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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일본형 장기부진 가능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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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업 경 제 분 석

KIET KIET

한국경제의 일본형 장기부진 가능성 검토*

이 글에서는 일본의 장기침체 경험과 최근의 장기정체(secular stagnation) 논의를 토대로 한국경제의 장기 부진 가능성을 검토한다. 일본의 장기침체나 최근의 장기정체론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또 한 한국경제의 장기부진 가능성과 깊게 연관된 요인으로 인구변화와 부채문제를 들 수 있다. 우선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변화는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대략 20년 의 시차를 두고 일본의 인구변화를 뒤따르고 있어 2017년경에는 생산연령인구가, 2030년경에는 총인구 가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경제성장률이 2010년대 후반에 2%대, 2020년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둔화는 다시 투자의 가속도효과를 통해 투자에 더 큰 폭의 둔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다음으로 부채문제는 일본의 경우 소위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의 측면을 통해 장기침 체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태로서, 가계부채 부담은 이미 소비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악화되어 미국 금융위기 사례처럼 급격한 디레버리징으로 이어질 경우에는 경기급락을 가져올 수 있고, 설사 그런 상황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가계부 채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나 디레버리징을 통해 상당기간 소비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환위기 이후 내수부진을 보전해온 수출도 금융위기 이후 현저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수출둔화 폭은 세계경기나 환율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해 설명되는 부분을 훨씬 상회한다는 점에서 수출 부 진은 구조적 현상의 측면이 크며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인구변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에 더하여, 위와 같은 투자, 소비, 수출의 구조적 둔화는 낮아진 잠재성장률에도 못미치는 장기 수요부진의 위 험을 제기한다. 이같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가계부채 문제의 적절한 관리, 저출산·고령화 문제에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 내수 활성화와 더불어 새로운 프론티어의 발굴 노력 등이 요청된다. 1)

* 본고는 국회 예산정책처 계간지 예산 춘추 2015년 봄호에 실었던 글을 본지의 양식에 맞추어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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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선진권을 중심으로 소위 장기정체 (secular stagnation) 관련 논의가 분분하다. 장기 정체론은 본디 대공황 직후 미국의 경제학자인 알빈 한센(A. Hansen)에 의해 제기되었던 주장이 다. 그런데 얼마전 역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재 무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섬머스(L. Summers)가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경제를 지칭하여 이를 재론 하면서 그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확산되고 있 다. 최근 장기정체론이 재론되는 배경은 금융위 기 이후 주요 선진국의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라 는 초완화 금융정책에도 불구하고 실물경기 부진 과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바탕으로 한 다. 장기정체론은 이같은 부진이 단순히 금융위 기의 결과라거나 경기순환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구조변화에 기인하는 장기적인 현상이라 는 다소 비관적인 시각을 내포한다.

장기정체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세계경제가 장 기부진에 빠질 경우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 국경제 역시 장기부진 가능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한국경제는 이미 1990년대 이후 실제로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경제와 인구나 경제발전 추세 등에서 약간의 시차를 두고 유사한 변화 추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특히 일본형 장기부 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의 장기정체 관련 논의나 일 본의 장기침체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경제의 중장 기 변화추이를 대비하여 살펴보면서 한국경제의 장기부진 가능성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1. 머리말

2. 일본의 경험 및 최근의 장기정체 논의를 통해 본 장기부진의 주요 원인

주지하듯이 일본경제는 1990년대 초 버블 붕 괴와 더불어 침체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장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경제는 고도성장기 (1955~73년)에 연평균 9.3%, 고도성장 이후 버블 붕괴 직전까지 기간(1974~91년)에는 3.8%의 성장 을 보였으나 1990년대 초 버블 붕괴와 더불어 침 체가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는 20여 년간 연평균 0.8%의 저성장을 이어오고 있다(<그림 1> 참조).

일본경제의 장기부진 원인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논의가 이루어진 바 있다. 부진이 길게 이 어지다 보니 사실 1990년대와 2000년대가 조금씩 다른 측면도 있고, 그런 만큼 한두 가지 요인으 로 장기 부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몇 가 지 중요한 요인을 지목한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 을 들 수 있다. 첫째,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원 리처럼 경기침체를 촉발한 1980년대 말의 버블형 성이 그만큼 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 일본 정부의 정책 실패를 들 수 있다. 버블 붕괴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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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금융기관이나 부실채권 처리의 지연, 1997 년의 성급한 출구전략에 따른 재침체, 디플레이 션에 대한 소극적 대응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셋 째, 버블 붕괴의 후유증과 연관된 대차대조표 침 체(Balance sheet recession)의 특성을 들 수 있다.

대차대조표 침체란 부채 누적의 후유증으로 경제 주체들이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지 출이 억제되고 금융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 여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을 지칭한다. 넷째, 고령 화와 인구감소를 들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일 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 는 나라이다. 그 결과 일본경제는 1990년대 중반 에 생산연령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2010년 경에는 총인구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인 구변화는 성장둔화와 더불어 사회의 역동성 저하 를 통해 내수부진을 심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최근의 장기정체 논의는 여러 가지 측 면에서 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 한 요인을 꼽는다면 인구변화와 부채문제를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Eggertsson and Mehro- tra(2014)는 이론적 측면에서 인구변화와 부채문 제가 맞물릴 경우 장기부진의 가능성이 높아짐을 보이고 있다.1) 실제로 인구변화와 부채문제는 주 요국에서 진행 중인 현안이다. 이미 인구가 감소 하고 있는 일본을 필두로 많은 나라에서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이며, 2020년경이 되면 대다수 의 서구 국가는 물론 우리나라나 중국도 생산연 령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

1) Eggertsson, B. and Mehrotra, B. (2014), “A Model of Secular Stagna- tion” 동 논문에서는 인구변화와 부채문제에 더하여 소득 불평등 심화도 장기침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다. 이같은 인구변화는 부채문제와도 밀접한 관 련을 가진다. 고령인구의 증가와 생산연령 인구 의 감소는 소득 증가세의 둔화와 복지 부담의 증 가 등을 통해 부채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더욱이 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많은 나라들이 부 채누적의 문제를 겪고 있다. 부채부담은 해당 경 제주체의 지출을 위축시킨다. 그런 점에서 인구 감소가 공급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가져 온다면 부채문제는 수요측면에서 과잉저축 및 총 수요부진을 낳는다.

이상에서 보듯 인구감소(혹은 둔화)와 부채문 제는 일본의 장기침체 경험이나 최근의 장기정체 론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통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물론 최근의 장기정체론 자체가 실 제 장기침체 사례인 일본경제의 경험을 상당부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다음 절에서 는 한국경제에서 이들 문제의 추이와 그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그림 1> 장기침체 전후 일본경제의 성장추이

자료 : OECD

주 : 기간 중 연평균 증가율(%)

▒ 1980~1990 ▒ 1990~2000 ▒ 2000~2012 5.0

4.5 4.0 3.5 3.0 2.5 2.0 1.5 1.0 0.5

0.0 GDP 1인당 GDP per worker GDP

4.6

1.1 0.7

4.0

0.90.7

3.4

0.8 1.0

(4)

(1) 인구구조 변화와 성장둔화, 그리고 투자 부진

인구변화는 한국경제에서 주요 선진국에 못지 않은 심각한 진행 추이를 보이고 있는 문제이다.

인구변화는 일차적으로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 향을 미친다. 그 단적인 예를 2000년대 일본경제 의 성장을 통해 볼 수 있다.

2000~2012년간 일본경제의 노동생산성(per- worker GDP : 이하 同)은 주요 선진 7개국 중 미 국 다음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런데 동기 간 중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이들 국가 중 이탈리 아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그림 2> 참조). 이같은 차이를 가져온 것이 바로 일본의 고령화 및 인구 감소였다. 인구감소의 결과 인구배당효과와 정반 대의 상황, 즉 경제성장률이 노동생산성 상승률 을 하회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높 은 노동생산성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은 주요국 중 가장 부진한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한국의 인구 추이를 보면 대략 20년 정도의 시 차를 두고 일본의 변화 추이를 뒤따르고 있다. 통 계청의 추계인구 전망에 의하면, 한국은 2017년 경에 생산연령 인구가, 2030년경에는 총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3> 참 조). 이같은 인구변화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상당 수준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1990년대 이후 인구증가율의 둔화나 산 업구조 변화, 생산성 캐치업 등에 따라 하락추세 를 지속 중으로, 2000~2014년간의 연평균 성장률 은 약 4%이고, 금융위기 이후인 2010~2014년간만 을 보면 3%이다. 이는 동기간 중의 노동생산성 상 승률보다 1%포인트 내외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되어 감소를 지속할 경우, 2000년대 이후의 일본과 마 찬가지로 경제성장률은 노동생산성 상승률을 밑 돌게 될 것이다. 최근 수년간의 노동생산성 상승

3. 한국경제의 장기부진 위험요인 검토

<그림 2> 일본과 주요국의 성장률 비교(2000~2012년간 연평균 증가율)

자료 : OECD.

주 : 노동생산성은 per worker GDP 기준.

▒ GDP 성장률 ▒ 노동생산성 상승률 2.5

2.0 1.5 1.0 0.5 0.0 -0.5 -1.0

0.7

1.0 1.1

0.3 0.7

0.3 0.1

-0.5 1.9

0.5 1.7

1.4 1.5

0.9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미국 영국

(%)

(5)

<그림 3> 한국과 일본의 인구 추이

자료 : 통계청. 일본 통계국.

총인구 생산가능인구 총인구 생산가능인구

(%, 연간 증가율)

1990 1995 2000 2005 2010 2015 2020 2025 2030 2035 2040 2.5

2 1.5 1 0.5 0 -0.5 -1 -1.5 -2

[한국] ◀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시작(2017년~) ◀ 총인구 감소의

시작(2030년~)

(%, 연간 증가율)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2010 2015 2020 3

2.5 2 1.5 1 0.5 0 -0.5 -1 -1.5 -2

[일본] ◀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시작(1996년~)

◀ 총인구 감소의 시작(2011년~)

<그림 4> 인구 전망에 따른 한국경제의 성장률 변화 전망

주 : 2005~2013년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연 2.5%), 2000년 이후의 고용률 연평균 상승률(연 0.4%포인트)이 분석기간 중 지속되는 것으로 가정.

실질 GDP ▒ 1인당 GDP ▒ 노동생산성(per worker GDP) 3.7

3.1

1.7 1.6 2.9

2.5

1.5 1.7 4.0

3.5 3.0 2.5 2.0 1.5 1.0 0.5

0.0 2005~2013 2015~2020 2020~2030 2030~2040

(전망 1)

주 : 2008~2013년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연 2.0%), 2000년 이후의 고용률 연평균 상승률(연 0.4%포인트)이 분석기간 중 지속되는 것으로 가정.

실질 GDP ▒ 1인당 GDP ▒ 노동생산성(per worker GDP) 3.2

2.7

1.2 1.0 2.3

2.0

0.9 1.1 3.5

3.0 2.5 2.0 1.5 1.0 0.5

0.0 2008~2013 2015~2020 2020~2030 2030~2040

(전망 2)

(6)

률과 고용률 상승 추이가 그대로 지속된다고 가 정하고 통계청의 인구전망을 적용할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2010년대 후반에는 2%대, 2020 년대에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4> 참조). 최근의 노동생산성 상승률이나 고용률 상승 추이가 지속된다는 가정이 상당히 낙관적이 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성장률은 이보다 더 빠르 게 낮아질 가능성도 높다.

다른 한편, 경제성장과 더불어 인구증가도 둔 화되므로 단지 전체 경제의 성장이 감속되는 것 일 뿐 1인당 소득증가세나 후생에는 별 영향이 없 지 않겠는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문 제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첫째, 생산연령 인구의 감소세 전환이 총인구 감소세 전환보다 상당기간 선행하기 때문에 1인당 소득증가율도 하락한다.

즉 개인 후생의 개선 속도도 둔화되는 것이다. 둘 째, 성장의 둔화는 투자에 더 큰 폭의 둔화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경제학에서 투자의 가속도 원 리라 부르는 효과에 의해 일반적으로 생산의 변 화는 투자에 더 큰 폭의 변동을 가져온다. 한국

경제의 경우를 보아도 고도성장기에는 투자증가 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았지만 성장이 둔화되면 서 2000년대 들어서는 투자증가율이 경제성장률 보다 낮은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요컨대, 투자의 가속도 원리로부터 향후 경제성장이 추가로 둔화 될 경우 투자증가율은 더 큰 폭으로 낮아질 것이 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나 수출이 투자의 큰 폭 둔화를 보전하지 못한다면 총수요 부진으로 인구변화에 의해 낮아진 잠재성장률마저도 실현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즉 수요 부진으로 실제 성장이 잠재성장률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하에서 보겠지만 소비 나 수출이 성장둔화에 따른 투자부진을 보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쉽지 않아 보인다.

(2) 가계부채 문제와 소비 부진

장기정체론이나 일본의 장기침체 경험에서 인 구변화와 더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부채문제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일본의

<그림 5> 가계부채 비율 추이의 국제 비교

자료 : OECD.

주 : 가계 가처분소득(NDI) 대비 부채비율.

일본 한국 스웨덴 영국 미국

190 (%)

180 170 160 150 140 130 120 110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7)

경우 부채 문제와 연관된 대차대조표 침체가 부 진 장기화의 주요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가 그런 위험성을 안고 있는 현안과제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국경제 의 가계부채/가계소득 비율은 이미 금융위기 직 전 미국의 동 비율을 상회하며 아직도 상승추세 를 지속 중이다(<그림 5> 참조). 가계부채 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악화될 경우 일본형 장기침체 를 촉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고, 설사 그러한 경우 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중기적으로 가계소비에 상 당한 제약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위험 요인이다.

한국경제의 소비 추이를 보면, 가계부채는 부 채부담을 통해 이미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 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가계소 비 성향이 금융위기 이전에는 상승추이를 보였 으나, 수년 전부터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 승하면서 소비성향은 하락세로 반전된 상태이다 (<그림 6> 참조). 또 지역별로 소비증가율과 부 채비율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전에

는 양자가 正의 상관을 보인 반면, 위기 이후에 는 負의 상관관계가 관찰된다(<그림 7> 참조). 이 같은 추이들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가계부채가 가 계의 유동성 제약을 완화함으로써 소비를 촉진하 는 효과를 가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계부채 부 담이 오히려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 6>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과 소비성향 추이

자료 : 한국은행, 통계청.

주 : 1) 소비성향 = 가계소비 / 가계순가처분소득(국민계정).

2) 원리금 상환비율 = 지급이자 및 상환액 / 가계경상소득(가계금융 복지조사).

소비성향(좌축) 원리금상환비율(우축)

0.18 0.17 0.16 0.15 0.14

0.13 0.12 0.99

0.98 0.97 0.96 0.95

0.94 0.93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자료 : 통계청, 한국은행.

주 : 1) 가계소비는 통계청의 지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의 가계최종소비지출(CPI를 이용하여 실질화).

2) 가계부채는 한국은행의 지역별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2003년(좌측), 2008년(우측)].

3) 소비 증가율은 2003~2007년(좌측)과 2008~2012년(우측)의 로그 변화율.

4) 지역별 소득은 통계청의 지역별 제도부문별 소득계정자료의 개인총처분가능소득(원천).

<그림 7> 금융위기 전후 국내 지역별 부채비율과 소비증가율의 관계

<금융위기 이전> <금융위기 이후>

소득 대비 부채비율(%) 소비

증가 율(%)

20 30 40 50 60 70 80 90 100

35

30 25 20 15 10

울산 경남 충남 충북

강원 대전

경기

인천 서울

대구 부산 전남전북 경북

제주

y=0.103x+16.028 R2=0.126 광주

소득 대비 부채비율(%) 소비

증가 율(%)

20 30 40 50 60 70 80 90 100 110 30

25

20

15

10

경남울산충남 충북 강원

대전 인천경기

서울 대구부산

전남전북 경북

제주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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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가계부채의 소비억제 효과는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가계부채의 구조에 비 추어 원리금 상환 부담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 로 보인다. 또 한국경제의 가계부채는 아직 디레 버리징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란 점에서 향후 디레버리징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디레버리징이 진행될 경우 그 과 정에서 소비 위축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특히 디 레버리징이 1990년대 일본이나 금융위기 직후의 미국과 같이 급속도로 진행된다면 경기급락과 더 불어 심각한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부채 디레버리징이 분모의 증가, 즉 가계 소득 증가세의 확대를 통해 주로 이루어진다면 소 비 위축을 수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으로 1인당 소득 증가세도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전 망된다는 점이다. 이는 가계부채 부담이 향후 상 당기간 동안 한국경제의 가계소비에 상당한 부정 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이 경 우 소비증가율은 성장률의 둔화폭 이상으로 낮아 질 가능성이 높다. 소비가 앞서 언급한 투자 부진 을 보전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은 더 낮을 것이다.

(3) 수출의 구조적 둔화

외환위기 이후 최근까지 한국경제는 내수부진 을 수출증가를 통해 보전하는 구조를 보여왔다.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수출주도형 성장이라 부 르지만, 경제성장에서 수출이 기여한 비율은 고 도성장기보다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더 높아졌 다. 앞서 우리는 향후의 가계소비나 투자 전망과

관련하여 우려할 만한 부분들이 존재함을 보았지 만, 만일 수출이 높은 증가를 지속한다면 과거와 같이 내수 부진을 보전해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대외환경이나 우리 수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그런 가능성을 어둡게 하 는 부분들이 눈에 띈다. <그림 8>은 한국의 수출 증가율 추이이다. 통관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전 연평균 12% 가까운 증가를 보이던 수출은 최근 3년간 1% 증가로 크게 둔화되었다. 국민계정 기 준 실질 수출증가율로 보아도 둔화 추이는 비슷 하다. 어느 기준으로 보든 3개년 연평균 증가율 에 있어 최근 3년간의 수출 증가율은 1970년 이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이같은 수출둔화 는 세계경기나 환율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해 설명 되는 것보다 둔화의 폭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장 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2) 우선, 수출둔화의 주요 원인인 세계교역 둔화가 구조적 변화를 내

2) 보다 상세한 내용은 강두용·정인환(2015), ‘수출둔화, 구조적 현상인가’

산업연구원 e-kiet 613호 참조

<그림 8> 수출증가율 추이

자료 : 한국무역협회 및 한국은행.

주 : 기간 중 연평균 증가율(%).

▒ 2000~2008 ▒ 2011~2014 12.0

10.0

8.0

6.0

4.0

2.0

0.0 통관 수출 실질 총수출

(국민계정)

실질 재화수출 (국민계정) 11.9

1.0

10.5

4.0

11.2

3.7

(9)

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IMF는 세계 교역의 둔화가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부진이라 는 경기순환적 요인 이외에 세계경제의 구조변화 에 기인하며, 따라서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주장 을 제시한 바 있다.3)

둘째,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대중 수출의 둔 화 역시 구조적 현상의 성격이 강하다. 대중 수출 둔화의 원인인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와 구조변화 는 비가역적 변화이다. 중국경제의 이같은 변화 는 대중 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경제에 특히 큰

3) Constantinescu et al(2015), ‘Global Trade Slowdown’ IMF Working Paper 15/6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셋째, 최근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주력수출산 업의 해외생산 확대 추이를 들 수 있다. 물론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해외생산이 반드시 수출을 대 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주력산업의 해 외생산 특징이나 해외생산과 수출 추이를 살펴보 면 수출 대체효과가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 아 보인다. 최근의 수출둔화가 상당부분 구조적 현상이라면 향후에도 낮은 수출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과거와 같이 내수 부진을 높은 수출증가를 통해 보전하는 구도의 지속가능 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4. 종합 평가 및 맺음말

통계청의 인구 전망이 맞다면 향후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상당 정도 하락이 불가피하다. 물론 성 장률 하락 정도는 위에서 제시한 수준보다 약간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인구 변화에 따른 잠 재성장률의 둔화도 반갑지 않은 현상이기는 하지 만, 그것이 곧 장기부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부분은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다른 문제들이 성장둔화와 맞물려, 낮아진 잠재성장률 에도 못미치는 수요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이다. 본고에서 말하는 장기부진은 그러한 가능 성을 지칭한다.

본고에서는 그러한 가능성의 배경으로 세 가지 측면, 성장둔화의 가속도 원리에 의한 투자 부진, 가계부채 문제에 따른 소비 부진, 그리고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의 구조적 둔화를 들었다.

수요부진과 관련하여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 시 가계부채와 소비 문제이다. 특히 시기상으로 생산연령 인구 감소와 가계부채의 부채조정이 동 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더욱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경제가 장기부진에 빠진다면 일본 의 장기침체와 비교하여 부진의 장기화를 가져오 는 배경요인의 측면에서는 유사성을 갖겠지만 부 진이 시발되는 양상은 다소 다를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장기침체는 버블붕괴와 경기급락을 통해 시발되었지만 한국의 경우는 완만한 속도로 부진 이 심화되면서 장기간 이어지는 형태로 전개될 가 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장기침체 직전의 일본이나 최근 장기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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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이 거론되는 여타 선진국에 비해 한국경제가 갖 고 있는 상대적 강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여타 선진국에 비해 재정구조가 양호하고 침 체 직전의 일본과 같은 버블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아직은 제조업 부문의 역동성이나 생산성 상 승률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설사 위에서 거론한 위험요인이 존재한다고 해 도 장기부진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의해 충분히 피 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일본의 장기침체의 원인 가운 데 하나가 정책 실패였듯이 정책적 대응은 실제 장 기부진 여부를 가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선 가계부채 문제의 관리가 중요하다. 가계 부채 문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고 중장기적으로 부채구조의 개 선 및 부채증가의 억제와 더불어 가계소득 활성화 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계소득 활성화를 위 해서는 기존의 기업편향적 경제운영 기조4)에서 벗어나 좀 더 가계부문에 대한 배려를 늘리는 방 향으로의 인식과 자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과거 수출주도형 성장하에서 고착화된 임금 을 생산비용과 대외경쟁력의 관점에 편향되어 바 라보는 시각으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

인구구조 변화나 그 영향을 억제하기 위한 노 력들, 고령자나 여성인력에 대한 경제활동 기회 확대와 지나친 저출산을 억제하는 노력도 강화되 어야 한다. 후자를 위해서는 금전적 유인 못지않 게 지나친 경쟁의 압박으로부터 삶의 여유를 중시 하는 방향으로의 사회적 변화도 필요할 것이다.

4) 강두용·이상호(2013), “부유한 기업, 가난한 가계 : 외환위기 이후 한 국경제의 가계 기업간 소득성장 불균형 현상과 원인 및 함의”, 국제경 제연구 19(2)

한편, 적극적인 관점에서 성장이나 수요의 둔화 를 역전시킬 수 있는 프런티어를 발굴하는 노력 도 기울여질 필요가 있다. 예컨대, 남북경협의 확 대나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한 투자 등이 그런 프 런티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장둔화와 관련하여 경제사회의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필요성이다. 이와 관 련하여 특히 경제성장을 둘러싼 잘못된 인식과 집 착의 위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같이 고 도성장을 경험한 후발국에서 경제사회의 성숙화 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불가피하고도 자 연스런 현상이다. 이런 사실을 잊고 단순히 경제 성장률을 경제적 성과평가의 제일 지표로 집착할 때 예컨대, ‘747’과 같은 시대착오적 목표가 등장 할 수 있다. 인구변화에 따라 유의한 성장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비추어 향후에도 이런 위험은 매우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성장 에 초점을 맞춘다면 1인당 혹은 취업자당 소득증 가율이 조금 더 적절한 지표가 될 것이고 혹은 차 라리 일자리의 양적, 질적 개선 정도에 초점을 맞 추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두용 산업·통상분석실·선임연구위원 [email protected] / 044-287-3205

<주요 저서>

•‘일자리 정책의 새로운 모색 : 고용의 사회적 가치를 기업 고용결정에 내부화하기’(2013)

•‘부유한 기업, 가난한 가계’ 국제경제연구 19-2(2013, 공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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