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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R I H S 보 고 서
사람 중심의 새로운 주택정책 모색
정의철|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주택시장 구조가 변하고 있다. 그동안 주택시장을 견인해왔던 주택매매시장은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 는 정체상태다. 특히 과거 주택가격 상승의 중심이 었던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매매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임대차시장도 구조변 화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전세가격이 가파 르게 상승했고, 전세에서 보증부월세로의 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구조의 변 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뚜렷하다.
이러한 시장구조의 변화를 이끄는 요인들은 다 양하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대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시 적인 측면에서 인구 및 가구구조가 변화하고 있고,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그동안 주택시장에 서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
인 은퇴가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여 건 변화는 때로는 단기적으로 때로는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주택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터전이 다. 뿐만 아니라 가구 형성, 자녀 교육, 세대 간 유 기적 유대관계, 다른 가족과의 교류 등이 이루어지 는 필수공간이다. 주택은 또한 사회적으로 생산과 소비를 장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가치재이기도 하 다. 주거가 안정되면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북돋아 생산성을 높이고 과도한 주거비용에 따른 임금 및 물가상승 압력을 해소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예 견되는 변화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근거하여 미래 주택정책의 방향을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을 둘러싼 다양
사회·경제구조 전환기의 주택정책 패러다임 정립방안 연구
A Study on Housing Policy Paradigm Shift
for Social and Economic Structural Changes
이수욱·박천규·최윤경·선우덕·이범수·김완중
외 지음187
한 여건들을 전망하고 주요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 하여 2020년의 주택정책 비전과 목표, 추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의 분석 결과에서 주목할 점을 몇 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향후 주택시장은 주택재고 확충과 가격상 승 기대 감소로 과거와 같이 큰 등락은 보이지 않을 전망이지만, 도심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 형주택 수요 증가와 도심재생을 통한 주택공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둘째, 시 장환경이 반영된 미래 주택시장의 뉴 트렌드는 수 요와 공급, 주거복지 서비스 측면에서 각각 다른 형 태로 형성될 텐데, 수요 측면에서는 주택소유의식 의 변화, 선호 주택유형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고, 공급 측면에서는 주택규모와 유형이 다양화될 것 이며, 주거복지 서비스 측면에서는 건강, 의료, 녹 색 등의 주택기능과 성능이 미래 주택시장과 주거 의 뉴 트렌드를 선도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셋째, 인구 및 가구구조 변화, 경제 및 사회구조 변화, 주 택수요패턴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신규 주택 총수요 가 점차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장변화 추세와 전망은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주택시장과는 다른 모습으로 주택시장이 전 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따라서 기존의 주택시장 환 경에 맞추어졌던 주택정책 방향과 목표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능동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즉,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다시 정립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주택으로 인한 걱정이 사라 지고 국민 누구나 안정된 주거생활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열망과 주거철학을 담은 ‘집 걱정 없는 사 회, 안정된 주거’를 2020년의 주택정책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 주거불안, 열 악한 주거여건 등 다양한 주거문제들이 인간이 살 아가는 데 더 이상 짐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다. 이를 위해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와 새로운 주 택수요에 대응하는 공급체계 구축, 국민의 생활안 정과 주거생활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복지정책 구 현, 사람과 환경, 공동체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주 거생활 중심의 재정비 추진 등을 3대 목표로 제시 하고 있다.
이미 전개되고 있는 수요의 다양화, 차별화를 고 려할 때 유연한 주택공급체계를 갖추는 것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방향이다.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주거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큰 틀에서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공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주택의 건설과 공 급에서 민간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 민간의 창의성 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새롭게 나타나는 주택수 요에 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력으로 주 택소비가 어려운 계층을 중심으로 이들의 주거안정 과 주거수준 개선을 위해 여러 가능한 정책수단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를 세심하게 살펴 제한된 자 원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보고서에서도 제시하는 바와 같이 앞으로의 주 택정책은 주택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추진 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주택이, 삶의 가장 기본적 인 공동체인 가족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사 회생활에서의 온갖 아픔을 치유함으로써 건강한 사 회구성원이 될 수 있는 소중한 터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