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ournal of Educational Research
학습자 중심 수학 수업에 적합한 용어들에 대한 재음미
*1)김진호 (대구교육대학교, 교수)
Reexamination of Appropriate Terminologies for Learner-Centered Mathematics Instruction
Jinho Kim (Daeg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Professor)
Abstract: Implementing effective mathematics instruction, teachers should deeply understand the philosophy of the National Curriculum, which is constructivism.
Particularly, if the philosophy requires to implement instructions which paradigmatic shifts are become from teacher-centered instruction to learner-center instruction, as Khun said, we need to reexamine the meaning of terminologies for the new paradigm, because if the implemented instruction with ideas of the new paradigm still reflect the ideas used to implement the instruction for old paradigm, the result of the instruction might not be said to be good. So the paper reexamines some important terminologies for implementing learner-centered instruction.
Key words : paradigm shift, learning goals, time for a period, the contents students need to learn, teaching, open-ended tasks, learning of standard algorithms,
Ⅰ. 들어가며
제7차 교육과정은 우리나라 교육역사상 가장 큰 교육개혁이다. 아마도 또 다른 교육 개혁은 수학교육에서는 제3차 교육과정 개혁이다(김진락, 1992; 소경희, 2000). 우리 는 이 제7차 교육과정 개정을 패러다임적 전환이라고 부르는데(황윤환, 2003), 그 이 유는 교육의 철학이 객관적 인식론에서 구성주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적 전
* 본 연구는 2017년도 대구교육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환이 이루어진 교육을 실천하면서 우리는 수행평가, 학습자 중심 수업과 같은 새로운 다양한 용어들을 접하기 시작하였다. 이전 교육과정들에서는 표준화된 평가와 교사중 심 수업이 주를 이루었었다.
Khun(1970)에 따르면, 패러다임적 전환이 이루어진 세상에서는 새로운 용어가 생겨 나기도 하고, 구 패러다임에서 사용하던 용어가 신 패러다임에서 그대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 용어의 의미는 구 패러다임에서 통용되던 의미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 는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육분야에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일컬 을 만큼 큰 변화인 제7차 교육과정이 개정되었고 이후 그 철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시 개정교육과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제8차 또는 제9차 교육과정 개정이라고 부르지 않고 2007 개정 교육과정 또는 2015 개정 교육과정 개정이라고 부르고 있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제7차 교육과정의 연속선상에 있지 않다 고 주장하는 교육관련 종사자가 있다면 이는 그는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의 철학이 어떤 철학으로 바뀌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제7차 교육과정이 실천된 지 약 20년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이 우리 교육 속에 잘 반영되고 있는지 검토해 볼 시기가 된 듯하다. 그런 점에서 본고에서는 구성주의를 반 영한 학습자 중심 수학 수업에서 통용되는 용어들이 지니는 이상적인 의미들을 검토하 고자 한다.
Ⅱ. 학습자 중심 수학 수업과 관련된 용어들의 의미
1. 학습 목표
제7차 교육과정 이전의 우리나라 수학 교실(다른 교과 수업을 위한 교실들도 마찬가 지이지만)에서 수업을 할 때 항상 교사가 하는 수업 행위 중의 하나가 그 차시에서 학 생들이 학습할 학습 목표를 판서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7차 교육과정으로 개정된 후, 즉 패러다임적 전환이 이루어진 교육을 하자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학습 목표를 판서하 는 교수 행위는 바뀌지 않고 있다. 왜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완전학습이론의 허상에 사로잡혀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의 심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한 학급에 있는 90%의 학생들이 동일한 차시별 학습 목표로 정해진 지식을 동일하게 이해하는 수업을 완전학습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가능할까?
가능하지 않다. 아마도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습 목표로 제시된 새로운 수학 내 용이 이 학급에 있는 학습 능력이 낮은 학생들이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학습 능력이 낮은 학생들이 이해하는 수준의 학습 내용의 대부분은 그 이상의 학생들 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이미 이해하고 있는 지식일 수 있다. 현재 칸트와는 달리, 사람
들의 그 지적 능력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발전해 간다고 주장한다(김진호, 김상미, 2013). 그렇다면, 교사들이 지적 능력이 서로 다른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급에서 수업 을 할 때, 교사들이 설정할 수 있는 학습 목표는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 다른 수준에서 수업전과는 다른 지적 성장 및 발달을 이루는 것이다(김진호, 김상미, 2013; Kim, Colen, & Colen, 2013). 더 나아가 학생들의 이해란 일련의 수업들을 통해서 이루어 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사가 설정할 수 있는 학습 목표는 개별 학생들의 서로 다른 연속적인 이해의 과정이며 동시에 그 이해들의 네트워크이다. 이 네트워크에 대해 조 금 더 부연 설명을 하면, 학습은 교실이란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교실에는 지적 능력이 서로 다른 학생들이 모여 있고, 뒤에 자세하게 설명하겠지만, 이 학생들이 동일한 수업 자료에 대해 구성해 내는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이 축적되고 그 아이디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생성해 내는 생산물이란 점에서 학습공동체의 지적 네트워크인 것이다.
즉, 학습이란 개인적이면서 공동체적인 것이다.
2. 한 차시 수업 시간 : 수업 시작종과 마침종 사이의 시간
패러다임적 전환이 이루어진 수업이 원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제도 그 자체 가 신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제도로 바뀌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아주 사소한 교육제도 로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 어쩌면 근본적인 교육제도라고 할 수 있는 한 차시 수업 시간에 대해 논의하도록 한다. 물론, 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 교육제도하의 하위 제도들 은 서로서로 관련 있기 때문에 이 모든 하위제도들을 본고에서 다루는 것은 본고의 범 위를 벗어난다. 하지만,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한 주제이므로 꼭 다루어져야 하는 주제이 지만 잘 다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제7차 교육과정 이전에도 초등학교에서의 한 차시 수업 시간은 40분 이었고 현재도 40분이다. 한 차시 수업 시간이 변화되지 않고 있다. 이 말을 심각하게 말하면, 우리는 새로운 교육을 하겠다고 하면서 여전히 교육분야에서의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 다고 할 수 있다. 학습자 중심 수업을 실천에 옮긴다는 것은 기존 교육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포기한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학습목표라는 교육관습을 유지하고 있 는 것처럼 한 차시 수업 시간이라는 교육관습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 교 육관습들은 새로운 교육 체계에서 적합하지 않다.
학습자 중심 수업을 실천 할 때, 적합한 한 차시 수업 시간은 얼마일까? 정해진 시간 이 있을까? 없다. 한 차시 수업 시간은 교사와 학생들의 기여에 따라서 자유롭게 설정 되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수학교과서를 집필 작업에 참여하면서 다 수의 교사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피력한 바 있다. 이때 논쟁이 되었던 것은 한 차시 수업 시간의 자유로운 설정이 아니라 연차시 수업을 위한 수업 자료를 개발하는 것과 관련한 논쟁이었는데, 이 논쟁에 참여한 다수의 교사들은
절대불가라는 입장이었다. 패러다임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구패러다임적 신념으 로 신 패러다임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운 실재를 반영하는 듯 하여 씁씁하였다.
저마다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춘 인격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 이들에게 동일한 학습과제를 제공하고 지적 활동을 하도록 요청하면 이들은 동일한 추 론을 해서 동일한 아이디어를 산출해 낼 것이 아니라 상이한 추론을 할 것이고 상이한 아이디어들을 산출해 낼 것이다. 이때, 어떤 학생은 한 가지 추론을 할 것이고 어떤 학 생은 다양한 추론을 해 낼 수 있다. 오늘날 수업은 수학적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있으 므로, 학생들이 자신들이 구성해 낸 아이디어들에 대해서 이해하고 질문을 하고 이들 을 대상으로 또 다른 추론을 공동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 이 매 차시 마다 동일한 시간에 그것도 4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마무리 된다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 대신에 자연스런 대답은 동일한 학습 과제로 수업을 할지라도 학급마다 서로 다른 시간에 수업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학습자 중심 수업이 원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업 시작종과 마침종이 시작 종이 사라져야 하고, 시작종과 마침종은 교사와 학생들 사이의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 져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내용이 쉬워야 한다고 하는 우리나라 교육부의 주장과 는 달리, 학생들에게 난이도가 있는 과제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 최근의 세계 수학교육 계의 의견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김진호, 2018; Boaler, 2015; Stein, Smith, Henningsen, & Silver, 2000). 이런 과제들로 수업을 할 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수 업형태가 연차시 수업이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수업을 하면 3차시 중간에 주어진 과제 를 마무리 하는 즉 수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따라서, 학습자 중심 수 업에서 수업시작 시간과 수업 마침 시간 사이의 시간은 학습자들이 주어진 수업자료로 부터 구성해 내는 아이디어들에 대한 그들 사이의 반성적 성찰에 달려 있다. 즉, 학습자 중심 수업을 실천한다고 할 때, 한 차시 수업 시간을 획일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학습자 중심 수업을 실천하기에 부적절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
제6차 교육과정까지는 수학과 교육과정에 명시되어 있는 것은 수학 내용 지식이었 다. 그러나 NCTM(1989)이 Curriculum and Evaluation Standards for School Mathematics를 출간하면서,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지식으로 의사소통, 문제해결, 추론, 연결성을 제시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내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었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제7차 교육과정의 철학인 구성주의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서는 주목할 만하다. NCTM(1989)이후로, NCTM(2000; Principles and Standards for School Mathematics)에서는 과정 성취기준(standards)이 강조되었고,
NGA & CCSSO(2010; Common Core States Standards for Mathematics)은 수학 관행을 위한 성취기준(Stanards for Mathematics Practice)이 출간되면서 지속적으로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내용으로서 강조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를 기초로 각 주의 교육과정을 각 주에서 개정하면서 각 주는 보다 구체적인 SMP를 제시하고 있다(예를 들어, Pennsylvania State CCSSM(PED, 2014)). 왜냐하면, 반면에, 우리나라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수학목표 수준에서는 이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성취기준으로까지는 구 체적으로 명시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일부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자들은 과정 성취기준 을 교수 관행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즉, 이들은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성취기준으 로서의 관행과 교사가 수업 중에 실천해야 하는 교수 관행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은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교수학습방법에서 교수 관행은 언급하고 있으면서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관행은 언급하고 있지 않음으로부터 알 수 있다.
지금까지는 거시적 측면인 교육과정 차원에서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이 변해야 한다 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번에는 미시적 측면인 수업에서 학생들이 학습 할 내용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학습자 중심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은 학 생들이 수업 중에 교사가 제시한 수업과제로부터 그들이 구성해 낸 아이디어들이다.
이 아이디어들은 일반적인 학급에서 매우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학급들 은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생성시킨다(김진호, 2018; Empson & Levi, 2011; Kamii, 1994). 동일한 수업과제로 수업을 하는 학급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생성하는 아이디 어들은 다르다.
수업의 백미는 전통적인 수업에서 차시별 학습목표로 대별되는 파편화된 지식을 다 루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대상들 간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 때문에(Chapin, O'Connor,
& Anderson, 2013; Skemp, 1987; Empson & Levi, 2011), 학생들이 구성해 낸 아 이디어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들을 탐구하는 것이 수학 학습인 것이다. 따라서, 학생 들이 구성해 낸 아이디어들 그 자체가 학습 대상이고 그로부터 학생들이 구성해 낸 관 계들이 학습할 내용이 된다. 그들이 직접 자기 수준에서 구성해낸 그 지식이 학습할 내용인 동시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생들 각자 수준에서의 학습목표이기도 한 것 이다.
4. 교수(敎授, teaching)
객관적 인식론을 적용하는 수업에서 교수란 새로운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수해 주는 활동으로 교사 중심 수업의 형태를 띠게 된다. 그러나 학습자 중심 수업에서 교수란 이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수업을 요구한다. 학습자 중심 수업을 실천하는 교사는 수업 중 가르칠 목적으로, 즉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할 목적으로 실천하는 수업 관행을 전 혀 수행하지 않는다(김진호, 2018; Empson & Levi, 2011; Kamii, 1994; Burns,
Wickett, & Ohanian, 2002). 물론 이들은 용어, 기호와 같은 사회적 지식은 전수의 대 상으로 보고 전수한다(Chapin, O'Connor, & Anderson, 2013; Kamii, 1994).
초등학교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추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그들에게 그들 나름대 로의 추상을 할 수 있는 학습 기회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학습자 중심 수업이다.
그들 각자의 구성의 정도는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조수윤 & 김진호, 2011), 그들이 구성하는 스펙트럼은 넓지만(Empson & Levi, 2011), 전통적인 수업에 비해서 상향조 정되어 있다(조수윤 & 김진호, 2011). 이 있다면 학급마다 다를 수 있다. 조수윤 & 김 진호(2011)에서 제시한 수치들을 재구성한 [그림 1]과 [그림 2]부터 이 진술을 확인 할 수 있다.
비교집단 실험집단
0 20 40 60 80 100
하 중 상
비교집단 실험집단
실험집단은 구성주의를 반영한 수업을 한 집단이고 비교집단은 수학교과서로 전통적 인 방식으로 수업을 한 집단이다. 물론, 실험적 두 집단의 사전 검사 점수는 통계적으 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조수윤 & 김진호, 2011 참고). [그림 1]과 [그림 2]로부터 알 수 있듯이, 실험집단의 학생들은 학습한 내용에 대한 하위집단과 상위집단의 점수 차(94-61)가 27점에서 학습하지 않은 내용에 대한 하위집단과 상위집단의 점수차 (81-40)가 41점이었다. 반면에 비교집단의 경우는 각각 35점(84-49)과 40(65-25)점 이었다. 학습 능력이 낮은 학생들과 학습 능력이 높은 학생들이 두 검사에서 유사한 점수차를 유지하면서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5. 개방형 과제
제7차 교육과정 이후로 구성주의를 바탕으로 한 학습자 중심 수학 수업을 한다고 하 면서, 우리나라 초등학교 수학교과서는 개방형 과제를 사용하기를 대단히 자제하고 있 다. 즉, 우리나라 초등학교 수학교과서는 개방형 과제를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학습 을 위한 과제로서 제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차시 수업을 통해 차시별 학습목표들 을 학습한 후에 이 지식들을 적용하는 과제로서 개방형 과제가 도입되고 있다. 즉, 개 방형 과제를 통한 수학적 지식의 학습이란 측면에서 개방형 과제가 도입되고 있는 것
은 아니다.
또한, 앞서 진술한 것처럼,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은 서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격체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폐쇄형 과제를 제공하는 수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좋 은 수업을 위한 출발점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모든 수학 과제는 개방형 과제인데, 그 개방형 과제를 수학 수업에서는 폐쇄형 과제로 다루고 있을 뿐이 다(Kim & Lim, 2018; Latterell, 2004). 이 진술이 의미하는 바는 수학 교과서에 제 시된 모든 문제들의 풀이 방법은 한 가지 이상 존재하지만, 표준알고리즘 또는 교육과 정에 제시해 둔 졍형화된 풀이만을 학습 목표로 제시하고 애써 다른 접근, 전략, 방법 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수학교과서에 실린 과제들이 폐쇄형 과제로 전락 하고 만다. 수학교과서에 실린 과제들이 폐쇄형 과제가 아니라 개방형 과제로 전환하 는 쉬운 방법은 수업 중에 교사들이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해결하세요.”라고 말하 거나 이 부담을 교사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부담이 되면 수학교과서의 지문을 이런 방 식으로 제시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차시별 학습목표가 존재하는 수학교과서 의 틀로는 이런 접근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수학 수업을 위한 과제들이 폐쇄형 과제들의 형태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곧 학생들이 동일한 학습 목표를 성취할 것을 목적으로 수업을 실천한다는 것을 함축 하고 있을 뿐이다. 교사들은 이미 이 관습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 관습의 늪에서 스스 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나라 학생들로 하여금 이 관습의 늪에 빠진 결과를 TIMSS(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6)에서 수학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들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개방형 과제를 활용해서 실천하는 수학 수업의 흐름 및 관행들은 김진호(2018), Empson & Levi(2013), Chapin, O'Connor, & Anderson(2013), Kamii(1994)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느 학년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과제를 하나 소개하자면 “오늘의 수 (Today's Number)”를 들 수 있다. 이 과제는 교사가 자신의 학급 학생들이 도전할 만 한 적절한 수를 하나 제시하면 학생들은 이 수가 답이 되는 식을 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사가 “25”를 제시하면, 학생들은 20+5와 같은 식을 구하는 것이다. 2학년 학 생들이 제시할 수 있는 답으로 아래와 같은 것들을 예상해 볼 수 있다.
25+0=25, 24+1=25, 23+2=25, 22+3=25, ...
25-0=25, 26-1=25, 27-2=25, 28-3=25, ...
25+2-2=25, 25+3-3=25, 25-4+4=25, ....
1×25=25, 25×1=25, 5×5×25, 5×4+5=25, ...
25÷1=25, 50÷2=25, 100÷4=25, ...
24.5+0.5=25, ...
좀 더 구체적으로 교사가 이 문제를 제시한 시기가 두 자리 수의 덧셈과 뺄셈을 배 우는 2학년 1학기 초라고 가정해 보자. 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제시한 반응 들은 가능할 것이다. 이 학급에 있는 학습 능력이 우수한 학생은 곱셈과 나눗셈 뿐만 아니라, 소수에 대한 이해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나라 교육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허용하지 않는 경향성은, 수학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개방형 과제를 활용하지 않는 경향성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다름을 인정하면서 수업을 한 다면, 이처럼 개방형 과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수업을 위한 출발점이다. 왜냐하면 그 들에게 적합한 과제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6. 표준알고리듬의 학습
NCTM(1989)이 Curriculum and Evaluation Standards for School Mathematics을 출판하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표준알고리즘의 약화이다(김 연미, 2004). 개혁론자들도 학생들이 표준알고리듬을 학습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포기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통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방식으로는 현재 수학 수업을 통해 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해결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식기반사회 및 지식융합사회 에서 요구되는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Kamii(1994)는 학생들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알고리듬을 스스로 이해해가는 과 정은 학교수학에서 제시하는 표준알고리듬의 학습계열과는 정반대임을 학생들의 지적 자율성을 보장하는 수업을 통해서 밝혔다. 또한, 모든 학생들이 배우는 속도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즉, 학생들이 표준알고리듬을 배우는 속도는 다 다를 수 있다. 이에 대 한 전통주의자들의 근심은 학생들의 이해의 수준이 다른 상태에서, 새로운 수학 내용 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새롭게 학습해야 할 내용을 이해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근심은 이 새로운 학습 내용을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방법으로 동일하게 이해하기를 기대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학습하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로 다른 수준으로 이해할 것을 허 용하는 수업 방식을 허용하는 학습자 중심 수업에서는 그런 근심은 근심 자체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장은 실제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억측이고 개혁론자들의 주장은 발생 가능한 실제이기 때문이다.
Ⅲ. 마무리하며
아마도 있는 그대로의 수학 수업 환경을 인정하면서 수업을 실천에 옮길 때, 좋은
수학 수업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출발점이 잘못되면 당연히 그 수업의 결과도 좋지 못 할 것이다. 본고에서 다룬 그런 환경은 물리적 환경이 아니라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 은 지식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고, 그들의 지적 능력은 모두 다르다”는 인적 환경이다.
지금 현재 이루어지는 다수의 수업들이 이 점을 인정하고 있는지 반성할 때이다. 본 연구자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나 대학원 수업에서 교사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 질문에 대해 부정적으로 대답한다. 본고에서도 다룬 바와 같이 이런 부정적인 반응의 근원은 모든 학습자들이 차시별 학습목표로 대별되는 특정한 내 용을 동일하게 배울 것을 목표로 하는 수업을 실천한다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패러다임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구 패러다임에 익숙한 사람들로부터의 저항이 있다고 Khun(1970)은 말했다. 갈릴레이가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하고 이 주장이 대중들의 보편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기까지 200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구성주 의를 토대로 하는 학습자 중심 수업이 교사 중심 수업을 온전히 대체하는데 조금 더 빠른 기간이 소요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이런 기대는 교사들을 위한 것이 아닌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와는 다른 사회에서 삶을 살아가야 하고, 지식의 반 감기가 매우 빠른 현 시대에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에 기성세대가 익숙한 사회에 필요 한 지식을 이들에게 전수하는 교육은 멈추어야 할 때가 온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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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효과적인 수학 수업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교사들은 국가 교육과정의 철학인 구성주 의를 깊이 이해해야지만 한다. 특히, 이 철학이 교사중심 수업에서 학습자 중심 수업으 로의 패러다임적 전환을 요구하는 철학이라면, Khun이 말했듯이,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 임인 구성주의에 적합한 전문용어들의 의미를 재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새로 운 패러다임의 아이디어들을 실천하는 수업이 구 패러다임에 적합한 수업을 실천에 옮기 는데 활용되던 아이디어들을 여전히 방영하고 있다면 그 수업의 결과는 좋다고 할 수 없 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본 논문은 학습자 중심 수업을 실천에 옮기는데 적합한 몇 가지 중요한 전문 용어들을 재음미한다.
교신저자: 김진호
대구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42411 대구광역시 남구 중앙대로 219 Email: [email protected]
논문투고일 : 2018년 9월 2일 심사완료일 : 2018년 10월 30일 게재확정일 : 2018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