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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 중심 수업의 실천 : 답이 열린 개방형 과제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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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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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orations into Future Education

학습자 중심 수업의 실천 : 답이 열린 개방형 과제를 중심으로

*

김진호 (대구교육대학교)

Implementation of Learner-Centered Instruction: Focused on the open-ended task with several results

Jinho Kim (Daeg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Abstract: It is trivial that intelligent abilities of all students in a classroom are different from each other. Teachers need to reflect this obvious fact when teachers should implement any instruction. To do so, they need to use open ended tasks with several results so that learners can make their own approaches. In this paper, show an example using such a instructional material, 『The Number of Students in Our School』, discussing that the learning goals should be changed from one all students should learn all together to ones that are emergent when learners make activities with the open-ended tasks.

Key words: paradigm shift, changing the meaning of learning goals, open ended task with several results, 『The Number of Students in Our School』

Ⅰ. 들어가기

제 7차 교육과정에서는 이전의 교육과정에서 채택한 철학인 객관적 인식론을 버리고 과감하게 구성주의 철학을 채택하였다. 제 7차 교육과정 이후로 우리나라는 수시개정 교육과정 체제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현재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철학 또한 여전히 구성주의이다. 사실, 국가 교육과정에서 교육 철학을 몇십 년 만에 바꾼다는 것이 가 능하지 않을 것이다. 즉, 구성주의 철학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철 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성주의를 바탕으로 한 교육에서 강조하

* 본 연구는 2018년도 대구교육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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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수업 형태가 학습자 중심 수업이다. 그렇다면, 이 학습자 중심 수업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구성주의 관점에서 수업과 관련된 요소들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학습자 중심 수업을 그 이전의 철학인 객관적 인식론적 관점을 토대로 실천에 옮기려는 교육자들이 여전히 있어서 안타깝다. 객관주의 입장에서도 학습자 중 심 수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Kirshner, 2015).

학습자 중심 수업을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수업을 위해서, 교육관련 종사자들이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바로 구성주의에서 보는 인간의 지식 구성 능력이다. 구성주 의자들은 인간은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있다고 본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초·중·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도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이고, 더 나아가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들도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제 7차 교육과정을 실천하던 초기에 많은 교사들이 학습자 중심 수업을 포 기하고 교사 중심 수업을 실천에 옮긴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즉, 학생들이 수학 지식을 스스로 구성해 가는 수업을 할 때, 교사들은 이들 학습능력이 낮은 학생들도 지식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 의문은 쉽게 해결될 수 있는데 이 해결과 관련해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있다. 칸 트는 모든 인간이 동일한 인식틀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에, 피아제는 모든 인간 은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은 갖고 태어나지만, 이 능력은 성장, 경험, 사회적 상호작용, 평형화를 통해서 인간마다 서로 다르게 발달한다고 하였다. 피아제 의 임상실험을 통한 이 결론을 수용하면, 교실에 있는 여러 학생들의 인지구조는 다 다르고 그 결과로 이들이 동일한 학습 경험을 하더라도 그들이 구성한 구성은 각자 다 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앞서 교사들이 학습능력이 낮은 학생들 때문에 학생들 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는 수업을 실천에 옮기기 어렵다고 한 것은 바로 객관적 인식 론을 토대로 한 이전 교육과정의 전유물이었던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학습 내용(학습 목표)을 학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업을 실천할 때 이들이 중간 수준의 학생들이 이해하기를 기대하면서 설정한 학습 내용을 스스로 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이 들 교사들이 본 수업은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 학습목표로 대변되는 동일한 학습 내용을 학습해야 하는데, 이 학습 내용을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스스로 구성하 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매우 모순된 사실들을 전제로 하고 있다. 먼저, 동일한 학습능력을 갖 춘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 있지 않다. 학생들의 인지적 특성, 정의적 특성 등은 모두 다르다. 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같다고 전제하고 있는 것이 다. 이 다름을 인정, 즉,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수업을 할 때 그 수업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런 점을 반영하여 『2015 개정 초등 수학과 교육과정』(교육부, 2015)은 교수 학습 원칙(p. 233)에서 학습 결손이 있는 학생과 우수 학생을 위한 배려 가 있어야 하고, 교수 학습 방법에 대해 기술하면서(p. 236) “개인차를 고려한 수준 별 수업을 운영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의 수준차를 고려한 수업의 형태로 중·고등학교에서는 능력 별 학급 편성을 통한 수준별 수업을 시도하였지만, 초등학교에서는 학습 능력이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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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생들이 혼합되어 있는 학급 구성을 제 7차 교육과정 이후로 유지하고 있다. 이 런 학급 편성을 혼합능력학급이라고 한다. 사실, 객관적 인식론을 토대로 한 교사 중 심 수업을 실천에 옮길 때도 혼합능력학급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동일한 유형의 학급 편성을 유지하면서 교육 분야에서의 패러다임적 전환(황윤한, 2003)이라고 할 수 있는 교사 중심 수업에서 학습자 중심 수업으로 전환을 꾀하면서 교사들은 다양한 수업과 관련된 요소들에 대해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 교수 중심 수업을 실천에 옮길 때 통용 되던 수업 기법들을 유지하는 수업을 학습자 중심 수업이라고 할 수 없다(김진호, 2018a).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의 지적 능력이 다양한 스펙트럼에 있음을 반영한 수업 자료 인 답이 열려 있는 개방형 과제를 활용한 학습자 중심 수업의 실천 가능성에 대해 탐 색하고자 한다.

Ⅱ. 학습자 중심 수업에서의 학습목표와 개방형 과제

1. 학습목표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이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춘 학생들임을 인정하면서 수업 을 하면, 전통적인 교사 중심 수업의 관점에서 통용되던 교수학습 관행들 중 변화가 있어야 하는 관행들이 대다수인데 그 중의 한 가지인 학습목표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한다. 학습자 중심 수업을 하면서도 교사 중심 수업을 할 때 사용하던 학습목표라는 용어를 여전히 사용한다. 그런데 학습자 중심 수업을 할 때 학습목표와 교사 중심 수 업을 할 때 학습목표는 확연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 Khun(1970)이 패러다임이 바뀌면 구 패러다임에서 쓰이던 용어가 신 패러다임에서도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 용어의 의미 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하였는데, 학습자 중심 수업에서 학습목표라는 용어가 갖는 의 미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교사 중심 수업에서 학습목표라는 용어는 교사가 학생들에 게 전수해 줄 대상이었지만, 학습자 중심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구성해야 할, 즉 학생들이 스스로 이해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하였듯이,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수 업을 하는 학급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학습해야 하는 학습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객관적 인식론을 바탕으로 하는 교사 중심 수업에서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객관적 지식을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학습하는 학습 상황이 나, 사회적 구성주의를 바탕으로 현시대의 전문가들이 학생들이 학습할 가치가 있다고 합의한 지식(이화진, 1999)을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학습할 것을 목적으로 수업을 실천하는 학습 상황은 잘못된 전제(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 학생들을 동일 한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는 지적 인격체로 간주함)를 토대로 수업을 실천에 옮기고 있 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김진호, 2015; 김진호, 김상미, 2013; Kim & Lim, 2018; Kim

& Ye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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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개인차를 고려한 수업(교육부, 2015)을 실천한다고 하면서, 이 학습목 표에 대한 의미 변화 없이 객관적 인식론을 토대로 수업을 할 때 통용되던 의미의 학 습목표를 그대로 인정하는 수업을 실천에 옮긴다는 것은 여전히 학습자 중심 수업을 하지 않고 교사 중심 수업을 하고 있음을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지적 능 력을 갖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천에 옮기는 수업을 할 때, 학습목표는 어떻게 정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이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춘 인격체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수업을 실천한 수업에서, 김진호(2018b)는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은 교사가 수업 자료를 준비하면서 수업 전에 미리 예상하는 내용들도 있 을 수 있지만, 다수의 학습 내용은 교사가 준비한 수업 자료를 가지고 학생들이 활동 할 때 학생들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즉, 교사가 학습자들과 할 수업 자료를 준 비하면서 그 수업 자료를 통해서 학생들이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내용 지식 이 있는가 하면, 교사가 준비한 수업 자료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각 자 다른 인지구조를 활용해 교사가 기대하지 않았던 많은 내용 지식들을 구성해 내기 도 한다. [그림 1]은 『오늘의 수 : 학생이 수 선택하기』라는 수업 자료로 수업을 하 면서 학생들이 각자 수준에서 학습한 내용 지식이다(김진호, 2018b).

한 학급에 있는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춘 학습자들이 모두 이 많은 내용 지식과 역량을 동일하게 학습하는 것이 아니다. 즉,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은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교사가 제시한 수업자료로부터 활동을 하면서 구 성해낸 다양한 수학적 아이디어들을 모두 학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들 다양한 지식들 중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의 수학적 아이디어들을 이해하고, 이해하지 못한 아이디어들은 이후의 수업에 또 다 시 동료 학습자들과 주어진 자료로 수업을 하면서 재차 발현할 것이기 때문에 그때 이

1. 받아올림이 없는 그리고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하기 2. 받아내림이 없는 그리고 받아내림이 있는 뺄셈하기 3. 덧셈의 교환법칙

4. 여러 자리 수의 뺄셈하기 5. 덧셈과 뺄셈의 혼합산 하기

6. 한 가지 답에 여러 가지 풀이 방법이 있음을 이해하기 7. 한 수학 문제에 다양한 답이 있음을 이해하기

8. 모든 경우를 찾기 위해서 동료 학습자들과 협력하기

9. 학생들이 발생시킨 다양한 자료로부터 공통점 찾기 (귀납적 추론)

10. 학생들이 발표하는 동안 발표하는 학생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기 앞 서서 동료 학습자들이 그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추론하기

11. 학생들이 발생시킨 오류들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개념의 올바른 적 용에 대해 이해하기

12. 경청하기

13. “다른 방법으로 한 사람 있어요?”와 같은 발문들을 통해서 모든 학생들 에게 자신들이 구성한 아이디어들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14.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발생시킨 수학적 아이디어들도 다루어 주기

그림 1. 『오늘의 수 : 학생들이 수 선택하기』 수업의 학습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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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하면 된다. 중요한 점은 각 학생들이 각 수업시간마다 저마다의 지적 성장과 발달을 성취하는 것이다. 여기서 『각 학생들』이라고 할 때, 학습능력이 낮은 학생들도 학습 능력이 높은 학생들이 이룬 지적 성장 및 발달과는 다른 정도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지 적 성장과 발달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교사는 수업이 진흙탕을 헤매 는 것과 같은 상황에 빠질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들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 기 위해 교수학습 관행들을 실천해야 한다(Kim & Yeo, 2019).

2. 개방형 과제

학생들이 수학을 학습하기 위해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떤 과제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바처럼,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다름을 인정할 때, 학생들이 마치 동일한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는 양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학습목표를 성취 할 것을 목적으로 개발된 수업 자료를 이들에게 제공해 주는 것은 수업을 위한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다름을 인정할 때, 학생들이 이 다름을 수업 중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교실 문화를 조성하려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수업 자료가 지녀야 하는 다양한 특성이 있지만 특히 다양한 진 입점(entry points)과 다양한 출구점(exit points)이 있는 과제를 제공해야 한다(Yeh, Ellis, & Hurtado, 2017; Watson & Ohtani, 2015). 이 관점이 의미하는 바는, 학생들 의 지적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그들의 지적 능력에 적합한 서로 다른 과제 들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적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제공받는 과제 는 동일한 하나의 과제이지만 이들이 주어진 과제에 대해서 서로 다른 생각으로 활동 을 하고 그리고 서로 다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음을 허용해 주는 과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거의 대부분의 수학 교과서들이 제공해 주는 과제들은 이런 특성을 갖고 있지 못한다. 일반적인 수학 교과서에 있는 과제들에 익숙한 교사들은 진입점과 출구점이 다를 수 있음을 허용하는 과제가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더불어 이런 과제로 수업을 할 수 있는가 등 많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개방형 과 제들 중에서도 답이 여러 가지인 개방형 과제는 진입점과 출구점이 다른 과제이다.

Latterell(2004)도 언급하였듯이, 사실은 모든 수학 문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방형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수학교과서에 포함되고 모든 학생들이 공동으로 함께 동일하게 학습해야 할 대상으로 고정되면서 단 한 가지 절차만을 강조하는 폐쇄형 과제로 다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보자. 27+35를 계산하기 위해서 일의 자리 수인 7+5를 하고 2를 적고 1을 십의 자리에 받아 올림하 고, 십의 자리인 2와 5를 더해서 6을 구하고, 6에 받아 올림한 1을 더해서 6을 십의 자리에 적어서 62라는 답을 구하는 과정을 학생들은 배운다. 그런데, 이 두 자리 수 더하기 두 자리 수의 덧셈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이 한 가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 다. 예를 들어, 27+35=22+5+35=22+40=62로 계산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수학 과제(문제)들은 풀이과정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개방형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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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고 할 수 있고, 이를 허용해 준다면 앞서 언급한 다양한 진입점을 갖고 있는 과제 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개방형 과제는 결국은 결과는 하나로 고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출구점이 다양하지 못하다.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출구점이 다양한 과제이기 위해 서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한 결과가 여러 가지로 산출될 수 있는 개방형 과제이어야 한 다. 수학 교과서에 제공되어 있는 전형적인 결과가 여러 가지인 개방형 과제는 주어진 식에 맞는 문제 상황 설정하기 과제이다. 그런데, 이 상황은 학생들이 주차시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 그 학습한 지식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문제 상황 설정 하기를 수행하는 것이다. 즉, 수학 교과서에서 답이 여러 가지인 문제 상황 설정하기 과제는 학습을 위한 과제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본고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 양한 출구점을 갖고 있는 과제를 통한 수학 학습이라는 관점과는 다른 관점이 반영되 어 있음을 알 수 있다.

3. 진입점과 출구점이 다양한 개방형 과제 : 『우리 학교 학생의 수』를 중심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3-4학년군 곱셈 관련 성취기준(교육부, 2015, p. 219)은 “곱하는 수가 한 자리 수 또는 두 자리 수인 곱셈의 계산 원리를 이해하고 그 계산을 할 수 있다. 곱하는 수가 한 자리 수 또는 두 자리 수인 곱셈에서 계산 결 과를 어림할 수 있다.”이다. 이 성취기준을 반영한 3-1학기 수학교과서의 곱셈 단원 (교육부, 2018)의 주차시의 차시명들은 “(몇십)×(몇)을 구해볼까요(p. 70)”, “(몇 십몇)×(몇)을 구해볼까요(p. 72, p. 74, p. 76, p. 78)”이다. 우리는 이 수업자료 는, 차시명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수학 교과서로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곱셈표준알 고리듬을 모두 함께 동일하게 학습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 수 업 자료로 수업을 한다는 것은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개인차를 고려한 수업 을 한다고 할 수는 없다. 개인차를 고려한 수업을 한다함은 학생들에게 진입점이 다르 고 출구점이 다른 과제를 제공해야 가능하다.

『우리 학교 학생의 수』는 3학년 학생들이 앞서 언급한 3학년 성취기준 중 곱셈과 관련된 수학 내용 및 역량을 학습할 때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다양함을 고려하여 진입 점과 출구점이 다양하게 개발된 과제이다. 이 과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수업을 진행 한다.

1. 학생들과 함께 2학년 때 학습한 곱셈의 의미 및 곱셈구구를 확인한다.

2. 학생들에게 3학년 각 학급의 학생 수를 알려주고 (예를 들어, 24명, 24 명, 24명, 24명) 3학년 학생 수를 구하도록 한다.

3. 각자 구한 방법을 공유하도록 한다.

4. 학생들에게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각 학급의 학생 수를 알려주고, 이 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이 학생 수를 구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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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각자 시도한 방법들을 공유하도록 한다.

6. 학생들에게 각자의 학교를 만들고, 각자 만든 학교의 학생 수를 구하도 록 한다. 이때 한 학급당 학생 수는 두 수로만 제한을 둔다. 학년별 학 급 수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한다.

7. 각자 시도한 방법들을 공유하도록 한다.

위의 『우리 학교 학생 수』라는 과제에서 “2” 활동 국면과 “4” 활동 국면은 명 확하게 답은 정해져 있지만, 학생들이 그 답에 이르는 풀이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활동들의 진입점은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활동들의 결과는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출구점이 하나로 제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6” 활동 국면은 각 학생들이 선택한 학급의 수가 다를 수 있고, 더 나아가 각 학급 당 학생 수는 다르다. 그런 점에서, 이 “6” 활동 국면은 진입점과 출구점이 모두 열 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 학교 학생 수』란 과제는 다양한 진입점과 출구점 을 갖고 있어서 학생들이 저마다의 다른 수준에서 접근 가능하고 이들이 산출하는 결 과물 또한 다를 수 있는 개방형 과제이다.

이 과제로 수업을 진행하는 중 “3” 활동 국면, “5” 활동 국면, “7” 활동 국면 에서 나타날 수 있는 수업 상황을 앞서 진술한 학습목표와 연관지어서 검토해 보도록 한다. “2” 활동 국면, “4” 활동 국면, “6” 활동 국면에서 학생들은 자신만의 방 법으로 시도를 한다. 그리고 “3” 활동 국면, “5” 활동 국면, “7” 활동 국면에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아이디어들을 공유한다. 이때 교사는 공유하기를 원하는 학 생들은 모두 공유하도록 한다. 이 상황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기여하는 모든 아이디어 들의 참 거짓을 판단하지 않고 모두 허용적으로 수용해 주고, 참 거짓에 대한 판단은 동료 학생들이 하도록 중계자 역할을 한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서 이 다양한 아이디 어들 중 자신이 구성한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이 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들은 자신이 이해한 정도에서 이해를 하면 된다. 모 든 학생들이 동료 학생들이 구성해서 기여하는 아이디어들을 모두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이런 이해 상태는 수업이 거듭되면서 성장과 발달을 이룬다.

즉, 이런 학생들의 이해는 한 차시에 하나의 수업 자료로 하나의 지식을 이해하고, 다 음 차시에 또 다른 하나의 지식을 이해하는 분절된 이해의 연속이 아니라, 하나의 인 지구조로서 성장 및 발달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수업을 하면서 교사가 지녀야 하는 학습목표는 각 학생의 인지구조의 성장 및 발달인 것이다.

Ⅲ. 마무리하며

제 7차 교육과정에서 구성주의를 인식론으로 채택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우리나 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교육이 구성주의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할 때이다. 구 성주의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능동적 지식 구성자라고 본다. 이 점을 절대적으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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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반영한다면, 교사가 지식을 전달할 목적으로 설명하는 장면이 없는 대신에 학생들 이 스스로 저마다 다른 수준에서 지식을 각자의 수준에서 구성해 가는 수업이 이루어 져야 한다. 즉, 가르치지 않으면서 가르치는 수업이 되어야 비로서 구성주의에서 바라 보는 인간관이 반영된 수업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본고에 서 살펴본 것처럼,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과제가 진입점과 출구점이 다양한 개방형 과 제이어야 한다. 그러면 당연히 뒤따르는 것은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은 모두 다르므로 그들이 동일한 학습자료(개방형 과제)로 학습을 하더라도 그들이 구성하 는 지식은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즉,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학습해야 하는 고 정된 학습목표를 설정해 두고 그 목적에 맞는 수업 자료와 교수법으로 수업을 진행하 는 수업은 구성주의를 반영한 학습자 중심 수업이 아니라 객관적 인식론을 반영한 교 사 중심 수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객관적 인식론을 토대로 실천에 옮겨지던 교사 중심 수업에서 구성주의를 토대로 실 천에 옮기는 학습자 중심 수업으로의 전환을 우리는 교육 분야에서의 패러다임적 전환 (황윤한, 2003)이라고 한다. 장하석(2014)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사람들에게 전파되기 위해서는 구 패러다임적 사고를 하던 사람들이 사망해야 한다고 한다. 그들이 생존하 고 있는 동안은 두 패러다임간 갈등이 깊어진다. 한편, 집합론을 창시한 수학자 조지 칸토어는 무지보존의 법칙이란 표현을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전파하는데 있어서 기 존 지식체계에 익숙한 기존의 학자보다는 기존 학문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신세대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Kamii(1994)는 천동설에 비 해 새로운 패러다임인 지동설을 일반인들이 인정하는데 200년이 걸렸다고 하면서, 구 성주의를 반영한 수업이 보편화되는데 그 같은 긴 시간이 소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교사 중심 수업에서 학습자 중심 수업으로 패러다임적 전환이 이루어진 교육이 제대 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사 중심 교수법에서 활용하던 다양한 교육과 관련 된 관점들이 제거되어야 한다. 김진호(2018a)는 이와 관련해서 학습목표, 한 차시 수 업 시간, 학생들이 학습할 내용, 교수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한편, 본고에서 시도한 것처럼,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다름을 인정하면서 수업을 할 때, 학생들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과제는 다양한 진입점과 출구점이 있는 개방형 과제 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런 종류의 개방형 과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 라, 학습목표, 학습정리, 연차시 수업 등 수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관점 및 교수 관행들 에 대해서 새롭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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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한 학급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지적 능력은 서로 서로 다르다는 점은 명백하다. 교사들은 어 떠한 형태의 수업을 실천에 옮기더라도 이 명확한 사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 교사들은 답이 여러 가지인 개방형 과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학습자들에게 개방형 과제를 제공해 주면, 학습자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접근을 할 수 있다. 본고에서, 답이 여러 가지인 개방형 과제인 『우리 학교 학생의 수』란 과제를 가지고 실천하는 수업의 예를 보 이고, 이 수업에서의 학습목표에 대해서 논의한다.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다름 을 인정하면서 개방형 과제를 활용하는 수업에서 학습목표는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학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개방형 과제를 가지고 활동을 하면서 발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핵심어: 패러다임 전환, 학습목표의 의미의 변화, 답이 여러 가지인 개방형 과제, 『우리 학교 학생의 수』

교신저자: 김진호

대구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42481 대구광역시 남구 중앙대로 219 대구교육대학교 Email: jk478kim@dnue.ac.kr

논문투고일: 2019년 12월 27일 심사완료일: 2020년 1월 21일 게재확정일: 2020년 1월 22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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