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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통사 복잡성 관련 문법항목 사용 양상 분석

2.3. 논의 및 소결론

지금까지 재미동포 청소년 학습자의 통사 복잡성 관련 문법항목의 사용 양상 을 사용 중심의 빈도 분석 방법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숙달도가 높아짐에 따라 문법항목별로 사용 빈도가 서로 다른 속도로 증가 혹은 감소하기도 하고, 숙달

단계별로 우세하게 사용하는 문법항목이 변화하기도 하면서 재미동포 학습자들 의 한국어는 역동적으로 발달해 가는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서는 이상에서 분 석한 통사 복잡성 관련 문법항목의 사용 양상을 Ⅳ장 1절에서 진행한 통사 복 잡성 발달 분석 결과와 관련지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우선, HS는 대등절과 관련된 어미 중 ‘-고1’을 집중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러 한 집중도는 6급에서 ‘-지만’의 사용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다소 감소하였다. 이 러한 양상은 NS의 대등적 연결어미 사용 양상에 근접해 가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대등적 연결어미의 사용 빈도는 5급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6급에 서 다소 낮아지기는 하였으나 내포절 관련 문법항목의 사용 역시 이와 비슷한 발달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Ⅳ장 1절에서 분석한 [지표3] 대등접속 지수는 숙달 도에 따라 유의미하게 달라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표4] 문장 당 유형별 내포절 수 분석을 통해 문장 당 명사절 수는 HS 3-6급 사이에 꾸준히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3급<4급<5급<6급), 이 는 기본적으로 ‘-ㄴ/는 것’의 사용이 전 숙달도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가 장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더하여 HS 3-4급 간, 그리고 5-6급 간에는 ‘-기’의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 역시 명사절 활용을 늘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 이 러한 꾸준한 명사절 사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Ⅳ장 1절의 분석에 따르면 NS의 문장 당 명사절 수는 HS 6급의 1.85배에 달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관련 문법항 목의 사용에 있어서 두 집단 간 가장 큰 차이는 HS의 작문에서는 ‘-ㅁ, -던 것, -ㄹ지’의 사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기, -ㄹ 것’의 사용 빈도 역시 두드러 지게 낮다는 데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Ⅳ장 1절에서 문장 당 관형사절 수는 HS 4-5급 사이에서만 유의미하게 증가 한 것으로 분석되었는데(3급=4급<5급=6급), 이러한 결과는 관형사를 이끄는 주 요 문법항목인 ‘-ㄴ/는’의 100문장 당 빈도가 4-5급 간 2.12배 증가한 데에 기인 한다. NS의 문장 당 관형사절 수는 HS 6급의 무려 3.9배에 달하는데, 이러한 차이는 ‘-ㄴ/는’(3.70배)과 ‘-ㄹ’(2.10배)의 사용 빈도 차이에서 주로 비롯된 것이 나, HS 전체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았던 ‘-던’ 역시 전체 관형사절 관련 문법항 목 사용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히 발견되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한, ‘-ㄹ’의 사용에 있어서는 HS의 경우 ‘-ㄹ’이 수식하는 체언이 ‘때 [時]’에 한정되어 해당 문법항목 사용의 양적 차이뿐만 아니라 질적인 차이도 함

께 드러났다.

부사절 관련 문법항목은 그 의미 범주가 다양한 만큼 분석 대상이 된 문법항 목 역시 그 수가 매우 많다. 그러나 분석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재미동포 들은 여러 부사절 관련 문법항목 중 일부 문법항목들을 집중적으로 사용하였고 이러한 몇몇 문법항목들이 재미동포 학습자의 숙달도별 통사 복잡성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림 35>는 HS의 각 숙달도 집단 중 최소 1개 집단에서 100 문장 당 3회 이상 사용되어 통사 복잡성 발달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주요 문법 항목들만 선정하여 집단별 사용 빈도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35>

에 보이는 바와 같이, HS의 통사 복잡성 발달에 주로 영향을 미친 부사절 관련 문법항목은 ‘-면서2, -고2, -어서1, -어서2, -ㄴ/는데, -면’ 이상 6개이다109). 이 문 법항목들은 HS의 숙달도가 증가함에 따라 대부분 사용 빈도 역시 높아지는 것 일반적이었으나, 전술한 바와 같이 HS 4-5급 사이에서 선후 관계를 나타내는

‘-고2’와 ‘-어서1’의 사용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이 특기할 만하다. 특히 ‘-고2’의 사용이 5급에서 현저히 줄어들어 다른 문법항목들의 사용 증가 효과를 상쇄시 킨 것이 Ⅳ장 1절의 문장 당 부사절 수 분석에서 HS 4-5급 간의 차이가 유의 미하지 않은 결과(3급<4급=5급<6급)를 가져온 것으로 판단된다.

109) 이외의 관련 문법항목들은 HS의 숙달도에 따라 그 사용에 큰 변화가 없거나, 숙달 도별 사용 빈도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 빈도가 매우 낮아 재미동포 학습자의 전체적인 통사 복잡성 발달에 끼친 영향이 미미하였다.

0 2 4 6 8 10

HS 3급 HS 4급 HS 5급 HS 6급 NS

-면서2(동시) -고2(선후)

-어서1(선후) -어서2(이유)

-ㄴ/는데 -면

<그림 35> 주요 부사절 관련 문법항목의 집단별 사용 빈도 비교 (1)

또한, 일부 부사절 관련 문법항목들은 HS 6급에 이르기까지 발달이 거의 일 어나지 않았으나 NS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되어 HS와 NS의 통사 복잡성 차이를 크게 벌리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며2, -어1, -다(가), -어2, -어3, -니2’ 등 6개 문법항목이 이에 속하는데, <그림 36>는 이러한 문법항목들의 집단별 사용 빈도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점은 ‘-다(가)’와 ‘-게2’를 제외한 5개 문법항목은 동일한 의미를 나타내기 위한 구어적 표현이 존재한다 는 점이다. 부언하자면 동시 관계를 나타내는 ‘-며2’는 ‘-면서2’로, 선후 관계를 나 타내는 ‘-어1’는 ‘-어서1’로, 이유‧원인을 나타내는 ‘-어2’는 ‘-어서2’로, 수단을 나 타내는 ‘-어3’는 ‘-어서3’로, 배경을 나타내는 ‘-니2’는 ‘-ㄴ/는데’로 대체 가능하며, 이러한 구어적 표현의 대부분은 앞선 <그림 35>를 통해 HS에서 그 발달이 대 체로 안정적으로 이루어짐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HS는 문어적 성격이 강한 부사 형 전성어미에 있어서 NS에 비해 그 발달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0 2 4 6 8 10 12

HS 3급 HS 4급 HS 5급 HS 6급 NS

-며2(동시) -어1(선후)

-다(가) -어2(이유)

-어3(수단) -니(까)2(배경)

-게2(방식)

<그림 36> 주요 부사절 관련 문법항목의 집단별 사용 빈도 비교 (2)

마지막으로 인용절 관련 논의이다. Ⅳ장 1절에서 문장 당 인용절 수는 HS 3 급과 5급 이상, 4급과 6급 사이에는 그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분석되었지만(3급

<5급, 3급<6급, 4급<6급) 인접한 숙달도 간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 다(3급=4급, 4급=5급, 5급=6급). Ⅳ장 2절의 관련 문법항목 사용 양상 분석을 통 해, 비록 2개급 이상에서만 존재하는 차이라 하더라도 그 차이를 이끌어 내는 것은 주로 ‘-다고’의 역할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앞선 Ⅳ장 1절의 분석에 따르 면 NS의 작문에는 HS보다 인용절이 2.6배 더 자주 등장하였는데, 이를 위하여 NS는 평서문 간접인용의 ‘-다고’를 HS 6급 대비 2.74배 더 많이, 더욱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하였으며 (HS에서는 그 사용이 미미한) 명령문 간접인용의 ‘-라 고2’, 직접인용의 ‘라고’ 역시 종종 활용하였다.

앞서 여러 차례에 걸쳐 언급하였듯이 각 숙달도의 재미동포 학습자들은 동일 범주 내에서 특정 문법항목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예를 들 어, 대등절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고1’, 명사절을 이끌기 위해서는 ‘–ㄴ/는 것’, 동시 관계의 부사절에는 ‘-면서2’, 선후 관계의 부사절에서는 ‘-고2’와 ‘-어서1’,

이유‧원인 의미의 부사절에는 ‘-어서2’, 수단 의미의 부사절에는 ‘-고3’와 ‘-어서

3’, 배경 의미의 부사절에는 ‘-ㄴ/는데’, 조건의 부사절에는 ‘-면’을 집중적으로 사용하였다. 모어 화자 작문에서 나타난 동일 문법항목 사용에 대한 의존도와 비교함으로써 특정 문법항목에 대한 재미동포 학습자의 집중적인 사용이 필연 적인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데, 그 결과를 종합하여 정리한 것이 <그림 37>

이다.

40 50 60 70 80 90 100

HS 3급 HS 4급 HS 5급 HS 6급 NS

-고1(대등) 것(명사절) -면서2(동시)

-고2/-어서1(선후) -어서2(이유) -고3/-어서3(수단)

-ㄴ/는데(배경) -면(조건)

<그림 37> 특정 문법항목에 대한 사용 집중도 (단위: %)

<그림 37>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재미동포 학습자들은 모어 화자 (40-78%)에 비하여 특정 문법항목에 지나치게 의존(70-100%)하여 문법항목 사 용의 다양성이 매우 낮으며 이러한 의존은 결코 필연적이거나 필수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집중적인 사용이 일어나는 문법항 목들은 구어에서 많이 사용되는 문법항목들이다. 의미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경

우, 구어적 문법항목의 사용이 비교적 먼저 발달하여 우세하게 일어나고, 문어 적 성격이 강한 문법항목들은 더디게 발달하거나 발달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대등절은 ‘-고1 > -며1’, 명사절은 ‘-ㄴ/는 것

> -기 > -ㅁ’, 동시 관계의 부사절은 ‘-면서2 > -며2’, 이유‧원인의 부사절은 ‘- 어서2 > -어2’, 수단의 부사절은 ‘-어서3 > -어3’, 배경의 부사절은 ‘-ㄴ/는데 >

-니(까)2’의 순서로 사용 빈도가 관찰되었다. 본 연구에서 분석 자료로 삼은 것 이 문어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으로 문어보다 구어 능력이 훨씬 더 뛰어 나고 쓰기 교육의 기회가 적었던 재미동포 학습자들의 작문 자료에는 구어적인 성격이 다분히 강하게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재미동포 학습자들이 문장을 확장시키기 위하여 활용할 수 있는 문법항목이 이처럼 소수에 국한된다면 통사 복잡성의 추가적인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달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양한 통사 복잡성 관련 문법항목들을 교육하여 문장 확장 도구의 선택 폭을 넓혀 줌으로써 재미동포 학습자들이 한층 더 깊이 있고 세련된 문장을 산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