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이 더 효과적이다.
먹물은 흑연 가루 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아래에 깔리기도 한다.
장지의 재료가 연필과 먹을 다 품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흑연 가 루 위에 먹이 올라 갈 경우에 바탕에 칠해진 흑연 가루는 먹에 의해 가 려진다. 먹을 사용할 때는 붓에 먹물을 충분히 묻혀 붓의 털 질감이 드 러나지 않고 면적으로 보이게끔 칠을 했다. 이때 붓 자체의 형상이 드러 나 어떤 방향으로 붓을 썼는지 예측할 수 있다.
먹과 안료를 사용할 경우 계속 중첩하여 색을 올릴 수 있다. 나는 한지 의 유연한 성질을 이용하여 흑연 가루를 문지르거나 연필 선을 쌓아 올 리는 기법도 함께 사용하였다.
나는 순지를 두겹 덧댄 장지를 주로 사용한다. 화선지나 순지의 경우 뾰족한 연필을 사용하거나 반복해서 연필 선을 겹쳐 그으면 종이가 뚫리거나 구겨지는 우려가 있어 좀 더 튼튼하고 질긴 바탕인 장지를 선 택하였으며 연필과 먹의 재료적 특성을 다 받아낼 수 있는 바탕재이기도 하다. 먼저 연필을 사용했을 때는 한지 위에 흑연 입자가 밀도 있게 올 라가는 것인데 한지의 섬유질이 흑연 입자를 붙들고 있기 때문에 캔트지 위에 그어진 윤기 나는 연필 선보다 좀 더 텁텁한 질감으로 표현된다.
<가족>(【참고도판 51】), 과 <지하철>(【작품도판 5】)은 화면에 화선지를 구겨 붙이는 시도를 해 보았다. 이것은 이미지가 중첩되는 부 분에서 형태가 사라지는 부분이나 밝게 변하는 부분을 표현하기 위한 방 법으로 그림의 표면에 구겨진 종이를 붙여 질감을 나타냈다. 이렇게 종 이가 올라감으로써 그림에 시각적인 변화가 생기는데 이는 이미지가 서 로 겹치며 형태가 사라지는 부분에서 사용하는 기법으로 형태의 왜곡과 변화를 표현할 때에도 사용된다. 또한 비정형의 형태로 화선지를 붙이며 기억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을 표현하기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참고도판 51】<가족> 2019, 장지에 수묵 연필, 97×130cm의 종이 붙임 효과
연필 작업을 완료한 뒤 계속해서 흑연 가루가 묻어나는 것을 방 지하기 위해 정착액과 스프레이형 바니쉬로 마감처리를 하고 있다. 정착 액보다 스프레이형 바니쉬를 뿌렸을 때 흑연의 묻어남이 훨씬 적으며 유 광 스프레이의 경우 액상의 입자가 장지에 스며들어 유광의 효과가 덜 나타난다. 반면에 바니쉬겔 의 경우 장지에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장지 위에 두껍게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유광 효과가 잘 드러난다.
이외에도 장지는 전통적으로 채색 작업을 하기에 적합한 바탕재 이기도 하다. 채색기법을 사용한 작업은 주로 어린 시절에 가지고 놀던 장남감이 소재로 등장한다.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의 인공적인 색감을 화면에 드러내고자 분채를 사용하였다. 채색기법과 관련된 이야 기는 다음 항에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