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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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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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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 98)최. 은 영*. 국문요약 숫자는 단순히 수학적인 의미 뿐만 아니라 그 문화권의 특징과 사상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3’을 선호하고 ‘4’ 를 죽음과 관련지어 기피하는데 반해 서양에서는 네잎클로버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듯 ‘4’를 행운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이처럼 숫자는 문화권마다 문화와 사상을 담고 있는데 이것은 그대로 지명에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충남 서천에 ‘이내’가 있다. 이곳은 ‘두 내가 있었 다.’라는 의미인데 이 지명어의 경우에는 오롯이 숫자 ‘2’라는 의 미를 담고 있다. 그런데 보령의 ‘구룡리’는 ‘아홉 용이 구슬을 다 투는 형국’이라고 한다. 이 지명어는 단순이 숫자 ‘9’의 의미라기 보다는 풍수지리를 알려주는 것이다. 한국 민속에도 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고 풍수지리에도 ‘용’이 자주 등장하는데 풍수지리 문화가 지명어에 담긴 용례인 것이다. 그리고 논산에 ‘팔충리’가 있다. ‘팔충리’는 ‘백제 때 성충, 흥수, 계백, 복신, 지수신 등의 8 명의 충신이 이곳에서 났다.’고 한다. 이 지명어의 경우는 역사적 사실을 지명에 담은 용례이다. 이렇듯 수에 관련된 지명어도 여타의 지명어와 마찬가지로 그 지역의 문화와 사상, 역사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그러 므로 수에 관련된 지명어를 통해 어떤 숫자가 많이 쓰이는지를 *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2) 274. 地名學 29 (2018. 12). 알아보고 그 숫자가 그 지역의 문화와 관련된 풍수지리나 역사 적 사실, 그리고 어떠한 사상 등을 품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대체로 지명어 연구는 지명 자료를 많이 활용하는데 수에 관련 된 자료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러므로 이번 논의를 통해 지명 연구에 다양한 자료가 활용되기를 바란다. [핵심어] 숫자, 지명형태소, 전부지명형태소, 풍수지리, 훈차, 음차 1. 서론. 숫자는 경제, 사회, 문화 전반적인 삶에 있어 깊게 관련되어 있다. 모든 생활은 숫자로 표시되고 그 숫자에 의해 우리는 많은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숫자에는 각기 문화마다 그 의미가 다르게 나타난 다. 예를 들어 우리 조상들은 대체로 홀수를 좋아 했으며 홀수 중에 서도 ‘3’을 선호한다. 그러나 ‘9’는 아홉수라 해서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용례인 ‘4’는 죽음을 의미하는 ‘死’와 연 관 지어 불길한 수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네잎클로버 가 행운을 의미하는 것처럼 ‘4’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이렇듯 숫자에도 문화권마다 그 나름의 의미가 있으며 그 문화권의 사상을 담고 있다. 지명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명어 또한 그 지역의 문화와 사상, 역사를 담고 있는데 수와 관련된 지명어에도 그 숫자와 관련한 의 미가 담겨져 있다. (1-ㄱ)의 경우에는 단순이 ‘2나 8’과 같이 수학적 인 숫자로서의 의미가 담겨 있지만 (1-ㄴ)의 경우에는 ‘용’에 관한 명당의 풍수지리 사상이나 역사적인 사실을 담고 있다..

(3)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75. (1) . 이내(서천): 두 내가 있었다. 팔봉산(홍성): 여덟 봉우리로 되어 있다 함. . 구룡리(보령): 아홉 용이 구슬을 다투는 형국 팔충리(논산): 백제 때 성충, 흥수, 계백, 복신, 지수신 등의 8명 의 충신이 이곳에서 났다 함. ㄱ. ㄴ. 이렇듯 수 관련 지명어에도 여타의 지명어와 마찬가지로 그 지역 의 문화와 사상, 역사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자료이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수에 관련된 지명형태소를 살펴봄으로써 어떠한 숫자가 많이 쓰이고 있으며 그 숫자에 관련된 의미는 어떠한 지 살펴보고 자 한다. 아울러 수 관련 지명형태소가 그 지역의 풍수지리나 역사 적 사실, 그리고 사상 등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 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수 관련 지명형태소(이하 수지명형태소1)) 의 형태와 의미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형태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살펴보도록 한다. ① 지명어에 나타나는 수지명형태소는 어떠한가? ② 수지명형태소의 이형태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③ 양을 나타내는 수지명형태소와 차례를 나타내는 수지명형태 소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④ 수지명형태소는 전부지명소와 후부지명소 중 어디에 분포하 며 유형은 어떠한가? 둘째, 의미의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일반 언어에서는 수관형사와 수사가 있으며 이에 대한 논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김유경(2016:14-18)을 참조하기 바란다. 그런데 일반 언어와는 달리 지명어에 나타나는 숫자는 하나의 고유명사이다. 그러 므로 본고에서는 수에 관련된 지명형태소로 논의하고 이하 ‘수지명형태소’ 로 논의하고자 한다..

(4) 276. 地名學 29 (2018. 12). ① 사전적 의미와 부차적 의미가 어떠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가? ② 다른 지명형태소가 수량적 의미인 경우가 있는가? ③ 수지명형태소의 역사적 사실과 민속학적인 의미는 어떠한가? 본고의 대상이 되는 자료는 지역적으로 충청남도 지명어에 한하 며 “한글학회(1974)”의한국지명총람 4(충청남도편 상 하를 활용 하되 “한글학회(1991)” 한국땅이름큰사전 상 하, “국토지리원”의 지명유래집 충남편, 대전을 주로 참조하였다. 또한 조선시대 전자 문화지도 시스템, 국토지리원 지명사전, 충남 지역의 홈페이지 등의 인터넷 자료도 보조 자료로 참조하였다. 수지명형태소는 동음이의어를 배제하기 위하여 유래를 통해 그 숫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것만을 취하였다. 단, 유래가 없더라도 명확 히 수량이나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이형태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참조하였다. ·. ·. 2. 수지명형태소의 형태적 특징 2.1 지명어에 나타나는 수지명형태소. 일반 언어에서의 수사는 크게 양수사와 서수사로 나뉘며 각각 한 자어계와 고유어계가 있다. 양수사에서 한자어는 ‘일, 이, 삼 ……’으 로 나타나고 고유어는 ‘하나, 둘, 셋 ……’으로 나타난다. 또한 국어 의 수사 체계에서 관형사형이 따로 있는 것은 1~6까지와 20으로 ‘한, 두, 서(세, 석), 너(네, 넉), 닷, 엿, 스므’이다. 그리고 서수사에 서 한자어는 ‘제일, 제이, 제삼 ……’ 등으로 접두어 ‘제-’가 결합한 형태이다. 또한 서수사에서의 고유어는 ‘첫째, 둘째, 셋째 ……’ 등으 로 대체로 접미사 ‘-째’가 결합한다..

(5)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77. 지명에서도 일반 언어와 마찬가지로 서수사와 양수사가 쓰이고 각각의 한자어와 고유어가 나타나고 있다. 서수사와 양수사에 대해 서는 후술하기로 하고 전반적으로 수지명형태소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수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1’의 경우에는 ‘한’과 ‘일’이 소수 발견된다. ‘하나’의 경우, 하나골2), 하나샘3)이 있으나 확인된 의미는 수의 의미가 있지 않으 므로 제외하였다. 또한 서수사로 보이는 ‘첫골(논산), 첫굴(보령)’ 등의 지명이 있으나 지명 유래가 없어 이 또한 제외하였다. 그리고 관형사형인 ‘한-’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대체로 ‘크다, 넓다’의 의미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수지명형태소로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2) 한섬지기(아산 영인):한섬지기 밭이 있음 한부개제(천원 성환): 한 부개가 만듦 한석골(공주 신풍)-한섬밤골:이 곳의 땅이 나쁘고 논이 극히 적어 전부 합해야 한 섬 밖에 되지 않음 일호(태안 원북): 저수지에 일호, 이호, 삼호가 있음 일기저수지(당진 송산)-한터저수지: 넓이 약 1정보. ‘2’의 경우, ‘둘’은 서수사로 논산의 ‘둘째방죽’만 있었고, 관형사형 ‘두-’가 주로 나타났다. 한자어 ‘이’는 종종 보이지만 대체로 ‘배, 귀’ 의 의미인 경우가 많았고 수량의 의미인 경우는 많지 않았다. (3)둘째방죽(논산 광석) 두곡리(부여 임천): 두 물이 합함 두못치(서천 마서): 연못 두 개가 있었다 함 2) 절골 너머에 있는 골짜기(천원 풍세) 3) 물이 아주 차고 수량이 많아서 아무리 한재가 심하여도 줄지 않음 (천원 성환).

(6) 278. 地名學 29 (2018. 12) 두봉산(당진 송산): 두 봉우리가 있음 이내(아산 배방): 두 내가 있었음 이리(예산 삽교): 면소에서 거리가 둘째가 됨. ‘3~10’까지는 (4)와 같이 대체로 고유어와 한자어가 고루 쓰이고 있었다. ‘3’의 고유어 수지명형태소의 경우에는 대체로 관형사형 ‘세 -’으로 쓰였고 ‘셋-’은 ‘셋골(고을 원님을 세명을 배출함)’과 ‘셋집매 (공주 장기)’ 두 개만 나타났다. 그리고 ‘4’ 또한 관형사형 ‘네-’가 주 로 쓰이고 ‘넷-’은 ‘넷집매(네 가구가 모여 터를 이룸)’만 있었다. 관 형사형 중에서도 ‘넉-’은 없었고 ‘너거리고개(네거리가 됨)’가 있다. 또한 ‘5’의 경우에는 고유어는 ‘다섯모랭이’ 하나만 있었으며 나머지 는 모두 한자어 ‘오’로 나타났다. ‘6’도 고유어 ‘여섯’은 대덕 산내의 ‘여섯봉’만 있고 관형사형 ‘엿-’이 2개 있었으나 대체로 한자어 ‘육’ 이 많이 쓰였다. 나머지 ‘7~10’까지의 숫자도 대체로 고유어보다는 한자어가 많이 쓰였다. (4) ‘3~10’의 수지명형태소 고유어 세모랭이(서산 3 셋골(공주 남) 안면) 네집매(공주 유구) 4 넷집매(공주 유구) 너거리고개(대덕 신탄진) 5 다섯모랭이(서천 문산) 산내) 6 여섯봉(대덕 엿마지기시들(보령 미산) 7 일곱메산(부여 구룡) 8 여덟마지기보(서산 인지) 9 아홉사리고개(보령 미산) 10 열마지기(금산 남이). 한자어 삼고개(서산 부석) 사가(아산 온양) 오강리(논산 광석) 육뜸(아산 영인) 칠갑산(청양 대티) 팔구정(청양 화성) 구도리(대덕 산내) 십리고개(예산 삽교).

(7)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79. 그 외에도 (5)와 같은 수지명형태소가 있다. 대체로 ‘100’이상의 수는 한자어가 쓰이는데 ‘쉰, 열셋(열서), 일흔’은 고유어로만 나타 나고 한자어 ‘오십, 십삼, 칠십’은 충남지명에는 없었다. 또한 ‘한두, 서너, 너댓, 대여섯……’과 같은 부정수사도 충남 지명에서는 없었 다. (5) 만가동(천원 성남): 예로부터 만집이 살 터 백정이고개(연기 금남): 옛날에 이 고개에 산적이 많아 백 명이 모 여야 무사히 넘을 수 있음 삼천냥터(청양 적곡): 집터가 좋아서 삼천 냥을 주고 샀다 함 서른배미(공주 남): 삼십 개의 논배미 수문여(서산 팔봉): 해녀 스무 명이 굴을 따러 갔다가 풍랑을 만나 서 모두 죽음 이십릿골(예산 오가):길이 20리가 된다 함 쉰길바위(아산 탕정): 높이 50길이 됨 여드니(공주 유구)-팔십리: 공주, 예산, 온양이 80리가 됨4) 열두봉(금산 진산)-십이봉: 열두 봉우리 열서마지기논(당진 송악): 열세 마지기가 됨 오백량짜리논(보령 미산): 전에 오백 냥을 주고 삼 육백고지(금산 남이): 높이 656m 은삼백량재(논산 두마): 은 삼백 량을 도둑에게 뺏겼다 함 이십릿골(예산 오가): 길이 20리가 된다 함 일흔명재(금산 군북): 고개가 험하여 이리떼가 많으므로 일흔 사람 이 모여야 넘어 다녔음 천마봉(청양 화성): 천 마리의 말을 묻음 칠만지(천안 부대동): 7만 리를 걸음 칠백의사총(금산 금성): 700명의 의사의 무덤 4) 주변의 산이 높아 어두워서 어둔이라 했던 것이 변하여 여드니, 팔십리가 되었다는 유래도 있다..

(8) 280. 地名學 29 (2018. 12) 2.2. 수지명형태소의 이형태. 지명에서의 이형태는 대체로 한자어화나 음운변화에 의해 이형태 를 갖는다. 한자어화에 의한 이형태의 경우 그 의미가 오롯이 표현 되는 훈차표기가 있고 동일음을 이용한 음차표기로 이형태가 생기 기도 한다. 대체로 여타의 지명어에서는 ‘지프내~심천’과 같이 한자 어와 고유어가 상호 이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와 관련된 지명어에서는 상호 이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아래의 (6)을 보면 ‘3, 4, 7, 9, 12, 80’의 경우는 훈차에 의해 이형 태가 생긴 경우이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유어 지명어와 한자 지명어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6)세누리-삼정리(대덕 기성) 네거리-사거리(공주 산성) 일곱거리-칠거리(당진 면천) 아홉거리-구거리(연기 조치원) 열두봉-십이봉(금산) 여드니-팔십리(공주 유구). (7)의 경우는 수량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동일 한자음을 음차 한 경우이다. 이와 같은 경우는 실제로 의미는 수 관련 지명어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또한 적었다. (7)世居里(공주 남면):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를 갈 수 있는 세 갈래 길 이 있음 吳兄弟峴(아산 송악): 오형제와 관련된 설화가 있음 天馬峰(청양 화성): 말 천 마리를 묻었음 寒石洞(공주 신풍): 이곳의 땅이 나쁘고 논이 극히 적어 전부 합해야 한 섬 밖에 되지 않음.

(9)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沙峴(서산 부석): 고개가 넷이 있음. 281. ‘2’의 경우는 ‘이-두-둘’ 이외에도 ‘쌍’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하여는 후술하겠지만 ‘2’는 ‘쌍’이나 ‘짝’, ‘양’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유추하여 ‘두~쌍’의 이형태가 나타난다. (8) 두못치-쌍연(서천 마서) 두봉산-쌍봉(당진 송산). 다음으로 음운 변화에 의한 이형태를 살펴보도록 한다. 고유어의 경우에는 대체로 음운변화에 의한 이형태가 많지는 않았으나 (9ㄱ) 과 같이 ‘세~시’와 같은 모음상승이 있었다. 김정태(1996:18)는 공 시적 현상으로써의 모음상승은 노력 절약을 위한 폐구조음원칙에 기인하는 것으로 충청도를 포함한 경기 지역어의 한 특징이 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9ㄴ)과 같이 일반 언어에서도 자주 나타 나고 있다. (9) . 시거리보(부여 외산) 세거리(연기 남)-시거리 셋골(공주 남)-싯골, 샛골 . 세상에-시상에 네가-니가 떼다-띠다 ㄱ. ㄴ. (10)의 ‘수문여’는 ‘스물>수물>수문’으로 음운 변화가 된 경우이 다. 성희제(2001:51)는 원순모음화의 과정에 있어서 ‘ㅡ’ 모음이 약 모음이어서 순음의 [순음성]자질에 영향을 받기 쉬었기 때문에 주 로 피동화주가 된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 원순모음화에 의해 약모음.

(10) 282. 地名學 29 (2018. 12). 인 ‘ㅡ’이 ‘ㅜ’로 교체되어 ‘스물>수물’로, 후에 ‘ㄹ’이 ‘ㄴ’으로 교체된 것이다. ‘수므고개, 수므골들’, ‘서룬마지기보’ 또한 원순모음화의 한 용례가 된다. ‘스므-’는 ‘스물’의 관형사형이다. 조규태(2006:91)은 ‘쉰’을 ‘쉬+은’으로 보고 ‘은/’은 ‘10’의 의미 인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 논의에 의하면 ‘쉬+은’은 ‘쉰’으로 축 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래의 ‘쉬운다랭이’는 ‘쉬은>쉬운’의 원순 모음화로 볼 수 있다. (10) 수문여(서산 팔봉) 수므고개(보령 청라) 수므골들(보령 청라) 스므틔(보령 청라) 서룬마지기보(당진 면천) 쉬운다랭이(서산 운산) 쉬운마지깃고(홍성 구항). 그 밖에 (11)와 같은 음운에 의한 이형태가 있다. ‘구절리~굿절 리’는 ‘ㅅ’이 삽입된 것으로 이와 같은 경우는 ‘가재골-가잿골, 쇠냇 다리, 웃골 …….’ 등 지명에서 종종 나타난다.5) ‘아홉내’가 변하여 ‘아오내’가 된 것은 ‘아홉내>아옵내>아오내’의 음운 변화 과정을 유추할 수 있다. ‘ㅎ’이 약화되어 탈락하는 현상도 방언이나 구어에서 흔히 나타나는 음운 현상이다. 신기상(1977:436) 은 [아홉, 체험, 우향우] 등의 /ㅎ/ 약화의 예는 흔하다고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ㅎ/ 약화는 모음이나 폐음 사이인데 방언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음운 현상이라고 논의하고 있다. ‘다오개~다섯고개’의 경우는 ‘다섯-’이 다-’로 실현되고 고개’의 5) 임현옥(2005:21-22) 참조.

(11)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83. ‘ㄱ’이 탈락되어 ‘오개’가 된 것이다. 조규태(2006:102)에 의하면 ‘다 섯’을 뜻하는 고유어의 어원을 ‘닷*’으로 추정하고 ‘다, 대, 덧’을 ‘닷 *’의 변이형으로 논의하고 있다. ‘다오개’의 ‘다-’도 ‘닷’의 변이형으 로 볼 수 있다. (11) 구절리(서천 마서)-굿절리: 아홉 군데가 끊어짐 여드재(청양 청양) 아오내(천안 동남구) 다오개(논산 부적) 백이집터골(공주 남)-뱅이집터골 2.3. 수지명형태소의 종류. 일반 언어에서 수사는 사물의 수량이나 순서를 가리키는 품사로, 수량을 지시하는 양수사와 순서를 지시하는 서수사로 나뉜다. 지명 어에서도 양을 나타내는 수지명형태소와 순서를 나타내는 수지명형 태소가 있었다. 그런데 지명에서는 대체로 수량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고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는 인공지명에 주로 나타났다. (12)는 수량을 나타내는 수지명형태소이다. 이는 마을, 골, 교량, 산 등의 대다수의 후부지명소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12) 구드물(당진 신평): 아홉 군데에 있는 우물 넷집뫼(공주 남): 오랫동안 네 집만 마을을 이루어 옴 삼봉(대덕 산내): 세 봉우리가 있음 열두다리(홍성 홍북): 교각이 12개. 그리고 (13)은 순서를 나타내는 수지명형태소이다. (13ㄱ)의 경 우는 일반 언어에서도 서수사로 쓰이는 경우인데 대체로 교량, 저수.

(12) 284. 地名學 29 (2018. 12). 지 같은 인공지명에 나타난다. 그리고 (13ㄴ)의 경우에는 양수사가 그대로 서수사로 쓰인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는 대체로 마을명칭에 서 많이 나타난다. (13) . 첫골(논산 두마) 둘째방죽(논산 광석) 소사제일교, 소사제이교(천원 목천) 입장제이저수지(천원 입장):입장면에서 두 번째로 시설함 성정1동, 성정2동(천안 서북) . 이리(예산 삽교): 면소에서 거리가 둘째가 됨 (일리, 이리, 삼리, 사리가 있음) 일승천리, 이승천리(천원 목천) 일신기리, 이신기리(천원 성남) ㄱ. ㄴ. 2.4. 수지명형태소의 분포와 유형. 지명어는 일반적으로 전부지명소와 후부지명소의 구성되어 있다. 성희제(2006:143)는 전부지명소의 기능은 ‘일반적 대상을 구체화하 고 특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후부지명소는 ‘지칭하는 대상의 일반적 인 범위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이처럼 후부지명소는 지명의 속성을 담고 있어 해당 지명이 ‘마을, 골, 들 …….’ 등의 유형을 알려준다. 따라서 수지명형태소는 후부지명소에서 제약을 받는다. 반면, 전부 지명소는 후부지명소의 유형에 대한 생성이나 유래 등의 정보를 담 고 있다. 따라서 수지명형태소도 후부 유형에 대한 수량적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전부에서만 확인됨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수지명형태소가 후부지명소에 쓰인 것 같은 용례가 있다. 예를 들어 서천 마서면에 ‘도삼(道三)’이 있다. 이는 ‘뒷산에 봉우리 가 셋이 있으므로 도삼, 도사미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도삼’은.

(13)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85. ‘-삼’이 후부지명소가 아니라 이명 ‘도사미(도삼+이)’에서 보듯 후부 지명소 ‘-이’가 생략된 경우이기 때문에 후부지명소는 아니다. 성희 제(2006:144)는 이와 같은 지명어들이 후부지명소의 자리가 비어 있다고 논의하고 있다. 이는 무표지 ∅의 상태로 잠재된 것으로 보 는 것이다. 그리고 부여 구룡에 ‘송죽골사거리[길]’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사거리’를 후부지명소로 볼 수 있을까? 김정태(2017:35)는 전부지 명소와 후부지명소의 구성으로의 지명 형성이 1차 지명이요, 기본지 명으로 보고 있다. 그 용례로 ‘소룡+골’이 1차 지명으로 소재가 되 어 ‘소룡골+들[들], 소룡골+산제당[제당]’ 등으로 확장된 용례를 들고 있다. 이를 보면 ‘송죽골사거리[길]’도 ‘송죽+골’이라는 1차 지 명에서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사거리’ 자체가 후부지 명소가 아니라 ‘사+거리’로 ‘거리’가 후부지명소에 속한다. 그러므로 이 경우도 후부지명소에 수지명형태소가 쓰인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수지명형태소는 후부지명소에서 제약을 받기 때문에 전부지명소에 위치한다. 그러므로 본고는 전부지명소의 수지명형태 소만 분석하여 유형을 나누어 논의하였다. 서정수(1994:522~530)에 의하면 수사가 수량어로서 체언을 한정 하는 방식으로 (14)과 같이 두 가지 유형을 들고 있다. (14) . 제 1유형: 수량어+명사 (가)수 관형사형+명사: 한 책, 두 지붕 (나)수사+의+명사: 하나의 믿음 (다)수사+수량 단위+의+명사: 열 마리의 새 . 제 2유형: 명사+수량어 (가)명사+수사: 여자 다섯, 사과 셋 (나)명사+수 관형사형+수량 단위: 학생 두 명 ㄱ. ㄴ.

(14) 286. 地名學 29 (2018. 12). 이러한 유형을 봤을 때 대체로 (15ㄴ)과 같은 제 2유형보다는 (15ㄱ)과 같은 제 1유형이 많았으며 제 1유형중에서도 ‘수관형사형 +명사’가 주로 나타났다. (15ㄴ)과 같은 경우는 본 자료 693 개 중 단 18개만 나타난다. 일반 언어에서는 서정수(1994)의 유형에서 보 듯이 수량어들이 여러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지명에서는 대체로 ‘수 관형사형+ 명사’가 주로 나타나고 드물게 ‘명사+수사’의 경우만 나 타났다. 그러므로 일반 언어에 비해 지명어에 쓰이는 수지명형태소 들의 쓰임이 한정적이라 할 수 있다. (15) .수 관형사형+명사 삼거리들(공주 금남) 팔봉산(홍성 흥북) 구정(당진 정미) . 명사+수사 암삼리(금산 남이) 돌삼골(공주 금남) 마구평리(논산 부적) ㄱ. ㄴ. 마지막으로 후부지명소의 분류에 따라 수지명형태소가 어떻게 분 포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16)의 자료는 본고의 취합 자료 중에서도 그 수량이 정확히 명시된 경우만을 취한 것이다. 후부지명 소는 한국지명총람에 명시된 그대로를 활용하고 ‘못, 모롱이, 뚝, 간석지, 나무, 내, 밭, 모래톱 ……’ 등의 용례가 적은 경우를 ‘기타’ 항목에 묶어 분류하였다. 아래의 (16)를 보면 대체로 ‘1~9’까지의 수에 지명어가 집중되어 있으며 많이 쓰인 순서를 보면 ‘3>9>5>4>7>2>8>1>6’의 순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짝수보다 홀수 가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후.

(15)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87. 술하도록 한다. (16)후부지명소 별 수지명형태소의 분포 . 1 2 3 4 5 6 7 8 9 10 12 13 15 20 30 50 70 80 99 100 300 400 500 600 700. 마을 10 15 122 28 19 4 10 10 25 2 2 . 1. . 1. . 1. 고 다 동, 논 고 개 적 리 리 1 2 2 3 3 10 12 1 18 1 2 4 1 1 3 12 6 1 2 2 1 2 1 2 2 1 6 3 5 1 1 3 3 4 1 1 1 1 1 2 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기 길 바 위 산 보 타 10 1 4 11 18 9 21 3 18 8 2 1 1 4 13 8 1 4 14 7 1 3 1 8 1 9 1 3 1 1 9 20 1 1 1 3 2 1 3 1. 들 골 3 1 6 5 1 1 1 2 2 . . . . . . . . . . . . . . . . 1 1. . . . . . . . . 1. . . . . . . . . . . . . . . . . . . . . . . . . 1.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 1. . 2. . . . . . . 1. . . . . . . . . . . . . . . . 계 24 39 246 49 67 11 44 36 75 7 21 2 1 1 6 2 3 16 19 2 1 1 2 1 2 1 1 2 1 1 1 4. 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6) 288. 地名學 29 (2018. 12). 1000 2 2 3000 1 1 10000 9 1 1 1 2 20000 1 70000 계 262 18 36 35 12 37 21 19 28 47 70 1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 5 2 4 18 1 1 1 96 693 . . 3. 수지명형태소의 의미적 특징 3.1. 사전적 의미와 부차적 의미. 숫자는 사전적으로 수량을 나타내는 것 뿐 만이 아니라 그 안에 부차적으로 그 지역의 전통문화가 가미되어 있다. 위의 표(16)을 보 면 ‘3>9>5>4>7>2>8>1>6’의 순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짝수보다 홀수가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숫자의 쓰임이 어떠한 부차적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았다. 한용수 (2012:94)에 의하면 중국은 양은 ‘3, 5, 7, 9’ 등으로 남성적인 홀수, 음은 ‘2, 4, 6, 8’ 등으로 여성적인 짝수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고 있 다. 동양은 남성을 중요시하는 사상이 많은데 이러한 사상이 지명에 도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명에서 도 짝수보다 홀수가 더 많이 쓰이는 것이다. 홀수 중에서도 ‘3’이 가장 두드러지게 지명에 활용되고 있으며 특 히 ‘마을’ 명칭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로 ‘3’ 의 숫자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3’이 안정되고 만물과 우주의 세 요소가 되는 의미를 가진 숫자로 인식되기 때문 이다. 오토베츠(2004:42)에 의하면 ‘3’의 숫자는 삼위일체 조화의 수.

(17)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89. 라고 한다. ‘3’은 여러 문화권에서 삼위일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주 역시 ‘하늘, 땅, 물’ 세 부분으로 이해되고 전체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여기고 있다. 또한 김자혜(2017:9)도 숫자 ‘3’은 우주 만물을 생성해내는 기본수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 고대 대표적인 철학자 노자의 도덕경 제42장 ‘道生一, 一生三, 二生三, 三 生萬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혼돈의 상태가 붕괴되어 천지가 분리 되고 天地二物이 서로 합쳐져서 ‘三’이 되었으며 ‘三’이 만물을 만들 었다고 한다. ‘三’은 天地人之道가 되었다.’라고 논의하고 있다. 이러 한 관점에서 “3”은 ‘천지인’ 삼재를 나타내고 만물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지명, 특히 마을명칭에 많이 쓰이는 숫자가 될 수 있는 것이 다. ‘3’다음으로 많이 쓰인 숫자는 ‘9’이다. ‘9’는 한국에서는 아홉수라 하여 불완전하고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이기도 하나, 중국 전통문화 에서는 행운과 명예, 번영을 상징하여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 라고 한다고 한다. 한용수(2012:96)에 따르면 ‘9’는 봉건시대 제왕들 이 자신의 만수무강과 왕조의 무궁한 번창을 바라는 뜻에서 좋아 하였다. 또한 고대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강하고 용맹스럽고 전투에 능한 것으로 이름난 치우부락이 구두룡을 토템으로 숭배한 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강대하고 맹렬하며 인구가 번성하는 상 징으로 여겨졌고 강한 부락을 비유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국 지명에서도 구룡과 관련된 지명이 다수 보이는 것으로 보면 중국의 이러한 사상을 받아 그 지명의 번성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9’ 또한 ‘3’과 마찬가지로 마을명칭에서 많이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숫자는 ‘5’이다. 이재승(2002:234)에 하면 ‘5’는 오행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옛날 사람들이 하늘에.

(18) 290. 地名學 29 (2018. 12). 金, 木, 水, 火, 土의 오행이 운행한다고 여겨 좋은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최은경(1985:85)에 의하면 ‘3’에 못지않게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가 ‘7’이라고 한다. 서양에서도 ‘7’은 ‘행운의 수’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한국 민간 신앙에서도 ‘칠석, 칠복, 칠성’ 등과 같이 많이 쓰 이는 숫자이다. 역시 지명에서도 ‘칠성’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100이상의 숫자는 대체로 사전적으로 ‘백’을 의미한다기보다는 ‘많다’의 의미로 쓰인다. 문미화(2003:189)에 의하면 의자왕과 삼천 궁녀는 학자 민재인이 백마강부에서 의자왕의 방탕한 생활을 말 하며 ‘(궁녀)삼천 즉, 구름처럼 많다(三千其如雲)’는 표현에서 유래 된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를 보면 3천이라는 숫자는 숫자로서의 개념보다는 문학적 상징어로 보는 게 옳다고 보는 것이다. 임경호 (2008:54)도 ‘100’은 ‘많음’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카를메닝거 (2005:613)도 일본의 수 단어에서 100, 1000, 또는 10000을 ‘많은’이 라는 뜻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100개의 것’이라 는 단어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는 기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반 언어에서도 ‘100’이상의 의미는 ‘많다’의 의미로 사용되며 지명어에 서도 마찬가지로 숫자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부차적으로 ‘많다’의 의미인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17)의 용례를 보면 ‘아흔아홉, 만’ 등의 수는 실제 그 수만큼의 의미이기보다는 대체로 ‘많다, 크다’ 의 부차적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만가동’의 경우 실제로 ‘만 집이 살 터’라는 의미보다는 그만큼 많은 가구가 살 만한 터라는 의미이다. (17)의 다른 용례도 마찬가 지로 실제 사전적인 수량의 의미로 보기 보다는 ‘많다. 크다’의 부차 적인 의미로 봐야 한다..

(19)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91 (17)만가동(천원 성남): 예로부터 만집이 살 터라 함 아흔아홉골(홍성 홍성): 여러 갈래로 되었음 만수동(공주 정안): 전에 수목이 많이 있었음 백정이고개(연기 금남): 옛날에 이 고개에 산적이 많아 백 명 이 모 여야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음 쉰길바위(예산 신암): 높아서 쉰 길이 된다 함. 십릿벌(예산 오가): 안골 동쪽에 있는 긴 골짜기 여드재(청양 청양): 예전에 고개가 험하여 도둑이 많으므로 여든 명이 모여야만 이 고개를 넘었음 일흔명재(금산 금북): 고개가 매우 험해 이리 떼가 많으므로 일흔 사람이 모여야 넘어 다녔음 천봉(공주 유구): 봉우리가 수없이 많음 3.2. 수량의 의미를 나타내는 지명형태소. 일반 언어에서 ‘쌍-, 짝-’은 명사이고 ‘양-’은 관형사이다. 이들 단 어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18)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8)쌍[명사]: 둘씩 짝을 이룬 것.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둘을 하나로 묶어 세는 단위 (일부 명사 앞에 붙어) 두 짝으로 이루어짐의 뜻을 나타내는 말 짝[명사]: 둘 또는 그 이상이 서로 어울려 한 벌이나 한 쌍을 이루는 것, 또는 그 중의 하나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둘이 서로 어울려 한 벌이나 한 쌍을 이루는 것의 각각을 세는 단위 양[관형사]: ‘둘’ 또는 ‘두 쪽 모두’의 뜻을 나타내는 말. 이는 단순이 수량으로서 둘을 의미하기 보다는 둘을 하나로 묶는 데에 그 중심의미가 있다. 그런데 지명어에서는 대체로 둘을 하나로.

(20) 292. 地名學 29 (2018. 12). 묶는 것뿐만 아니라 수량으로서의 둘을 나타내는 데에도 쓰인다. 아 래 (19)의 경우는 수사가 아니라 명사나 관형사지만 대체로 ‘둘’을 의미한다. 전술했던 서천 마서면에 ‘두못치’의 이명이 ‘쌍연’이고, 당 진 송산에 ‘두봉산’의 이명이 ‘쌍봉’인 것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19) 쌍천(당진 송산): 샘이 둘 있음 쌍도(부여 비인): 작은 섬이 둘 있는데 무인도임 짝논(서천 한산): 둘이 있는데 한 쪽은 크고 한 쪽은 작음 짝바우(서산 온석): 두 개가 갈라져 짝을 지었음 양각산(보령 미산): 산 모양이 봉우리 2개로 이루어졌음 양사곡산(대전 유성): 뱀 두 마리 형태의 산 3.3. 수지명형태소의 역사적 사실과 민속학적 의미. 지명어는 그 지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 에 지명어에는 그 지역의 특성과 역사적 사실과 문화, 언어의 습관 까지 모두 녹아있는 것이다. 수 관련 지명어도 마찬가지로 그 지역 의 역사적 사실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래의 (20)의 지명은 그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는 지명이다. (20ㄱ)은 임진왜란, 동학운동, 6.25 등의 전쟁의 역 사를 보여주는 지명이며, (20ㄴ)은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유래이다. 역사적 인물은 그 지역의 지명에 인용함으로써 그 지역의 이미지를 격상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20) . 삼천바위(연기 전동): 임진왜란 때 이 바위에 3천여 명이 피난 했다가 어린아이가 우는 바람에 모두가 몰살당했음 천마봉(청양 화성): 동학난이 발생하였을 때 홍성까지 올라갔던 ㄱ.

(21)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93 동학군이 이곳에서 관군과 싸우다가 천 마 리의 말이 죽어 말 천 마리를 묻었다는 데 서 유래 칠백의사총(금산 금성): 임란 때 700여명의 의사들이 왜군 수만 명과 격전 끝에 모두 순사하였음 오대산(금산 진산): 6.25사변 때 북한군이 주둔하였음 육백고지(금산 남이): 6.25 당시 치열한 전투가 있었음, 높이 656m 오열사묘(서천 마서): 송정초등학교 출신 고등학생 5명이 반공활 동을 하다가 잡혀 죽어서 그들을 이곳에 묻음 . 만인산(대덕 산내): 태조의 태를 봉안하였음 쉰질바위(공주 의당): 큰 바위가 서 있는데 그 길이가 쉰 길이 나 된다 하며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수도 하였다 함. 삼신재(천원 동): 학사 윤명현이 순조 21년 신사에 중수하고 또 그 해에 아들 태성을 낳아 그를 기념하기 위 해 뜰 앞에다 소나무를 심고 집의 호를 신사 년에 세 가지를 얻었다는 뜻으로 삼신재라 하 였음 삼충사(부여 부여읍): 1957년 10월에 창건하여 백제의 충신 성 충, 흥수, 계백의 세 충신의 위패를 모시 고 제사를 지냄 팔충리(부여 충화): 백제 때 성충, 흥수, 계백, 복신, 지수신 등 의 8명의 충신이 이곳에서 났음. ㄴ. 그리고 지명에는 그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 도 풍수지리는 지명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영희 (2006:253)에 의하면 풍수지리 형국론은 만물에는 형상에 상응한 기상과 기운이 내재하여 사람의 길흉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념이라 고 한다. 이렇듯 지명에는 사람들의 길흉화복에 관한 염원이 담겨져.

(22) 294. 地名學 29 (2018. 12).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21)은 충남 지역의 수지명형태소에 나타난 풍수지리에 관련된 지명으로 총 693개의 지명 중 83개가 있었다. 이를 보면 풍수지리에 관련된 지명으로 ‘용’이 있다. 최상길(2005:22)에 의하면 풍수지리에 서 말하는 ‘용’은 풍수지리설의 다섯 가지 요소6) 중 하나이다. 그렇 기 때문에 용에 관한 지명이 매우 많다. 먼저 ‘9’에 관련된 지명 75 개 중 ‘용’에 관련된 지명이 9개, ‘5’에 관련된 지명 67개의 지명 중 15개의 지명이 있다. 대체로 구(오)룡농주형과 구(오)룡쟁주의라고 하는 풍수지리설이 유래가 된 지명이다. 구(오)룡농주형은 ‘아홉(다 섯)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형국’이고, 구(오)룡쟁주형은 ‘아홉 (다섯)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다투는 형국’이다. 그 외에도 ‘용’에 대한 지명은 ‘3, 4’도 있었다.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풍수지리는 ‘별’에 관련된 지명이다. ‘칠 성’은 북두칠성과 관련된 지명으로 ‘7’과 관련된 지명 44개 중 ‘칠성 -’과 관련된 수지명형태소는 22개나 된다. 대체로 ‘산’과 ‘바위’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다. ‘칠성’은 단순한 북두칠성이 아니라 북두 칠성을 신격화한 성신이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7)에 의하면 칠성신 은 불교에서 중생들의 내세에 대한 믿음을 주려는 것이고, 도교에서 는 인간의 길융화복을 점지하는 것이어서 민속신앙에서 중요한 신 격으로 모셔지는 신이다. 대체로 수명장수, 소원성취, 자녀성장, 평 안 무사를 비는 신이다. 그리고 ‘삼태봉’에 나타난 ‘삼태성’ 또한 별 에게 무사 안녕을 비는 것이다. 6) 5가지 요소는 ‘용, 혈, 사(砂, 수, 향’이다. 제반 논의에 대해서는 최상길 (2005)을 참조 7) http://folkency.nfm.go.kr/kr/mainSearch/칠성.

(23)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95. (21) 풍수지명 용(24). 삼연리, 사룡골, 오룡골, 구룡산,. 별(22). 삼태봉, 칠성당,. 정승(13) 기타명당8)(8) 당터(6) 부처, 중(3) 신선(1) 오색구름(1). 삼경재, 오생이, 육판재, 구상동,팔충리 칠갑산, 마구평리, 만가대, 삼선댕이, 오봉산 삼불산, 삼석불 사선지 오색당리. 장승(4). 돌삼골, 석삼리. 충신(1). 불이천. 풍년(1). 삼도바위. 다음으로 지명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 중 하나가 (22)와 같은 석 탑이다. 대체로 고적이나 탑으로 분류하는데 탑의 경우는 ‘3층, 5층, 7층’ 등으로 홀수로 탑을 만들고 그 지명도 ‘삼층탑, 오층탑……’등 으로 명명된다. 물론 ‘이층탑, 사층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홀수로 나타난다. 고적 35개의 지명 중 탑과 관련된 지명은 27개의 지명이 있으며, 이층탑은 2개, 삼층탑은 8개, 4층탑은 4개, 5층탑은 11개, 9층탑은 2개로 대체로 3층과 5층탑이 많이 나타난다. (22) 이층탑(천원 광덕) 삼층석탑(공주 신풍) 8) 풍수지리에서 용이나 별 등은 명당을 일컫는다. 또한 정승이 날 곳 또한 명당에 속한다. 그런데 ‘만가구가 살만한 명당’, ‘7개의 명당’ 등의 의미는 여타의 항목에 속하기엔 모호하기 때문에 기타 명당으로 항목을 따로 설 정하여 논의하였다..

(24) 296. 地名學 29 (2018. 12) 사층탑(아산 배방) 오층탑(부여 홍산) 구층탑(청양 정산). 조현(1998:36~42)에 의하면 숫자의 상징들 중에서 한국 석탑에 적용시킬 수 있는 상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조현(1998)에 의하면 한국의 전형석탑은 사각의 이중기단 위에 3 5 7 9등의 층수로 조성 된다고 한다. 특히 3은 앞장에서 서술한 것과 같이 세계 어느 나라 에서나 길수로 삼고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수 관념을 형성하여 사상계에서부터 민간 풍속에 이르기까지 수(數 )중의 수 (數), 최상의 수(數)로 여겨오고 있다고 한다. · · ·. 4. 결 론. 지금까지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먼저 수 관 련 지명형태소의 형태적 측면을 살펴보았다. 지명어에 나타나는 수 지명형태소와 이형태는 ‘한/일, 둘/두/이/쌍, 세/셋/삼/시, 네/넷/너 /사, 다섯/오, 여섯/엿/육, 일곱/칠, 여덟/팔, 아홉/구, 열/십, 쉰, 열 셋/열서, 일흔 …….’ 등이 있으며 ‘100’ 이상의 수는 한자어가 쓰였 다. 또한 순서를 나타내는 수지명형태소는 대체로 교량, 저수지 같 은 인공지명에 쓰이며, 그 외의 지명에는 대체로 양을 나타내는 수 지명형태소가 쓰인다. 마지막으로 수지명형태소는 후부지명소의 유 형에 대한 수량적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전부지명소에서만 확인 되었다. 그리고 후부지명소의 분류에 따라 수지명형태소가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표로 살펴보았는데 1~9까지의 수에 수지명형태 소가 집중되어 있었다. 수지명형태소가 많이 쓰인 순서를 보면.

(25)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97. ‘3>9>5>4>7>2>8>1>6’의 순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쓰인 ‘3’ 의 수는 마을명칭에 가장 많이 나타났다. 다음으로 의미의 측면을 살펴보았다. 첫째, 사전적으로 수량적 의미를 담은 수지명형태소에 담긴 부차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3’은 수량적 의미와 아울러 부차적으로 ‘삼위일체’ 등의 문화적 사상을 부차적으로 담고 있었다. 또한 ‘9’는 부차적으로 구룡과 관련되어 번 성을 의미하는 풍수지리를 담고 있고 ‘5’는 오행설을 포함한 길수로 여겨진다. 그리고 ‘7’은 칠성과 같은 ‘복’을 부차적으로 의미한다. 마 지막으로 ‘100’이상의 수는 실제 사전적인 수량을 의미한다기보다는 ‘많다, 크다’와 같이 부차적 의미로 쓰이고 있었다. 둘째, 수지명형태 소 외에 ‘쌍, 짝’과 같은 지명형태소가 수량적 의미로 쓰이는 경우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삼천바위’와 같이 임진왜란 같은 역사적 사 실을 담은 지명이 있었고, ‘칠성당’같은 민속학적 풍수지리에 관련된 수지명형태소도 있었다. 지명어는 대체로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와 생활을 담고 있는데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서도 이와 같은 특징들이 다수 보였다. 특히 수지명형태소에 나타나는 풍수지리나 역사에 관련된 지명어는 우리 나라의 전통 사상을 표현해 주는 데 많은 의미가 있었다. 대체로 지 명어 연구는 지명 자료를 많이 활용하는데 수에 관련된 자료에 대 한 연구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이번 논의를 통해 지명 연구에 다양 한 자료가 활용되기를 바라며, 전통 문화적 측면의 특징을 좀 더 살 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6) 298. 地名學 29 (2018. 12). 【참고문헌】 김유경(2016), “중세국어 수(數)표현 연구”, 계명대학교 대학원. 김자혜(2017) “중국성어를 통해 본 숫자 및 12지 동물의 의미” 순천향대학교 교육대학원. 김정태(2017), “지명 형성의 한 유형에 대하여”, 지명학 26, 지명학회, pp.35. ------(1996), “傳來地名語의 音韻現象:大田儒城을 중심으로”, 목원국어국문학 제4권, 목원대 국어국문학과,pp.5-23. 남기심, 고영근(2008), 표준국어문법론, 탑출판사. 도수희(1998), “地名 借字表記 解讀法”, 지명학 1, 한국지명학회, pp.95-128. ------(1999), 한국지명 연구, 이회문화사. 문미화외 1(2003), 지식과 상식을 넓혀주는 숫자 여행, 아이디어북. 서정수(1994), 국어문법, 도서출판 한세본, 성희제(2006), “지명어의 구성” 지명학 12, 지명학회, pp.143~148 ------(2001), “원순모음화현상 연구”, 우리말글 23, 우리말글학회, pp.49-76. 신기상(1977), “동부경남방언의 hiatus현상 연구 -ㅎ, ㄴ, ㅇ의 약화탈락을 중심 으로-”, 국어국문학 76, 국어국문학회, pp.121-136. 오토베츠(2004), 숫자의 비밀, 도서출판 다시. 이영희(2006), “북한 개성특급시 역사 문화지명의 유래와 특성”, 한국학연구 24, 고려대한국학연구소. pp. 237~268. 이재승(2002), “중국어의 숫자에 나타난 문화적 함의”, 인문논총, 경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 pp.229-238. 임현옥(2005), “충남 부여군 남면의 지명연구”,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조규태(2006), “한국어 수사의 어원과 어형 변화에 대하여”, 어문학 94, 한국어 문학회, pp.81-117 조현(1998), “한국석탑의 상징성 연구”,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천소영(2001),“지명연구에 쓰이는 술어에 대하여”, 지명학 5, 한국지명학회, pp.75-91. ------(2003), 한국 지명어 연구, 이회문화사. 최상길(2005), “풍수지리설에 근거한 전통취락의 형성배경에 관한 연구”, 전북 대학교 환경대학원. ·.

(27)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299 최은경(1985), “한국민담에 나타난 숫자개념: 三을 중심으로”, 한국어문학연구 16, 이화여자대학교, pp.82-93. 카를메닝거(2005), 수의 문화사-동서양의 수 언어와 수 상징, 열린책들. 한용수외 1(2012), “숫자가 쓰인 중국 성어 고찰”, 철학․사상․문화 13권, 동서 사상연구소, pp.89-115. 홍윤표(1994), “中世國語의 數詞에 대하여”, 國文學論集, 제14권, 단국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과, pp.40-41. 한글학회(1967~1986),한국지명총람 제 4권 상 하, 한글학회. -------(1991), 한국땅이름큰사전 상. 중. 하, 한글학회. ·. 국토지리원(2008~2013), 한국지명유래집,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원. 남인희(2008),행정중심복합도시지명,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LH(2010), 행정중심복합도시 공공시설물 명칭제정을 위한 지명분야 기초 조 사 보고서, LH. 국토지리원 지명사전 (http://map.ngii.go.kr/ms/nmfpcInfo/nmfpcBeffat.do) 조선시대전자문화지도시스템 (http://www.atlaskorea.org/historymap/IdxRoot.do)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www.grandculture.net) 한국민속대백과사전 (http://folkency.nfm.go.kr/kr/main) 각 지역의 포털사이트 지명유래.

(28) 300. 地名學 29 (2018. 12). 【Abstract】 About the Place-name morpheme related to number - Focused on Chungnam area. Choi, eun-young. Numbers contain not only mathematical meaning but also the features and ideas of the culture. For example, Korea prefers “3” and avoids “4,” whereas Western countries take “4” as a sign of good luck. This number contains cultures and ideas in every culture, and the ideas appear in the nomenclature as they are. There is ‘I-nae’ in Seochun Chungnam. This means “There are two streams.” In the case of this nomenclature, it means “2”. However, Boryeong's “Guryongri” is said to be “a form of fighting nine beads.” This nomenclature tells simple rather than the number “9”. There are many stories about dragon in Korean folklore. Also, “dragon” is frequent in feng shui. In addition, there is “Palchungli” in Nonsan. “Palchungli” says that “eight loyalists, including Baekjeja Sung-chung, Heung-su, Gyebaek, Bok-Shin and Ji-Soo-Shin, came from here.” In the case of this nomenclature, it is a use in the place of historical fact. Like the other nominative words, number-related idiomatic words also show the cultural, ideological, and regional characteristics of the area. Therefore, by looking at the nomenclature associated with the number, we have looked at which number is heavily used and whether the number is.

(29) 수 관련 지명형태소에 대하여. 301. related to the folklore, historical facts, and thoughts related to the local culture. In most cases, nomenclature studies utilize a lot of nomenclature data. Hence, I hope that this discussion will utilize a variety of materials for research on place names.. Keywords : Place-name morpheme, Front Place-name morpheme, Numbers, Feng Shui Thought, phone borrowing, meaning borrowing,. 【. 】. □ 성명 : 최은영 주소 : (35210) 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로 83, 110-1408 (월평동, 다모아아파트) 전화 : 010-4409-2427 전자우편 : rime98@naver.com □ 이 논문은 2018년 12월 2일 투고되어 2018년 12월 6일부터 12월 11일까지 심사하고 2018년 12월 13일 편집회의에서 게재 결정되었음.

(30)

(31) 완도군 ‘생일도’ 지명에 관한 연구* 9)한. 승 주**. 국문요약 이 논문은 완도 ‘생일도’의 지명에 관한 연구다. 생일도는 육지 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라서 고유지명이 많이 남아 있다. ‘생일도’는 5개 마을인, ‘서성리, 유촌리, 금곡리, 용출리, 굴전리’ 로 이루어졌으며 해안선 길이가 약 28Km에 불과한 섬이다. 생 일도의 바닷가 이름, 산 이름을 중심으로 그 의미와 어원들을 살 펴본다. 이들 이름에 나타나는 조어, 음운적 특징과 형상을 정리해 보 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어적 특징으로는 혼종어와 고유어 지명이 있다. 한자 어가 섞인 혼종어에 해당하는 ‘龍두리(끝)’, ‘常綠바구’, ‘응달(陰 -)’, ‘望바구’ 등이다. 나머지는 모두 고유어 지명이다. 둘째, 음운 특징으로 동화, 경음화, 사잇소리현상, 음운(음절) 축약, 연음 등이 보인다. 동화가 반영된 지명으로는 ‘큰물생이’, ‘작은물생이’, ‘베락바구’, ‘베룩콧등’ 등이 있다. 경음화가 반영된 지명은 ‘용두리끝’, ‘개맛뜽’, ‘배장사리끝’, ‘치끝’, ‘베룩콧등(뜽)’, ‘큰끝’ 등이다. 사잇소리현상이 반영된 지명으로는 ‘베룩콧등(뜽)’ ‘바닥짝지’, ‘작은짝지’, ‘앞짝지’ 등이 있으며, 축약이 반영된 지명 으로는 ‘건네짝’, ‘큰넙’, ‘검머리’, ‘목넘’ 등이다. 그리고 연음이 일 부 지명에 반영되었는데 ‘구랍(재)’이 대표적이다. 이는 ‘덜알’이 연음되지 않고 발음되는 것과 비교된다. 이는 생일도에 사람이 *이 논문은 2017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7S1A5B5A07063594) ** 공주대학교 기초교육원.

(32) 304. 地名學 29 (2018. 12). 살기 시작한 시기가 근대국어 시기와 일치한다. 셋째, 다양한 형상이 이름에 반영되었다. 동물 형상에서 유추 된 지명으로는 ‘용두리(끝)’-용, ‘배장사리-노루’, ‘사자바구-사자’, ‘생치목-소’, ‘수리바구-수리’, ‘오리바구-오리’, ‘베룩콧등-벼룩’, ‘노랑바구-노루’, ‘검머리-거미’ 등이다. 사물 형상의 지명으로는 ‘멩지개-명주’, ‘호랑바구-주머니’, ‘가마구미-가마솥’, ‘모래금-모 래’, ‘두텁바구-톱’ ‘도투마리재-도투마리’, ‘모지개미-모서리’ 등이 다. 기타 형상으로는 ‘건네짝’, ‘씹새머리’, ‘작은물생이’, ‘큰물생 이’, ‘치끝’, ‘논밑’, ‘큰넙’, ‘물엉바구’, ‘개맛등(뜽)’, ‘큰바구’, ‘개 안’, ‘큰끝’, ‘큰짝지’, ‘작은짝지’, ‘바닥짝지’, ‘높은너리’, ‘방죽등’ ‘골창’ 등이다. 이는 처음 섬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사람들이 바 닷가의 형상을 사물의 형상과 유추하여 이름을 지었기 때문이다. [핵심어] 생일도, 지명연구, 고유지명, 조어적 특징, 음운적 특징. 1. 서론. 지명 연구는 1923년 영국 지명학회(English Place-Name Society) 의 창립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국내 지명에 대한 체계인 연구는 구한말 외국인 학자에 의해 본격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일 본 역사학자인 白鳥庫吉(1895~1896)은 조선 고대 지명에 대한 역 사학적, 언어학적 연구를 시도하였으며 이 연구가 국내 지명 연구의 최초 사례이다. 한편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명 연구를 제안한 이로 이희승(1932)이 있다. 그는 지헌영(1942, 1943, 1970, 2001), 도 수희(1987, 1994, 1999, 2003)와 함께 지명 연구의 다학문적 접근,.

(33) 완도군 ‘생일도’ 지명에 관한 연구. 305. 특히 공간적(地理的, 水平的, 共時的)이고 시간적(歷史的, 垂直的, 通時的)인 지명 연구를 제시하고 실천한 학자들로서 한국 지명 연 구사에서 차지하는 학문적 업적이 크다.1) 일반적으로 인간과 땅과 의 교섭과정에서 인간의 눈과 마음에 비친 첫인상이 지명(place name)으로 나타나게 된다.2) 지명은 언어 연구의 귀중한 자료일 뿐 만 아니라 문화유산으로서도 가치가 있다. 오늘날 지명은 많은 변화 를 가져왔으며, 그 변화 과정에서 한자어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동국여지승람(1481)에 나오는 ‘山川條’의 ‘山, 川, 浦, 池, 津, 梁, 淵, 島’는 많은 지명을 수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인 한 자표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島’3)이다. ‘島’의 이름이 573개 가 나오는데 이는 오늘날의 ‘섬’4)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그 당시 의 기록으로 보면 결코 적은 자료는 아니다. 대부분의 ‘섬’들이 ‘島’ 로 바뀌고 고유한 지명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섬 이름도 오랜 시 일이 지나면서 원래의 의미와 다른 한자어화가 진행되기도 했다.5) 완도군6) ‘생일도(生日島)’는 조선시대에는 장흥부에 속했다가 1) 김순배, 「충청 지역의 지명 연구 동향과 과제」, 지명학 16, 2010, 50~51쪽 2) Albert Dauzat, La Philosphie du Langage, Ernest Flammarion, Editeur, Paris, 1929. 이기문 역, 언어학원론, 민중서관, 1955, 328쪽. 3) 동국여지승람에 등장하는 섬의 표기 연대를 15세기 중반으로 볼 수 있 는 근거는 高麗史 地志에 등장하는 115개의 섬 중에서 90여 개가 이 책 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1432년에 편찬된 신찬 팔도지리지를 바탕으로 시․문을 첨가한 것이기 때문에 문헌상 표기 연대의 모든 지명 표기는 1432년 당시의 것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4) 2007년 행정자치부 조사에 의하면 4천400여 개의 섬을 갖고 있으나, 아직 1400여 개의 섬이 국가 공적장부인 지적공부에 등록되지 않은 채 주인 없 는 섬으로 사실상 방치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5) 한승주, 완도군 ‘덕우도’ 지명에 관한 연구 , 도서문화 제47집, 목포대학 교 도서문화연구원, 2016, 88~89쪽..

(34) 306. 地名學 29 (2018. 12). 1896년 완도군이 세워지면서 생일면이 되었다. 1914년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금일면으로 편입되었고, 1989년 4월에 생일면으로 다시 분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생일도는 섬 중앙의 백운산(白雲山) 을 중심으로 산지를 이루고 있어 해안가에 취락이 분포한다. 생일도 는 생일면에 속하는 주요 섬이며 유인도인 덕우도도 생일면에 속한 다. 생일도는 서성리, 유촌리, 금곡리, 용출리, 굴전리 등 5개 마을이 있다.7) 생일도는 해안선 길이가 약 28Km에 불과한 섬이다. 고려사 지지(1454)나 세종실록지리지(1454), 신증동국여지승 람(1530), 동국여지지(17세기중반), 여지도서(1760), 호수총수 (1798), 여도비지(1848), 대동여지도(1860), 대동지지(1864) 등에는 ‘산일도(山日島)’라고 했으며8) 동국대지도(18세기)에는 ‘산 이도(山伊島)’라 했다. 1924년 김호선 등이 완도군지9)를 목판본으 로 간행하였는데 여기에 ‘생일도(生日島)’라고 했으며, 1973년에 간 행된 도서지(대한지방행정학회)에도 ‘생일도’라고 했다. 완도군청 누리집에 올라와 있는 통계에 의하면, 2016년 기준으로 생일면에 거 6) 1896년 영암․강진․해남․장흥의 4개 군에 속했던 도서를 통합하여 완도 군이라 칭하였다. 7) 행정리는 유서리(서성리와 유촌리), 금곡리, 봉선리(굴전리와 용출리, 덕우 도)로 나누고 있으나 생일도에는 5개 마을이 있다. 8)대동지지에 내덕도(來德島)ㆍ산일도(山日島)ㆍ평일도(平日島)ㆍ금당도 (金塘島) 위의 네 면(面)은 모두 장흥부(長興府) 남쪽 바닷가 가운데에 있다. 또한 1895년경에 간행된 장흥읍지에도 평일도(平日島), 산일도(山 日島), 황제도(皇帝島), 금당도(金塘島) 등의 지명이 있다. 9) 완도에는 광무3년(1899)의 필사본 읍지와 1910년경이라고 추정되는 필사 본의 군읍지가 있었는데, 1924년 김호선 등이 군지 편찬을 제의하고 김상 덕 군수가 적극적으로 호응하였다. 황한인 등이 중심이 되어 군지 편집에 서는 여지승람, 각면 사록, 각진 진지, 古老의 구비 등을 광범위하게 채 집하고 수록하였다. 1924년 여름에 시작하여 1925년에 간행되었다.(한국 근대읍지45(완도군지) 해제에서, 1991).

(35) 완도군 ‘생일도’ 지명에 관한 연구. 307. 주하는 인구는 844명이고 남자가 423명, 여자가 421명이다.10) 생일 도 사람들은 과거에 주 수입원이 해초 생산이었다. 그래서 마을 주 민들은 바닷가를 몇 구역으로 나누어 해초를 생산하였다. 이 논문은 ‘생일도’의 5개 마을의 바닷가 지명과 산(재) 지명에 나타난 조어․음운적 특징을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 조어․음운 적 특징을 밝히기 위해서는 지명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생일도의 인근 섬인 덕우도에서 태어난 필자는 2017년 10월(1차 조 사)과 2018년 2월(2차 조사)에 생일도를 방문하고 생일면 사무소 주무관의 안내로 각 마을의 어른들을 소개받고, 각 마을의 노인정에 서 어른들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특히 서성리 이 00(78 세), 조 00(71세), 황 00(71), 유촌리 김 00(75세), 금곡리 최병선 00(82세), 김 00(72세), 용출리 이 00(80세), 이 00(79세), 굴전리 정 00(79세) 님의 증언은 이 논문의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되었다. 2. 지명 유래의 일반적 양상과 의미. 지명에 관한 연구는 방언 연구자들에 의해 꾸준하게 연구되어 왔 다. 이돈주(2007)는 우리 나라의 전래 지명의 일반적인 경향을 다음 과 같이 제시하였다. (1) 그 지역 주위의 자연 환경 곧 산천 초목 암석 고개 등의 이름에 서 온 것, (2) 생활을 연위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샘 못 다리 城 향교 서 ․. ․. ․. ․. ․. ․. ․. ․. 10) http://www.wando.go.kr/. 서성리<146세대 281명(남140, 여141)>, 금곡리 <80세대 138명(남69, 여69)>, 유촌리<67세대 122명(남64, 여58)>, 용출리 <59세대 113명(남57, 여56)>, 굴전리<35세대 61명(남29, 여32)> 등이다..

(36) 308. 地名學 29 (2018. 12) 당 시장 창고 주막 정자 제조소 상점들과 관련 된 것, (3) 신앙의 흔적인 신당 장승 지석 불탑이며, (4) 서원 재실 비석 가로 유적 등에 따른 것, (5) 그 밖에 지역의 위치 형태 풍수지리 직업 취락 발생의 신구, 또 는 외래 종교의 영향에서 유래한 것 등 참으로 다양하다.11) ․. ․. ․. ․. ․. ․. ․. ․. ․. ․. ․. ․. ․. ․. ․. ․. ․. 지명의 기능과 역할에서는 바닷가와 주변, 마을과 주변, 산과 들 등으로 분류하고, 하위분류 방식으로 생긴 유래에 따라 첫째, 형상 에 따라 생긴 지명, 둘째, 지형의 위치에 따라 생긴 지명, 셋째, 역할 에 따라 생긴 지명으로 나눈다. 최현배(1966)는 지명 연구의 필요성을 “1) 우리의 역사, 지리, 풍속, 제도를 문화생활의 연구에 도움이 될 것 이요, 2) 우리의 옛말, 말소리의 변천, 말의 꼴과 뜻의 변천, 배달말의 계통을 언어 과학적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요, 3) 배달겨레의 성립 및 이 동에 관한 연구에 무슨 기틀을 줄 수 있을 것이요, 4) 우리와 이웃 겨레 와의 겨레스런, 문화스런 관계의 천명에 필요한 자료를 줄 것이요, 5) 뒷 날에 우리 땅이름을 순 우리말로 되살리게 될 경우는 크게 소용될 것이 다.”. 라고 말하고 있다.12) 섬에서 바닷가는 생존을 위한 중요한 곳이다. 섬에는 농토지가 적 어 농사를 짓기 어려운 지역이 많기 때문에 바닷가에서 주로 해산 물이나 해초 등을 채취하여 생활한다. 그런 까닭에 바닷가의 지명이 지형과 연관된 것이 많다. 바닷가는 ①섬에서 바다 쪽으로 쭉 뻗어 나온 곳과 ②물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는 곳, 11) 이돈주, 땅이름의 자료와 우리말 연구 , 한국지명연구, 한국문화사, 2007, 57-58쪽. 12) 최현배, 한국지명총람(서울편), 한글학회, 1966, 22쪽..

(37) 완도군 ‘생일도’ 지명에 관한 연구. 309. ③그 밖의 특수한 지점을 가리키는 지명 등으로 나눈다. 이 중 ① 의 지명소는 ‘부리’ 또는 ‘끝’이고 ②의 지명소는 ‘장벌’ 또는 ‘모래사 장’, ‘짝지’ 등이다. ③은 다양한 장소를 가리키고 있어 일정하지 않 다.13) 마을은 주민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곳을 말하는데, 삶의 공간이고 생활의 중요한 터전이다. 그러므로 마을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중요 한 곳을 중심으로 지명이 나누어진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과 떨 어져 높이 솟아있는 곳을 지칭하는 지명소는 ‘산’, ‘봉’, ‘재’ 등이다. 이때의 지명소 중에 좀 넓은 지역이나 높은 지역을 지칭할 때는 ‘산’, 좁거나 일정한 장소를 지칭할 때는 ‘봉’이라 한다. 그리고 조금 낮아 넘어 다닐 수 있는 고개를 가리키는 ‘재’, 그리고 깊은 산고랑 을 가리키는 ‘골’, 그리고 산에 있는 ‘바위’ 등이 있다.14) 3. 생일도 지명의 의미 3.1. 서성리(西城里)의 바닷가 지명. 생일도의 바닷가 이름은 구역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누어진다. 대 부분의 생일도의 바닷가 지명은 주변 형상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그림 1>은 생일도와 주변 섬이며 <그림 2>는 생일도이다.. 13) 강현모, 도서의 지명 유래 고 , 인문과학연구창간호, 용인대인문사회과 학연구소, 1998, 11쪽. 14) 강현모, 앞의 논문, 9쪽..

(38) 310. 地名學 29 (2018. 12) 유촌리. 용출리 <그림 1> 생일도 주변. 서성리. 굴전리. <그림 2>생일도. 서성리는 완도군 생일면의 면소재지 마을이다. 조선시대 인조 (1623~1649) 때 장수 황씨(長水黃氏)가 장흥 장평(長興長平)에서 처음 들어와 정착하였고, 그 후 김해 김씨, 경주 정씨, 전주 이씨 등 이 이주하여 마을을 형성하였다. 서성리를 예전에는 ‘큰몰’이라 했 다. ‘큰몰’은 ‘큰 마을, 큰 동네’란 뜻으로 면소재지가 있는 마을이고 생일도에서 가장 사람이 많이 사는 마을이라서 그런 이름으로 불렸 다. ‘-말/-멀/-물/-몰/’은 한자어 ‘村, 里’에 대응하는 ‘마을’의 중세 어 ‘​ ’이다. ​​ 이 ‘​ ’은 ​​함경남북도의 북방계에서는 ‘마을’로, 경 기 이남의 남방계에서는 ‘-말’로 축약된 형태이다. 그래서 ‘큰 마을’ 의 뜻인 ‘큰몰’이 된 것이다. 그리고 해적을 막아 내기 위하여 1700년대 백운산에 성을 쌓았다 는데 지금은 약 3㎞가량의 성터만 남아 있다. 이 산 아래 마을은 ‘성 (城)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서성리(西城里)라고 부른다. 특히 서성리에서는 마을 사람들을 ‘동주비, 서주비, 중주비’ 등으.

(39) 완도군 ‘생일도’ 지명에 관한 연구. 311. 로 나누고 바닷가를 다시 세 부분으로 구역을 정하여 매해 돌아가 면서 해초를 생산하여 생활하였다. 이런 연유로 바닷가 이름이 구역 구역으로 구체화되어 전한다. ‘주비’란 ‘떼, 무리’란 뜻의 옛말인데,15) 서성리에서는 이 단어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16). (1) 용두리끝:용두(龍豆)리+끝>용두리끝(합성어) 이는 서성리의 배가 정박하는 곳의 맞은편에 있다. 바닷가 마을 앞쪽에 있는데 멀리서 보면 용머리처럼 솟아있는 모습이다. 완도읍 정도리에도 ‘용내이재’, ‘용내이마을’이란 지명이 나온다. 덕우도에도 ‘용내이’가 있다. 생일도 용출리, 굴전리 등은 모두 생일도 앞에 있 는 무인도인 ‘도용량도(섬용내이)’ 부근의 마을이다. (2) 건네짝:건네(너)+짝(지)>건네짝(합성어), 짝지>짝(줄임) 서성리 바닷가 배 닫는 곳 맞은편 안쪽에 있는 곳으로 자갈이 널려있다. ‘짝’은 ‘짝지’의 줄인 말이다. 완도 지방에서 ‘짝지’는 여러 곳에 지명이 있다. 덕우도의 ‘진짝지’, ‘작은짝지’와 약산면 해동리 어둣등 동쪽에 있는 ‘곤짝지’ 등이 있다. (3) 개목(괘목):개+목>개목(합성어) 이 지명은 마을 사람들의 발음이 일치하지 않았다. ‘개목아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개목’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냥 ‘괘목’이라고 하는 사 15) 남광우, 고어사전(1997)에 보면 ‘八部는 여듧 주비니(월인석보 1:14), 道士​주비​​ 道家ㅣ라 ​ 니​라(월인석보2:50)’ 등의 용례가 있다. 16) 생일도의 유촌리와 용출리, 굴전리는 각각 두 주비로 나누웠으나 금곡리 는 세 지배로 나누웠다. 서성리, 유촌리, 용출리, 굴전리는 ‘주비’로, 금곡리 는 ‘지배’ 로 부른다. 인근 섬인 덕우도에서도 ‘지배’라 한다..

(40) 312. 地名學 29 (2018. 12). 람들이 있었다. 이는 발음상의 차이로 보인다. 그러나 ‘개’는 ‘狗’의 뜻이 아닌 ‘浦’의 뜻이며, ‘개목’은 ‘개’와 ‘목’의 합성어로 봐야한다.. (4) 배장사리(끝):배+장사리(끝)>배장사리(합성어), 장사니> 장사리(‘ㄴ-ㄹ’의 혼기) ‘배’는 ‘볏짚이나 삼으로 세 가닥을 지어 굵다랗게 드린 줄’의 지 역어인데, 제주 방언에는 ‘참바’라 한다. ‘장사니’는 ‘노루’의 다른 말 이다17). ‘장사니>장사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밧줄을 늘어놓 은 것 같은 바닷가로 노루의 형상이다. (5) 멩지개:멩지(명주)+개>멩지개(합성어), 명주>멩지(단모음 화, 전설모음화) ‘명주(明紬)’의 전남 방언은 ‘멩지’다.18) ‘멩지’는 특히 영암, 나주, 장성, 완도, 진도, 거문도 등에서 사용한다. ‘명쥬>명주>멩지’의 변화 를 보이는 말이다. ‘옥과 명쥬:玉帛(十九史略1:9, 18세기), 명지 올 리​​ 틀:絡車(物譜, 18세기)’을 보더라도 한자어 ‘명주’를 지금까지 사용한다. ‘개[浦]’는 ‘갯가’를 말하는데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이다. <용비어 천가>에 보면 ‘합개:合浦’(용가1:49)가 나온다. 그러므로 ‘멩지개’는 ‘명주 모양의 갯가’의 뜻을 지닌 이름이다. (6) 오성기미: 오성+기미>오성기미(합성어) ‘기미’는 지역어로 ‘개(긔)’의 다른 말이다. 생일도에는 ‘긔미>기. 17) 신기철 외, 새우리말큰사전(하), 삼성출판사, 1985, 2841쪽. 18) 이돈주, 앞의 책, 90쪽..

(41) 완도군 ‘생일도’ 지명에 관한 연구. 313. 미’의 변천을 알 수 있는 지명이 더 있다. 해안이나 섬 지방의 지명 에 ‘-미’가 많이 보이는데, 이는 어원론적으로 ‘川, 水’를 의미하는 고대어 /mV/의 잔영으로19) 삼국사기 지리지에서도 기록이 있다. <水城縣 本高句麗 買忽郡(삼국사기, 권35), 買召忽縣 一云 彌鄒忽 (삼국사기, 권37)> ‘구미’는 ‘곶(串)’과는 반대로 바다가 육지로 굽어 들어온 오목한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구미’는 해안 지역의 고유지명에서 많이 보인다. 한자 지명으로 변환할 때는 ‘金/琴/錦’ 등으로 표기되는 경 우가 많았다.20) 생일도에 이처럼 배를 댈 수 있는 ‘개(기미)가 많은 것은 바닷가 를 일정한 구간으로 나누어 해초를 채취하고 운반은 배로 했기 때 문이다. ‘쇠긔미>쇠금[금곡(金谷)], 순천긔미>순천금, 청새긔미>청색 금, 배낭긔미>배낭금’ 등이다. 이는 받침을 살려 쓰려는 백제어의 잔 영이다. ‘오성’의 뜻을 더 찾아야 할 것이다.. (7) 씹새머리:씹+새(사이)+머리>씹새머리(합성어) ‘씹’은 ‘여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다. 생일도의 정상인 백운산 북동쪽 아래의 ‘오성기미’쪽의 옴팍하게 패인 곳이 마치 여 성의 성기를 닮은 것으로 보여 이름이 지어진 것이다. 19) 이돈주, 「완도지방의 지명고」, 호남문화 연구제 4집, 1966, 244쪽. 20)송하진, 「삼국사기지리지 용자의 기능과 지명 표기에 대한 고찰(1)」,  호남문화연구제27집, 1987. 150쪽. 신기미(新金, 전남 고흥군 봉래면), 이끼미(益金, 전남 고흥군 금산면), 장 기미(莊金, 전남 여수시 돌산), 한박구미(閑博琴, 전남 완도군 약산면), 작 그미(作錦, 저남 고흥군 남양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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