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사법의 미온적 응보주의와 양형의 비일관성’
에 대한 제언
아동학대범죄의 사법적 판단에 대한 오차를 줄일 수 있는 장치가 필요 하다. 첫 번째 장치로 아동학대범죄 전담 특수법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행 대부분의 아동학대범죄 사건79)은 일반 형사재판부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인천지방법원등에 아동학대 전담 재판 부를 신설하였다. ‘기존보다 개선된 재판 진행이나 처벌 등이 가능’(서울 신문, 2016)하며 ‘아동 피해자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학대 사건 처리 기 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아시아경제, 2015) 아동학대 전담 재판부 를 신설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순환하는 일반 법원의 인사구조상 아동학대범죄를 ‘전담’하는 것은 어렵다. 같은 해에 발생한 아동학대범죄 사건에 대해서는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겠지만, 해가 바뀌어 새로운 법 관이 아동학대 전담 재판부를 맡게 된다면 일관성은 또 흩트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수법원의 설립으로 아동학대범죄 사건만을 담당하는 법 관을 두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판례의 비일관성이나 양형의 불충분함 등의 문제를 해결하며 아동학대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도록 해야 할 것이 다. 시범적으로는 전국에서 아동학대 발생률이 높은 우범지역을 우선으 로 하되, 궁극적으로는 모든 고등법원 관할 지역에 아동학대범죄 전담 특수법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장치로, 아동학대범죄 사건 판단시 전문가 심의체를 마련하여 아동학대범죄 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80) 아동학대범
79) 가정법원에서 담당하는 아동보호절차와 피해아동보호명령절차의 아동학대범죄사건이 아 닌 형사절차로 진행되는 사건을 의미함.
80) 미국에서는 아동학대 예방과 치료에 관한 연방법(The Child Abuse Prevention and
죄 심의위원회는 담당 판사, 사회복지사, 의사, 교사, 경찰관, 부모교육전 문가 등으로 구성하여 사안에 따라 심의위원을 구성하도록 한다. 가해자 와 피해아동 관계의 회복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회복적 사법의 적용가능 성을 타진해야 하며, 회복적 사법이 적용 가능한 사안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아동이 관계의 회복과 상처의 회복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원조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회복적 사법의 적 용이 불가능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형사사법 절차에 따라 처리되 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장치로, 아동학대 관련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 입법상의 한 계로 아동학대 정의의 모호함, 관련 법률의 상충, 아동복지법 벌칙에서 상한선만을 규정하고 있는 점, 학대 유형에 대한 벌칙의 차별성 없음 등 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중 일례로 성학대에 대한 벌칙조항의 문제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행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1의2호에 따르면 성학대의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81) 제7조 제3 항에 의하면,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강제추행을 범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상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 정하고 있다. 또한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82) 제7조 제3항에 의하면, 아동 청소년83)에 대해 강제추행을 범한 경우에도 2년 이상의 유 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렇듯 성폭력처벌법이나 청소년성보호법과 비교해 볼 때, 아동복
Treatment Act: CAPTA)에 근거하여 모든 주에 아동사망위원회(Child Abuse Death Review: CADR)가 구성되어 있다. 플로리다 주의 예를 들면, 플로리다는 1999년 이래 로 CADR 체계가 구성되어 있는데, 플로리다 CADR은 피학대아동들의 사망에 이른 원 인과 기여 요소를 파악하여 다른 아동의 사망을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플로리다 CADR은 법무부·아동가족부·사법집행부·교육부·변호인협회·검시관위원회·공중보건간호사·
아동 전문 정신건강 전문가·CPS의 의료팀장·아동 권익 옹호 기관의 대표 등으로 구성되 어 있다(State of Florida, 2016).
81) 이하 성폭력처벌법 82) 이하 청소년성보호법
83) 19세 미만의 자. 다만 19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월 1일을 맞이한 자는 제외
지법은 하한에 정함이 없어 법관에게 재량을 과도하게 주고 있고, 벌금 형도 지나치게 낮아 법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
‘정서학대와 방임에 대한 사법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제언
정서학대와 방임과 같은 소극적 형태의 학대에 대한 적극적 소명과 연 구가 필요하다. 아동복지법 제17조 규정 외에 정서학대와 방임이 구체적 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규명하고 그에 따른 사례와 연구결과를 보강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아동복지법 등 관 련 법령에서 정서학대와 방임에 대한 추상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며, 아동학대범죄를 다루는 재판부가 일반적 기준으로 사용하여 적절하고 일 관성 있는 판례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도 사회복지 영역의 몫일 것이다.
예를 들어 Straus와 그의 동료들이 개발한 부모 자녀 갈등전술척도 (CTSPC)에서는 ‘칼로 위협하였다’가 신체적 학대의 지표로만 되어 있지 만 그와 같이 유형력의 행사가 있으나 신체 손상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 도 신체적 학대와 함께 정서적 학대의 경우로도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회복지 학계의 노력은 아동학대를 모호하게 정의하고 있 는 법령에 대한 개정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성학대와 신체학 대의 경우 외상이 있으나 정서학대는 학대로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 있으 므로, 일본의 아동 학대 방지 등에 관한 법률의 예처럼 ‘가정폭력의 목 격’ 등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
‘사법이 아동보호체계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요청되지 못해 왔음’
에 대한 제언
사법 판단의 개선 및 지향 전환과 더불어, 사법체계의 외부 특히 아동 학대에 대한 초기대응과 사례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에서 아동보호체계로서 사법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동학대는 범죄이자 생태체계론적인 영향 하에 있는 사회문제로서
사회복지 서비스만이 문제해결책이 될 수는 없고 사법 영역과의 공조를 통해 문제를 예방하고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적으로는 아 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아동학대사례에 대해 형사절차상의 고소·고발, 아동 보호사건절차상의 임시조치 등 사법적 개입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아 동학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법적 개입이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적시의 수 단이 되어야 한다. 회복적 사법의 절차가 운영된다면 사법적 개입이 가정 해체가 아닌 아동학대예방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인 가족 보존의 가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형사사법기관과 소통하며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담 인력의 배치가 필요하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의 연간 근무시간 은 1인당 약 2,520시간으로(보건복지부·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6), 절 대적으로 과중된 업무 부담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상담원 외에 재판 전담 사회복지사를 양성·배치 하고, 형사절차 등 사법적 개입이 필요한 절차와 관련된 업무를 효과적으 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아동학대범죄 재판 전담 사 회복지사는 경찰 수사 단계부터 재판 종결 시까지 아동과 아동학대의 고 유한 특성, 이에 대한 장기적 영향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형사사법기관을 설득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아동복 지법 제21조에 따라 법원의 심리과정에서 피해아동의 보조인이 되어 학 대아동사건의 심리에 참가하거나, 회복적 사법 절차 하에서 중재자의 역 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범죄 전문 변호 사를 배치할 것을 제언한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배치된 변호사는 각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 재판 전담 사회복지사의 사법 절차 수행을 지원하 며, 피해아동 법률대리인의 변호에 공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아동학 대범죄에서의 사회복지 서비스와 사법적 개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