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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막말, 거짓말 그리고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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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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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지만 “가는 말이 거칠어 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로 비아냥되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언어생활이 거칠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청소년들의 언어도 상스러워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 터 있어온 얘기이다. 청소년들의 언어에는 비속어뿐만 아니라 어원을 생각하면 도저 히 할 수 없는 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이 문란해지기 이전에 벌써 성인들의 언어가 천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어생활의 문란은 공직사회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고위공직자 들의 언어가 거칠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짓말이 늘어나고 있다. 공개석상에서 사 용하는 공직자의 언어가 천박해지고, 거짓말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정치적인 연유가 작용하고 있지만 사회ㆍ교육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매우 지대하며, 국민의 언어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도 이러한 사례들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정쟁(政爭)처럼 비치고 있다.

여당은 비호하고, 야당은 비판하기만 하며 기관 내부적으로는 제어장치가 없다. 먼저 공직자의 막말 사례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 내부 경찰공무원 을 모아 특강을 하며 천안함 희생자의 가족들에 대해 명예훼손적인 발언을 했다. 당 시에는 이에 대해 아무런 비판이 없었다. 그러다가 경찰청장이 되니 당시 CD동영상 이 외부로 누출되어 논란이 되었다. 그는 천안함 희생자에게는 비록 사과했지만 인사 권자는 이것을 조직기강이 무너진 사례로 설명했다.

‘막말’한 진실은 어디가고 내부 논란만 키우다가 말았다. 그렇다면 그의 발언에 불 만을 가진 경찰공무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그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을까? 이것은 강한 위계질서를 갖고 있는 경찰조직상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비슷한 정서를 가져 동조하기 때문에 말없이 있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물론 관 련 사실을 인사철에 활용한 것은 틀림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의도성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명명백백하게 드러난 사실을 조직 내 갈등에 인사권자가 휘둘릴 수 없다는 논 리를 대며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한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내부 인사들을 상대로 했고 사과했으니 괜찮다. 부도덕하긴 해도 불법은 아니고 업 무수행에 지장이 없으니 괜찮다”는 것이다.

공직자의 막말, 거짓말 그리고 부패

권해수 (한성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20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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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의 막말을 대통령과 여당이 용인하는 나라의 언어 품격은 이제 땅에 떨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능력이 있는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이 정부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 정부 에서도 청와대 한 비서관이 정부 고위인사에게 막말을 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아무런 제재 없이 넘어갔다.

다음으로 공직자의 거짓말이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에게 막말을 한 적이 있는 유명 환 장관은 딸이 특채되는 과정에서 수차례 거짓말을 했다. 그의 딸이 외교통상부의 전문계약직 공채과정에서 단독으로 합격했다. 유 장관은 특혜 채용 의혹이 처음 제기 됐을 때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일이 있겠느냐”, “장관의 딸이니까 오히려 더 공정하게 심사했을 것이다”라고 하며, 전면 부인했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감사결과 는 이번 특혜 임용뿐만 아니라 2006년 그의 차관시절에도 특혜가 있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의 딸은 2006년에는 영어시험 성적표를 2주 늦게 내고도 합격했으며, 올해는 외교부가 특채를 재공고하는 등 영어시험 성적표를 제출할 시간을 충분히 확 보해 준 덕분에 시험을 통과했다. 이것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자 그는 사표 를 내고 국정감사를 피해 현재 외국에 체류하고 있다. 그리고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딸은 6월 프랑스어 능통자 6급 특채시험에 혼자 합격했다. 전 전 감사원장은 “딸이 시험을 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내가 유 장관에게 부탁을 하거나 협의를 한 적은 없 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인력을 특채한 상황에서 올해 정원 을 다시 한 명 늘렸고 면접위원도 결재 없이 결정해 채용과정이 전반적으로 부당함을 반증하고 있다.

두 사례에 대해 외교부의 초기 입장은 정당한 절차를 거쳤고 가장 좋은 점수를 받 아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기관장이나 유력 인사의 자녀가 응모했다면 인사담당자는 어떤 심정을 가져야 탈락시킬 수 있을까? 아마 인사상 큰 불이익을 각오해야 할 것이 다. 그렇지 않으면 떨어진 이유를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하는데 인사권자인 자신의 상 사에게 쉽게 얘기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인사권자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으로 관 련 사실을 사전에 얘기했을 경우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로 시작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을 당했다.

그리고 영국의 최대 석유회사 BP(British Petroleum)의 CEO 존 브라운은 위기에 빠 진 회사를 구해냈지만 자신의 동성애에 대해 거짓말을 해 결국 물러났다. 이와 같이 외국에서는 거짓말을 하면 그 처벌이 매섭다.

공직자는 공개적인 발언에 대해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국회와 같은 국민 의 대표기관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막말과 거짓말을 해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거짓말을 하고 걸려도 아무런 처벌이 없으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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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없어질 수 없다. 특히 막말이나 거짓말로 인해 사회통합이나 공정성을 크게 저해 하는 경우 국민의 가슴에는 큰 멍이 들게 되며, 이는 치유하기 매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아직 남에 대해 배려하지 않는 언행이 폭언과 막말로 나타나고 있으 며, 특히 권력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갖지 못한 자에게 더 많이 행하고 있다. 또한 거 짓말에 아직 관대하다. 발각된다고 해도 사과하면 그뿐이다. 권력을 가진 집단이 거 짓말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막말과 거짓말에 대한 내ㆍ외부의 제어장치가 적절히 구축되지 않으면 이것은 결국 부패로 이어지게 된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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