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보건의료서비스 우선순위 설정의 외국 사례
단국대학교 산업의학과 교수 채 유 미
포천중문의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지 영 건
서 론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1990년 이후 연평균 18.8%의 급여지출 증가율을 보여 오다가 1997 년에는 지출이 수입을 상회하는 적자 구조로 바뀌었고, 2000년대에 이르러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분업으로 재정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건강증진기금의 보험재정 투입 등에도 불구하고 노인인구 증가, 대형병원으로의 의료이용 편중 등 의료 수요 증가 및 의료이용 양상의 변화, 그리고 식대 급여확대, 본인부담 인하 등의 참여정부의 선심성 정책으로 말미암아 보험급여 지출 증가 추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급여체계는 비급여 항목이 많고 본인부담률이 46.6%에 달할 정도로 높다는 데에 문제점이 있다. 또한 의료보험이라는 의료보장 제도의 도입 이후 나름대로 보험 급여 범위의 확대가 꾸준히 있어왔지만 고액의 진료비를 요하는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여전 히 보장성이 낮고, 예방보다는 치료 중심의 급여체계로 편성되어 있는 등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건강보험의 주목적인 ‘보장’ 기능을 수행하려면 보험급여 확대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 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효과성과 효율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보험급여 범위의 확대는 급여 항목의 증대, 본인부담금 완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급여 결정 또는 급여 범위 확대 시에는 어떤 서비스 내용을 항목에 포함해야하고 제외할 것인지 본인부담은 어떻게 해
야 하는 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
공적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서구의 여러 선진국에서는 급여의 범위와 수준을 결정하는 합 리적인 자원배분에 일찍이 관심을 가지고 1980년대 중반이후부터 보건의료서비스의 우선순 위 설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우선순위 결정은 자원의 한계라는 제약조건에도 불구하고 사회환경의 변화와 신의료기술 의 급속한 발전 등의 변화를 수용하고 급여구조의 효율화를 통한 보장성 강화를 달성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된다. 우선순위 결정을 통해 의료공급자나 지불자 수요자 모두에게 행위 에 대한 책임감과 명확성을 갖게 하며 자원배분의 효율화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 접근성 측면의 형평성을 높이고 보건의료에 대한 비용지출을 억제하며 지역사회의 선호를 보건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급여대상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미약하고, 보험급여 확대 결정에 필요한 우선순위 선정기준이나 지표가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선정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그보다는 임기응변으로 건강보험의 재정상황, 요구도 및 필요에 따 라 일부 항목을 추가하는 건별 접근방식의 보험급여 범위가 결정되어 왔다. 건강보험급여 확대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고 사회환경적 요인도 변화하고 있는 만큼 보장성 증대와 자원활용의 효율성을 함께 달성하기 위하여 보건의료서비스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하에서 주요 국가들의 우선순위 설정 과정과 내용을 살펴보고 국내 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수행되었다.
방법 및 내용
조사 국가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미국, 그리고 국가보건서비스를 지 향하고 있는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을 대상으로 하였다. 조사는 기존 문헌을 중심으로 우선순위 관련 논문과 인터넷 자료검색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였다. 조사 내용은 주요 국가들의 우선순위 설정 과정과 주요 내용 및 활용도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결 과
가. 미국 오레곤 주 (1) 도입배경 및 과정
1987년 오레곤 주 의회는 보건의료자원 배분에 있어서 효과적이고 명확한 기준을 개발하
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정책 목표를 수립하였다.
첫째, 정책 목표를 건강서비스나 건강보험에 관한 것이 아닌 건강 그 자체에 둔다.
둘째, 공공 서비스를 강화한다.
셋째, 기존에 급여되고 있는 부분을 삭감하거나 지불수준을 낮추는 대신 급여 대상 서비 스를 조정하는 방식의 재정 억제책을 마련한다.
넷째, 적극적인 자원 개발을 통해 임상적으로 유용한 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한다.
다섯째, 의료자원 배분에 관한 의사결정을 위해 의료서비스 우선순위를 명확히 한다.
여섯째, 우선순위 결정과정을 완벽하게 유지함으로써 입법부의 결정에 따라 변경되는 일 이 없도록 한다.
1989년에는 보험미가입자인구의 비율을 낮추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빈곤 가정에 대한 인 간다운 의료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하는 보건의료기본법(A Basic Health Services Act)을 제 정하였고,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선 이하 가계의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메디케이드를 확대 적용하였다. 이는 국민에게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이 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의무가 존재한다는 주 정부의 원칙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메디케이드 수혜 대상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급여 범위를 해마다 변동하는 예산 수준에 맞추어 급여 범위의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었고 이를 해결하 기 위한 방안으로 의료서비스위원회(Health Services Commission)를 설립하여 의료서비스 우선순위 목록(Prioritized List of Health Services)을 개발하기로 하였다.
(2) 우선순위 목록 개발과정
의료서비스의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 부여를 위하여 의사 5인, 공중보건 간호사, 사회복 지사 및 소비자 대표 4명의 의료서비스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외에도 실무 작업과 전문가 및 대상인구의 의견수렴을 위하여, 보건의료서비스 결과 평가, 정신보건서비스, 유전분야 전 문가 등을 포함한 6개 분야의 분과위원회를 조직하였다.
위원회에서는 임상 진료서비스 효과에 대한 근거중심의 자료를 우선순위 결정 자료로 활 용하고자 하였으나 당시에는 기존 자료가 미비하고 연구 초기단계였기 때문에 적용할 수 없 었다. 따라서 치료 결과 규명을 위한 별도의 임상적 경험과 판단이 필요했고 이를 위하여 수백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건의료서비스 결과 검토 소위원회가 조직되었다.
이들은 먼저 비용-효과분석을 통한 우선순위를 도출하였으나 의사(醫師)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위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없었다. 따라서 위원회는 비용-효과적 접근을 포기하고 치료 를 통해 얻게 되는 이득의 정도에 의해 순위를 도출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주민들의 보건의료서비스 요구도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 방식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첫째, 12회에 걸친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의 경험과 선호를 파악하였고 둘째, 주 전체에 걸쳐 50여개의 그룹을 형성하여 보건의료서비스 가치에 대한 의견합의를 이루었으며 셋째, 주민 1001명을 대상으로 활동장애, 사회적 기능 장애, 청력장애 등을 포함 하는 수백 가지 분야의 건강 상태가 전체적인 건강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이러한 세 가지 조사를 통해 급여 서비스의 상대적인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주민들의 요구와 서비스의 효과 및 비용을 고려하여 구분한 17개 우선순위 결정 범주는 다음과 같다.
범주 1 : 생명에 치명적인 급성 상태, 치료로 사망을 예방하고 완전한 회복 범주 2 : 모성서비스
범주 3 : 생명에 치명적인 급성 상태, 치료로 사망을 예방하나 불완전한 회복 범주 4 : 어린이 예방서비스
범주 5 : 생명에 치명적인 만성 상태, 치료로 생명 연장 및 삶의 질 향상 범주 6 : 생식계 서비스(모성 및 불임 서비스 제외)
범주 7 : 위로서비스(호스피스서비스, 통증관리 등) 범주 8 : 예방적 치과 서비스
범주 9 : 성인을 위한 효과적인 예방서비스
범주 10 :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은 급성 상태, 치료로 예전 상태로 회복 범주 11 :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은 만성 상태, 일회 치료로 삶의 질 향상
범주 12 :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은 급성 상태, 치료로 예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음 범주 13 :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은 만성 상태, 반복적인 치료로 삶의 질 향상 범주 14 : self-limiting 질환이나 치료시 회복을 촉진
범주 15 : 불임 서비스
범주 16 : 성인을 위한 덜 효과적인 예방서비스
범주 17 : 치명적 혹은 비치명적 상태, 치료로 최소한의 회복 또는 삶의 질 향상
1991년에 개발된 최초의 우선순위 목록에 대하여 2년마다 재개정과정을 거쳤으며, 이후 노령인구증가 등의 변화요인이 발생함에 따라 예방서비스와 만성질환관리(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천식 등)의 강조가 필요하게 되면서 2005년에는 전면적으로 서비스 범위 재검토가 이루어졌다. 이 결과 보건의료서비스를 17개 범주에서 9개 범주로 구분하기에 이르렀다.
범주 1 : 모성과 신생아 서비스(산과서비스 등)
범주 2 : 일차 및 이차 예방서비스(예방접종, 혈압측정, 정기적인 치과 검진 등)
범주 3 : 만성질환관리
범주 4 : 생식계 서비스(모성 및 불임 서비스 제외) 범주 5 : 위로서비스(호스피스서비스, 통증관리 등)
범주 6 : 치명적 상태, 치료로 질병 완화(치료가능한 암진료, 우울증 및 뇌졸중 치료 등) 범주 7 : 치명적이지 않은 상태, 치료로 질병 완화(강박장애로 인한 정신과 치료, 만성부비
동염 등)
범주 8 : self-limiting 질환(급성 결막염, 급성 인두염 등)
범주 9 : 기타 질환(치료로 인해 건강증진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서비스)
한편, 질병상태와 치료 방법을 짝지은 다음 이에 해당하는 진단명, 치료 및 처치코드 등을 분류하는 작업을 마치고 그 결과를 다시 9개의 범주 중 해당하는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진단 명 코드는 ICD-9-CM1)으로 국제질병분류코드를 사용하고, 치료 및 처치 코드로는 CPT-42) 와 HCPCS3)을 사용하였다.
오레곤 주에서는 서비스 항목의 우선순위 결정을 위하여 의료서비스 항목을 9개의 범주로 구분한 다음에는 각 범주에 해당하는 서비스 항목간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하여 다음의 공식을 적용하고 있다.
건강수명에 미치는 영향력 + 고통에 의한 영향
+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 × 효과 × 서비스 요구도 + 건강 취약집단에 미치는 영향
+ 3차 예방(범주 6과 7에 해당)
• 건강수명에 미치는 영향력 : 질병 발생 연령을 고려하여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였을 경우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로 0(전혀 영향 없음)∼10(매우 큰 영향)로 점수를 산정한다.
• 고통에 의한 영향 : 가족의 고통까지도 포함하여 질병으로 인한 통증과 고통의 정도로 0(전혀 영향 없음)∼5(매우 큰 영향)로 점수를 산정한다.
•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 : 질병이 주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0(전혀 영향 없음)
∼5(광범위한 영향)로 점수를 산정한다.
• 건강 취약집단에 미치는 영향 : 취약한 인구집단에게 영향을 주는 정도로 0(영향 없음)
1)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9th Revision, Clinical Modification 2) Current Procedural Terminology, Fourth Edition
3) Healthcare Common Procedure Coding System
∼5(매우 큰 영향)로 점수를 산정한다.
• 3차 예방 : 범주 6과 7에 해당하는 서비스로 조기 치료가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정도 로 0(합병증 예방불가)∼5(심각한 합병증 예방)로 점수를 산정한다.
• 효과 : 의도했던 치료 효과 달성 정도로 0(효과 없음)∼5(매우 큰 효과)로 점수를 산정한 다.
• 의료서비스 요구도 : 진단 후 요구되는 의료서비스의 시간 비율로 0(서비스 요구 없음)
∼1(서비스 필요)로 점수를 산정한다.
• 최종원가 : 전형적인 치료 비용에서(만성질환으로 인한 일생에 걸친 비용 포함) 치료하 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비용을(응급진료, 합병증 등 포함) 제외한 비용으로 0(최종 원 가 높음)∼5(비용 절감)로 점수를 산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질병상태와 치료방법에 따른 서비스 코드를 분류한 후 우선순위 목록 이 결정하였다. 최근에 발표된 2008-09년도에 활용될 목록에는 총 680개의 우선순위 목록이 포함되었고 각각의 질병상태와 치료방법에는 순위를 나타내는 번호가 붙여졌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예) 진단명 - 임신 치 료 - 모성서비스
의료서비스 항목 - ICD-9, CPT, HCPCS등에서 해당하는 코드 분류 Line 1- 우선순위 결정 번호
(3) 우선순위 목록 검토 과정
위원회는 우선순위 목록의 초안이 완성되는 대로 무작위로 선정된 의사, 관련 전문가, 의 료기관, 대학부설 건강증진 센터 등 200여명의 이해당사자를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위한 조 사를 수행한다. 이와 함께 전문과별 대표자, 가정의학회 회원, 서비스 제공자 대표(병원, 개 원의 등), 소비자, 시민단체 등 5개의 자문단을 구성하여 우선순위 목록을 검토한다. 위원회 의 모든 활동과 회의는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되 어 있다.
(4) 우선순위 목록의 활용
메디케이드 가입자들의 보험급여 서비스 영역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이지 않은 치 료 분야를 제외하는 기준으로서 우선순위 목록이 활용되어야 하며 예방서비스와 만성질환관 리 서비스에 중점을 두어 급여 분야가 결정되어야 함을 견지하고 있다.
우선순위 목록 설정을 통하여 오레곤 주는 급여 범위 결정을 위한 공공 자원 배분의 보다 명확하고 설명가능한 지침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보건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임상 적 효과와 대중의 기호를 함께 반영할 수 있었고 더불어 의사들의 진료행태가 우선순위 목 록에 정의된 이득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등의 영향을 보여주었다.
나. 영국
(1) 도입과정
영국에서는 급여의 포괄성을 전제로 하는 국가보건서비스 체계를 가지고 있기 구체적인 급여 대상을 논하기 어렵지만 치료효과, 안전성, 의료기술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고려하여 급여 대상 목록을 결정하고 있다.
1993년 보건부는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하여 우선순위 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 였고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으로 첫째,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고, 둘째, 임상적 치료효과가 분명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여야 하며, 셋째, 투자된 비용 대비 충분 한 가치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우선순위 설정을 위하여 국가차원에서 우선순위 결정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뿐만 아니 라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1995년 우 선순위 설정을 위한 워크숍에서 주요 사안들에 대한 의견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국가가 수행 하고자 하는 목표와 실제 실현할 수 있는 분야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급여 우선순위 설정은 이러한 현실적인 부분을 인정하는 과정임을 인식하였다.
오레곤 주에서와 같은 우선순위 결정 방식은 지지되지 못했으나, 다음의 과정을 거쳐 우 선순위를 설정하는 방식이 제안되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보건부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의 우선 급여 분야와 개선 목표를 설정하고, 지방보건당국과 자금보유일반의는 지역 주민의 요구를 측정하고 이를 반영하여 서비스와 치료 영역을 지역차원에서 결정한다. 의료인들 각 자는 개개 환자의 요구도에 기초하여 해당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가장 적절한 치료법과 우선 급여 부분을 결정한다. 즉, 보건부가 산하기관에 서비스 개발 시 고려해야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정례적인 지침을 전달하면 모든 기관들은 지침의 내용을 참고로 지역적 및 환자의 특 성을 감안하여 보건의료 및 사회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임상적 효과성 접근방식에 따라 핵심서비스에 대한 국가적 목록을 구축하자는 제안 이 있었으나 거부되었다. 이는 특정 치료가 국가보건서비스 체계하에서 제공되는 것이 적절 한지에 대한 결정은 환자 개개인의 상황, 질환의 위중도, 편익의 가능성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견해에 따른 것이었다.
(2) 우선순위 설정 내용
2000년에는 보건의료서비스 선진화 10개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우선순위 분야를 설정하 여 발표하였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건강증진을 위해 우선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 영역에는 흡연자 감소를 위한 서비스, 약물중독 예방을 위한 서비스 및 십대미혼모 감소를 위한 노력이 해당한다. 둘째, 생명연장 을 위해 우선 제공되어야할 서비스 영역에는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암과 뇌심혈관계 질 환 예방과 치료가 해당한다. 셋째,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과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일차와 이차 의료기관간의 원활한 서비스 연계가 필요하다.
넷째, 취약계층의 건강보호를 위한 서비스 영역에는 정신보건서비스 강화, 고령자 및 소아대 상 서비스 강화가 해당한다. 다섯째, 보건의료서비스 선진화 전략으로는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다각적 노력, 의사, 간호사 등 관련 종사자 인력 확충과 고용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 및 보건의료정보 체계 개발 등이 필요하다.
3. 노르웨이
노르웨이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보편주의적, 포괄적인 의료체계로 필요도에 따라 의료서비 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1985년 우선급여 설정 기본 원칙으로서 질병의 심각성, 접근의 평등성, 대기 시간, 비용, 질병에 대한 환자개인의 책임 등 5가지 기준을 두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인 질병 의 심각성을 5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위급성 등 즉각적인 생명의 위협을 초래 하는 필수적 서비스, 둘째, 재난적이거나 환자개인에게 장기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필수적 서비스, 셋째, 임상적 효능이 증명된 만성질환의 치료, 넷째,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효능이 불분명한 치료, 다섯째, 수요는 있으나 필수적이지도 유용성에 대한 증거도 없는 경 우, 이 경우는 서비스 제공에서 제외될 수 있다. 다섯 가지 유형 중에서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유형은 나머지 서비스에 대한 급여가 충족된 이후에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1996년에는 새로운 우선순위 기준으로 질병의 심각성, 치료의 효과, 치료의 비용대비 효 과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여 각 전문분야별로 치료와 질병의 상태를 위의 세 가지 원칙에 따라 기본서비스, 보충서비스, 저 순위 서비스, 정부 급여 외의 서비스 등 네 가지로 분류하도록 하였다.
4. 스웨덴
스웨덴은 필수적인 서비스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1992년 스웨 덴 의회에서는 우선순위 위원회를 조직하여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의 우선순위 설정에 대한 자문하고 있다. 위원회는 7인의 정치인과 의학, 보건 경제학, 윤리 등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되 었다.
1993년에는 우선급여 설정의 3가지 기본 원칙으로서 인간의 존엄성, 의료서비스 필요도 에 따른 서비스 제공과 사회적 연대 및 의료서비스의 효율성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른 정치 및 행정적 우선순위 설정 목록과 임상적 우선순위 설정 목록은 다음과 같다.
표 1. 스웨덴의 정치 및 행정적 우선 급여순위 목록
우선순위 그룹 서비스 내용
I 생명에 위협적인 급성 질환 및 방치해 두었을 때 영구 장애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질병, 심각한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 말기환자의 통증 완화 치료 등
II 효과가 입증된 예방서비스, 보건의료법에 명시된 재활서비스 등 III 심각성이 덜한 급성 및 만성질환 치료
IV 경계가 불분명한 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 V 질병 또는 손상 외의 사유로 인한 서비스
표 2. 스웨덴의 임상적 우선 급여순위 목록
우선순위 그룹 서비스 내용
IA 생명에 위협적인 급성 질환 및 방치해 두었을 때 영구 장애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질병
IB 심각한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 말기환자의 통증 완화 치료 등 II 효과가 입증된 예방서비스, 보건의료법에 명시된 재활서비스 등 III 심각성이 덜한 급성 및 만성질환 치료
IV 경계가 불분명한 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 V 질병 또는 손상 외의 사유로 인한 서비스
우선순위 그룹 I에서 III 까지의 서비스는 전국민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급여 내용이지만 그룹 IV의 서비스는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재정 여건에 따라 일정한 조건을 부여할 수 있으며 그룹 V의 서비스는 급여 제외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다.
5.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의료개혁을 통해 보건관리당국이 의료서비스 구매자 역할을 담당하는 경쟁체 제를 도입하면서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져야 할 핵심서비스를 규정하기에 이른다. 이는 자원 배분 과정에서 지역보건당국이 자의적으로 급여 제외 조치를 취하는 등 불투명성의 존재와 외과수술과 같은 가시적인 영역을 중심으로 급여 되는 경향에 대한 비판을 배경으로 한다.
이과 함께 공공재원에 의한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는 핵심서비스 목록이 정해져야 한다는 정 부 정책 의지를 반영하였다. 즉 과거 공적인 조사나 통제 없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져 오던 관행을 타파하고 우선 급여 되어야 하는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중요한 서비스가 우선 급여 되어야 함을 강조한 조치이다.
1991년 뉴질랜드 정부는 핵심서비스 설정 목표를 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우선순위 목록을 설정할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였다. 우선순위 설정 방법으로 미국 오레곤 주와 같은 방식, 급여 목록을 선정하는 방식, 급여 제외 목록을 선정하는 방식 및 기타 여러 유형이 검토되었 다. 최종적으로 오레곤 주와 같이 세부 순위를 매기는 방법은 지지를 얻지 못하였고 지역적 변이를 고려한 급여 목록을 선정하는 방식이 선호되었으며 여기에 일부 급여 제외 목록을 함께 선정해야 한다는 조사결과를 얻었다.
1992년에는 핵심서비스위원회를 설립하고 핵심서비스 내용을 규정하기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위원회는 임상, 의학, 법 윤리, 마우리족 건강, 간호, 장애지원, 소비자 이익 단체 등 8명의 위원으로 조직되었으며 개괄적으로 우선급여 분야를 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회의를 진행하였다. 핵심서비스란 적정한 조건하에서 적정한 대기시간 내에 제공되어 야 할 보건의료 및 장애지원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위원회의 첫 연례보고서에서는 현행 급여서비스 체제를 유지하면서 항목간 조정을 하고, 삶의 질에 중점을 두고 기본의료서비스와 재가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주요 3대 우선분야 로 정신보건 및 약물남용서비스, 아동보건서비스, 통합지역관리서비스가 강조되었으며, 다 음으로 응급 및 앰뷸런스 서비스 호스피스 및 재활서비스가 제시되었다.
1994년 세 번째 연례보고서에서는 처음으로 핵심서비스 대분류 항목이 언급되었는데 이 를 살펴보면 일차의료서비스, 임신 및 출산 서비스, 치과 서비스, 일차 진단 및 치료지원서비 스, 2차 및 3차 내과 서비스, 2차 및 3차 수술 서비스, 정신건강서비스, 장애지원서비스, 자궁
검진 서비스 등이 있다. 위원회는 핵심서비스 대분류 사항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지역사회 요구에 따라 유연성 있게 자원을 배분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였다.
뉴질랜드에는 총 4개의 보건관리당국이 서비스 구매자 역할을 담당하는데 핵심서비스 개 발 및 적용에 있어서 국가단위의 규정을 둘 것인지 아니면 보건관리당국 개별적으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핵심서비스를 규정하는 융통성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 다.
핵심서비스 결정 과정에 지역사회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회의, 워크숍, 조사 등을 진행 하였지만 지소득층의 의견 반영과 지역사회와 전문가의 의견이 상충할 경우 의견 합의와 관 련한 부분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1994/95년도 정책 가이드 라인에서는 의료서비스의 형평성, 효과성, 효율성, 안전성, 수용 성 및 위험관리 등 6개의 원칙을 정하고 보건관리당국이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러한 핵심서비스 선정이 보건의료분야 지출 절감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는 것으로 평가 하고 있다.
시사점
앞에서 살펴본 주요 국가들은 보건의료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980년대 들어서 면서 기본급여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우선순위 설정을 구체화 하고 있다. 이는 재정 압박, 의료비 절감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공공 재원을 보다 효율 적으로 활용하고 질병 양상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의료서비스 분야에 경제 적 개념을 도입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노르웨이는 1985년 우선급여 설정 원칙을 발표하였고 그 외 미국의 오레곤 주, 영국, 스웨 덴, 뉴질랜드 등은 1990년대에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우선순위 원칙 또는 목록 등을 선정 하였다.
대부분의 국가가 우선순위 설정 과정에 임상 효과와 대중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조사 대상 국가들은 주민의 요구와 필요를 파악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하는 등의 광범위한 의 견 수렴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또한 근거에 입각하여 임상치료서비스의 효과를 비교평가하 고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는데 이는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인 활 용을 위해서는 서비스 수혜 대상자인 국민의 요구와 서비스 내용의 비용-효과를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
우선순위 설정은 반복적인 개정 과정을 거치는데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우선순위 설정 후에도 정책 및 인구집단의 질병 양상 변화 등에 맞추어 개정이 이루어진다. 미국의 오레곤
주는 2년마다 주기적으로 개정하며 이 외 서유럽 국가들은 비정기적이지만 국가 정책 방향 에 따라 개정이 이루어진다.
서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국가보건서비스 체계하에서 의료서비스의 필요도에 따라 포괄적 인 서비스 제공을 견지하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급여 대상 목록을 결정하기 보다는 우선순위 분야를 결정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의 경우 보건의료서비스 선진화를 달성하기 위해 5개 영역에 걸쳐 우선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 영역을 명시하고 있으며 노르웨이는 우선 급여 설정 기본 원칙으로 질병의 심각성, 치료의 효과, 치료의 비용 대비 효과성 등을 원칙으 로 서비스를 분류하고 있다.
조사 대상 국가의 우선순위 설정의 구체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예방서 비스와 만성질환관리가 강조되고 있고 질병의 심각성과 치료 서비스의 비용-효과성 등이 주 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미국 오레곤 주는 범주 1의 모성과 신생아 서비스 범주 2의 일차 및 이차 예방서비스, 범주 3의 만성질환관리 등이 우선순위 상위 목록을 차지하고 있고 영국은 생명연장을 위해 우선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 영역으로 암과 뇌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치료를 포함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질병의 심각성을 우선급여 설정 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삼으며 이를 세분화하여 위급성 등 즉각적인 생명의 위험을 초래하는 서비스를 최우선 순위 로 두고 있다. 스웨덴 역시 생명에 위협적인 급성 질환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국내의 선행 연구들은 현행 급여체계의 문제점으로 보험급여의 충실도와 보장성이 낮은 점과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파탄을 막지 못한다는 점 및 예방보다는 치료 중심의 급여체계 로 편성되어 있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급여 항목이 전반적으로 확대되어야 하고 기본 급여 체계가 재구성되어 함을 시사한다.
의료보험의 보장성 강화 측면에서 인구집단에서 발생가능한 모든 질환에 대해 급여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원의 한계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무한정의 보장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국내에서 수행된 건강보험 기본급여 구성을 위한 평가기준의 우선순위 조사 결과 조사대 상자의 70% 이상이 현재 건강보험 급여 대상 서비스에 대한 우선순위 재검토와 급여 범위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급여 항목 결정을 위한 평가기준에 관한 전문가 의견 조사 결 과 질병 자체의 응급성, 중증도, 경제적 부담, 후유장애의 심각성, 치료의 효율성, 치료의 의 학적 효과성 등을 들고 있다.
심사평가원에서 급여 대상을 결정하는 내부 기준은 안전성․유효성이 있으며 보험급여원리 에 부합되는 행위로, 질병․부상 등에 대한 치료목적의 경우,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 신체의 필수기능개선 목적인 경우 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상 비급여 대 상에 관한 규정을 역으로 기술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인구의 고령화, 중증․만성질환 등 질병 구조의 변화 등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중증질환에 대한 가계 부담을 경감하여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급여 범위 및 내용에 관한 우선순위 설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미국 오레곤 주의 사례에서 보험급여 수준을 낮추거나 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정액할당(rationing)’에서 벗어나 급여 대상 서비스를 조정하는 방식의 재정 억제책을 시도 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할 것이다.
참고문헌
1) 건강 ․ 복지 사회를 여는 모음 정책토론회 자료, 건강보험 급여체계의 개선방안, 2002 2) 국민건강보험공단. 외국의 건강보험제도 조사. 2005.
3)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 내실화를 위한 기본급여 영역에 관한 연구. 2004 4) 연세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과, 보험급여 확대 항목 선정을 위한 우선순위 설정: AHP
기법 적용, 2005
5)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건강보험 급여확대의 우선순위 설정에 관한 연구, 2004 6) http://www.dh.gov.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