수는 14.4개로, 그 차이가 미미하였다. 김영주 외(2013:216) 에서도 한국어의 특성상 T단위 분석이 쉽지 않고 낮은 숙달도의 학습자를 위한 작문 분석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학습자의 작문에서는 구두점을 주요 분석 단위로 삼는 것이 보다 용이하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하여 본고 에서는 T단위가 아닌 문장을 기본적인 분석 단위로 삼도록 한다.
Ⅱ장 2절에서 살핀 것처럼 통사 복잡성 관련 선행 연구들은 너무 적은 수의 지표(measure)를 사용하거나, 혹은 동일한 복잡성 측면을 측정하기 위해 지나치 게 많은 수의 지표를 중복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한국어 교육 분야의 일부 연구들은 단지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측정 지표를 무 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복잡성의 측면을 (1) 문장의 길이, (2) 문장 확장의 양, (3) 문장 확장의 유형, 이상 3가지로 구분하고 각 측면에서 가장 유용할 것으로 판단되는 1-2개의 지표를 선정하도록 한다.
69) 서세정(2009:30)은 ‘어머니는 식사를 준비하시고 아버지는 수조 청소를 하고 계셨었 겠다.’라는 문장을 예로 들면서, 이 문장은 2개의 주절로 구성되어 있지만 선행절은 후행절의 과거시제, 완료 상, 추측의 태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2개의 T단위로 분 리하기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우선 (1) 문장의 길이 측면에서는 문장 당 무엇의 빈도를 살펴볼 것인가를 결 정해야 하는데, 선행 연구에서 사용되어 온 지표들로는 문장 당 어절 수, 문장 당 단어 수, 문장 당 형태소 수 등이 있다. 우선, ‘어절’은 띄어쓰기의 단위로 교 육적 관점에서 유용하고 빈도 계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통사론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개념이 아니다(구본관 외, 2015:207). 또한 ‘단어’는 영어권 연구 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한국어에서는 그 개념이 모호하여(고영근·구본 관, 2008:31-33) 빈도 계측이 쉽지 않다. 반면, ‘형태소’의 경우, 영어에서 일반적 으로 별개의 단어로 표현되는 시제, 상, 서법 등이 선어말어미, 전성어미 등 별 개의 형태소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아(박지순‧서세정, 2009:171) 통사 복잡성을 측정하는 본고의 연구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문장의 길이 측면에서는 ‘문장 당 형태소 수’를 그 지표로 삼는다.
다음으로 (2) 문장 확장의 양 측면에서는 문장 당 복문 수, 문장 당 절 수, 문 장 당 대등절 수, 문장 당 내포절 수 등이 활용될 수 있다. 문장 당 복문 수의 경우, 같은 복문이라도 해당 문장이 몇 개의 절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다시 말해서 복문이 몇 개의 절로 구성되어 있는지와 관계없이 동일한 결과가 나오게 되어 학습자 자료의 복잡성을 민감하게 포착하 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문장 당 대등절 수나 문장 당 내포절 수는 (2) 문장 확 장의 양 측면이 아닌 (3) 문장 확장의 유형 측면에서 다른 지표로 측정할 수 있 는 요소이므로 제외하도록 한다. 따라서 문장 확장의 양 측면에서는 ‘문장 당 절 수’를 그 지표로 삼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3) 문장 확장의 유형 측면에서는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문장 당 대등절 수, 문장 당 내포절 수를 비롯하여 대등접속 지수, 문장 당 유형별 내포 절 수 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문장 당 대등절 수와 문장 당 내포절 수는 대등 접속 지수로 통합하여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별도로 측정하지 않고, 여기에 문장 당 유형별 내포절 수를 추가하는 방식을 통해 대등절-내포절의 사용과 유 형별 내포절 사용을 모두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문장 확장의 유형 측면에 서는 ‘대등접속 지수’와 ‘문장 당 유형별 내포절 수’70)를 그 지표로 삼고자 한다.
70) 사실 (3) 문장 확장의 유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각 유형별 빈도(frequency)가 아닌 각 유형별 비율(ratio) 혹은 지수(index)를 분석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일 것이다. 특 히 숙달도가 높아질수록 대등보다는 내포를 통한 문장 확장이 증가할 것이라는 직 관적인 판단이 가능한 만큼, 바도비-할리그(Bardovi-Harlig, 1992)가 고안한 대등접
위의 논의를 통해 통사 복잡성 발달 양상을 살피기 위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지표 목록을 정리하여 보이면 <표 14>와 같다.71)
분석 측면 번호 측정 지표 계산 식
문장의
길이 [지표1] 문장 당 형태소 수 (총 형태소 수) / (총 문장 수) 문장
확장의 양 [지표2] 문장 당 절 수 (총 절 수) / (총 문장 수) 문장
확장의 유형
[지표3] 대등접속 지수 (CI) (총 대등절 수) / [(총 절 수) - (총 문장 수)]
[지표4] 문장 당
유형별 내포절 수 (총 OO절 수) / (총 문장 수)
<표 14> 통사 복잡성 측정 지표 선정 결과
속 지수(Coordination Index, CI)는 통사 복잡성 측정 지표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판 단되며 이러한 이유로 많은 통사 복잡성 관련 선행 연구에서 이 지표를 활용하였다.
그러나 내포절의 하위 분류는 명사절, 관형사절, 부사절, 인용절 등으로 그 수효가 많고 각 유형 사이에 통사 복잡성과 관련한 위계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 서 유형별 내포절의 사용을 종합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비율 혹은 지수 지표를 무 리하게 고안하기보다는, 문장 당 각 유형별 내포절 수를 빈도 개념으로 확인하고 필 요할 경우 유형별 내포절의 상대적인 사용 양상을 논의에 추가하는 것을 대안으로 삼도록 한다.
71) 본고에서 사용된 용어의 혼동을 막기 위하여 몇 가지 용어에 대해 부연하고자 한다.
우선 ‘측정 지표’ 혹은 ‘지표(measure)’는 학습자의 통사 복잡성의 정도를 무엇으로 측정할 것인가, 즉 그 정도를 가늠하기 위한 도구를 의미한다. 이영근(2005), 음승민 (2012)에서는 ‘분석 도구’, 박지순·서세정(2009), 서세정(2009), 남주연(2015)에서는 ‘지 표’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이 ‘지표’로서 가장 흔하게 활용되는 것이 ‘빈도 (frequency)’, ‘비율(ratio)’, ‘지수(index)’이다. 이 중 ‘빈도’는 ‘OO의 수(the number of OO)’와 동일한 개념이다. 또한, ‘지수’의 사전적 정의는 ‘물가나 임금 따위와 같 이, 해마다 변화하는 사항을 알기 쉽도록 보이기 위해 어느 해의 수량을 기준으로 잡아 100으로 하고, 그것에 대한 다른 해의 수량을 비율로 나타낸 수치’로, ‘비율’과 유사한 개념이다. 단, ‘비율’이 일반적으로 퍼센트(per cent, %) 단위로 표기되는 것 과 달리 특정한 단위가 없이 표기되는 경우가 많다. 본고의 [지표3]은 ‘대등접속 지 수’ 대신 ‘대등접속 비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무방하나, 주석70)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등접속 지수(Coordination Index, CI)’는 이미 많은 국내외 복잡성 관련 선행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이 용어를 수정 없이 사용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