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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론 제13강 정부와 재벌관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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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론 제 13강 정부와 재벌관계1

고광용(한국외대 시간강사)

Ⅰ. 서론

박정희 정부는 국내 굴지의 기업을 육성함으로써 한국경제의 급진적 성장을 가져왔으며 김대중 정부는 외화위기 이후 경제회복을 위해 재벌과 금융기관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및 부채감소 정책을 활용하였다. 즉, 한국에서는 국가경제의 흥망을 재벌 즉, 현재는 대규모 기 업집단이라고 하는 주요 기업들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주지된 사실이다. 그래 서 모든 정부는 재벌과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다양한 경제정책을 활용함으로써 국가경제 를 드라이브하곤 하였다.

건국 초 이승만 대통령부터 장면 총리 까지는 이렇다 할 국내 굴지의 기업이 없이 신흥 자본가 그룹의 등장만이 있었으며 이러한 등장자체에도 정부의 수혜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결과들이었다. 또한 개발시대 군부정권에서는 선택적 대기업 육성정책을 활용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활용하였다. 즉, 노태우 정부까지는 재벌의 등장과 성장이 모두 정부의 지원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러한 정부의 선택적 지원은 기업 간 정부관료 및 정치인에 대한 뇌물공여와 함께 정경유착의 고리가 시작된 것이다.

김영삼 정부 이후 재벌이 국가경제의 주요 큰 축으로 등장하면서 재벌은 중소기업의 우위 에 위치하면서 국민들의 일자리로써 역할이 작용하면서 그 입지가 정부의 통제범위를 점차 넘어서게 되었다. 결국 방만한 재벌의 성장과 확장은 1997년 외환위기를 가져오고 한 차례 의 거품이 꺼지고 1998년 부터는 강도 높은 재벌과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자로써 정부의 역 할이 바뀌게 되었다. 또한 불공정한 독과점시장을 형성하는 재벌의 행태에 대한 정부의 역 할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아울러 재벌의 체질 개선 및 부채감소를 통한 질적으로 우수한 대기업의 창출을 통한 국민경제를 다시 회복하고자 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까지는 정부가 재벌의 불공정 시장독점 및 소유지배구조 등에 대한 규제자로써 역할을 시작하면서 더 이상 재발과 정치인간 정경유착의 차단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다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친기업(비지니스프렌들리) 정부 구현을 골자로 새로운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며 집권 4년차가 지나고 있다. 하지만 재벌을 통한 국가경제의 회복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 채 여전히 고물가와 실업 그리 고 어려운 가계경제는 계속되고 있다. 반면 재벌은 자산총액이 매년 증가하고 글로벌 기업 으로써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렇게 한국적 상황에서 정부는 재벌과의 관계에서 지원자 혹은 규제자 역할을 감당하며 국가경제의 성장과 회복을 도모하고자 하는 중요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국가경제에 서 재벌이 차지하는 영향력과 비중이 날로 커짐에 따라 정부는 새로운 시각에서 재벌을 바 라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본 장에서는 재벌의 정권별 현황 및 특징을 살펴보고 재벌의 등장과 성장과 쇠퇴, 그리고 새로운 발전양상을 살펴볼 것이다. 아울러 정부의 재벌정책을 통해 정부와 재벌간 관계의 변천양상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Ⅱ. 재벌의 개념과 접근방법 1. 재벌의 개념

한국에서 재벌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는 데 있어 학자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일반 및 언론에서 사용하는 개념들조차도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또한 일본이나 미국 등 각각 다른 역사적 배경을 기반하여 재벌이 탄생하기 때문에 각 국가들로 일정한 개념을 갖 고 있지 못하다. 다음은 학자들 사이에서 바라보는 재벌에 대한 개념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새롭게 재벌에 대한 개념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표1> 학자별 재벌에 대한 개념

연구자 재벌의 개념

Jones&Sakong(1980) 모기업을 통해서 주도적으로 경영되는 족벌통제조직

이규억․이성순(1985) 경영부문에서 대규모 독점기업으로 구성되면서 친족이나 개인에 의해 통 제되고 소유되는 조직

김석기(1987) 공통 재정과 경영통제아래 각기 다른 시장에서 운영되고 그룹 계열사간 협 조, 충성, 공고한 신뢰관계 유지하는 대규모 계열회사 그룹

조동성(1990) 정부지원 하에 성장한 친족중심 지배의 대규모 기업집단 공병호(1995) 경제개발 단계에서 출현하는 기업들의 집합으로 가족지배적

성격이 다분하고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모임

강명헌(1996) 재개발 단계에서 출현하는 기업들의 집합으로 가족지배적 성격이 다분하고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모임

임성학(2001) 친족 중심으로 지배와 소유 형태를 갖는 다각화된 기업집단

2. 정부와 재벌관계 접근방법

한국경제에서 정부와 재벌은 특별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특히 한국정부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정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정부에 의해 전략적으로 선택된 산업들은 노동력, 자본, 기술, 조직 면에서 대규모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타 기업들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재벌들 은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1980년 이후에는 대규모기업집단에 대한 각종 규제를 통해 독과 점 방지와 공정거래를 위해 정부의 개입이 점차 이루어졌다. 이러한 정부의 특혜(지원) 및 규제는 재벌의 등장과정에서부터 연결된 깊은 고리로 정부와 기업관계라는 틀에 기초해 한 국경제의 재벌성장과 소멸 그리고 발전과정을 살펴본다면 더욱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시장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심판자 로서 시장경제가 운행될 때 준수되어야 하는 규칙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다 른 하나는 경기자로서 정부가 직접 경기에 참여하는 기능이다. 한국정부는 우리나라 경제발 전사를 살펴보았을 때 두 기능 중 심판으로서 기능보다 경기자로서 기능을 담당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정부는 기업의 규제자, 지원자, 경쟁자, 소비자, 자금공급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강명헌, 1996:173~174).

다음에서는 이러한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과 태도에 기초하여 몇몇 학자들의 정부·기업간 관계에 대한 접근시각을 살펴보고자 한다. 스타이너(Steiner)는 규제와 지원이라는 정부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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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적 역할을 정립하였다. 경제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주는 지원자의 역할과 사회복지를 위해 자원사용을 조정 및 재배분하는 규제자로서의 역할을 수 행한다고 보았다. 쉘링(Schelling)은 기업을 블랙박스(black box)라고 가정하고 사회적 책임 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수단을 동원한다는 모형을 제시했다. 그래서 정부정책을 규제적 성격과 지원적 성격을 띠는 것으로 나누고 정부규제와 기업의 사회적 책 임 달성노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보았다(Shelling, T.C., 1979). 프리드먼(Friedman)은 정부역할을 지원과 규제라는 기존 맥락에서 탈피하여 규칙제정 및 심판자, 독점과 그 효과 제한, 가부장주의적 역할 등을 정부역할 모델로 제시하고 그 중 규칙제정 및 심판자로서 역 할을 기본적인 것으로 보았다(Friedman, M., 1962). 조동성(1994)은 전자의 모형들이 비교적 보편성을 지니나 미국중심의 선진국형 모형의 연장이라고 본 방면 사공일․존스가 한국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그 결과 정부개입모형을 제시하여 한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부-기업관계 분석에 유용하다고 평가하였다.

조동성(1991)은 정부기업간의 관계를 정부규제와 정부지원의 강도를 통해 4가지 모형을 제시하였다. 중상주의, 가부장주의, 자유방임주의, 입법주의를 제시하여 18C 산업혁명 이후 의 정부규제가 약하고 정부지원이 강한 중상주의부터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정부지원과 규 제가 동시에 강화되는 가부장주의적 관계로 변화되는 과정을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충 현(1999)은 국가와 재벌(기업)관계를 국가우위, 재벌(자본)우위, 국가-재벌 대등의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 주로 국가와 재벌간 영향력과 힘의 측면에서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정부와 기업 즉, 재벌간의 관계에 대해 기존 학자들은 주로 정부지원과 규제의 정 도를 통해 접근하고자 한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정권별 정부와 재벌간 유착관계의 형 성과 변화양상을 통해 정부재벌간 관계를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정부 별 재벌정책을 살펴보고 정권별 지원정책과 규제정책을 나누어 살펴보고 그 관계와 유착관 계의 변화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Ⅲ. 정부와 재벌관계1 정경유착기(이승만 정부~노태우 정부)

1. 이승만-장면정부(1948~1961)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을 맞이하고 남북분단이 이루어지면서 남북한 각각 정부가 들어서 게 되었다. 남한정부의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 박사였으며 당시 국내 산업은 몇 가지 친일기 업들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하게 발전된 기업들이 없었으며 그 규모도 상당히 영세한 편이었 다. 그래서 이 시기는 낮은 국민소득과 저축, 미개발된 사회경제적 기간시설, 부족한 기업가 와 경영자, 북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존자원 뿐만 아니라 정부 관리경험이 부족한 관료들로 인해 극단적인 저개발 조건하에서 산업은 시작하고 있었다. 전후 폐허가 된 열악 한 상황에서 1953년부터 미국 등 선진국의 해외원조에 의지하여 경제적으로 점차 회복되는 시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은 초대 정부라는 속성과 함께 기본적으로 경제적 측면보다 자신의 권력구축과 같은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다 관심이 많았으며 경제적 자원과 기회에 대한 배분이 정부의 정치적 목적이 반드시 고려되는 경우로 한정되었다(강명헌, 1996:42).

1) 재벌현황 및 특징

이승만 정권부터 장면 내각시절까지 사실상 재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영세한 규모의 기업들이 존재하였다. 그렇지만 한국전쟁이후 정부의 지원과 해외원조에 힘입어 발전한 기 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1955년 전후 경공업 분야인 제당, 제분, 방직, 봉제 등을 시작으로 본 격적인 공장이 가동되면서 재벌의 자본축적 토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다음은 1960년도 국내에서 매출액 기준 10위권에 드는 기업들을 표로 작성한 것이다.

<표> 이승만-장면정부 시기 10대 재벌1)

순위 재벌명 순위 재벌명

1 삼성 6 동양시멘트

2 삼호 7 극동해운

3 개풍 8 한국유리

4 대한전선 9 동림산업

5 락희 10 태창방직

다음은 이승만-장면정부 시절 재벌들의 계열기업 보유현황을 나타낸 표이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시 가장 큰 기업은 삼성, 삼호, 삼양, 개풍 등으로 볼 수 있다. 그 중 삼성 은 무역업, 경공업(섬유·식품·직물), 중공업(전자·화학·항공·건설), 호텔·백화점, 보험·금융업, 방송에 걸쳐 방대한 계열사를 거느리는 국내 최고이자 최대의 종합적 기업집단으로 볼 수 있다(조동성, 1997:164). 당시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첫 사업은 정미업을 시작하여 이 를 번창시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1930년대 ‘삼성상회’와 ‘삼성물산공사’의 설립을 통 해 시작했다. 이후 1950년대 전후 생활필수품의 수입대체를 위해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을 설 립하고 1960년대 이후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정책에 따라 삼성물산을 주 기업으로 하여 활약 하였다.

1) 강명헌(1996), 재벌과 한국경제, 나남출판, p.58 <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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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이승만-장면정부 시기 재벌의 계열기업 보유현황2)

재벌명 대표 계열기업명

삼성 이병철

삼성물산, 제일제당, 한국타이아, 아전화재, 근로물산, 한국기계, 풍국유정, 조성양조, 천일증권, 동양방직, 효성물산, 삼강유지, 동양대리석, 한일은행, 조흥은행, 동양텔레비, 신세계백화점

삼호 정재호 삼호무역, 삼호방직, 조선방직, 삼양흥업, 제일화재, 대전방직, 제일은행 삼양 김연수 삼양사, 경성방직, 전주방직, 삼양제당, 과학한천감업, 동아일보, 급속냉동업,

중앙학원(고려대학교, 중앙중·고등학교), 동아방송

개풍 이정림 대한양회, 호양산업, 기아산업, 개풍상사, 대한탄광, 삼화제철, 대한철강 락희 구인회 반도상사, 락희화학, 락희유지공업, 금성사, 한국케이불

대한 설경동 대한산업, 대한방직, 대한전선, 대동제당, 대동증권, 원동산업 동양 이양구 동양시멘트, 동양제약, 동양제과, 한국제당

화신 박흥식 화신산업, 화신백화점, 흥한방직, 흥한비니론 한국초자 최태섭 동화산업, 한국초자, 초자판매

극동 남궁연 극동해운, 극동통상, 한국정유, 한국강관 현대 정주영 현대건설, 금강스레이트, 현대시멘트

판본 서갑호 태창방직

금성 김성곤 금성방직, 쌍용시멘트

2) 재벌정책과 정부재벌 관계

이승만-장면 정부 시기는 한국재벌의 태동기로 분류되며 산업혁명을 위한 원초적 자본 축적 기간에 해당된다. 특별하게 대기업이라는 게 있지 않고 형성되는 과정이었으며 정부도 재벌정책을 뚜렷이 갖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재벌의 형성과정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 중 가장 큰 요인이 재벌이었다. 크게 귀속재산의 불하, 수입무역 허가권, 원조자금과 물 자의 배분, 은행대출의 특혜 등을 정부는 기업들의 성장을 도왔다.

그래서 기업성장 및 재벌의 형성은 경제적 원리보다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으 며 자본주의 경제의 미성숙과 시장의 불완전성 등으로 이 당시 대기업들은 파행성을 띠며 자본을 형성하였다(조동성, 1997:103). 그래서 당시 재벌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신 유근, 1984:76). 첫째, 재벌의 형성원천이 귀속재산 불하나 해외원조 등 정부 특혜에서 주로 비롯되어 기업 내부 자본축적 통한 성장보다 외부의존적이면서 상업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자본축적이 이루어졌다. 그래서 기업의 경영방식이 기술개발이나 혁신보다는 경영외적인 주 로 정치적인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경영문화가 조성되었다. 둘째, 소비재 중심 해외원조물 자와 수입물 배정원칙에 따른 기업의 경공업분야 집중투자에 따라 원료의 대외의존성을 심 화시키고 대내적으로는 산업의 불균형성장 문제를 일으켰다. 셋째, 생산적 투자보다 부동산, 저금리자본 획득, 귀금속 등 투기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러한 정부의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기업육성은 정부 재벌관계에서 정부주도의 재벌형성 이 이루어졌다. 결국 정부가 재벌보다는 우위의 위치에서 영세한 자본가들의 재산증식을 도 왔기 때문에 그러한 자본가들의 관료와 정부로부터 일방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래서 정부 의 선택적인 독점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신흥기업들은 관료들에게 뇌물을 주는 등 부정부 패가 일어나게 되고 이것은 정경유착의 시작이 되었다.

2) 조동성(1997), 한국 재벌, 매일경제신문사, p.101 <표>.

위 재벌명 매출액(10억원) 계열회사 수 1979 1972 1979 주요업종

1 현대 2,144 6 31 건설, 자동차

2 럭키 1,857 18 43 화학, 전기, 전자, 정유

3 삼성 1,486 16 33 식품, 석유, 전자

4 대우 1,406 2 34 섬유, 건설, 기계, 조선

5 효성 784 4 24

6 한진 588 8 14 항공, 운수

7 쌍용 550 6 20 시멘트

8 한국화약 396 7 18 화약, 정유

9 선경 306 5 14 섬유, 정유

2. 박정희 정부(1961년~1979년)

1961년 5월 군사혁명으로 권력을 장악한 박정희 정부는 출범 이후 강력한 경제정책과 함 께 지속적이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일구기 시작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각종 정부주도 의 중화학공업 육성 및 대외지향적 산업화하는 보다 이승만 정부 때보다 시간적·양적 성장 을 가져오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재벌들은 민간부분에 대한 자원과 기회할당으로부터 상당한 혜택을 받았지만 지원하는 기업간 상당한 경쟁이 있었으며 박정희 정부는 재벌에 대 한 세밀한 감시와 통제 그리고 유인체계를 이용하여 선별적인 기업지원을 하였다(강명헌, 1996:61). 또한 이러한 정부정책 변화는 월남전으로 인한 특수경기, 국내경기 호전 등 국내 외적 경제환경 변화와 함께 외형적으로 재벌의 면모를 지닌 재벌을 다수 등장시키기 시작했 다(조동성, 1997:104).

1970년대에 들어서 박정희 대통령의 지속적인 중화학공업 육성 의지는 재벌부분의 빠른 확장을 유발시키고 정부가 소유하고 투자 및 관리하는 철강산업을 제외하고 전략적으로 선 정된 5개 중화학공업에의 참가허가권이 독점 혹은 우월적 과점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소수 재벌에게 주어졌으며 선정된 주요 산업에 참가하는 재벌들은 국내경쟁에서 뿐 아니라 수입에서도 정부의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과 보호를 받았다(강명헌, 1996:71)

1) 재벌현황 및 특징

박정희 정부의 선별적인 대기업 지원을 통해 기존 구도가 크게 변화되지 않았지만 경제개 발 및 월남 특수, 수출 드라이브정책에 힘입어 전반적인 경제성장이 일어나자 급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경제개발 및 월남특수에 따라 건설경기에 편승 하여 현대, 대림, 동아건설 등이 급성장하였고, 전반적인 경제성장에 편승하여 OB, 금호, 한 국유리, 국제상사, 신일, 삼미사, 미원, 롯데, 해태 등이 소비재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였다 (조동성, 1997:105).

다음 표는 이 시기 9대 재벌로 꼽히는 대기업들의 1979년도 매출액, 1972년도와 1979년도 계열회사 수, 주요업종을 나타낸 것이다.

<표> 박정희 정부 시기 9대 재벌현황3)

3) Kim, Seok Ki(1987), Business Concentration and Government Policy: A Study of the Phenomenon of Business Groups in Korea, 1945-1985, D.B.A. dissertation, Havard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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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할 만한 사실은 건설경기의 호황과 중화학공업 육성에 따른 현대와 대우의 급성장과 경공업의 쇠퇴에 따라 극심한 수출의존을 보였던 삼호와 동양, 태창방직 등이 재벌의 대열 에서 물러나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표는 매출액 기준 1972년과 1979년의 국내 10대 재벌 현황을 나타낸 것이다.

<표> 박정희 정부 10대 재벌 순위 1972년 1979년

1 삼성 현대

2 럭키 럭키

3 한진 삼성

4 신진 대우

5 쌍용 효성

6 현대 국제

7 대한 한진

8 한화 쌍용

9 극동해운 한화

10 대농 선경

위 표에서는 보는 바와 같이 1972년 박정희 정부로 넘어오면서 10대 재벌에 삼성, 럭키, 대한전선, 극동해운 등 4개사 뿐만 살아남고 한진, 신진, 쌍용, 현대 등이 새로 들어왔으나 삼호무역과 동명목재, 한일합섬 등 수출기업 들은 도산하고 큰 타격을 받아 점차 둔화되었 다. 반면 대우는 김우중 회장을 중심으로 섬유산업으로 일어서서 투금과 증권사를 인수하고 수출금융을 잘 활용하여 자금공급원을 확보하여 대우그룹이라는 이름으로 10대 재벌에 진입 했다. 무엇보다 건설 및 조선, 자동차, 제철 등 중화학공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현대그 룹의 성장이 돋보였다. 현대그룹은 처음에 현대건설로 시작하여 중동특수를 발판으로 성장 했으며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을 이끌고 인천제철과 대한알미늄을 인수하여 중전기 분야에도 진출하기에 이르렀다(강명헌, 1996:58~59). 그밖에 럭키, 효성, 롯데, 국제 등 대기업들은 계 열사 수를 늘리며 양적인 규모를 팽창하였다.

2) 정부 재벌정책과 정부재벌 관계

이러한 재벌의 자본축적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요인이 정부의 외자도입을 통해 얻은 차관 을 재벌들에게 대부분 배정했다는 점이다. 다음 표는 1969년 기준 박정희 정부가 재벌에 대 한 차관배분액을 나타낸 것이다.

박정희 정부 재벌 차관배분액4) (단위 : 100만 달러)

재벌명 총액

럭키 123

쌍용 150

대농 95

한일합섬 41

천우사 21

삼양사 15

판본 17

개풍 17

코오롱 12

화신 11

10대 재벌 차관총액 502 전체 차관 2,295

1969년 박정희 정부가 보유했던 총 차관은 22억 9500만 달러이며 그 중 10대 재벌에게 배 분한 액수는 5억 200만 달러로 전체 차관의 약 22%에 해당하는 외자를 재벌에 투자한 것이 다. 이는 은행융자 시의 특혜와 더불어 재벌에 부여된 막대한 차관지원은 그들의 성장과 자 본축적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박정희 정부의 재벌은 정부주도 경제개발정책에 따른 대기업위주의 성장일로로 양적·질적 발전을 꽤 할 수 있었는데 당시 재벌 성장의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 해볼 수 있 겠다(조동성, 1997:106~110).

첫 번째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구조에서 이윤추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빠른 자본축적 이 가능할 수 있었다. 정부는 경쟁제한을 통해 자본효율성을 증대하고 과열경쟁에 따른 집 단도산을 막겠다는 취지하에 투자 인가정책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재벌이 시장에서 유리한 구조에서 독점적 가격설정을 통해 초과이윤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후 조금씩 기업 들의 시장진입을 허용한 독과점 시기에도 가격담합을 통해 초과이윤 추구를 지속시켰다. 두 번째 은행 및 외자차입의 특혜를 부여함으로써 자본증식이 가능했다. 기업자금의 원천으로 은행융자와 외자도입은 상당히 중요하다. 정부는 재벌성장과정에서 안정적인 자금지원을 통 한 재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기업에게 내·외자 자본배분 상에 특혜를 부여했 다. 특히 정부로부터 집중적인 금융지원의 대상이 된 산업은 정유, 화학비료, 화학섬유, 시멘 트산업과 섬유 등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정부의 정책적인 육성산업이 그 대상이 되었다.

세 번째 정부의 집중적인 수출촉진책이 자본축적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1960 년대 말 수입대체를 위한 급속한 공업화과정이 몰고 온 상업차관의 원리금 상환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원리금 상환용 외화확보를 제고하는 방안으로 수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이를 위해 각종 세제, 관세, 은행융자 등의 측면에서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수출촉진책을 실 시했다. 네 번째 각종 특수로 인해 운수용역, 산업, 건설업 등 중심으로 재벌성장이 가능했 다. 월남 특수로 인해 운수, 산업, 건설업 등 중심으로 자본축적이 시작되어 제1차, 2차 경제 개발계획의 추진과 함께 단시간 내에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이 본격화됨으로써 건설업에 투자 했던 성장이 이루어졌다. 아울러 경제성장에 따른 전반적 경기호황에 편승한 소비재 및 서비 스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4) 조동성(1997)의 책, p.107, <표 5-4> 수정.

(5)

재벌명 계열사수 금융계열사수 계열사

현대 32 4

고려산업개발, 대한알루미늄공업, 인천제철, 현대건설, 현 대산업개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전자산업, 현대종합상 사, 현대종합목재산업, 현대자동차써비스, 금강개발사업, 동서산업, 현대강관, 현대미포조선, 현대상선, 선일상선, 고려해운, 현대자동차, 현대정공, 현대중공업, 현대엔진공 업, 현대중전기, 현대전동기산업, 현대마그네틱스, 현대경 제사회연구원, 현대엔지니어링, 한국산업서비스, 한국알 라스카개발

현대해상화재보험, 국제종합금융, 현대증권, 강원은행

삼성 35 2

제일제당, 제일냉동식품, 제일모직, 제일합섬, 중앙일보 사, 전주제지, 삼성석유화학, 삼성코닝, 삼성중공업, 삼성 클라크, 삼성항공산업, 삼성유나이티드항공, 삼성전관, 삼 성전기, 삼성전자, 삼성시계, 한국전산, 삼성반도체통신, 위와 같은 박정희 정부 당시 재벌의 성장은 대부분은 정부주도로 이루어졌으며 전략적인 방식으로 차별적인 기업의 자본축적을 통해 소수의 재벌들이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융 자와 외자도입에 다른 차관의 배분과정에서의 대기업들 간 극심한 경쟁이 이루어졌으며 그 경쟁은 청와대 및 경제부처 관료와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로비와 뇌물공세가 이어졌다. 이 러한 정부와 재벌 간에 정부의 특혜와 대기업의 뇌물은 부패로 이어졌으며 이것이 정경유착 의 고리를 만들기 시작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박정희 정권하에서의 정부와 재벌관계는 발전지향적 정치체제 이념아래 정부 는 경제발전을 직접계획하고 공공영역에 투자함으로써 사기업의 산업발전을 위해 대량의 재 정지원을 공급하고 수혜자로서의 재벌은 정부가 원하는 자원을 공급하는 존재로써 정부재벌 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를 보였다(이충현, 1999:28).

3. 전두환 정부(1980~1987)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과 함께 해외에서 발생한 제2차 석유파동 으로 인해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안이 가속화되어 1979년도 국내 경제는 박정희 집권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정치적 불안이 가중된 가운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 두환 정부는 기존 정책방향을 전환하여 ‘안정 속의 경제성장’을 정책기조로 삼았다. 다행히 세계적으로 금리, 환율, 유가 등 초기 강세에서 1985년 이후 급락하는 ‘3저 현상’이 일어나 고 경제기술 관료들은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였다. 특히 전두환 정부는 기업집단에 대한 지원과 규제의 양면적인 경제정책 방향을 보여주었다(조동성, 1997:122). 그것은 전통성이 부 족한 전두환 정부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 재벌현황 및 특징

전두환 정부 당시 재벌은 한국경제 역사상 평균 GNP 및 수출신장률보다 높은 매출액과 자산, 수출신장률을 보여주었다(조동성, 1997:122). 전두환 정부 말기인 1987년도 당시 공정 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때른 10대 재벌과 계열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전두환 정부 시기 10대 재벌 명단5)

5) 공정거래위원회 내부자료, 송원근·이상호(2005), 재벌의 사업구조와 경제력 집중, 나남출판, <부표 1-1-2>/

코리아엔지니어링, 삼성종합건설, 호텔신라, 연포레저개 발, 고려흥진, 신세계백화점, 한국알라스카개발, 삼성휴렛 팩커드, 제일기획, 삼성데이타시스템, 삼성라이온즈, 중앙 개발, 삼성물산, 중앙SVP, 제일산업

동방생명보험, 안국화재해상보험

대우 29 3

코람프라스틱, 풍국정유공업, 제철화학, 경남금속, 대우정 밀공업, 대우중공업, 대우조선공업, 신아조선공업, 대우자 동차, 대우시코스키항공, 대우ITT, 대우HMS공업, 대우자 동차부품, 대우전자, 대우전자부품, 대우통신, 오리온전 기, 대우캐리어, 동흥전기, 경남기업, 대우엔지니어링, 동 우개발, 설악개발, 대우경제연구소, 한국투자, 대우 대우증권, 동양투자금융, 충북은행

LG 57 6

럭키, 럭키소재, 호남정유, 럭키석유화학, 럭키디씨실리 콘, 금성마그네테크, 한국광업제련, 삼우특수금속, 희성금 속공업, 한국엥겔하드, 금성하니웰, 금성전선, 금성광통 신, 금성알프스전자, 금성산전, 금성계전, 금성기전, 금성 자판기, 금성마이크로닉스, 금성부품, 금성포스타, 금성정 밀, 성요사, 금성사, 금성통신, 금성반도체, 금성전기, 국 제전선공업, 여수에너지, 강남가스, 럭키개발, 금성통신공 사, 희성산업, 삼경석유, 셋방석유, 성호기업, 신정유업, 금성의료기, 금성포장, 호남탱카, 대한유조선, 엘지애드, 금서소프트웨어, 반도스포츠공업, 럭키금서스포츠, 금성 하다찌시스템, 럭키금성경제연구원, 럭키엔지니어링, 에 스티엠, 금성로토렉스, 럭키금성상사,

럭키증권, 범한화재해상보험, 부민상호신용금고, 부산투 자금융, 금성팩토링, 금성투자금융

SK 16 0 선경합섬, 경성고무공업, 유공, SKC, 선경사이클, 동서금 속, 선경매그네틱, 유공가스, 선경건설, 워커힐, 흥국상사, 선경창고, 유공행운, 화인, 선경

쌍용 22 2

쌍용양회공업, 쌍용, 쌍용정유, 쌍용건설, 쌍용해운, 쌍용 제지, 쌍용중공업, 쌍용컴퓨터, 쌍용엔지니어링, 범아석 유, 승리기계제작소, 승리전자공업, 쌍용경제연구소, 동아 자동차공업, 동성개발공업, 남광토건, 동성고속관광, 남 광, 남광엔지니어링, 파슨스퍼시픽,

고려화재해상보험, 쌍용투자증권

한진 13 4

대한항공, 한진, 한일개발, 한진해운, 정석기업, 한국항공, 한국공항용역, 제동흥산, 한진관광,

동양화재해상보험, 한불종합금융, 한일증권, 경기은행

한화 21 4

한국화약, 경인에너지, 한양화학, 한국프라스틱공업, 골든 벨상사, 빙그레, 태평양건설, 한국종합기계, 고려시스템산 업, 성운물산, 삼희통운, 태평개발, 유니온프리마, 제삼석 유판매, 산다, 빙그레이글스, 한양유통,

제일화재해상보험, 제일증권, 삼희투자금융, 충청은행

롯데 31 3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 롯데알미늄, 롯데상 사, 롯데햄롯데우유, 롯데건설, 롯데기공, 호텔롯데, 롯데 산업, 롯데쇼핑, 롯데냉동, 롯데파이오니아, 롯데크리스탈 호텔, 롯데자이언츠, 롯데리아, 호남석유화학, 여수석유화 학, 정본산업, 한일향료공업, 한국후지필름, 한국후지필름 판매, 대홍기획, 롯데개발, 부산롯데호텔, 롯데캐논, 롯데 영등포역사, 태화방직

부산은행, 부산리스, 부은상호신용금고

기아 9 0

기아산업, 아세아자동차공업, 기아기공, 대한중기공업, 기 아써비스., 동우전기, 서해공업, T,R,W 스티어링, KM Coporation

(6)

그 외 두산그룹, 동아건설, 효성, 동국제강, 삼미, 코오롱, 금호, 해태, 미원 등이 30대 재벌 그룹에 포함되어 있었다. 1980년대에는 중화학산업의 투자정리, 해외건설을 비롯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재계는 위축된 반면 규모의 진입장벽 때문에 큰 판도변화는 가시화되지 못 했다. 1979년 이후 국제그룹이 빠지고 롯데가 진입한 것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이루어지 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전두환 정부 당시 GNP 대비 50대 재벌 매출액, 자산규모, 부가가치액을 살펴보면, GNP는 1980년의 36조 6,723억원에서 1987년에 83조 8,330억원으로 2.3배 성장한 것에 대해 50대 재벌의 금융업을 제외한 매출액은 1980년의 28조 5,0926억원에서 1987년에는 86조 1,414억원으로 3배나 성장했으며, 자산총액도 1980년 24조 1,677억원에서 1987년 71조 4,104 억원으로 마찬가지로 3배의 급격한 성장을 보여주었다(조동성, 1997:123). 다음은 전두환 정 부 당시 50대 재벌의 각종 수치규모를 나타낸 표이다.

<표> 전두환 정부 시기 GNP 대비 50대 재벌 매출액, 자산규모, 부가가치액6) (단위 : 억원) 1980년 1983년 1987년 성장률7) GNP 36.6723 58.9858 97.532 2.3 매출액 28.5026 54.663 86.1414 3 총자산 24.1677 44.6404 71.4104 3

전두환 정부 당시 재벌들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조동성, 1997:124~130). 첫 번째, 자산성장 중 52.8%가 제조업에서 이루어졌다. 그 중 91.1%가 중화학공업분야에서 달 성했으며 그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제조업의 첨단산업분야로 진출과 기술개발 투자를 증대하였다. 두 번째, 건설업 분야에서는 중동건설 등을 통해 1980~1985년 중 해외 건설부문 수주액은 전체 상품수출의 39.4%에 달하여 당시 10대 재벌이 49.8%나 차지했다 (Kim Seok-Ki, 1987:272). 1986년은 중동붐의 후퇴로 해외건설부문 수주액이 22% 줄었다. 세 번째 종합무역상사의 양적·질적 성장을 들 수 있다. 1970년의 60억 달러에서 1985년 177억 달러로 종합상사 수출액은 급격히 증가했으며 전체 수출대비 비중도 1985년 48%에 달하는 양적인 팽창을 이루었다(조동성, 1969:151). 네 번째, 금융산업 분야에서는 제2금융권으로 재 벌이 확장하고 시중은행 주식을 매입하였다. 은행지분 소유율이 가장 높은 재벌은 삼성이 었는데 동방생명과 안국화재보험을 통해 상업은행 주식 11%, 조흥은행 주식 7.4% 등 5개 시중은행과 한미은행, 대구은행 주식 등을 보유함으로써 은행들의 대주주로서 위치를 점하 고 있었다.

2) 재벌정책과 정부재벌 관계

1980년 12월 많은 재벌들의 비판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정권은 재벌에 대한 각종 규제를 규정한 공정거래법의 제정을 강력히 추진하였다. 공정거래법은 새로운 독과점형성의 발지와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요체로 하며 구체적인 법률명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6) 경영능률연구소, 한국의 50대재벌과 삼일회계법인 내부자료 종합.

7) 성장률은 년도 수치

년도 수치

로 계산한 내용임.

관한 법률」이다. 이 법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시책을 도입하는 목적으로 대략 7개의 구체적인 제도를 포함하고 있다(문인철․함시창․서은숙․김희수, 2008:27~33).

첫 번째, 대규모기업집단을 지정하였다. 과거 재벌이라는 불리던 기업그룹을 ‘기업집단’이 라는 법개념으로 수용하고 이를 규제의 대상으로 삼았다.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의 정의는 동일인(법인 또는 자연인)이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2개 이상의 기업을 말하며 사실상 의 지배여부는 주식의 소유관계 등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이러한 기업집단을 평가하는 기 준은 1986년 도입당시 자산총액 4천억 원 이상 32개 기업집단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했 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그 숫자는 증가하였다.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재벌들은 각종 출자규제를 자금운용상의 중소기업에 비해 불리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타 회사의 주식을 주된 자산으로 소유하면서 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내용을 하는 회사를 지주회사 라고 하는데 이 같은 지주회사의 설립을 금지시켰다. 공정거래법상에는 타 회사를 지배할 목적의 소유주식이 자산 총액의 1/2 이상인 회사를 지주회사로 규정하였다. 이는 지주회사 를 통해 경제력집중이 가속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었다.

세 번째, 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인수하거나 취득하여 소유하는 상호출자를 금지시켰다.

이는 실제 자금의 도입이 없는 가공적인 출자에 근거하여 서로의 기업지배력을 교환 및 소 유하고 진정한 출자자들을 소외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이러한 점을 착안하여 과거의 대규모 기업집단은 출자 없이 기업을 장악하고 경제력을 집중화했는데 이러한 폐단을 막고자 도입 하게 되었다. 네 번째,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실시하였다. 이 제도는 간접적 순환출장방식을 통한 대규모기업집단의 무분별한 확장을 방지코자 만들었다. 직접적인 상호출자규제만으로 는 순환적인 형태의 출자에 의해 발생하는 재벌의 팽창을 막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핵심내용은 재벌의 계열회사가 순자산액 대비법이 정한 일정 비율 이상을 초과하여 타 회사의 주식을 취득 및 소유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두환 정부는 부당내부거래 행위규제를 실시하였다. 이러한 부당내부거래는 같은 재벌 소속의 계열사 간의 거래를 의미하며 거래조건이 독립기업과 차별이 없으면 위법 이 아니다. 즉, 회사가 특수 관계인이나 타 회사에 대해 상품, 용역, 자금, 자산 및 인력 등 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터무니없이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함으로써 공정거래를 침해할 우려 가 있는 행위들을 의미한다. 그 밖에 전두환 정부가 취한 재벌정책으로 금융․보험회사의 의결권 제한 및 채무보증제한제도가 있다. 지난 박정희 정부 이전까지는 제대로 된 재벌정 책이 없거나 대부분 특혜로 일관되어 왔으나 비교적 외형을 갖춘 재벌규제 정책이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추진과정상에는 적극적으로 정책을 실시하기 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재벌규제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정부의 재벌정책은 기존 선택적 지원에서 규제와 지원을 균형적으로 하는 방향으 로 바꾸었다. 특히 재벌규제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특혜위주의 재벌지원을 없애는 등 정부 와 기업간 관계가 분리되어가는 과정의 과도기적 양상을 띠었다. 하지만 외형적인 제도마련 에 그치고 실질적인 제도운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경유착의 고리는 유지되었다.

4. 노태우 정부

1987년 직선제 개헌을 요체로 한 6․29선언이 이루어지면서 군부 독재정치의 종언과 함 께, 경제적으로 독점자본 즉, 재벌의 한계를 가져왔다. 또한 1990년대 이후 WTO 등장 등 한국경제는 국내외 구분이 무의미한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내부적으로 양적 경제

(7)

규모는 급격히 확대됐으나 그만큼 복잡성이 크게 증대되면서 더 이상 과거의 단순한 산업정 책적 접근방식은 국가경제를 관리하고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조동성, 1997:131). 즉, 계획경제의 종식과 함께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경제정책을 수립해야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또한 노태우 정부는 양적 팽창에만 치우친 성장전략을 질적 측면의 개선과 함께 산 업구조의 체질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1) 재벌현황 및 특징

노태우 정부 당시 30대 재벌은 GNP의 성장보다 매출액과 총자산 성장률의 급격한 성장 을 보였다. 금융업을 제외한 30대 재벌의 총매출액은 노태우 정부 임기동안 73%가 증가하 였으며 총자산은 69%가 증가한 반면 30대 재벌이 보유한 재벌기업의 수는 정보․통신, 유 통 등 유망사업으로의 진출을 통해 새로운 계열사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전체적으로 계열 수 가 12% 증가하였다.

또한 1988년부터 1992년 까지 우리나라 10대 재벌집단의 변화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표의 내용은 각년도 4월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30대 재벌집단에서 10대 재벌집단 발췌해서 만든 표이다.

<표> 노태우 정부 5년간의 10대 재벌8) 연도

순위 1988 1989 1990 1991 1992

1 현대 현대 현대 현대 현대

2 대우 대우 엘지 삼성 삼성

3 엘지 엘지 대우 대우 대우

4 삼성 삼성 삼성 엘지 엘지

5 한진 한진 에스케이 에스케이 에스케이

6 에스케이 에스케이 한진 한진 한진

7 쌍용 쌍용 쌍용 쌍용 쌍용

8 롯데 롯데 한화 기아 기아

9 한화 기아 기아 한화 한화

10 기아 한화 롯데 롯데 롯데

위 표를 통해 몇 가지 특징을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역시 현대그룹이 노태우 대통령 집 권기간 내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 및 현대자동차의 비약적인 성장에 따라 기존 1,2위를 놓치지 않았던 삼성, 대우 등을 제치고 선두에 드러섰다. 두 번째 대우, 엘지, 삼성 세 기업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1991년 이후로는 대우가 밀려나고 삼성이 계열 사 중 삼성전자 등의 성장을 계기로 2위 자리에 안착하게 된다. 세 번째, 5, 6위는 한진과 에스케이의 경쟁, 7위는 쌍용이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10대 재벌 가운 데 후미그룹으로는 롯데, 한화, 기아 등이 7,8,9위 다툼이 치열하며 1991년 이후로 자동차산 업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기아그룹이 확실하게 7위를 마크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징과 10대 재벌의 현황을 볼 때 현재의 모습과 흡사하기 때문에 1988년 이후가 되어서야 현재의 대기업구조의 초안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8) 연도별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 기업집단 발표 연합뉴스 기사 수집 및 정리.

2) 재벌정책과 정부재벌 관계

노태우 정부는 1988년 출범이후 2차례의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였다.

1990년 첫 번째 개정은 대기업 규제를 요체로 하는 공정거래법의 시행에 대한 국민적 관 심증대와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억제, 공정거래질서 확립목적의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공동의 목소리가 그 배경이 되었다. 주요 개정내용은 경제력집중 억제시책강 화를 위해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보험회사 간 상호출자를 추가로 금지하고 상호출 자 예외허용 항목을 대폭 축소하였으며 재벌집단내 계열회사의 상호출자 및 출자총액제한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였다(문인철․함시창․서은숙․김희수, 2008:39)

1992년 두 번째 개정은 개방화와 국제화 추세 속에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조 직과 기업경영의 효율화 및 내실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과다한 기업소유집중의 분산과 기 업의 전문 경영체제 확립의 필요성이 그 배경이 되었다. 주요 개정내용은 재벌기업내 계열 회사간 채무보증 제한제도 도입과 출자총액제한 예외인정대상 확대를 실시하였다. 채무보증 제한제도는 재벌내 계열회사가 국내 금융기관의 여신과 국내 계열회사에 대해 행하는 채무 보증 총액을 당해 회사 자기자본의 200%를 초과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이다. 출자총액제 한제도는 재벌이 순환출자 방식으로 계열회사를 무리하게 확장함으로써 경제력집중의 심화 방지를 위한 제도이다. 그러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가피한 투자가 제약되거나 부득이 하게 출자한도를 초과하는 문제가 발생되었다. 그래서 개방화와 국제화 추세에 장애요인이 되는 경우에 이 제도의 시행 상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문인철․함시창․서은숙․김희수, 2008:40~41).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됨에 따라 재벌의 영향력이 더 욱 막강해졌다. 아울러 정치․경제적 자유화의 영향으로 정부가 재벌에 대한 일방적인 정책 수단 및 영향력도 약화되었다. 결국 비합리적인 강압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지가 줄게 되었 다. 또한 80년대 중․후반 이후 급성장한 노동조합과 1990년대 각종 시민단체의 등장은 여 론에 큰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재벌정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비롯한 사회적 수요가 등장 하게 된 것이다(조동성, 1997:259~26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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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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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하디 정부 하원의장 회의에서 예멘의 인도적 위기 상황 강조... 나 하디 정부와 리야드 합의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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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 로 정부와 김치 업계에서는 국내 김치시장이 더 이 상 수입 김치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김치산업의 구조 개선과 경쟁력 강화 를 위한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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