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밀
6. 맺음말
호주의 보리 및 밀 생산은 라니냐 현상에 따른 육성기 강우로 가뭄기에서 크게 회 복되어 최근 몇 년간 대풍작을 이루었다. 향후에는 약간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지 만, 연구개발에 의한 단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세계적인 곡 물 공급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호주산의 풍부한 곡물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엘니뇨 현상에 따른 가뭄 발생 과 국내 곡물 공급망 강화, 중국과의 관계 등이 향후 생산수출 확대의 과제인 것으로 지적하였다.
AEGIC에 따르면, 호주의 보리와 밀 재배면적은 앞으로 큰 증가를 기대할 수 없지
만, 생산자로부터의 부담금(levies)을 원자금(原資金)으로 하는 연구개발로 단수가 증 가하여 생산량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사료곡물 수요에 비해 호주는 기상 요인과 국내 곡물 공급망 강화 등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을지, 또한 중국과의 관계와 우 크라이나 정세 변화 등에 어디까지 대응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농업부(USDA)가 2023년 5월에 공표한 전망에 따르면, 2023/24년도(10월~다음 해 9월)에는 옥수수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브라질에서의 증산이 예상되고, 국제 시세 하락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옥수수를 대체하여 밀 사료 수요는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사료용으로 미국에서 주로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으며, 호주에서 주로 보리 와 밀을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흑해 지역 국가14)에서 주로 수입하는 곡물은 식 용 옥수수와 사료용 밀·옥수수이다. 이 중 사료용 곡물은 특정 원산지에 구애받지
않고 비교적 수입 대체가 용이한 편이다. 특히 식용 옥수수의 경우 non-GMO 옥수수 수입이 가능한 국가가 동유럽(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에 편중되는 등, 흑해 지역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우리나라나 일본의 측면에서 자급사료 생산을 계속 확대해 나가는 정책은 유 지하여야 하겠지만, 안정적인 사료 확보 차원에서 호주산 곡물 수급 동향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지 조치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러시아는 2023년
7월 17일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알린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주변 국가를 통한 곡물 수출 제한 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는 등 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제 사회도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재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만 약 러시아가 곡물 협정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굶주린 사람 중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최악의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15)
우크라이나는 일찍부터 러시아의 협정 중단에 대비하여 다뉴브강 하구에 운하 준 설 등으로 대규모 선박 운항이 가능하도록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민간선박의 피해보 상을 위한 약 5억 달러의 보험기금 설립 등과 같은 대책을 마련하였다.16)
유럽연합의 연대회랑(Solidarity Lanes) 정책을 통해 주변국을 통한 곡물 수출이 이 루어져, 협정 중단으로 인한 영양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즉, 2022년 5월, 유럽연합 연대 대응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을 돕기 위해 물류 병목현상 해소를 위한 긴급조치 등 일련의 조치가 이루어진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크라이 나 주변 동유럽 5개국(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은 우크라이 나산 농산물 유입에 따른 자국 내 농산물 가격 하방 압력으로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 하였고, 유럽연합은 9월 15일까지 동유럽 5개국으로의 수입은 금지하되 수출을 위해 통과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중재하였다.17)
14)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주변국(루마니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카자흐스탄 등)을 포함한다(원저자 주).
15) 뉴시스, ‘IMF "흑해곡물협정 중단 탓 곡물가격 최대 15% 오를 것’, 2023년 7월 26일 게시(https://newsis.com/
view/?id=NISX20230726_0002390586&cID=10101&pID=10100).
16)우크라이나 사회기반시설부 보도자료(2023. 2. 24.). “Oleksandr Kubrakov: Ukraine will compensate for possible losses for civilian vessels that enter its ports.”.(원저자 주)
17)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EUROPEAN COMMISSION, 「COMMUNICATION FROM THE COMMISSION TO THE EUROPEAN PARLIAMENT, THE COUNCIL, THE EUROPEAN ECONOMIC AND SOCIAL COMMITTEE AND THE COMMITTEE OF THE REGIONS - An action plan for EU-Ukraine Solidarity Lanes to facilitate Ukraine's agricultural export and bilateral trade with the EU」, Brussels, 12.5.2022. COM(2022) 217 final에 서 확인하기 바란다.(저자 주)
협정 중단으로 현재 유럽연합에서는 운송비용 보조, EU 국경에서 항구까지 세관 절차 간소화 등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그 결과, 전쟁 이전에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의 95% 이상이 흑해항구를 통해 이루어졌으나, 전쟁 이후 다뉴 브강을 통한 루마니아로의 우회 수출 비중이 상승하였다. 2023년 5월 이후에는 협정 의 불확실성과 러시아의 수출 제재의 영향 등이 더해져 다뉴브강을 통한 우회 수출 비율이 기존 20%대에서 50% 수준까지 크게 상승하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는 식용 옥수수의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도 있었 다. 하지만, 수입선을 루마니아 등으로 대체하여 루마니아산 옥수수 수입 증가로 우 려를 상당 부분 해소시킬 수 있었다18). 2023년 상반기 우리나라의 식용 옥수수 수입 량의 절반 이상이 우크라이나산으로 우회 수출경로를 통해 국내에 도입된 것으로 추 정된다. 2023년도 후반기에도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을 통해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19).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곡물 수급 관련 정세 등이 국제 곡물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과 긍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입선 대체가 어려운 식용 옥수수의 경우 공급 차질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18) 한국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용 옥수수 공급 차질 우려에 대응하여 세르비아, 루마니아 옥수수의 신속 통관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김종인 외,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곡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 「KREI 이슈+」 제1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9) 2023년 상반기(1~6월) 식용 옥수수 수입량 106만 톤 중 절반 이상인 57만 톤이 우크라이나산이다. UN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흑해곡물협정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된 물량은 없어, 수입 물량의 대부분은 우크라 이나에서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을 거쳐 수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 측센터에서 발간한 「국제곡물」 2023년 7월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생산량 및 수출량이 30%
내외로 감소할 전망이나, 세계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생산량 증가와 재고율 상승 등 전반적으로 세계 곡물 수급 여건 개선이 전망됨에 따라, 선물가격은 전쟁 직후 최고점(2022년 2/4분기) 대비 약 25% 하락 할 것으로 전망하였다(김종인 외,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곡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 「KREI 이슈+」 제1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록 1> 발아밀의 사료로서의 유용성
호주 곡물 업계에서는 최근 발아를 위해 ‘규격외’로 분류된 밀(발아밀)의 유용성을 검증하여 주로 수출시장에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AEGIC에 따르면, 발아밀은 가수분해 전에 발아 상태가 광범위하게 미치지 않는 한, 사료로서의 영양가는 비발아 밀과 동등하여 곡립(穀粒)이 연화(軟化)되고 가축의 기호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한편, 수분이 12.5% 이상인 상태로 보관되는 경우, 곰팡이나 마이코톡신(Mycotoxins)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즉, 이를 소에게 먹이로 제공하였을 경우, 루멘(rumen, 반추위) 내 산도(酸度, pH)가 산성이 되어 우울증, 채식량이나 유지방률 저하 등의 증 상을 보이는 루멘 아시도시스(Rumen Acidosis20))를 유발하기 쉬워지게 된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전체 사료 공급량으로 보면, 발아밀 배합률은 20~40%가 적당하다고 한다. 또한, 호 주산 밀은 옥수수에 비해 단위당 에너지와 단백질이 저렴하다며, 주로 소 사료 원료 로 아시아권 유통을 추진하고 있다.
AEGIC는 발아밀을 주원료로 하였을 때 배합사료 제조 비용은 톤당 353달러(4만 9,692엔, 46만 6,701원)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수준은 옥수수에 비해서도 30달러 (4,223엔, 39,633원) 가까이 저렴하기 때문에 옥수수 대체사료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20) 제1위 과산증(第1胃 過酸症, Rumen Acidosis). 이 증상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일명 탄수화물 과식증(過⻝症) 이라고도 하며, 급성인 경우는 갑작스러운 농후사료 대량섭취로 제1위 내에 젖산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발생한다. 이 로 인해 제1위 내 pH가 낮아져 산도가 낮은 조건에서 잘 자라는 젖산균의 번식이 더욱 왕성해 젖산을 많이 분비한다. 제1위 내 젖산이 많아지면 제1위 내 삼투압(滲透壓)이 증가해 몸속의 물이 제1위 내로 유입되어 심한 탈수 증상과 설사를 일으킨다. (2) 만성인 경우는 지속적인 농후사료 과다급여로 조사료 섭취량이 떨어져 반추위 pH가 4.5∼5.5 까지 떨어진다. 반추위 pH가 6.8일 때가 조섬유 소화율이 50%에 이르러 가장 이상적이지만 6.4일 때는 약 37%로, 6.0일 경우에는 약 30% 미만으로 떨어지고, 각종 소화기 질병이 많이 발생한다. (3) 조섬유 함량이 낮은 조사료를 장 기간 급여한 경우에도 발생한다(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수의연구사 김의형, www.nongsaro.go.kr›por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