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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게임을 통한 마을의제 만들기
얼마 전 미국의 건축가·도시계획가들은 주민들 과 함께 자신의 환경을 보다 잘 가꾸고 새로운 환 경을 만드는 것에 모든 사람의 지혜를 모아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디자인 게임을 제안한 바 있다.
디자인 게임의 대상은 어린이 놀이터, 공원, 주민 자치센터, 지역도서관, 아동관 등의 다양한 공적 시설로부터 역사적인 건축물, 마을을 관류하는 하 천·수로, 수목이나 수림지 등 가까운 환경까지 포함한다. 환경을 디자인한다는 것은‘마을 만들 기’구상이나 계획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까. 마을의 일원으로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누구라도 이런 생각이 들 때 마을 만들기 정신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러브호텔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2001년부터 마 을학교를 진행하면서 고양녹색소비자연대(이하 고양녹소연)에서는‘우리가 꿈꾸는 마을, 이런 마 을에 살고 싶다’는 디자인 게임을 진행했었다. 그 때 나온 결론을 간단히 정리하면 두 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첫째, ‘러브호텔과 유흥업소가 없는 쾌적하고 교육여건이 좋은 도시에 살고 싶다’는 것과 둘째,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자연과 공생할 수 있는 생태마을에서 이웃과 공동체를 이루어 살 고 싶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결론은 현재까지도 러브호텔 및 유흥 업소 입지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운동이 지속되고
지금 후곡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반란들은 우리 마을에 대한 꿈꾸기에서 비롯되었다.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그저 꿈에 불과하지만 모두가 같은 꿈을 꾸게 되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살맛나는 녹색마을 후곡만들기 사업은 모두가 같은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과정인 것이다
살 기 좋 은 우 리 동 네 · 3 3
우리가 꿈꾸는 녹색 마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요
-고양시 일산구 후곡마을 -
김미영|고양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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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므로 차후의 공동과제로 남겨 두기로 하고 고 양녹소연에서는 두 번째 결론을 실현하기 위한 중 단기 계획을 수립하게 되었다.
아파트단지 나무생태 학교
우선 마을 만들기라는 개념을 가깝게 느끼려면 주 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적이면서 도,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프로그 램이 필요하였다. 아파트단지 나무생태 학교는 바 로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탄생하였다. 누구나 참 여할 수 있고, 우리 마을의 장점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전개함으로써 이웃과의 만남의 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기획이었 던 것이다.
아파트단지 나무생태 학교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후곡마을 2단지였다. 이곳은 5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인근에 후동공원이 조성되어 있 어 비교적 녹지공간이 풍족한 편이다. 공원에서 참가자 신청을 받는데 일곱 살 먹은 필자의 아들 을 아는 체 하는 아이가 있었다. 같은 피아노 학원 에 다닌단다. 학원에서는 서로 아는 척도 안 하는 데 나무생태 학교에서 만나고 보니 반가운 모양이 다. 참가자 주소를 기록하다가‘어, 우리 바로 윗 집이시네요’하면서 때늦은 인사를 나누는 엄마
들도 있다. 문만 닫으면 남이 되는 아파트 문화에 서 이웃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도 마을 만들기 가 갖는 장점이 아닐까.
나무생태 학교는 생태전문 강사와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에 어떤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는지 관찰하면서 시작됐다. 부모와 함께 참가한 어린이, 미리 참가신청은 안했지만 놀이터에서 놀 다가 따라온 어린이, 급하게 친구의 연락을 받고 뛰어나온 어린이… , 참가한 모두가 즐거운 모습 이었다. 잘 익은 애기능금나무의 열매를 따먹으며 맛있다고 감탄하기도 하고 가중나무 잎의 고약한 냄새에 인상도 찌푸리면서 아파트단지를 빠져나 와 인근의 차도로 나왔다. 돌담 사이로 난 비비추, 원추리, 달래, 맥문동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주 부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맥문동 열매는 따서 달여 먹어도 돼요?’, ‘원추리, 이거 봄에 먹는 나 물 맞지요?’, ‘세상에 여기에 이런 것들이 나는지 정말 몰랐어요’하며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생태전문 강사의 강의가 끝나고 앞으로 돌보고 싶은 나무를 하나씩 정하여 이름을 붙이는 시간을 가졌다. ‘냄새나는 가중나무, 내가 지켜줄게’라고 쓴 어린이, 빗자루 같은 잣나무의 주인이 된 어린 이, 얼굴이 정말 작아 애기능금나무의 지킴이가 된 어린이 등. 아이들은 자기 나무를 하나씩 정하 고는 저마다 뿌듯한 모습이다.
나무생태 학교는 작은 것에 대한 애정과 관심 으로 우리 마을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의 나무와 풀을 관찰하는 나무생태 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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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을에 대해 무언가 하나라도 관심을 갖게 되면 마을을 가슴으로 느끼게 되고 마을을 꿈꿀 수 있 게 될 것이다. 저마다 꿈꾸는 마을이 하나로 이어 지면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만들기도 가능해질 것 이다.
주부들의 녹색마을 만들기, 이런 마을에 살고 싶다
마을 만들기란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지 역을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일정한 방향으로 만들 어가는 것이다.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만족감과 충실감을 느낄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 는 데 마을 만들기의 목적이 있다. 주민의 만족감 과 충실감은 주관적인 것으로서, 소득수준이나 물 질적인 환경과 같은 객관적·수량적인 지표에 의 해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을 만들기라는 용어는 우리 가 살고 싶은 마을에 대한 소망이나 꿈 같은 것을 느끼게 하며, 일상적인 삶의 주변에서 접할 수 있 는 것들, 손이 닿는 곳에 있는 구체적인 존재를 우 리의 힘으로 변화시키거나 만들고 가꾼다는 느낌 도 내포한다. 또, 마을 만들기는 생활을 총체적으 로 파악하는 시점에 입각한 것이다. 지역기반시설 등 생활환경의 정비는 그동안 거의 전적으로 행정 이 담당해왔다. 그런데 행정은 소관 영역에 따라 부서가 나뉘어져 있으며, 각 부서는 중앙의 각 행
정부처와 종적인 관계에 놓여 있고 상호간의 연계 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부서별로 소관 영역의 사 업만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교육ㆍ문화ㆍ의료ㆍ 복지, 기타 생활의 다양한 측면을 총체적으로 시 야에 넣은 생활환경 조성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마을 만들기 운동은 이같은 현실에 대해 시민측이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고양녹소연에서는 주부들과 함께‘이런 마을에 살고 싶다’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하였 는데 이때 나온 결론이 ① 문화공간이 많은 마을 에 살고 싶다, ②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마을에 살고 싶다, ③ 조용한 거리에 살고 싶다, ④ 아이들이 흙놀이를 할 수 있는 마을에 살 고 싶다, ⑤ 불법 주차가 없는 마을에 살고 싶다,
⑥ 나무가 많은 마을에 살고 싶다, ⑦ 음악회를 열 수 있는 마을에 살고 싶다, ⑧ 정겨운 이웃이 있는 마을에 살고 싶다, ⑨ 박물관이 있는 마을에 살고 싶다, ⑩ 도서관이 많은 마을에 살고 싶다 등이었 다. 고양녹소연에서는 녹색마을 만들기 주부모임 을 만들고 이러한 요구들에 대해 하나 하나 공부 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가까운 공원에서‘어머니와 함께 하는 안 전한 인라인 교실’을 열어 고양녹소연의 그린휠 회원들이 아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가 좋은 점, 안전하게 타는 법 등에 대해 강의하고 함께 즐기 고 있다.
인라인 교실은 죽은 공원에 활력을 넘치게 하
공원을 활력 넘치게 하는 어머니와 함께 하는 인라인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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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장점이 있다. 이것은 아마 인라인 스케이트가 남녀 노소 누구나 탈 수 있는 흥미 만점의 레저 스 포츠이면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녹색여가인 데다가 도시여건만 좋다면 무동력 교통수단의 역 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라인 스케이 트는 이제 아이들의 놀잇감을 넘어서 신나는 가족 운동이며 자전거에 이은 또다른 대안 교통수단으 로 각광받고 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인라인 스케 이트 교실은 개별화되고 있는 도심생활공간에서 넓은 광장으로 뛰쳐나와 건강한 공동 문화와 집단 에너지를 표출하는 젊은 힘을 느낄 수 있는 프로 그램이다.
주민자치센터 옥상 위의 반란
지난해 일산3동 주민자치센터 옥상에는 고양시 최초의 생태공원 즉, 후곡하늘동산이 만들어졌다.
개구리와 수서생물의 서식지인 생태습지와 예쁜 야생화 정원, 향기로운 허브 정원이 만들어지고 주민자치센터 이용자들의 휴식공간과 어린이들의 자연체험 학습장소가 탄생한 것이다. 이 사업은 고양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참여형 녹지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고양시에서 재료비를 지원하여 추진되는 것으로 건물구조안전진단, 옥상녹화 설 계 등의 작업은 고양녹소연 전문가들의 자원봉사 로 이루어졌다.
우선 후곡하늘동산을 기획하여 사업을 제안한
후 관리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였다. 자 원봉사자들은 후곡하늘공원의 조성과정에 습지 흙다지기, 인디언집 만들기 등에 참여하고 1주일 에 한 번씩 전문강사에게 생태교육을 받은 후 옥 상생태를 관찰하여 기록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 후곡하늘동산은 도심에서의 생태계를 복 원하는 실험을 하고 있는중이다. 지속적인 모니터 링으로 생태계의 변화 및 천이과정을 조사하고, 유치원 및 초등학생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환경 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40여 명의 후 곡하늘동산 자원봉사자들은 매주 옥상공원의 습 지에 물이 넘치는지, 부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새 들이 날아오는지, 어떤 나비와 어떤 벌들이 찾아 왔는지에 대해 기록하고 물을 주거나 잡초를 일부 제거해주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마을, 우리 손으로
지금 후곡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반란들은 우리 마을에 대한 꿈꾸기에서 비롯되었다. 한 사 람이 꿈을 꾸면 그저 꿈에 불과하지만 모두가 같 은 꿈을 꾸게 되면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살맛 나는 녹색마을 후곡만들기 사업은 모두가 같은 꿈 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는 과정인 것이다. 아직 시 도와 노력에 불과해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이런 노력들이 결국 우리 공간을 살맛나게 만들지 않을 까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후곡하늘공원을 조성하는 모습(오른쪽)과 어린이들의 관람모습(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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