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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R I H S 보 고 서
동북아 핵심경제지역의 발전 전망과 연계망 구축(II) -지역생산네트워크와 지역 간 보완적 발전 전략-
Development Prospects for and Collaborative Developmentof the Core Economic Regions in Northeast Asia(II)
-Regional Production Networks and Complementary Regional
Development Strategy- 김원배・조진철
지음동북아 핵심산업의 지역생산네트워크를 통해 본 지역 간 발전 전략
박삼옥|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서평)
21세기에 들어서 세계경제공간은 지식정보화, 세 계화, 경제의 서비스화, 인구의 고령화라는 네 가 지의 메가트렌드 속에서 집중과 분산의 힘이 상충 되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에는 선진국과 후진국, 선도지역과 후발지역, 신산 업과 전통산업, 고기술과 저기술 같은 이분적 구도 가 세계경제공간의 변화를 설명하는 틀이었다. 그 러나 오늘날 세계 어느 국가와 지역도 전 세계적 메가트렌드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이미 공간상에 표출되었던 이분적 구도는 역동적 변화의 프로세 스로 인해 그 위상과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국 가와 지역의 경계는 외부의 변화를 선택적으로 수 용하고 경계 내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다. 최근 불어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국가와 지역, 기업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은 세계경제공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밀접한 네트워크 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21세기 세계경제의 시작은 위기, 복잡성, 불확 실성으로 점철되었다. 세계경제공간의 네트워크는 이러한 위기와 복잡성, 불확실성을 세계 각 국가와 지역, 기업에게 확산시키는 통로가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기회의 통 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비록 미국발 금융위기의 한파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는 있지만, 그간 경제성 장과 산업재편이 빠르게 진행되어온 아시아권, 특 히 동북아 지역은 그러한 새로운 세계경제공간 네 트워크의 중요한 결절로서 부상할 수 있는 도약의 시점에 와 있다.
이러한 시기에, 동북아 경제협력공간의 네트워 크를 분석한 김원배∙조진철의「동북아 핵심경제 지역의 발전 전망과 연계망 구축(II) - 지역생산네 트워크와 지역 간 보완적 발전 전략-」은 동북아지 역의 국가산업 정책과 기업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큰 시의적절한 연구로 여겨진다. 이 보고서는 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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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수준(macro-level)에서 동북아 핵심경제지역 의 지역현황과 발전 전망, 지역연계를 분석한 2007년도 연구의 후속이지만, 동북아 지역의 글로 벌 기업 차원에서 지역생산네트워크를 다루고 있 다는 점에서 전편과 차별화되며 동시에 보완적 성 격을 가지고 있다. 본 보고서는 동북아 지역의 주 력산업으로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자동차산업 과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지역생 산네트워크를 분석하였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기업 간 네트워크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 루틴 을 선택(selection), 유지(retention), 변이 (variation)하는 과정에서 외부 개체 및 환경과 상 호 작용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 행위의 결과 는 개별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및 경제공간의 변화를 유발하여 국가와 지역의 발전에 영향을 미 치게 된다.
자동차산업의 사례에서 보여준 한국과 일본 글 로벌 기업들의 폐쇄적이고 계열화된 지역생산네트 워크는 동북아 지역의 협력과 발전을 위해 전략적 인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사 례에서 보여준 LCD는 지역클러스터화의 경향이 강한 반면 휴대전화와 반도체는 다른 품목들에 비 해 수평적 분업체계가 확산되어가고 있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지역생산네트워크는 산업과 품목에 따라 가치사슬의 분화와 기능별 특화에서 차별화된 모습들을 보이지만, 점차 동북아 지역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세계화와 지 방화의 혼재 속에서 지역생산네트워크의 구축과 글로벌화는 전반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본 보고서 에서는 동북아 지역의 상생과 발전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지역생산네트워크는 소모적 경쟁보다는
지역 특성과 우위에 근거하여 보완적 분업구조를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구축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이 보고서는 서구 글로벌 기업들의 동 북아 지역생산네트워크 확대, 일본의 기술 우위, 중국의 가격 우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 업에게 동북아 경제협력권 및 국제적 전후방 네트 워크를 통한 상생적 발전의 화두를 던져준다.
21세기의 불안한 시작은 전 세계 국가와 기업 들에게 위기를 안겨줌과 동시에 변화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 메가트렌드 속에서 영원한 우위와 열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세계경제공간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20세기를 주도했던 산업들은 재편의 기로에 서 있다. 2009년 1월 현 정부가‘신 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을 발표하였듯, 이제 신기술 개발과 에너지자원 문제가 핵심적 이슈로 등장하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서비스 세계(service world)와 인구고령화는 새로운 산업모델과 생산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 이 보고서는 20세기 후반을 주도한 주력제조업 차원에서 글로벌 지역생산네트워크를 통한 대응방향을 제시해주었다. 여기서는 비록 주 력제조업으로서 자동차산업과 전자산업의 동북아 지역의 생산네트워크를 다루었지만,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과 서비스세계, 인구고령화에 대비한 동 북아 지역의 협력네트워크 연구 활성화에 좋은 출 발점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또한 글로벌 및 지역생 산네트위크라는 시각으로 폐쇄적인 국경의 한계를 벗어나 이웃나라나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모색한 것은 앞으로 한국의 산업전략은 물론 기업전략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