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택 : 물리적 안전을 넘어 공동체까지
Theme & Issue
7
한국주거학회
사단법인
유럽에서 사회주택(social housing) 비율이 가장 높은 네 덜란드에서 사회주택은 ‘적정한 임차료’라는 공공의 목적으 로 주택을 관리하는 비영리조직이 소유하고, 중간소득 이하 의 임차인을 주 대상으로 하는, 적절한 품질을 갖추고 있는 주택으로 정의된다(Priemus, 1995). 사회주택은 본고장 이라 할 수 있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그 구체적인 모습이 다르며, 나라마다 사회주택을 지칭하는 용어도 조금씩 다 르다. 프랑스에서는 ‘Housing at Moderate Rent(HLM)’, 덴마크에서는 ‘Common Housing’ 혹은 ‘Not-for-Profit Housing’, 독일에서는 ‘Housing Promotion’, 오스트리 아에서는 ‘Limited-Profit Housing’ 혹은 ‘People’s housing’이라고 불린다(Pittini and Laino, 2011). 다양 한 형태의 사회주택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지원, 저소득층 혹은 특별한 소요를 가진 집단의 거주, 비영리 민 간단체 혹은 공공에 의한 주택 공급은 사회주택의 공통적 인 특징이다(Rhodes and Mullins, 2009).
최근 전월세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부담가능한 주택 (affordable housing)
1)이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주거 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은 지하와 옥탑, 비좁 은 집, 고시원 등과 같이 집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곳으로 밀려나고 있다. 저소득 가구뿐 아니라 중산층의 주거비 부 담 문제 역시 심각해, 높은 주거비가 중산층의 삶의 질 하 락은 물론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최성근·이준
1) 부담가능한 주택은 저렴주택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affordable은 저렴하다는 의미보다 주거비에 대한 부담가능성이 소득에 따라 달라 진다는 상대적인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본래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 게 살리기 위해 여기에서는 부담가능한 주택으로 번역하였다.
협, 2015). 부담가능한 주택의 공급 필요성은 그 어느때 보다 높지만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감소하고 있어, 전 체 가구대비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5%에서 거의 정체 상태 를 보이고 있다.
공공의 재정 투입을 기반으로 시세 대비 30%의 낮은 임차 료로 제공되는 영구임대주택, 매입임대주택, 전세임대주 택 등과 같은 기존의 저소득 가구 대상의 공공임대주택은 제한된 계층에게 공급될 수밖에 없어 광범위한 주거비 부 담 문제의 해결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복지 적 측면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소요 비용의 대부분을 공공 이 부담하게 되는 공공임대주택과는 달리, 참여 주체가 적 절하게 소요 비용을 분담하게 되는 사회주택의 공급 필요 성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주택 공급에 있어 공공은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통해 주거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주택 을 공급하는 사회적 경제 주체는 이윤을 최소화하거나 자 선 및 기부 행위를 함으로써 비용의 일부를 부담한다. 주택 의 수요자는 자신의 소득수준으로 부담할 수 있는 적정주 거비를 부담한다(최은영 외, 2014). 사회주택은 상대적으 로 공적 보조가 덜 필요한 저소득-중간 소득자를 위한 부 담가능한 주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회주택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용어이기는 하 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전에 사회주택 공급을 실현시 켰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당시에 사회주택이라고 불리지 는 않았지만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주체에 의해,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흥시의 복 음자리, 한독주택, 목화마을은 우리나라 사회주택의 시초 라 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에서 내몰린 안양천변
사회주택의 필요성
최 은 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사회주택 : 물리적 안전을 넘어 공동체까지
철거민들을 위해 김수환 추기경이 쓴 친서를 들고 급히 독 일로 간 정일우(미국 이름 John V. Daly) 신부가 미제레 올(Misereor)재단에서 지원받은 10만 달러로 구입한 땅에 1977년 시흥시 신천동(당시 시흥군 소래읍 신천리)에 복음 자리 마을이 만들어졌다.
2)이후 1979년 서울 시흥동·난 곡 철거민 164가구가 한독마을을, 1985년 서울 목동 판자 촌 철거민 105가구가 목화마을을 만들었다(제정구기념사 업회, 2009). 공공의 지원이 우리나라 정부가 아닌 독일의 자선단체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만이 사회주택의 원형에 서 벗어나 있을 뿐이다.
서울시에서는 2015년 6월 심각한 청년 주거빈곤 문제 해 결을 위해 사회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독 일 자선단체의 지원으로 사회주택이 공급된 지 거의 40년 만의 일이다. 서울시의 지원으로 사회주택이 공급되는 것 은 외국의 도움 없이 우리 힘으로 만드는 최초의 사회주택 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철거민을 위해 시흥에서 시 작되었고 실현되었던 한국형 사회주택의 꿈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비 과부담 문제 해결 을 위해 계속 되어야 한다.
▲ [그림1] 복음자리의 모습
사진제공: 호사카 미츠히코(일본 복지대학)
▲ [그림2] 한독주택의 모습
사진제공: 호사카 미츠히코(일본 복지대학)
2) 가톨릭신문,“[내가 만난 김수환 추기경]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 신명자 이사장”(2009. 11. 29).
3) 서울특별시 보도자료, “서울시, 이사·임대료·집주인갈등 3無 ‘ 사회주택’ 첫선”(2015. 06. 11).
▲ [그림3] 목화마을의 모습
참 고 문 헌
1) 제정구기념사업회(2009). 예수회신부 정일우 이야기.
2) 최성근·이준협(2015). '우리나라 중산층 삶의 질 변화',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3) 최은영·박신영·진남영·강세진·이봉조·김기태·
황서연·권지웅·김수현(2014). 사회적 경제 주체 활성 화를 통한 서울시 청년 주거빈곤 개선 방안, 서울시 의 회 보고서.
4) Pittini, A. and Laino, E.(2011). Housing Europe Review 2012 : The Nuts and Bolts of European Social Housing Systems, CECODHAS Housing Europe`s Observatory, Brussels, Belgium.
5) Priemus, H.(1995). How to abolish social housing?
The Dutch case, International Journal of Urban and Regional Research, 19(1), 145-155.
6) Rhodes, M. and Mullins, D.(2009). Market concepts, coordination mechanisms and new action in social housing, European Journal of Housing Policy, 9(2), 107-119.
Theme & Iss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