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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Horizon지난 10년간 세계경제포럼(WEF)은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 는 글로벌리스크의 진단과 평가 결과를 해마다 발표해왔다. 올해는 일 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험(향후 18개월)으로 국가 간 분쟁, 극단 적 기상 재난, 국가 거버넌스의 실패 또는 국가 체제의 붕괴와 실업을 선정한 바 있다. 파급력 순으로는 수자원 위기, 전염병, 대량살상무기, 국가 간 분쟁, 기후변화 등을 제시했는데, 이는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대통합회의는 작년(’14. 12)에 계층, 이 념 등 유형별 갈등의 정도 및 그 원인, 통합의 전제조건 등에 대한 국 민의식을 조사했다. 우리 국민들은 인구구조 변화, 저성장시대의 고용 과 노동, 사회갈등의 완화와 양극화 해소, 미래공동체 발전방안 및 국 민대통합을 위한 미래가치 등을 주요의제로 꼽았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가 말해주듯 상상을 뛰어넘는 파국적 결과를 낳을지 모르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의식 속에 만연해 있다. 최근 STEPI 미래연구센터에서 수행한 사회적 분위 기(social mood) 조사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파국을 통해 새로운 출발 을 원하는 집단이 많아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사회 전
반에 걸쳐 냉소주의와 무기력감이 만연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 뒤에는 우리나라의 사회경제 발전 과정이 그대로 드 러나는 공통된 구조적 특징이 있다. 먼저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는 조직 크기에 상관없이 본질적인 측면에서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리더십 위기, 관료화, 개인주의와 냉소주의 등은 모든 문 제에 동일하게 나오는 현상이다. 이는 특정 조직에만 한정되지 않는 다. 개인 차원의 문제가 바로 사회, 그리고 국가 차원까지 분야를 가 리지 않고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자랑하는 과거의 성공 경험이 바로 우리 발목을 잡 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과거에 우리가 풀어야 했던 문제의 그 해법이 바로 현재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문제 자체가 어 려워지기도 했지만,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종래처럼 원인·결 과 간의 선형적인 인과관계로 설명하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아 보이는 문제도 시대가 변하고 맥락이 바뀜에 따라 과 거 방식의 기계적 접근으로는 해결되지는 않는다. ‘나를 따르라’는 식 의 일사불란한 기획과 수행, 시스템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열
기로에 선 한국 :
중장기 미래난제 해결을 위한 전략
글 박병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미래연구포커스•2015, Korea at the Cross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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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신(과로)에 과도한 의존, 다양성을 존중하기보다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방식 등은 이제 문제 해결의 장애 요인으 로 존재한다. 회사가 힘들면 사람을 자르고, 경기가 침체되면 온갖 정 책을 쏟아내지만, 진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해결이 어 렵다. 현재의 문제는 새로운 맥락에서 발생·진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문제 자체가 어려워졌다. 기존 추격형 사회경제발전모델 에서는 선진국 등의 다양한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최적의 해 결경로를 찾을 수 있었지만, 지금 우리에겐 모든 것이 새로운 문제다.
또한 ICT의 발전, 이해당사자의 급증, 비선형적 관계로 연결돼 각 이 슈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더 이상 없다. 오히려 전 체 시스템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단기 속성 해법은 장기적으로는 더 나쁜 영향을 남기기가 쉽다.
네 번째는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들의 역량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할 수밖에 없다. 눈앞에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단기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이익을 선택할 수 있 는 정치적 결단의 부재와 공감대 형성을 위한 민주적 절차에 대한 경 험 부족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새로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갖춰야 할 역량은 무 엇일까. 먼저 정부 등 문제 해결의 주체는 충분한 복잡성이 있어야 한 다. 복잡계 이론 중에 ‘최소복잡성의 원리’라는 것이 있다. 어떤 한 시스 템을 제어하려면 제어시스템의 복잡성이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 를 들어 3차 연립방정식의 3개 변수의 해를 구하려면 조건식이 3개 이 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 사회의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시스 템은 복잡한 문제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복잡한가를 살펴보면 그 판단은 매우 유보적이다. 두 번째로 요소보다는 구조에 관심을 둬 야 한다. 사회가 발전하면 각 시스템의 복잡성은 증가한다. 예를 들어 부처가 늘어간다든지, 위원회가 많아지는 것, 직업의 개수가 많아지는 것이 그 일례이다. 복잡해짐에 따라 즉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짐 에 따라 자원(예산, 조직)의 투입은 증가한다. 하지만 투입한 자원에 비 해 문제가 해결되는 정도는 경제학 법칙에 있는 한계효용 감소의 법칙 을 따르게 돼 어느 순간이 되면 추가로 자원이 투입됨에도 불구하고 문 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온다. 즉 한계효용이 0 이하로 떨어지게 되 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이 그렇다. 그 많은 정책 과 예산투입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이미 현 시스템 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출력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요소투 입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개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각 하 부시스템의 격차가 어느 정도를 넘지 않게 공진시켜야 한다. 한 시스템
을 구성하는 하부시스템의 발전 속도는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 우리 나라의 경우 서울-지방, 대기업-중소기업, 중앙정부-지방정부, 부자-빈 자, 도시-농촌 등 각 하부시스템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많은 지표 로 확인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데,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에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동한다.
이번 호 미래연구포커스에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미래도전 중 미래기술발전을 통해 나아지거나 악화될 수 있는 사회경 제 이슈를 중심으로 네 개의 글을 싣게 됐다.
먼저 첫 번째 원고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를 과학기 술정책 관점에서 재조명한 것이다. 인류역사상 인구감소에 대한 경 험은 몇 번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저출산·고령화가 동시에 나타나 는 경우는 이제까지 없었고,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해야 할 것 이다. 두 번째 원고는 스마트 기술의 발전이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인지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기하급수적인 기 술발전으로 인해 미래사회의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과 기회에 대한 고민이다. 세 번째 원고는 자원고갈에 대한 대응방안이다. 여기 서 자원고갈은 복합적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화석연료 자체로는 향후 몇백 년 동안 고갈되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물과 식량과 같이 고민하면 전혀 다른 함의를 갖게 되고, 이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다르게 전개된다. 마지막 원고로는 동북아 한·중·일의 산업구조 변 화에 대한 전망이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25%를 넘는 상황에서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는 한국경제에 큰 충격으로 다가 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전략을 갖지 못하고 있다.
기로에 선 한국이 미래변화에 대처하자면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될 수 있겠지만, 필자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키워드로 두 가지 정도를 생 각해 봤으면 한다. 먼저 지속가능성이다. 여기서 지속가능성은 두 가 지 요소로 구성된다. 하나는 효율성이고, 하나는 다양성이다. 우리 사 회가 제일의 가치로 여겨왔던 성장과 효율성 위주의 발전 경로에 대 한 반성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어떻게 접목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다 른 하나는 회복력(resilience)이다. 회복력은 외부 충격이 왔을 때 어 떤 한 시스템이 원래의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 지만 단순히 원래 상태로 돌아감(jumping back)이 아니라 위기가 주 는 기회를 잘 활용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즉 앞으로 나아갈 수 (jumping forward)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의 대 한민국은 인구, 기술, 자원, 산업 등 다양한 중장기적 난제들에 직면 해 있다. 지금은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변환시 켜 나갈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