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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어 의식 교육과 다문화 현상의 관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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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_이 연구는 비판적 언어인식의 관점에서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교육의 가 능성을 논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먼저 국어 의식 교육과 다문화 현상의 관련 성을 파악한다. 국어 의식 교육은 언어인식 연구를 기반으로 내용 범주를 마련할 수 있 다. 특히 언어인식의 하위 영역 가운데 하나인 비판적 언어인식은 힘의 관계에 대한 현 상의 이면적 의미를 살펴보는 데 유용하다. 다문화 현상 또한 다수자와 소수자의 힘의 관계가 형성되는 현상이므로, 국어 의식 교육의 범주 가운데 하나로 제시할 수 있다. 다 음으로 비판적 언어인식의 대상으로서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의 유형에 대해 논의한다. 인식 대상으로서의 텍스트는 구조 중심이나 기능 중심의 전통적인 텍스트 분 류법이 아닌, 언중의 의식에 대한 경향성을 바탕으로 제시할 수 있다. 끝으로 다문화 현 상을 다룬 신문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교육 내용으로서 국어 의식의 예를 살펴 본다. 이 연구에서는 신문 텍스트에 쓰인 ‘다문화’ 관련 어휘의 틀을 분석하여 언중이 다 문화 현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예시하고자 한다.

주요어_ 국어 의식, 국어교육, 다문화 현상, 비판적 언어인식,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교육의 가능성 - 비판적 언어인식의 관점을 바탕으로 -

김규훈*

이 논문은 제5회 대구대학교 다문화사회정책연구소의 콜로키움(2019.11.12.)에서 발표한 원고를 수정․보 완한 것이다. 부족한 논의를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토론자 우창현(대구대) 교수님을 비롯한 다문화사 회정책연구소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대구대, 자유전공학부, 조교수, rbgns81@dae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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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이 연구의 목적은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교육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 이다. 특히 비판적 언어인식(critical language awareness)의 관점에서 학습자가 다문화 현상을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국어 의식 교육의 방향을 가늠하고자 한다.

국어 의식은 국어교육의 하위 영역 가운데 문법교육의 태도 교육 내용으로 제 시되어 있다. 문법교육의 태도 교육은 “국어의 가치를 인식하고 국어를 바르게 사용할 때 국어 능력이 효과적으로 향상된다.”라는 명제로 일반화되어 있다(교 육부 2015: 9). 여기서 ‘국어의 가치를 인식’한다는 것은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 놓 인 다양한 국어 현상을 능동적이고 비판적으로 의식하는 차원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김규훈 2019b: 17). 이 연구는 국어 의식 교육이 대상으로 삼은 다양한 국어 현상 가운데 ‘한국 사회의 다문화 현상’을 주목하여 국어 의식 교육의 가능 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측면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국어 의식 교육은 여전히 구체적인 교육 내용이 무엇인지 불분명한 상태에 놓여 있다. 국어 의식과 관련된 연구 담론은 기존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이 지닌 모호성을 비판하는 데 집중해 왔다(김은성 2005; 고춘화 2013; 원진숙 2013; 김 진희 2018). 국어 의식이 언어인식(language awareness)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는 사실이 국어교육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김은성 2018: 18), 언어인 식의 연구 테제를 활용하여 국어 의식의 세부 교육 내용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필 요하다.

둘째, 다문화 국어교육에 대한 연구는 비판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수행되지 못하였다. 비판적 관점의 언어 연구라고 할 수 있는 비판적 언어인식이나 비판적 담화분석(critical discourse analysis)을 적용한 국어교육 연구는 주로 ‘읽기 방 법’을 구현하는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다(김유미 2014; 문종철 2016). 물론 비판 적 언어인식의 관점에서 환경 문제를 조명한 생태언어학(ecolinguistics) 논의가 간헐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힘의 관계(power relations)를 담지한 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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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국어교육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1 다문화 현 상은 다수자와 소수자 간 힘의 관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 관점의 다 문화 국어교육 연구로서 활발히 논의되어야 한다.

이를 고려하여 이 연구는 국어 의식의 범주 가운데 하나로 다문화 현상을 상 정하고,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교육의 가능성을 비판적 관점에서 찾아 볼 것이다. 이는 ‘국어 의식’과 ‘비판적 언어인식’의 학제 간 접점을 이론적으로 파 악하고, 다문화 현상을 비판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국어 의식의 실제를 살펴보는 출발점 논의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국어 의식 교육과 다문화 현상의 관련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국어 의식 교육 내용을 교육과정 내용 체계를 고려하여 범주화하고, 다문화 현 상이 하나의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범주로 제시될 수 있음을 보일 것이다. 그런 다음 비판적 언어인식의 관점을 바탕으로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의 유 형화 논리를 고민하고자 한다. 국어교육에서 논의된 텍스트 유형을 간략히 정리 하고 언중의 의식을 반영한 텍스트 유형 제시가 필요함을 언급할 것이다. 마지 막으로 실제 소통되는 텍스트를 분석하여 교육 내용으로서 국어 의식의 예를 보 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다문화’ 관련 어휘가 사용된 신문 텍스트에 대한 비판적 담화분석을 통하여, 언중이 다문화 현상을 인식하는 방식의 예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1 다문화 국어교육에 관련된 연구 가운데 다문화 학습자에 대한 모국어 학습자의 인식을 다룬 논의가 부 족하다는 점 또한 비판적 관점의 국어교육 연구의 필요성을 강화한다. 이러한 다문화 국어교육 논의 는 상호문화주의(inter-culture)를 중심으로 한 다문화 연구와 관련이 깊다. 정영근(2006: 31)은 다문 화가 여러 문화들의 병존을 지칭하는 표현인 반면, 상호문화는 문화들 사이의 연관성 특히 상호작용을 드러낸다고 한 바 있다. 오영훈(2009: 29)는 독일의 사례를 바탕으로 상호문화 이해 교육의 도입 필요 성을 논의하였다. 원진숙(2008: 276)은 다양한 소수 문화와 평화로운 공존이 다문화 국어교육의 방향 이어야 한다고 하였고, 김혜영(2012: 266)은 국어교육에서 관찰과 성찰을 통한 다양한 문화에 대한 상 호작용의 노력이 필요함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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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어 의식 교육과 다문화 현상의 관련성

1) 언어인식 기반 국어 의식 교육의 내용 범주

다문화 현상에 관한 언중의 인식 문제는 국어교육학에서 심도 있게 살펴보아 야 한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국어가 지금, 여기의 사회문화 현상과 밀접한 관계 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이미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인바, 다 문화 현상이 국어로 어떻게 표상되어 대중의 심리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일은 국어교육에서의 비판적 언어 연구로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언어 표현과 의도성 탐구’에 관한 논점으로 초점화된다. 우 리가 표현하는 언어, 다시 말해서 표현자가 선택하는 어휘나 문법은 사회문화적 현상을 어떻게 재현해 낼까? 표현자가 아무리 현상을 객관적으로 표현한다고 할 지라도, 표현된 언어에는 모종의 의도(intentions)가 담겨 있기 마련이다. 현상에 관한 언어적 표상체인 텍스트는, 그 어떤 것이라고 하든지 표현자의 의도에 의해 텍스트 표면에는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의미가 생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언어 표현과 이면의 의도를 살피는 작업은 ‘언어인식(language awareness)’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언어인식은 모어 화자가 표현된 언어에 의도 적 주의를 기울이는 일련의 정신 활동을 말한다(Bolitho et al. 2003). 이러한 언 어인식이 국어교육학에서 개념화된 것이 바로 ‘국어 의식’이다.2 언어인식 개념 과 교육 요소를 바탕으로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범주를 제시하면 아래 <그림 1>

과 같다.

<그림 1>은 언어인식과 국어 의식의 관련성을 바탕으로 국어 의식 교육의 내 용 범주를 제시한 것이다. 일단 언어인식의 개념은 ‘기능적’인 측면과 ‘비판적’인 측면으로 구분된다. 기능적 언어인식은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언어인식으로서

2 ‘국어 의식’의 개념이 국어교육학계에서 아직 분명하게 설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참고로 현행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국어 의식을 ‘국어의 가치를 인식하고 자신의 국어 생활을 성찰’하는 차원 으로 언급하고 있다(교육부 2015: 116). 여기서 가령 국어의 가치를 인식한다는 것에 대한 관점이나 방 법이 명확히 제시되고 있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국어 의식은 언어인식과의 관 련성 속에서 논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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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 화자가 사용된 언어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서 그 이면을 살피는 일련의 활 동을 말한다. 비판적 언어인식은 언어인식과 관점을 공유하되 특히 언어와 사회 적 맥락 사이의 관계에 집중한다. 이는 언어를 중립적인 대상으로 기술하지 않고 힘의 관계가 나타나는 정치적인 대상으로 본다는 점을 전제한다(Clark & Ivanić 1999: 66). 그래서 비판적 언어인식은 특정 현상에 관한 대중의 인식이 특정한 텍스트를 통해 어떠한 경향성을 보이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언어인식의 교육적 실천은 원자적(atomic) 접근이 아닌 텍스트 중심의 총체적 (whole) 접근을 중시한다.3 위 <그림 1>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텍스트의 의미를 구성하는 언어적 특징을 탐구하고, 텍스트가 표출하는 가치나 태도에 대응하며, 텍스트가 당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어떤 힘의 관계를 드러내는지 파악하는 과 정이 중시된다. 이는 텍스트가 어떤 이념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 언어인식 연구의 궁극적 도달점임을 말해 준다. 이와 관련하여 Bolitho et al.(2003: 256-257)에서는 언어인식 교육은 텍스트의 사회-정치적 이념에 관한 다양성(diversity)의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국어 의식 교육은,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를 고려할 때, ‘인지, 정 의, 실천’의 범주로 교육 내용을 설정할 수 있다. 곧 위 <그림 1>과 같이, ‘텍스트

3 언어인식의 교육적 적용은 언어에 대한 원자적 접근을 반대한다(Bolitho et al. 2003: 253). 다시 말해 서 언어를 부분으로 쪼개는 접근, 가령 텍스트의 맥락과 무관한 문법이나 어휘 각각을 부분적으로 다 루는 교육의 방향을 비판한다.

언어인식

국어 의식 교육의 내용 범주

개념 교육 요소

• 기능적: 모어 화자가 언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서 판 단하는 표현 의도 이해

• 비판적: 언어와 사회적 맥락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언어가 세계를 어떻게 표상 하는지를 탐구

▶ 텍스트의 의미를 구성하 는 언어

▶ 텍스트가 나타내는 가치 나 태도

▶ 텍스트에 숨은 힘의 관계 와 텍스트가 재생산하는 이념

• 인지: 텍스트에 사용된 문법과 어휘 관찰과 이해

• 정의: 텍스트의 관점에 대한 태 도 파악

• 실천: 텍스트에 반영된 힘의 관 계에 대한 인식

그림 1. 언어인식 기반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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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사용된 문법과 어휘의 관찰과 이해’를 인지적 교육 범주로, ‘텍스트의 관점에 따른 태도 파악’을 정의적 교육 범주로, ‘텍스트에 반영된 힘의 관계에 관한 인식’

을 실천적 교육 범주로 설정할 수 있다. 이들 교육 범주는 국어과 교육과정에 언 급된 국어 의식 관련 성취기준(교육부 2015)4에 따라 보다 세부적인 내용 범주와 대상 텍스트 유형에 대해 고민하도록 이끈다.

2)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교육의 내용 요소

국어 의식의 교육 대상으로서 텍스트 가운데에는 소위 ‘의도적인 의도성’의 분 석이 필요한 대상이 존재한다. 이들 텍스트는 힘의 관계에 관한 내용을 담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언어의 생태학(ecology of language)에서는 언어 현상이 마 치 생태계의 순환 규칙과 마찬가지로 사회문화적 현상 간의 충돌과 화해가 나타 나는 생태적 현상이라고 한 바 있다(Haugen 1972). 언어의 생태학에서 특히 주 목해야 하는 의제는 이질적인 집단이 어떻게 언어적으로 상생할 것인지에 관한 현상이다. 국어교육에서 시의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현상은, ‘남북한 국어 사용, 스마트 시대의 소통, 환경의 지속가능성 문제’, 그리고 ‘다문화 현상’ 등이다(교육 부 2015: 65). 이들은 국어교육의 비판적 연구에 관한 주요 의제라고 할 수 있다.

다문화 현상과 국어 의식 교육의 관련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성립된다. 다문화 현상을 자국어 텍스트에서 표상하는 방식과 텍스트 생산자의 의도성 여부를 분 석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5 그것은 다문화 현상이 자국어 텍스트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상되는지에 따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자 국인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다문화(multi-culture)’라는 단어

4 각각의 성취기준 원문은 다음과 같다. “[9학년 국어] 통일 시대의 국어에 관심을 가지는 태도를 지닌다 (교육부 2015: 51).” “[12학년 언어와 매체] 자신의 국어생활에 대해 성찰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태 도를 지닌다(교육부 2015: 116).”

5 ‘다문화 언어(국어) 현상’이라는 개념은 중의적이다. 하나는 다문화 화자와 자국어 화자 사이의 언어 소 통의 문제에 관한 것을 가리키고, 다른 하나는 다문화 현상을 자국어 텍스트에서 어떻게 표상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가리킨다. 전자는 한국어 교육(외국어 및 제2언어)의 주요 화두이고, 후자는 국어학 및 국 어교육의 주요 화두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다문화 현상을 자국어 텍스트에서 표상하는 방향에 따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자국인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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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배태하는 틀(frame)과 ‘상호문화(inter-culture)’라는 단어가 배태하는 틀은 상이하다(Pang 2001). 이처럼 어떤 어휘가 해당 국가에서 지배적으로 선택되는 지에 따라 그 사회에서 다문화 현상을 다루는 정책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국어 의식 교육에서 다문화 현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앞의 [그 림 1]에서 살펴본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범주를 바탕으로 다문화 현상을 대입하 여 교육 내용 요소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범박하게나마 이를 제시하면 아래 <표 1>과 같다.6

<표 1>은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요소를 제시해 본 것이다.

앞의 [그림 1]에서 언급하였듯이 언어인식 기반의 국어 의식 교육은 학습자가 국 어 현상에 관한 다양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을 중심 내용 범주로 삼는다. 다양 한 사회문화 현상 가운데 하나인 다문화 현상은 ‘다문화 현상의 이해와 국어 사 용 분석’, ‘다문화 현상에 관한 민감성과 태도의 함양’, ‘다문화 현상에 담긴 사회 적 힘의 관계 인식’이라는 내용 요소를 갖는다. 이들 내용 요소는 학습자가 다문 화 현상이 무엇인지, 특히 그 현상에서 어떠한 국어 사용이 보이는지를 인지적으 로 탐구하고, 그 과정에서 다문화 현상에 관심을 기울여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그 현상에 관해 주체적 태도를 형성하는 정의적 측면을 중시한다.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학습자가 다문화 현상에 담긴 불균형한 힘의 관계를 들춰내고 이를 개 선하기 위한 실천을 강구해 나가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이와 같은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요소에 관한 실질적인 교수-학습 자

6 여기서 제시한 <표 1>은 김규훈(2019b: 17)에서 제시한 언어인식 기반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범주를 이 연구의 맥락에 따라 적용한 것임을 밝혀둔다. 국어 의식의 범주, 더 나아가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의 내용 요소에 대한 선행연구가 부족한 상태인데, 앞으로 국어 의식의 내용 범주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표 1.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 요소

내용 범주 내용 요소

인지 정의 실천

국어 현상에 관한 다양성

다문화 현상에 관한 이해와 국어 사용 분석

다문화 현상에 관한 민감 성과 태도의 함양

다문화 현상에 담긴 사회적 힘의 관계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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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와 활동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때 <표 1>에서 언급한 다문화 현상은 국어교육에서 텍스트에 표상되어 있고, 학습자는 그러한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국어 의식을 함양해 간다. 이러한 점에서 텍스트의 비판적 수 용 과정에서 발현되는 학습자의 능력과 비판적 수용의 대상인 텍스트의 특성을 확인해야 한다. 비판적 언어인식과 텍스트 유형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 보도록 하자.

3. 비판적 언어인식 대상으로서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

1) 비판적 사고와 비판적 언어인식의 관련성

텍스트의 비판적 수용 과정에서 발현되는 학습자의 능력은 국어교육에서 고등 사고력의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다. ‘비판적, 창의적 사고’는 텍스트의 수용과 생 산에 작용하는 학습자의 국어 능력으로 중시되어 온 것이다. 이를 고려하여 여기 에서는 비판적 사고를 살피되, 국어 의식의 논점에서 비판적 언어인식과의 관련 성을 파악해 보기로 한다.

비판적 언어인식 연구는 언어가 이념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전제 로, 영국의 언어학자 노먼 페어클로(Norman Fairclough)를 중심으로 1980년대 초반부터 언어 속에 든 이데올로기 분석을 목적으로 개진되었다. 비판적 언어인 식 연구는 기본적으로 언어가 세계를 표상하며 사회적 구조를 반영한다는 입장 을 취하고 있다(Ali 2011: 30). 그래서 특정 사회의 언어 사용 모습을 분석적으로 살펴보면 해당 사회의 다양한 현상이 지닌 이념적 특성을 살펴서 궁극적으로 해 당 사회의 언중이 지닌 의식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을 비판적 언어인 식 연구는 전제한다.

비판적 언어인식은 사회적 힘의 관계에 대한 불균형성을 판단하고 실천하 는 능력(competence)으로 정의된다. 그것은 언어를 중립적 의사소통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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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아닌 사회적 실천(social practice)의 도구로 보며, 언어 행위는 사회적 실천의 한 종류로 여긴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특히 힘의 관계, 가령 사회적 변인(social variables)(지역, 세대, 계층, 성별, 문화, 정치 등)에 따른 갈등의 현상이 촉발되 는 중요한 매개체가 ‘언어’라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비판적 언어인식은 정치 담 화나 사회 담화를 특히 주목한다(김병건 2016; 백선기 외 2010; 이재선 2015).

그것은 언어와 삶의 관계를 역동적으로 실현하는 ‘매개체로서의 언어’에 주목하 여, 그 언어의 이면을 들여다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비판적 언어인식은 일종의 능력으로서 언어가 그려내는 세상사를 바라보는 관 점 내지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비판적 언어인식은 국어교육에서 꾸준히 강조되어 온 학습자의 능력으로서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와 밀 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델피 보고서(Delphi Report)에 따르면, 비판적 사고란 해석, 분석, 평가 및 추 론을 산출하는 의도적이고 자기 규제적인 판단이며, 동시에 그 판단에 대한 근 거가 제대로 되어 있는가와 개념, 방법론, 준거, 맥락의 측면들을 제대로 고려하 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을 산출하는 의도적이고 자기 규제적인 판단이다(Facione 1990: 2). Lipman(2003; 박진환 외 역 2005: 70)은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 진술 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확장적 사고, 생각의 정당화를 위한 체계적인 탐색이 비 판적 사고의 구인이라고 하였다. 홍병선(2011: 454)는 비판적 사고와 반성적이 면서도 능동적인 사고로서, 주어진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조망을 통한 분석과 평 가를 토대로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사고라고 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비판 적 사고는 어떤 현상의 표면과 이면을 복합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상 을 통찰(insight)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교육에서 비판적 사고는 중핵적 교육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되어 있다.

그것은 국어교육이 텍스트의 수용과 생산, 앞서 언급하였듯이 텍스트의 비판적 수용과 창의적 생산을 핵심 명제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교육부 2015: 4). 이 런 점에서 비판적 언어인식은 학습자의 비판적 사고의 함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 으며, 실제 교육 내용으로 구성될 때 텍스트의 비판적 수용 과정과 세부적으로 연계되어야 함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국어 의식’이라는 교육 또한 선언적인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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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교육으로서가 아니라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의적 자질이 발현되는 것으로서 위상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2)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의 유형화 논리

국어교육이 텍스트를 중심으로 국어 현상을 교수-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 하였기에,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에 대한 유형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 다. 그런데 이러한 텍스트 유형화는 전통적인 언어학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그대 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텍스트 유형화의 기준이 텍스트의 언어적 특질이 아니라 언어 사용자의 인식적 범주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김봉순(2010: 177-192)에서는 텍스트언어학을 바탕으로 텍스트 분류법을 제 시하고 각각의 국어교육적 의의와 한계를 살피고 있다.7 이를 아래 <표 2>로 살 피면서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의 유형화에 대한 접근 방법을 고민해 보 도록 하자.

<표 2>는 텍스트언어학을 중심으로 한 텍스트 분류법의 개념을 제시하고 그 국어교육적 의의와 한계를 밝힌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전통적인 텍스트 분류법

7 참고로 김봉순(2010)에서는 아래 <표 2>에서 제시된 ‘기능 중심, 구조 중심, 장르의식 중심 분류’와 더 불어 ‘이원론적 분류, 국어교육의 기존 분류’를 언급하고 있다.

표 2. 텍스트 분류법과 국어교육적 의의 및 한계

분류법 개념 국어교육적 의의 국어교육적 한계

구조 중심

텍스트의 심층적 구조나 표층적 구조를 중심으로 한 분류

텍스트 내적인 특성이기에 텍스 트에 대한 주요 지식을 제공하는 데 적합함.

구조의 개념이 아직 검증되지 않 고 있고, 텍스트의 외적인 요인에 종속적임.

기능 중심

텍스트의 기능에 따른 분류(특히 기본 기능과 화행 기능)

텍스트를 광범위하게 포괄하여 직관적으로 유형을 판단하게 할 수 있음.

텍스트 외적인 상황에 의존하므 로 엄밀히 말해 텍스트 분류라고 하기 어려움.

장르 의식 중심

언어 사용자의 의식 속 에서 존재하는 텍스트 유형을 찾아 정리하는 방법

집단이 공유하는 특정 양식의 텍 스트를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실 제적인 문식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

텍스트 범주 분류의 일정한 수준 이나 체계가 불규칙적이어서 일 정하게 범주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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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구조 중심’과 ‘기능 중심’으로 대별된다. 구조 중심의 텍스트 분류는 텍스트의 표층 구조와 심층 구조에 따른 분류이다. ‘서사, 설명, 논증’ 등과 같이 분류되는 방식을 가리킨다. 기능 중심은 텍스트가 지닌 화행적 기능에 의거하는 경우에 해 당한다. ‘정보 전달, 설득, 친교’ 등과 같은 의사소통의 성격에 따라 텍스트가 분 류된다. 이들 구조 중심과 기능 중심의 텍스트 분류는 텍스트가 본질적으로 지닌 내·외적 성격에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위 <표 2>에 제시된 국어교육적 의의에서 볼 수 있듯이, 구조 중심 분류법은 텍스트에 ‘대한’ 내적 구조의 지식을 파악하는 데에, 기능 중심 분류법은 참여자가 텍스트 운용의 주체이므로 ‘직관적 으로’ 텍스트의 유형을 파악하는 데에 유용하다.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의 경우, 이와 같은 구조 중심이나 기능 중심의 전통적인 텍스트 분류법에 따라 접근하는 것보다, 위 <표 2>에 제시된 ‘장르 의식 중심’의 분류법이 보다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다문화 현상에 대해 언중 이 지닌 ‘국어 의식’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위 <표 2>의 국어교육적 한계에서 명시된 것처럼 텍스트 분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집단의 의식이 다채롭기 때문에 위에서 살펴본 구조 중심이나 기능 중심의 텍스트 분류법과 같이 텍스트 자체의 특성에 따라 구분되는 범주가 아닌 것이다. 그 대신 집단의 의식은 일정한 경향 성(tendency)을 띤다는 점에서,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장르 및 의식 중심의 텍 스트 유형화에 대한 적용을 시도할 수 있다.

한편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의 유형 설정은 텍스트의 양식(mode)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언중의 의식에 대한 경향성이 생동하는 대상이 매체(media)에 의해 소통되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매체 텍스 트는 그 형태가 무엇이든지 간에, 시공간을 뛰어 넘고, 댓글이나 게시판과 같은 공론장을 수반한다. 가령 인터넷 신문 기사와 같은 매체 텍스트의 경우, 기사의 본문에 나타난 기자의 의도와 기사의 댓글을 통해 드러난 대중의 의도가 부합하 거나 상충하는 모습이 잠재되어 있다.

더욱이 비판적 언어인식은 텍스트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의 과정에서 다 양한 참여자의 의식을 파악하기 위한다는 학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런 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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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비판적 언어인식의 연구는 주로 매체(media)의 형태로 제작된 텍스트를 대상 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Fairclough(1995; 이원표 역 2004: 7)에서는 대중매체 텍스트 의 언어에 대한 분석이 대중매체 생산물(output)과 관련된 다음 세 가지 문제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보여준다고 하였다. “첫째, 세계(사건, 관계 등)가 어떻게 표 현되는가? 둘째, 프로그램이나 이야기에 관련된 사람들(가령, 기자, 시청자, 언 급되거나 인터뷰를 당하는 ‘제 삼자들(third parties)’)을 위해서 어떤 정체성이 설정되는가? 셋째,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설정되는가(가령, 기자 와 시청자, 전문가와 시청자, 또는 정치인과 시청자 관계)?” 이들 각각은 ‘표현 (representations), 정체성(identities), 관계(relations)’의 문제로 지칭되며, 모든 텍스트의 모든 부분은 동시에 표현하고, 정체성을 설정하며, 관계를 설정한다고 하였다.

결국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에서 ‘매체’라는 양식을 주요 대상으로 상 정하는 일은, 학습자가 다문화 현상을 보고 어떠한 정체성을 형성할 것인지의 문 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그저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 트를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을 갖추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가 표상된 다문화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균형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갖추어 가는 일이 중 요하다.

이와 같이 장르-의식 중심의 텍스트 유형과 매체와 같은 텍스트 양식을 동시 에 고려하는 일은 국어 의식 교육에서 새로운 텍스트의 개념화가 요청된다는 사 실을 방증한다. 물론 이 작업은 앞서 김봉순(2010)에서 확인하였듯이 국어교육 용 텍스트의 개념에 관한 인접학문의 다양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일임은 틀림없 다. 더욱이 언중의 의식에 대한 경향성을 파악하는 일은 지금까지는 불가능하다 고 여겨졌던 영역이기도 하다.8 그럼에도 국어교육에서 국어 의식은 결국 텍스 트에 각인된 언어적 흔적(trace)으로부터 언중의 의식을 살피는 과정에서 그 교

8 빅데이터(big data)의 축적은 언중의 의식이 어떠한 경향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수행되고 있는 포털 사이트의 댓글을 통해 여론의 경향성을 파악 하는 일이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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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적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문화 현상에 대해 언중이 어떠 한 방식으로 인식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예를 실제 텍스트로부터 추출해 보기로 한다.

4. 신문 텍스트의 비판적 분석과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의 예

1) 신문 텍스트를 대상으로 한 비판적 담화분석의 적용

신문 텍스트는 다문화 현상을 시의적으로 표상하는 텍스트 가운데 하나이다.

신문 텍스트는 신문사, 텍스트 생산자, 대상 다문화 현상, 소비자로서의 누리꾼 (특히 댓글 작성자) 사이의 긴장 관계 속에서 생산, 유통 및 소비된다. 특히 하나 의 다문화 현상이라도 다른 관점에서 보도하는 여러 편의 신문 텍스트를 비교 · 분석하는 작업은 상호텍스트성을 바탕으로 특정 집단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어 떻게 드러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신문 텍스트는 ‘표제’와 ‘전문’에서 특정한 어휘 사용을 통해 해당 텍스트 가 배태하는 지배적 이미지를 전달하려는 성격이 강하다(유선영 2001). 그것은 비교적 짧은 지면을 할애한 신문 텍스트의 유형적 속성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특정 신문사마다 동일한 현상을 달리 해석하는 관점을 이른바 ‘지배적 어휘’

를 통해 나타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신문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 석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어휘의 문제에 초점을 두어 그 이면의 의미를 살피는 일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연구는 신문 텍스트의 비판적 분석을 위해 ‘비판적 담화분석’의 분석 틀을 활용하고자 한다. 그것은 비판적 담화분석이 위에서 언급했던 어휘를 비롯한 언 어적 특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해당 텍스트가 발현하는 가치와 이념을 들여 다보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판적 담화분석이 앞 장에 서 살펴보았던 비판적 언어인식의 함양을 위한 방법론이라는 사실은(Faircl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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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비판적 언어인식 관점의 국어 의식에 대한 수행적 교육 내용을 가늠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비판적 담화분석은 담화분석 연구를 비판적 관점으로 수행한 것이다. ‘담화’는 언어의 최상위 단위이자 사회적 실천의 한 형식이며(Fairclough 1995; 2013), 담 화를 ‘분석’하는 작업은 담화 내의 언어적 표현과 사회문화적 맥락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일이다(이원표 2001). 이를 ‘비판적으로’ 수행한다는 것은 텍스트 내의 언 어 표현이 지니는 표면적 의미뿐만 아니라 맥락에 의해 해석 가능한 이면적 의미 를 파악한다는 것이다(Van Dijk 2009). 이처럼 비판적 담화분석은 텍스트가 배 태하고 있는 중층적인 의미를 분석하는 담화 연구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비판적 담화분석은 ‘텍스트’, ‘담화 관행’, ‘사회문화적 관행’

의 차원에서 텍스트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이루어진다(Fairclough 1992, 1995;

2013). 텍스트 차원의 분석은 언어학적 분석을 아우르는 것으로, 분석하고자 하 는 텍스트의 이데올로기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언어학적 요소(문법, 어휘, 텍스 트 구조 등)를 포착’하는 작업이다. 담화 관행 차원의 분석은 텍스트가 생성되고 사회적으로 배포되는 방식 및 그것이 수용되는 과정 등과 같은 텍스트의 생산과 유통 및 소비 과정의 다양한 측면들이 텍스트와 상호작용하면서 생산된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이다. 사회문화적 관행 차원은 담화가 생산되는 세계가 속한 사회 구조나 제도가 담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를 구성해 나가는지 읽어 내 는 과정으로, 담화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며 그렇게 구성된 담화가 다시 사 회를 구성해 내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Fairclough 1992: 92- 97; 최윤선 2014: 29-30).

이들 세 차원에서의 텍스트 분석은 다음 <표 3>과 같은 분석 요소를 통하여 이

표 3. 비판적 담화분석의 분석 요소 예(Fairclough 1992)

분석 차원 분석 요소

텍스트 타동성, 초점 문장, 양태, 어휘의 의미, 어휘 선택, 은유 등

담화 관행 상호담론성, 텍스트 연쇄, 일관성, 응집력, 담화 행위 조건, 가정과 전제 등 사회문화적 관행 담화행위의 전형성, 담화 질서와 체제, 담화의 이데올로기 및 정치적 효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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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진다(Fairclough 1992: 97).

<표 3>에서 볼 수 있듯이, 비판적 담화분석은 ‘텍스트, 담화 관행, 사회문화적 관행’ 차원에서 ‘언어적, 의미적, 사회적’ 요소에 의해 분석 작업을 수행한다. 텍 스트 차원의 언어적 분석 요소는 단어, 문장 차원에서 표현자의 의도성이 어떠한 문법적, 어휘적 자질에 의해 내포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언어적 분석 요소는 담화 관행 차원의 의미적 분석 요소를 해석하기 위한 바탕이 된다. 즉 텍스트에서 특정한 의미가 구성되는 것이 언어적 요소에 의해 이루어진 다는 점을 포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화 관행 차원의 의미적 분석 요소는 위 <표 3>에서 언급된 담화 행위 조건과 같이, 텍스트의 의미 구성에 관여한 참여자, 그 리고 텍스트를 둘러싼 맥락의 관련성을 복합적으로 파악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 으로 사회문화적 관행 차원에서 해당 담화가 지닌 전형성, 담화의 질서와 체제, 더 나아가 담화가 표출하는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효과 등의 인식이 가능해진다.

이 연구는 이와 같은 비판적 담화분석의 분석 요소 가운데 텍스트 차원에서

‘어휘 선택’으로 한정한다. 곧 어휘 선택에 의해 달라지는 담화의 의미와 이를 기 반으로 현상된 사회문화적 관행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때 어휘 선택은 해당 어휘 가 지닌 기본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그러한 어휘가 선택됨으로써 텍스트 수용자 로 하여금 특정한 행동유도성(affordance)을 유발하는 틀짓기(framing) 양상을 해석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Goffman(1974: 11-12)에서 언급하였듯이, 언중은 틀짓기를 통해 현상에 대한 인식과 인식의 지속성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 연구는 다문화 현상을 다룬 신문 텍스트의 비판적 담화분석에 어휘의 틀 분석을 연계하여 분석 방향을 설정하고자 한다. 비판적 담화분석과 틀 이론의 상관성은 Hope(2010)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pe(2010)은 ‘기후 변화(climate change)’9에 관련된 정치 담화를 틀짓기 양상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기 저 이론으로 Minsky(1975: 212)를 소개하고 있는데, ‘틀 체계(frame systems)’라

9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도 다문화 현상과 같은 힘의 관계가 나타나는 중요한 비판적 언어인식의 의제이다. 참고로 Giddens(2009: 12)에서는 기후 변화 정책의 경우 대중에게 기후 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보다 에너지 효율에 대한 민감성을 언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면서, 대중이 기후 변화를 어떻게 인식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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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개념이 담화의 의미 구성에 작용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10

누군가 새로운 상황을 마주할 때, 그는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틀(frame)’이라고 불리는 상당한 구조를 선택한다. 틀은 필요할 때 세부 사항을 변화해 가면서 실 재에 적합하도록 채택되어 일련의 체제로 기억되어 있다. (…) 하나의 ‘틀’은 정 형화된 상황을 대표하는 데이터-구조와 같다는 점에서, 틀을 노드와 그들 간 관계의 네트워크로 간주할 수 있다. (…) 그래서 관련이 깊은 틀의 집합한 한데 모여서 하나의 ‘틀 체계(frame systems)’를 이룬다(Minsky 1975: 212).

위에서 볼 수 있듯이, 틀은 한 사람의 경험에 대한 총체적인 개념(concept) 의 덩어리이다. 유사한 경험이 모여 특정 상황에 대한 판단의 준거가 되듯이, 틀 은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틀 체계’를 이룬다. 보다 구체적으로 Minsky(1975:

223)에서는 틀 체계가 텍스트의 분석 과정에서 중요한 위상을 지닐 수 있다 고 하였다. 그것은 텍스트는 중심 내용을 기억나도록 유도하는 ‘주제적 상위 틀 (thematic super-frames)’과 그 주제 형성에 간여하는 무수히 많은 ‘하위 틀(sub -frames)’의 결합으로 분석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틀은 텍스트의 의미를 구 성하는 실체적 자질이라고 할 수 있는 ‘어휘(lexicon)’에 배태되어 있다. 김규훈 (2019a: 7)에서 논의하였듯이, 어휘는 틀을 촉발하며, 촉발된 틀은 텍스트의 텍 스트적 자질과 결합하여 독특한 주제적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일련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문화 현상을 다룬 신문 텍스트의 비판적 분석 방향 을 어휘의 틀을 중심으로 삼아 아래와 같이 설정하고자 한다.

• 텍스트: 신문 텍스트에 사용된 중심 어휘의 틀 분석

10 아래 인용문에 대한 원문은 다음과 같다. “[w]hen one encounters a new situation... one selects from memory a substantial structure called a frame. This is a remembered framework to be adapted to fit reality by changing details as necessary. / A frame is a data-structure for representing a stereotyped situation... We can think of a frame as a network of nodes and relations. / Collections of related frames are linked together in frame systems(Minsky 1975: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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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화 관행: 어휘의 틀이 부각하는 신문 텍스트의 의미 이해

• 사회문화적 관행: 신문 텍스트가 배태한 사회적 힘의 관계 인식

2) 신문 텍스트의 ‘다문화’ 관련 어휘에 나타난 국어 의식의 예

‘다문화’는 다문화 현상을 나타내는 기본 용어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이 용 어 사용에서조차 언중의 서로 다른 의식의 면면이 드러난다. 여기에서는 신문 텍 스트에 쓰인 ‘다문화’ 관련 어휘에 주목하여 교육 내용으로서 국어 의식의 한 예 를 살피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문화 현상에 대한 힘의 불균형성이 보이는 두 신 문 텍스트를 선정하였다. 이들은 기사와 칼럼으로 각각의 표제를 제시하면 아래 와 같다.

㉮ 기사 표제: ‘외가는 남성 중심 표현 … 혼혈아·다문화는 배타적 용어’, 국민 일보(2019.10.09.)

㉯ 칼럼 표제: ‘다문화’라는 용어의 그늘, 재외동포신문(2019.09.24.)

‘㉮’는 사회에서 남용되고 있는 배타적 용어를 지적하면서 다문화 현상을 드러 낸다. 밑줄 친 ‘배타적 용어’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혼혈아나 다문화가 부정적 의 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틀을 추론할 수 있다. ‘㉯’에서는 밑줄 친 부분과 같이 의도 적으로 ‘그늘’이라는 단어를 노출하여 ‘다문화’라는 용어가 자칫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신문 텍스트의 본문에서 ‘다문화’라는 표제에 관련된 다른 어휘들이 어떠 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마찬가지로 ‘텍스트(어휘의 틀) - 담화 관행(틀이 부각하는 의미) - 사회문화적 관행(텍스트에 배태된 사회적 힘 의 관계)’의 구도를 적용하여 본문을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와 ‘㉯’에서 ‘다름 의 가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다.11

11 아래 제시된 신문 텍스트의 비판적 분석, 특히 특정 단어의 틀 인식은 필자가 책임자로 있는 연구팀에 서 숙의한 결과이다. 틀짓기 양상을 분석하거나 비판적 담화분석을 기술하는 일은 모두 일정한 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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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국인을 차별하는 표현도 은연중에 쓰이고 있다. 정씨는 “기자촌에서 여성운 동을 하다 만난 혼혈인들은 영어로 ‘하프 퍼슨(Half-Person·반반 섞였다는 의 미), 한국어로 ‘혼혈아’로 불린다”며 “완전한 인간이 아니거나 아동으로만 취급 당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1)’에서 밑줄 친 부분을 보면 ‘혼혈아’를 지칭하는 영어 ‘하프 퍼슨’은 ‘혼합 의 틀’을 촉발한다. 이 ‘혼합의 틀’은 순수한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마치 둘 이상 의 물질이 섞여 있는 것과 같은 의미를 쉽게 발산한다. 이로 인해 혼합의 틀이 강 한 ‘하프 퍼슨’이라는 용어는 위의 텍스트에서 ‘인간성을 훼손한다는’ 내지 ‘순수 한 인간이 아니라는’ 수행적 맥락을 지니게 된다. 이는 인종주의가 지닌 차별성 과 다르지 않다. 결국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다름’으로 인정하지 않고 ‘틀림’으 로 차별하고 배척하는 인식의 경향을 추론할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은 학습자에게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을 함양함에 있어 ‘다름의 가치’를 인정할 줄 알아 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이러한 다름의 가치는 아래 ‘㉯-(1)’의 본문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통해서도 확 인할 수 있다.

㉯-(1)

몇 달 전 한 지방자치단체장이 ‘다문화가족 운동회’에서 ‘잡종강세’라는 말을 하 여 구설에 올랐다.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을 ‘잡종’에 비유했던 것인데, 이민자들 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으며, 본인은 물 론이고 소속 정당 차원에서도 사과와 유감 표시를 한 후 본인은 인권교육을 따 로 받겠다고도 약속하였지만 그 후로도 논란은 상당기간 계속되었다. 본인은 발언이 문제가 되지 “다문화가정 자녀의 우월성을 칭찬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화 과정을 거쳐야 그 타당성이 확보된다. 그것은 언중의 의식에 대한 경향성이 한 개인에 의해서만 이 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앞서 언급했던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텍스트 마이닝과 해석의 방안을 추후 마련하는 일은 의미가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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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해명하였지만, 대단히 부적절한 용어 사용으로 인해 발언 의도는 중요하 지 않게 되어버렸다.

위에서 밑줄 친 ‘잡종강세’는 대단히 모욕적인 단어로 보인다. 그것은 다문화 가 정의 자녀를 ‘잡종’이라고 지칭한 것뿐만 아니라 ‘잡종이 우월하다’는 사고방식을 보였기 때문이다. ‘잡종이 우월하다’는 생각은 여지없이 ‘동물’의 틀을 강하게 촉 발한다. 위 본문에서 해당 발언을 한 참여자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동물’과 동 급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에 대한 비하 내지 조롱의 수행적 의미를 해당 텍스트가 구성하게끔 한다. 그리고 이러한 수행적 의미는 우 리 사회가 지닌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낮은 상태임을 단편적으로 보여준 다. 앞서 언급했던 ‘다름의 가치’에 대한 국어 의식을 전혀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이번에는 “다문화인은 외국인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해 보자. 물론 엄밀히 국 적을 따지면 다문화 가정을 이루는 다문화인은 외국인이 맞다. 그런데 문제는 다 문화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함으로써 촉발되는 ‘차별의 인식’에 관한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신문 텍스트의 본문을 확인해 보면 아래와 같다.

㉮-(2)

동남아시아 등에서 온 결혼 이주여성을 표현하는 ‘다문화’도 배타적 용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지영 고려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니 거나 한민족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 취급을 받으며 종종 배척당한다”고 했다.

위 ‘㉮-(2)’에서 밑줄 친 ‘한민족’과 ‘외국인’이라는 단어는 상대적으로 ‘외국인’

의 단어에 ‘이질성’의 틀을 부각한다. 이는 다문화 가정을 한민족이 아닌 외국인 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의미가 위의 텍스트가 소통될 때 수행될 여지가 농후하다.

특히 ‘외국인 취급’을 받으며 ‘배척당한다’는 표현은 다문화인은 수동적인 존재 로서 자국민보다 지위나 위상이 낮다는 차별의 인식이 보인다. 과연 현대 사회의 공동체 의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재개념화를 고려해 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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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본문에서는 차별의 인식에 관한 서술이 나타나 있다. ‘다문화’라는 용어가 지닌 차별성을 없애기 위해 과연 ‘다문화’를 ‘외국인’으로 지칭하는 것은 타당한 지에 대해 텍스트 생산자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2)

그런데 최근 사회 일각에서는, ‘다문화’라는 용어 자체도 차별적 · 비하적인 의 미를 갖는다고 하여 쓰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반영하여 실제로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다문화’ 도시인 안산시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던 ‘다문화지원본 부’를 ‘외국인지원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그 아래 소속된 부서들인 ‘다문화정 책과’와 ‘다문화지원과’는 각각 ‘외국인주민정책과’와 ‘외국인주민지원과’로 명 칭을 변경하였다.

‘㉯-(2)’에서 쓰인 ‘다문화 가정’이라는 단어는 ‘다양성’의 틀이 촉발되는 것이 타당하다. 즉 서로 다른 국적, 인종, 문화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가정의 의미가 텍스트에서 수행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된 것처럼 ‘다문화’를 ‘외국인’으로 완 전히 대체할 경우, 이러한 다양성의 의미가 보존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12 앞서

‘㉮-(2)에서 살펴보았듯이 자칫 ‘외국인’을 차별적으로 인식할 경우 오히려 현재

‘다문화’라는 용어보다 더 배타적인 의미가 구성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다문화의 배타성을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으로 틀 이동(frame shift)을 하였지 만, 이로 인해 다양성이 ‘소거(erasure)’될 수 있다.13 무엇이 ‘차별의 인식’을 극복 할 수 있는 방안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12 연구자의 경험적 사례로 ‘안산시’라는 고유 명사에 대한 틀 또한 ‘차별의 인식’에 대한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안타깝지만 ‘안산시’, ‘외국인 노동자’, ‘차별’, ‘범죄’ 등의 틀은 연쇄(chain)를 이루면서 지역 주민들의 기억 범주를 형성하고 있다.

13 틀 이동(frame shift)은 다른 말로 틀 치환(frame displacement)이라고 한다. 새로운 틀이 이전에 다른 틀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는 현상을 가리킨다(Stibbe 2015: 59). 한편 소거(erasure)는 텍스트에서 조 직적인 부재, 배경화나 왜곡을 통해 대상을 미미하고 상관없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언어적 표현을 말한다(Stibbe 2015: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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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신문 텍스트에 쓰인 ‘다문화’ 관련 어휘에 대한 비판적 담화분석을 통 해 ‘다름의 가치’와 ‘차별의 인식’이라는 국어 의식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 다. 비록 이들은 단편적인 국어 의식의 예에 지나지 않지만, 이들 어휘 사용에서 언중에 따라 차별이나 혐오의 태도가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은 이와 같이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에 대한 비판 적 분석을 통해 국어 의식의 면면을 확인하고 이들을 한데 모아, 국어 의식에 대 한 일련의 경향성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교육은 자국인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불균형한 힘의 관계를 인식하고 성찰하며 이를 개선하려는 태도를 함양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5. 연구의 요약과 남은 문제

이 연구는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 교육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작업이었 다. 비판적 언어인식의 관점에서 다문화 현상을 표상한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인 식할 수 있는 국어교육적 방안을 마련하는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 먼저 국어 의식 교육과 다문화 현상의 관련성을 파악하였다. 국어 의식 교육은 언어인식 연구 담 론을 기반으로 세부 교육 내용이 마련될 수 있다. 특히 언어인식의 하위 영역 가 운데 하나인 비판적 언어인식은 힘의 관계에 대한 현상의 이면적 의미를 살펴보 는 데 유용하다. 다문화 현상 또한 힘의 관계에 따라 다수자와 소수자의 관계가 형성되는 현상인바, 국어 의식 교육의 세부 내용으로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비판적 언어인식의 대상으로서 다문화 현상을 표상하는 텍스트의 유 형을 살펴보았다. 비판적 언어인식은 국어교육의 중핵적 목표 가운데 하나인 비 판적 사고와 교집합을 형성한다. 국어교육이 텍스트를 중심으로 실천되는바, 비 판적 언어인식은 대상 텍스트의 유형이 설정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텍스트 유 형은 구조 중심이나 기능 중심의 전통적인 텍스트 분류법이 아닌, 언중의 의식을 중심으로 그 경향성을 바탕으로 체계화될 수 있다.

끝으로 교육 내용으로서 국어 의식을 가늠하기 위해 신문 텍스트를 분석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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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이 다문화 현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예시하였다. 신문 텍스트는 다문화 현상 을 시의적으로 드러내는 주요 대상 가운데 하나이다. 이 연구는 신문 텍스트가 중 심 어휘의 사용에 의해 표현자의 의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주목하여, 비판적 담 화분석과 틀 이론을 바탕으로 ‘텍스트(어휘의 틀) - 담화 관행(틀이 부각하는 의 미) - 사회문화적 관행(텍스트에 배태된 사회적 힘의 관계)’이라는 분석 요소를 마련하였다. 이를 적용하여 ‘다문화’ 관련 어휘가 사용된 신문 텍스트를 비판적으 로 분석하여 ‘다름의 가치, 차별의 인식’이라는 국어 의식의 예를 확인하였다.

일련의 논의는 국어교육에서 국어 의식 교육이 다문화 현상과 관련하여 실행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꾸준히 지적되어 온 국어 의식 교육의 추상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문화 현상과 관련지어 제안해 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시론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보니,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지닌 다. 추후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두 가지의 후속 연구 과제를 아래와 같이 제 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어교육에서 국어 의식의 내용 범주를 체계화하는 논의이다. 국어 의식 은 다양한 국어 현상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의 문제와 관련된다. 다양한 국어 현상을 범주화하는 방안은 여러 접근 방법이 있겠지만, 학습자의 국어 사용과 삶 을 고려한다면 학습자에게 당면하고 있는 혹은 당면할 사회문화적 현상과 관련 짓는 일이 필요하다. 다문화 현상 또한 그러한 사회문화적 현상 가운데 하나임 은 물론이다. 이런 점에서 학습자의 삶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구조화할 수 있는 내용 범주의 체계를 수립하는 일은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을 확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 국어 교재 및 교수-학습 현장에서 실천되는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 식을 포괄적으로 살피는 논의이다. 다문화 현상은 이미 교육 현장에서 일반화된 지 오래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다문화적 전환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어 교재와 교수-학습 현장에서 아직 연구되지 못한 다문화 현상, 특히 비판적 관점 에서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이 산재해 있다. 이를 국어 의식의 논제로 수렴하여 구 체적인 교육 내용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특히 국어 교과서를 대상으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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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언어인식의 관점을 온전히 적용한 국어 의식의 연구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도 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더 나아가 국어과를 넘어 범교과에 걸친 다문화 현상에 관한 국어 의식의 교육 내용을 마련해 나가는 주춧돌이 될 것이다.

교신: 김규훈(대구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조교수)(rbgns81@daegu.ac.kr)

Correspondence: Kim, Kyoo Hoon(Assistant Professor, Daegu University)(rbgns81@daegu.ac.kr)

2020.04.17 접수, 2020.04.23 심사, 2020.05.12 게재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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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ossibility of Korean Language Awareness Education for Multi-cultural Phenomenon - Based on Critical Language Awareness Perspectives -

Kim, Kyoo Hoon*

Abstract_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figure out a possibility of Korean lan- guage awareness education for the multi-cultural phenomenon on a basis of critical language awareness. To accomplish this purpose, this study finds out a relationship between Korean language awareness education and the multi- cultural phenomenon. Korean language awareness educational contents could be arranged by the studies of critical language awareness. And then, this study grasps the text types representing the multi-cultural phenomenon as an object of the critical language awareness. These text types could be systematized not by traditional text categorization but by the tendency of the awareness of language users. Finally, this study suggests an example of Korean language awareness for the multi-cultural phenomenon as the educational contents by the critical ana- lyzing the newspaper texts. Especially, this study shows a way of the awareness by analyzing texts which has the related vocabulary, “mutli-culture”.

Keywords_ Korean Language Awareness, Korean Language Education, Multi- cultural Phenomenon, Critical Language Awareness, Korean Lan- guage Awareness for Multi-cultural Phenomenon

* Daegu University, S-LAC, Assistant Professor, rbgns81@dae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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