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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주차 . 일상시와 자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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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혜경 교수의 한국문학과 생태시

12 주차 . 일상시와 자연시

12 주차 . 일상시와 자연시

(2)

Ⅳ. 일상시와 자연시

(3)

들어가기에 앞서…

근대에서 탈근대로의 전환이 산업사회로의 성숙을 표징하는 것이라면 ,

탈근대에서 고도 정보화 시대로의 진입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지배적인 표징 ! 근대에서 탈근대로의 전환이 산업사회로의 성숙을 표징하는 것이라면 ,

탈근대에서 고도 정보화 시대로의 진입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지배적인 표징 !

현실 시의 주류적 움직임

1970~80 년대 현실이란 말 속에 다분히 사회 ·

정치적 개혁이 담김 서정→현실

1990 년대 현실이란 말은 해체적 , 주변적

, 파괴적 , 일상적 삶이 지배적 현실→서정

변화의 속도는 점점 가속화되어 이제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기술 문명의 변혁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 다 . ( 단 ,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부분적이고 파편적인 것들임 )

변화의 속도는 점점 가속화되어 이제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기술 문명의 변혁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 다 . ( 단 ,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부분적이고 파편적인 것들임 )

(4)

1. 정희성과 조태일

시의 시대

1970 년대 ~80 년대

 사회 변화의 첨단에 서서 시대를 선도하는 기능

 거대 이데올로기의 중압이 굳게 자리함

 관념에 의해 왜곡된 현실을 봄 1) 정희성의 생명실의 전환과 조태일의 시적 솔직성

이제 내 시에 쓰인

봄이니 겨울이니 하는 말로 시대 상황을 연상치 마라 내 이미 세월을 잊은 지 오래 세상은 망해가는데

나는 사랑을 시작했네 저 산에도 봄이 오려는지 아아 , 수런대는 소리

- 정희성 , 「봄소식」 전문

 ‘ 민중시 → 생명시 로 전환’ ‘ ’

 증오가 아닌 사랑을 배우겠다는 그의 선언은 사람들의 삶에서 시의 진실한 길 을 찾겠다는 뜻

(5)

1. 정희성과 조태일

봄이라는 계절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진한 향기가 나는 방대한 한 권의 책

- 조태일 , 「봄」 제 1 연

 봄의 향기에서 삶의 진실을 배우겠 다는 것은 종전의 민중시가 지닌 이데 올로기적 경직성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 시인은 온갖 허물 ( 허위의식 ) 을 벗고 진실한 마음을 노래하겠다고 한 다 .

옷을 벗는다

누더기인 마음까지도 벗는다 .

- 조태일 , 「벌거숭이」 마지막 제 3

 이 시는 시인 조태일의 시적 솔직성 을 적절히 나타내 준다 .

솔직성은 그가 억압의 시대를 살아가 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

1) 정희성의 생명실의 전환과 조태일의 시적 솔직성

(6)

1. 정희성과 조태일

2) 시적 변용의 어려움 : 일상시의 타성들

민중시 → 생명시

전환이 일어나는 이 시기 ,

우리 시단에서는 일상시와 자연시가 광범위 하게 확산됨 전환이 일어나는 이 시기 ,

우리 시단에서는 일상시와 자연시가 광범위 하게 확산됨

일상시

우리들 삶의 주변의 일 상을 다룬 시

일상시

우리들 삶의 주변의 일 상을 다룬 시

자연시

자연을 소재로 한 시

자연시

자연을 소재로 한 시

전환기에 나타난 두 시의 등장은 80 년대 말에서 90 년대 초 , 널리 확산 되었던 해체시 나 도시시 그리고 패러디 시 에 대한 일종의 반동으로 보임 .

전환기에 나타난 두 시의 등장은 80 년대 말에서 90 년대 초 , 널리 확산 되었던 해체시 나 도시시 그리고 패러디 시 에 대한 일종의 반동으로 보임 .

(7)

삐뚤빼뚤 줄을 긋고

엉망으로 크레파스를 문질러 미술 시간에 야단맞던 일수는 국제 비엔날레 우수상을 받았고 산뜻한 색감으로

인물과 풍경을 잘 그려서 미술 시간에 칭찬받던 한수는 국제극장의 영화 간판을 제작한다

환쟁이가 되면 살기가 힘들다 걱정했지만

지금은 둘 다 잘살고 있는 듯

- 김광규 , 「일수와 한수」 전문

2. 시적 변용의 어려움 : 일상시의 타성들

[ 예시작품을 통해 일상시 특징 살펴보기 ]

 특별한 새로움 없이 후일담을 말하는 화자의 담담함이 간결하게 서술되어 있다 .

상반된 두 사람의 길에 대해 화자는 어떤 극적 전환을 시도하지 않는다 .

일상시는 독자들에게 별다른 인상을 남 기지 않는다 .

일상시가 어려운 이유는 그것의 친숙성 때문에 독자는 물론 시인들 자신까지도 객 관적 거리를 상실하기 쉽다 .

삶의 체험을 시적으로 변용시킨다는 것 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8)

3. 채호기의 시적 포착력과 마종하가 보여주는 일상시의 참뜻

고요하고 뜨거운 여름 바다 위에 떠 있는 부드러운 구름은 너의 입술이다 .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파도에 방금 씻긴 젖은 조약돌은 , 바람에 맞서 일어나는 물결 은 , 바다의 하늘이 경계 없이 새파란 공간에 아련히

한 점 떠 있는 먼 섬은 너의 입술이다 . 서쪽 하늘에 붉은 입술 시울로 나타나 저녁의 공간을 따뜻하게 뎁 히면서 모든 심장에 펌프질을 해대는 노을은 너의 입 술이다 . 세상에서 향기 있는 모든 꽃들은 , 꽃들을 찾

돛을 펴고 항해하는 모든 나비들은 너의 입술이다 . 음 식을 만드는 불 , 쇠를 녹이는 불 , 집과 산과 바다와 하늘을 태우는 , 세상 모든 것들을 변화시키고 소멸시 키는 불은 , 너의 입술이다 .

- 채호기 , 「너의 입술 9

 이 시는 암시적으로 성적 연상 을 떠올리며 시적 긴장을 이끌어나 가 생성과 소멸의 한 극점으로서

‘입술 을 제시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

채호기의 입술의 시학에는 오늘 의 젊은 세대 시인들이 느끼고 표 현하고 싶어하는 일상의 한 단면이 집약되어 있다 .

이 시에 많이 등장하는 많은 경구 적 이미지들은 시적 연상을 활성하 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한다 .

그의 시적 포착은 섬세하게 음미 해보아야 할 가치가 있다 .

(9)

3. 채호기의 시적 포착력과 마종하가 보여주는 일상시의 참뜻

하얗게 밀리는 바다 .

가장 외로운 이는 , 소금밭처럼 속을 하얗게 떨어내 보인다 . 홀며느리를 염전에 보내놓고 할머니께선 , 떠도는 나와 함께 푸시시하게 ' 솔 ' 이나 피우신다 . 어떻게 사느냐고 여쭈었더니

바다처럼 , 그냥 사신다고 웃으신다 . 하얗게 마르는 바다 .

바다가 떨어내는 눈물빛 사리들 . 소금처럼 사시는군요 .

내가 연기를 뱉으며 웃으니까 , 며느리의 재혼만 걱정하신다 .

배꼽이 더 큰 소금밭 며느리가 바다와 뜨겁게 만나는 날

할머니의 머리가 소금보다 희다 . 

- 마종하 , 「소금밭 근처에서」 전문

하얗게 밀리는 바다 .

가장 외로운 이는 , 소금밭처럼 속을 하얗게 떨어내 보인다 . 홀며느리를 염전에 보내놓고 할머니께선 , 떠도는 나와 함께 푸시시하게 ' 솔 '이나 피우신다 . 어떻게 사느냐고 여쭈었더니

바다처럼 , 그냥 사신다고 웃으신다 . 하얗게 마르는 바다 .

바다가 떨어내는 눈물빛 사리들 . 소금처럼 사시는군요 .

내가 연기를 뱉으며 웃으니까 , 며느리의 재혼만 걱정하신다 .

배꼽이 더 큰 소금밭 며느리가 바다와 뜨겁게 만나는 날

할머니의 머리가 소금보다 희다 . 

- 마종하 , 「소금밭 근처에서」 전문

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누구나 다 아 는 이야기를 평이하게 서술한 시 .

 이 평이성은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머 금고 있는 까닭에 오히려 시적 이완이 소 금밭처럼 높은 순도를 획득하게 만듦

 이 시에는 긴장을 다 풀어내 오히려 인 생의 외로움이 가져다 주는 깊숙한 맛이 있다 .

평범 속에 비범 , 일상시의 참뜻을 찾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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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현실도피주의를 극복해야 할 90 년대의 자연시 : 박찬 , 박태 일

자연시

는 오늘날 크게 부각되고 있는

환경운동 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 해야함

 자연의 중요성을 새롭게 깨닫고 , 지구라는 녹색 별을 공생의 터전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생태학적 사고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

 자연시 는 1930 년대의 정지용이나 1940 년대 청록파의 시와 다른 차 원에서 가장 강력하고 새로운 정점이 될 것

 민중의 시대 에 자연시는 현실 도피로 인식

 도시시의 시대에는 촌스러운 복고주의로 폄하 됨

 90 년대 후반 에 들어서 , 자연시는 우리 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야성적 생명력의 원천이 되어야 함

(11)

4. 현실도피주의를 극복해야 할 90 년대의 자연시 : 박찬 , 박태 일

산이 그리워 산으로 가고 싶다 , 하면 ,사람들은 그를 현실도피라 한다 . 그 러나 어쩌랴 , 그리움은 나의 현실 !

- 박찬 , 「그리움은 나의 현실」 마지막 2

산이 그리워 산으로 가고 싶다 , 하면 ,

사람들은 그를 현실도피라 한다 . 그 러나 어쩌랴 , 그리움은 나의 현실 !

- 박찬 , 「그리움은 나의 현실」 마지막 2

 자연시 / 현실 도피라는 도식에 대한 솔직한 비판을 느낄 수 있다 .

 90 년대 후반 한국의 자연시가 나 아갈 출발점이 있다 .

 자연의 탐구와 시적 사고의 인식 전환이 90 년대 후반 우리 시의 최

대 광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은 쉽게 부인하기 어려운 일이다 .

 그러나 아직도 많은 시인들의 자 연 탐구는 종전 시의 되풀이나 고고 학적 탐사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

구름 보내고 돌아선 골짝 둘러가는 길 쉬어가는 길 밤자갈 하나에도 걸음이 처져 넘어진 등걸에 마음 자주 주었다 세상살이 사납다 불영 골짝 기어들어 산다화 속속닢 힐금거리며

바람 잔걸음 물낯을 건너는 소리

- 박태일 , 「불영사 가는 길」 제 1~7 행

구름 보내고 돌아선 골짝 둘러가는 길 쉬어가는 길 밤자갈 하나에도 걸음이 처져 넘어진 등걸에 마음 자주 주었다 세상살이 사납다 불영 골짝 기어들어 산다화 속속닢 힐금거리며

바람 잔걸음 물낯을 건너는 소리

- 박태일 , 「불영사 가는 길」 제 1~7 행

 깔끔한 언어 구사

 ( 비판적 시각 ) 정지용의 시의 되 풀이이거나 현실도피주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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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5. 깨달음의 길을 찾는 자연시의 오랜 전통 , 최하림과 이성선

언덕 너머 골짝으로 내를 건너 숲으로 바람이 흐르는 것이 보인다 언제나 바람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사물을 흔들고 사물을 산란하게 한다

그런 날이면 창밖에는 버드나무들이 느리게 흔들리고 벽시계 소리 똑딱똑딱

적막하게 울리고 한길에서는 아직도 흐르는 것들의 소리가 계속 일어난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다시 의자에 앉는다 나는 마음을 진정하고 소리들이 골짝 너머 여울목으로 사라지고 어느 곳에선가는 일어서면서 먼 산을 흔드는 소리를 듣는다

- 최하림 , 「언덕 너머 골짝으로」 전문

“ 급박함도 기발함도 없는 고요의 시 ” 화자는 바람을 보고 , 여울목으로 소리 가 사라진 다음 산을 흔드는 소리를 듣 는다 . 마음을 진정시키는 고요한 명상 이 소리듣기를 가능케 한다 .

풀잎이 그의 암자이다 .

하늘에 매달린 솔방울이 그의 거소다 .

해진 뒤 산 노을이 그의 방이다 .

- 이성선 , 「백담사」 마지막 제 19~21 행

백담사로 들어간 한 스님이 자연과 동화 된 것을 단적으로 말하고 있는 마지막 부분에서 깨달음이라는 관념 덩어리가 적절히 용해되지 않음을 느낀다 .

관념적 상투성을 타파하는 것이 ‘깨달음 시의 과제이다 . 관념적 상투성을 타파하는 것이 ‘깨달음 시의 과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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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90 년대적 자연시의 가능성 , 「몽유별빛」의 박남준

무지개를 좇아 얼마나 숨차게 안타까웠던가 살아 있다는 일이 다가가면 갈수록 그만큼의 거리로 아른거리며 달아난다는 신기루 같다 툇마루에 나 앉은 햇살이 어느새 마당에 내려선다 제 속에 수분을 남김없이 토해내기 까지 형벌처럼 매달린 빨래들이 좀처럼 평행이 되지 않은 외줄을 타며 가 는 햇살에 몸을 뒤척인다 .

이룰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듯 삶의 구비구비에 이미 묻어두었으나 아련 한 것들이 몽유로 서성인다 그때마다 침엽의 숲속이 바람에 젖어 잠겨간 다 문득 풍경 소리 마당을 가르는 개울물 소리

- 박남준 , 「몽유별빛」 제 2~3

 자연 풍경에 대한 관찰이 사실적 구체성으로 변용되어 부서지고 깨진 것을 별처럼 빛나게 하는 시적 상상을 가능케 함

 혼돈의 와중에 있는 시단의 상황에서 박남준 시인의 작품은 별을 보고 새로 운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잠재 되어 있음

 자연 풍경에 대한 관찰이 사실적 구체성으로 변용되어 부서지고 깨진 것을 별처럼 빛나게 하는 시적 상상을 가능케 함

 혼돈의 와중에 있는 시단의 상황에서 박남준 시인의 작품은 별을 보고 새로 운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잠재 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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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시와 자연시

전체정리

1. 일상시가 다수를 점하게 된다 하더라도 일상시는 그 자신의 일상으로부

터 깨어날 때 독자들의 공감을 얻게 될 것이다 .

1. 일상시가 다수를 점하게 된다 하더라도 일상시는 그 자신의 일상으로부

터 깨어날 때 독자들의 공감을 얻게 될 것이다 .

2. 자연시가 주류가 된다 하더라도 현실 도피나 안이한 달관을 타파하는 길 만이 자연시가 새롭게 갱신되는 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

2. 자연시가 주류가 된다 하더라도 현실 도피나 안이한 달관을 타파하는 길 만이 자연시가 새롭게 갱신되는 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

4. 문학인 스스로가 자해하는 듯한 자기 부정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4. 문학인 스스로가 자해하는 듯한 자기 부정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3. 대중문화시대에 문학의 위기가 강조되고 , 시의 활로 또한 봉쇄당한 것

처럼 느껴지는 이 시대에 시와 대중문화 사이의 간극을 뚫고 나아가 시 적 지평을 열어가는 것이 오느날 젊은 시인들에게 부과된 임무이다 . 3. 대중문화시대에 문학의 위기가 강조되고 , 시의 활로 또한 봉쇄당한 것

처럼 느껴지는 이 시대에 시와 대중문화 사이의 간극을 뚫고 나아가 시 적 지평을 열어가는 것이 오느날 젊은 시인들에게 부과된 임무이다 .

5. 누구에게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

5. 누구에게 책임을 미룰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

6. 시인들은 일상시의 타성을 비판하고 , 자연시의 어설픈 유행을 부정해야 한다 .

6. 시인들은 일상시의 타성을 비판하고 , 자연시의 어설픈 유행을 부정해야 한다 .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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