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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핵발전확대 정책에 대응하는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핵운동 은 1987년 전라남도 영광 핵발전소 주민들의 어업피해 보상투쟁에서 시 작해 1989년 경상북도 영덕지역 핵폐기장 반대운동, 1990년 안면도 핵폐 기장 반대운동과 1995년도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으로 이어졌다(김혜 정, 2011). 핵발전소 주변 주민운동과 환경단체가 결합했던 반핵운동은 핵발전소가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에 맞섰지만 에너지전 환에 대한 논의로 발전하지는 못했다(박진희, 2008).

1990년대 환경 운동의 성장과 더불어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들이 생 겨나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2000년 에너지대안센터 가 주도해 ‘대체에너지 촉진법’ 개정 등 재생가능에너지 확산을 위한 법·

제도 개선 활동을 벌였다.21) 에너지대안센터는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활용 해 2003년 5월 16일 시민들의 출자를 받아 시민태양광발전소를 세우는데 성공했고, 이어서 2005년 10월 부안지역에 3기의 시민태양광발전소가 건 설되면서 에너지시민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윤순진, 2008; 박진희, 2008). 부안핵폐기장 백지화 주민투표 이후 핵발전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에너지자립마을 운동과 시민태양광발전소 운동이 이어지면서 21) 에너지대안센터는 2006년 3월 4일 ‘에너지전환’으로 바뀌었다.

시민사회에서도 ‘에너지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 되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를 계기로 반핵운동 은 적극적으로 핵발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탈핵운동으로 확산되었으며, 탈핵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흐름이 형성 되었다. 윤순진(2015: 78)에 의하면 반핵과 탈핵의 구분은 중요한데, 탈 핵이라는 표현은 “시민운동이나 주민운동이 반대만을 외치는 데서 오는 거부감을 없애고 이미 존재하는 핵발전소의 존재를 인정하되 그것을 넘 어 다른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한다는 희망과 전환의 메시지”

라는 것이다. 탈핵운동에는 환경단체 외에 생활협동조합, 종교단체, 교 사·학부모단체 등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탈핵법률가모임, 탈핵에너지교수 모임, 반핵의사회와 같은 전문가 단체도 결성되었다. 2012년 3월 4일, 탈 핵과 에너지전환을 정당의 주요정책으로 제시한 녹색당이 창당했다. 이 어서 에너지대안포럼, 그린피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녹색당은 탈핵을 반영한 에너지전환 시나리오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대안시나리 오 작업은 에너지전환을 위한 계획을 구체화해서 제시한 것으로, 정부의 역할로만 여겨왔던 장기 에너지계획수립에 시민과 연구자들이 적극 개입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한재각·이영희, 2012).

환경운동단체 주도하에 다양한 집단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한 에너지 대안포럼은 2012년 3월 ‘2030년 에너지 대안’ 시나리오를 발표했다.22)

‘2030년 에너지 대안’은 다섯 가지의 대안적 시나리오로 수요관리 방안과 강도에 따른 시나리오 A, B, C와 공급방안에 따른 시나리오 1(현재 건 설 중인 5기의 핵발전소와 2015년까지 계획이 확정된 석탄화력 발전소를 용인하는 시나리오)과 2(용인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결합해 제시하였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녹색당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대안 시나리오는 22) 2011년 6월 8일 '에너지대안포럼' 발족.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안적 국가 에너지 비전 수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돼 각계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에너지대안포럼을 발족했다. 정당, 시민사회, 종교계, 산업계, 학계 인사 90

2030년까지 핵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고, 2050년까지 모든 화석 연료 사용 을 폐지하는, ‘3050 탈핵·탈석유 시나리오’이다(석광훈 외, 2012). 녹색당 은 이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탈핵 및 에너지전환 관리위원회’ 구성을 골 자로 한 탈핵기본법 초안을 마련하기도 했으나 국회에서 발의되지는 못 했다.

‘2030년 에너지 대안’과 ‘3050 탈핵·탈석유 시나리오’는 핵발전소 폐 쇄를 목표로 후방예측법을 활용해 에너지수요 관리 목표와 수단을 설정 하고, 재생가능에너지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대안시나리 오는 에너지 계획 수립과정에서 시민참여를 적극 반영하며, 다양한 학문 적 배경을 지닌 대학과 시민사회 연구자들에 의해 작성되었다(한재각·이 영희, 2012). 국가에너지계획 수립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미래 에너지 시스템의 바람직한 방향을 먼저 결정하고 이에 따른 실행 방안을 제도화하는 규범 적인 에너지 시나리오, 즉 후방예측 방식을 통해 시나리오를 토론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정연미 외, 2011). 기준 전망안을 추 정하고, 그에 맞춰 목표 전망안을 제시하는 방식은 기존 에너지원 구성 과 정책의 관성 때문에 혁신적인 에너지전환 정책을 수립하기 어렵기 때 문이다. 이런 대안 시나리오의 내용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사회적인 주목 을 받게 되면 독일이 탈핵정책을 펼치는데 있어서 생태연구소가 1980년 발간한 ‘핵에너지와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공급’ 연구가 기여한 것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진상현·박진희, 2012).

탈핵운동과 더불어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운동도 활 발해지고 있다. 원불교는 2012년부터 시작해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을 만 들고, 전국 100개의 교당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했다(카톨릭뉴스, 2016).

삼척핵발전반대투쟁위원회는 ‘햇빛 팔아 탈핵하자’ 캠페인을 벌이며, 발 전차액지원제도 재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에서만 태양광발전협동조 합이 10개가 구성되었고, 그 중에 6개가 태양광발전기를 세우는 데 성공

했다(윤순진·심혜영, 2015). 전국적으로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늘어나 고 있으며, 협동조합의 네트워크인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가 결성 되어 활동하고 있다. 탈핵운동은 에너지자립마을, 적정기술운동, 에너지 협동조합 등 에너지전환을 지지하고 실행에 옮기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윤순진, 2015).

후쿠시마 사고라는 거시경관의 영향으로 한국사회에서도 핵에너지의 위험성을 인지한 시민들이 늘어났으며, 시민사회와 학자, 생협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탈핵운동에 결합하고, 대안시나리오를 만들며, 지역을 기 반으로 대안을 실천하는 등 에너지전환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지역에너지 정책의 출현과 에너지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