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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차 고급 사고의 성격과 논쟁점 학습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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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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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주차

고급 사고의 성격과 논쟁점 학습의 이해

◎ 학습 목표

고급 사고력을 동반하는 학습의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적용한 논쟁점 학습의 의의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주제 개요

최근에 사회과는 사회의 다원화와 복합화로 인해 관례나 법, 사회적 가치 등과 같은 전통적인 기준에 의해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 력으로서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사결 정은 논쟁을 전제한다. 즉, 선택과 판단을 요구하는 상황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사회과에서 의사결정능력을 중시하는 이면에는 정보의 폭증, 집단 간의 이해 관계의 대립, 급격한 사회 변화, 인식의 구성성 등과 같은 요소들이 교과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적 또는 집단적 의사결정 능력에 대한 중요성이 인정되는 가운데 이를 위한 종 합적 학습 모형으로서 논쟁점 학습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논쟁점은 정치 공동체 구성원 다수의 삶(또는 이해 관계)과 관련되는 것으 로서 해결 방안에 대한 집단 간의 대립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해결을 요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집단성과 대립성, 그리고 정책성 등의 요소 가 들어 있는 것을 논쟁점이라 한다.

이러한 논쟁점은 교육적으로 특히, 정치 교육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 닌다. 현재 시점과 현재 공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정치적인 삶과 관련 해서 교실에 적극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학습 소재로서 학습자의 고급 사고력 과 반성적 탐구, 협동 학습 구조를 바탕으로 한 논쟁적 담론, 비판적 사고력, 가치 판단 능력 등을 통합적으로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급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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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거나 내용이 없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나 국가 수준의 사회과 교 육과정에서도 논쟁 문제 학습을 중심으로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을 길러야 함 을 중심적인 관점으로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한편, 학습의 의미를 학습자의 해석적 개입 및 교과 내용과 학습자의 판단 형식의 상승적인 상호 작용이라는 측면에서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비판의 목소리에 답할 수 있는 근 거와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와는 다른 비판의 시각 을 거두지 않는다. 우선 논쟁점 학습의 개요를 살펴보고 비판을 제기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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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점 학습

고급 사고력(Higher-Order Thinking)의 성격

논쟁점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는 고급 사고를 동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 적이고 일상적인 판단에 의존하기 보다는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변수를 조작하고 그러한 와중에서 기존의 사고를 심화하고 확장하는 판단 을 동원하기를 요구받는다. 즉, 문제 해결을 위한 상황에 적합한 조작적․확장 적․심층적․상황 지향적 사고를 중시한다. 이는 학습자 스스로 조작, 분석, 해석 하는 인지 작용으로서 흔히 구성주의에서 말하는 근접 발달 영역(ZPD,ZPC)에 서의 인지 작용에 해당한다.1)

이러한 고급 사고와 관련해서 일부에서는 고급 사고의 유형으로 비판적 사 고, 창의적 사고, 탐구력, 의사결정력, 메타 인지 등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 나 엄밀한 의미에서 이러한 사고들이 고급 사고의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지 는 다소 논란의 여지를 지닌다. 왜냐하면 고급 사고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사고 과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동일한 문 제를 쉽게 해결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고급 사고를 경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고급 사고는 사고의 대상과 관련해서 규정되는 사고가 아니라 사고의 대 상과 사고의 주체 사이에 나타나는 현상과 관련해서 규정되는 사고이기 때문 이다.

예를 들어, 비판적 사고의 한 요소에 해당하는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기’와 관련해서 이를 가르치는 교사와 이를 처음 배우는 학생을 비교해 보자. 교사 는 이미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기’를 잘하지만 학생은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 기’ 잘하지 못한다. 그래서 학생은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기’를 학습할 때 어 려움을 경험한다. 이 경우 학생은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기’에 대해 고급 사고 를 경험하지만 교사는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기’에 대해 고급 사고를 경험하지

1)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고급 사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학습관으로는 다음과 같은 원리들이 개론적인 수준에서 인용되고 있다.

* 많은 내용을 피상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한정된 소수의 주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는 학습(In-depth study & sustained concentration)

* 계속성과 일관성이 유지되는 학습

* 도전적이고 구조화된 질문에 따른 학습

* 교사 자신의 숙고적인 자세

* 학습자 스스로의 판단과 결론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는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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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다. 교사는 오히려 이미 인지 영역에 저장된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기’를 불러내어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할 뿐이다. 즉, 동일한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 기’에 대해 학생은 고급 사고를 경험하지만 교사는 저급 사고에 의존하는 차 이를 보인다.

창의적 사고, 과학적 탐구, 메타 인지 등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미 이를 잘하는 사람에게 있어 이러한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주어질 경우 이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에 비해 고급 사고를 경험하게 되는 가능성이 적어지게 된다. 이 러한 논지를 더욱 엄밀하게 밀고 나가면 'Higher-Order Thinking'을 고급 사 고라고 번역하는 것 역시 재검토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고급 또는 저급 등 의 용어는 상대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Higher-Order’는 상대적인 의미를 지 니는 것이 아니라 관련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고급은 대상 간의 비교 를 통해 A는 B보다 고급스러움을 의미한다. 즉, 'Higher'의 의미를 지닌다. 이 에 비해 ‘Higher-Order’에는 'Order'의 의미가 추가적으로 복합되어 있다.

Order에는 주체의 조작에 의한 질서지우기 제어하기 등의 의미가 들어 있다.

따라서 Higher-Order는 대상 간의 비교의 의미와 주체에 의한 대상의 제어 의 의미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즉 판단 주체와 대상 간의 관련적 판단 의 의미가 들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Higher-Order를 고급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분적인 의미만을 포섭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고등 정신, 고차원 등으로 번역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굳이 이러한 오류를 피하고 보다 정확하게 번 역하자면, 관련적 사고 또는 눈높이 사고 등이 보다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 다.2)

논쟁점 학습

논쟁점은 정치 공동체 구성원 다수의 삶과 관련되는 것으로서 해결 방안에 대한 집단 간의 대립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해결을 요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집단성과 대립성, 그리고 정책성 등의 요소가 들어 있는 것을 논쟁점이라 한다.3)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 역시 당분간은 고급 사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그 이유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급 사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는 다른 용어를 사용함으로 인해 Higher-Order와는 다른 사고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불필요한 혼 란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용어의 정립에 대해서는 이해의 기반이 확대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일이다. 다만 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확대되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측 면에서 본 고에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이해를 구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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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쟁점은 교육적으로 특히, 정치 교육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 닌다. 현재 시점과 현재 공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정치적인 삶과 관련 해서 교실에 적극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학습 소재로서 학습자의 고급 사고력 과 반성적 탐구, 협동 학습 구조를 바탕으로 한 논쟁적 담론, 비판적 사고력, 가치 판단 능력 등을 통합적으로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주목 을 받고 있는 구성주의 인식론에 근거하여 합리적 의사결정력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교육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적합한 학습 모형이라는 관점에 서 사회과 교육에서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논쟁점 학습의 개요를 살펴 보기로 하자.

논쟁점 학습의 절차와 기준

① 문제 제기: 논쟁점(찬반 또는 다양한 대안이 대립하는 주장)을 제시하고 논쟁에 들어 있는 배경, 아이디어, 쟁점의 초점, 삶과의 관련 등을 검토한다.

② 쟁점의 분석: 쟁점의 분석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이루어진다. 사실 분석과 개념(용어) 분석, 그리고 가치 분석으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세 부분을 분석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논쟁점이 사실에 대한 규명, 개념의 의미에 대한 애매 모호함, 우선하는 가치의 차이 등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쟁점의 분석은 논쟁점 학습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학습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기 이전에 관련된 문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일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 라서 쟁점의 분석 단계에서 교사는 학습자의 수준과 경험을 고려하는 가운데 쟁점의 내용을 분석할 수 있도록 적합한 질문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 다.

■ 개념(용어) 분석

쟁점을 분석하는 일은 각각의 주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정의, 용어, 개념 등 을 명확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 개정과 관련된 논 쟁의 경우 유지론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고 개정론에서도 자유민주주의 를 주장한다. 동일하게 자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분석적으로 접근해서 보면 자 유라는 용어에 담겨 있는 의미가 사용하는 사람들에 따라 서로 다르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국가보안법에 의해 처벌받은 사람 중에는 자유 민주

3) 논쟁점의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사회문제, 사회적 주제, 역사적 사건, 정책 현안 등을 들 수 있으며, 교육적으로는 특정한 개념과 관련된 학문적 논쟁 사례 등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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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를 주장하다 처벌받은 사람들이 있으며 또한 그 사람들을 처벌한 사람들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한다. 이러한 상반된 견해 는 개정론과 유지론에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 민국은 자유민주 주의 국가다”라는 진술이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자유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규명이 선행되어야 하며, 바로 이러한 점에서 개념 분석의 교육적 의의 를 찾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정치 과목에서 다루고 있는 개념들은 많은 경우에 추상성과 이념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 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애매성과 모호성이 나타나는 바, 개념 분석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사실 분석

쟁점에 들어 있는 사실적 요소를 분석하는 일은 현실을 확인하고 주장을 정 당화하는 근거를 밝히는 일에 해당한다. 즉, 쟁점이 되고 있는 각각의 주장에 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경험적인 증거들을 동원하고 있는데 바로 이러한 부분을 분석하는 것이 사실분석이다. 예를 들어 내각제 개헌과 관련해 서 쟁점이 제시될 경우, 찬성론이 내세우는 경험적 근거와 반대론이 취하고 있는 경험적 근거 중에서 “국민이 원한다”라는 근거가 제시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 국민의 몇 %가 지지하며, 지역별, 성별, 세대별로는 어떻게 차별화 되 고 있고, 과거에 비해 어떤 추세를 보이고 있는지 등을 정확하게 밝히고 있는 지, 아니면 경험적 근거 중에 자신의 주장에 유리한 근거를 조작하고 있는지 등을 각각의 주장에서 명확하게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일차적으로는 사실 자체 여부를 분석하는 동시에 이차적으로는 사실 전체를 담고 있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 가치 분석

모든  쟁점에는  가치가  개입되어  있다.  즉,  특정한  가치의  실현  또는 우선시와 관련해서 입장이 대립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징병제와 모병제가 대립하고 있을  경우 징병제의 입장은 ‘신체의 자 유에  대한  제한의  평등’  가치를  우선시  하는  데  비해,  모병제의  입장은 ‘신체의 자유 보장’ 가치를 우선시  한다. 일반적으로 선택과  행위의  기준으로  가치가  기본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자가 지니고 있는 믿음 체계의 토대는 가치 체계에 근거한다는 것 이다. 정당의  정책이  단순하게  기술적인  관점의  차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념의 차이와 연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치분석은  정치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쟁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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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와 성격을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서, 각 자의 의사  결정을  합리적으로  내리는데  있어  필수적인  선행  조건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대안의  비교:  : 대안의 비교는  앞  단계의  분석을  토대로  다른  관련 사례와 비교하는 동시에 대립하는 쟁점의 각각의 입장을 정책으 로  결정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지,  현실적인  상황이나  조건과 어떤 관련을 맺는지 등을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정 책은 현실 적합성을 충족할 것으로 일차적으로 요구한다. 즉, 현실 적으로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정책으로서의 효 과를  가져 올  수  없다는  문제  의식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른  사회나  역사적  사례  등을  관련지어  비교하는  한편, 

쟁점의 결과를 현실 상황과 관련지어 결과를 예측해 보는 것은 문제 를  최소화하고  적실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의미있는  학습  과정으로  볼 수 있다.

④ 선택  및 결정: 이제까지의 학습 활동을 토대로 자신의 입장 을 정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이제까 지는 학습자 자신의 입장을 유보해하는 대신 일정한 거리두기를 유지 하는 가운데 분석에 전념해왔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논 쟁점  학습에서  이  부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간주된다. 

학습의 과정에서 학습자 개인의 선택을 개입시키지 않는 이유는 선행 적인 선택이 후행적인 학습 과정에 선입견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비 판적인 분석이 어려워진다는 문제 의식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 울러 이 단계에서 기대되는 교사의 역할과 관련해서 교육적으로 입장 이 대립할 수 있다. 즉, 모든 분석 활동의 결과를 토대로 학습자 가 최종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결정하는 국면에서 교사가 어떤 방식으 로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입장이 갈라지고 있다는 것 이다. 쟁점에 관한 교사 개인의 입장을 중시할 것인지, 쟁점과 관 련된  사회적  관점을  중시할  것인지,  아니면  학습자  개인의  선택에  맡길  것인지  등에  따라  학습자의  최종적인  결정이  달라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  궁극적으로는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교사의 역할에 대한 관점은 논쟁점 학 습의 교육적 의의에 대한 해석 관점의 차이와 관련되어 있음을 고려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논쟁점 학습의 의의를 학습자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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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담론적  상호작용,  선택,  결정  능력의  발달에  중점을  두는냐  아니면 학습자의 지적 개입을 토대로 사회적 요구와 기대를 내면화하 는데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교사의  입장에  관한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⑤ 평가:  개념  학습  모형에서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논쟁점  학습  모형에서의 평가 역시 학습의 결과를 평가하기보다는 학습 과정 자체 가 평가 과정으로 통합되기를 기대한다. 즉, 논쟁점 학습 모형 자 체가 학습자 중심의 학습 모형이라는 점에서 학습 수행 능력과 과정  자체가 평가의 대상이자 기준이며 과정이 된다. 중요한 평가 기준으 로 다음과 같은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사실을 정확하게 분석하는가?

- 사실과 가치를 구별하는가?

-  관련된  가치의  원천을  추출해  내는가?(가치의 원천을  헌법이 념, 전통, 관례, 도덕, 종교, 등과 관련지어 범주화할 수 있는 가?)

- 개념과 용어를 명료하게 분석해 내는가?

- 토론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경험적 근거에 터해 논리적으로 정 당화하는가?

-  대안 비교 과정에서 다른 사례와의 관련,  현실  조건과 상황  등을 제대로 판단하는가?

논쟁점 학습의 정치 철학적 이해

그동안 대부분의 사회·정치 이론들은 서구 계몽주의와 칸트, 밀 등으로 이어 지는 가운데 이성과 과학에 근간한 합리성에 의존하여 사회·정치적 문제를 해 결할 수 있을 것으로 간주해왔다. 이성의 비판과 과학의 방법에서 구해지는 보편적인 지식에 기대어 억압, 미신, 부조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 음이 지속되어왔던 것이다. 자유주의는 이러한 사조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입장을 일컫는다.4) 그래서 자유주의는 '계몽주의 기획'이라는 다른 이름

4) 이러한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롤즈(J. Rawls)를 비롯한 하버마스(J. Harbermas), 킴리카(W.

Kymlicka), 로티(R. Rotry)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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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갖는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권리 중심의 정치 질서를 지향한 다. 이는 자유주의가, ‘인간은 합리적인 판단과 자율적인 선택 능력을 지닌 존 재’임을 가정하는 이유와 관련되기도 한다. 공동체주의의 덕이 공동선(또는 공 익)을 대변한다면, 자유주의의 자율성은 개인의 이익을 대변한다. 개인의 권리 는 공동체에 대한 개인의 기여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정당성을 가지며, 공익과 도덕적이고 합법적인 개인의 이익이 갈등할 경우 개인의 이익이 우선한다는 생각이다.

자유주의 세계에서 개인은 외부의 개입이 없이 스스로 보편성과 객관성을 충족하는 원리를 발견해 낼 수 있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주체로 간주된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이성, 합리성, 자유, 평등, 권리, 선택, 정의, 자율성, 주체 등의 개념은 모두 자유주의에서 연루된 개념들이다.

본 장에서 논의한 논쟁점 학습 역시 이러한 자유주의를 계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논쟁점 학습은 학습자의 분석, 비교, 결과 예측 등과 같은 일련의 인 지적 과정이 자율성에 기초하여 진행되는 가운데 학습자 스스로 합리성을 추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전제하기 때문이다.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논쟁 점에 들어 있는 가치를 분석하고 자신의 가치와 비교하는 한편 자신의 가치 원천에 대한 탐색을 통해 스스로 가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 다.

이러한 자유주의는 지식의 본질 및 한계와 관련해서 근본적인 비판과 문제 를 수반한다. 즉, 자유주의가 표방하는 보편적 원리(지식)의 타당성과 정당성 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타당성은 대상의 실체를 의문시하며, 정당성은 처방의 가능성과 적합성을 묻는다. 보편주의를 지향하는 원리가 현실과의 적 합성을 상실한 채, 추상적인 마음과 마음의 관계에서 비롯된 관념적 개념의 산물이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공동체주의는 역사와 문화의 맥락 속에서 구성되는 공동체의 실 천적 관행을 중시한다. 실천적 관행은 역사와 문화의 맥락을 담고 있는 담론 (언어)적 상호작용에 연고를 두고 있으며, 이러한 실천적 관행에서 판단 기준 이 따라나오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공동체주의자들이 보기에 단일하고 보편적인 원리로 공동체의 질서 를 규정하고 무연고적이고 관념적인 자아에 호소하는 자유주의는 탈맥락적이 고 비현실적이며 그런 만큼 제국주의적 이데올로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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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예를 들어, 가족을 생각해 보자. 가족 간의 관계는 대체로 자발적인 애정 에 의해 제어되고, 상대적으로 정의의 요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적게 되어 개 인적인 권리나 공정한 의사결정과정은 거의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의 정당한 몫을 주장하기 보다는 관용으로 그러한 요구 를 스스로 봉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에게 불화가 생길 경우 가족 관계 는 이익에 대한 요구로 대립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의의 목소리가 나타나게 된다. 평상시에 작용했던 애정과 관용은 공정함에 대한 요구와 권리 의 주장으로 대치될 것이다. 부모와 아이들은 동등한 것으로 간주되며, 정의의 원칙을 충실하게 준수할 것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의의 목소 리가 가족의 불화를 원상태로 복원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5)

육체는 세계를 획득하는 일반적인 수단이다. 육체는 삶의 유지에 필요한 행 위와 연결되거나, 사회적 의미를 부여받은 특수한 행위에 연결됨으로써, 지각 의 의미 구조에 접목되는 것이다. 춤을 배울 때 육체가 갖게 되는 습관이 바 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앎은 자연적 육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문화적 세계 속 에서 형성된다. 습관은 바로 의미 형성의 기본적인 힘이다. 따라서 새로운 의 미가 생겨나고 그것을 습득하는 과정은 바로 육체가 그것을 이해하고, 습관이 그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앎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육체 적 도식을 통해 구성되며, 바로 이러한 성격 때문에 구성원의 실천적 정체성 으로 자리하게 된다.

결론

데카르트(Descartes)는 회의와 의심 속에서 자신이 존재함을 일렀다. 이러 한 데카르트의 주장은 인간의 이성 즉, 인간의 합리성을 중시하는 의미로 이 해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합리화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을 의미하는 것 으로 이해된다. 후자의 관점에서 볼 때, 합리성은 인간 중심주의 또는 자기 중 심주의의 사고 방식이 가져온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 태어날 때부터 생래적으로 합리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행위를

5) 오킨(Okin, 1989: 32)은 샌들에 대해, 가족의 조화라는 감상에서 비롯된 오류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가족의 애정은 자발적이며, 구성원의 이익은 사회와는 달리 연합(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공정성이나 권리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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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이름으로 합리화 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간은 생래적으로 감정에 의 존해 행동하는 경향이 높으며, 이성은 이를 합리화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으 로 밝혀지고 있다. 즉,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 감정적 동물이며, 이러 한 감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성을 동원한다는 것이다.

감정은 고도의 전염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서 하이 로드(high road) 아래 서 순간에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뇌의 로 로드(low road)에 해당한다. 로 로드 는 의식이 개입하기 이전에 경험 그 자체를 통해 감지되는 동시성의 영역임에 비해, 하이 로드는 로 로드의 경험이 이루어진 이후에 의식에 의해 작동되는 판단과 사고의 영역이다. 따라서 감정의 전염은 하이 로드에 의해 매개되기 이전에 로 로드와 로 로드와의 만남을 통해 동시적으로 일어난다. 감정은 표 정과 몸짓을 만들며, 타인과 몸짓의 만남과 교환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유발 한다. 즉, 감정의 전이 현상이 나타난다. 생각은 이러한 전이가 일어난 이후에 비로소 하이 로드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감은 의식 이전의 감정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의식에 선행하고 의식을 지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공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은 의식적인 설득에 앞서 감정의 공유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인지 심리학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간은 자발적 반응을 유발하는 거울 신경 세포(mirror neuron)에 의해 거울과 같이 다른 사람을 흉내내거나 그렇게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정의 전이 메카니 즘이 밝혀진 셈이다. 거울 신경 세포에 의해 유발되는 흉내는 동물적인 흉내 와 차원을 달리 한다. 인간의 흉내(모방)는 단순한 기계적인 모방이 아니라 상 대의 의도를 읽고 사회적 함의를 해석하고, 감정을 파악하는 것을 포함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개념적 추론의 방식으로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몸짓의 모방을 통해 즉, 사고가 아닌 감정으로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거울 신경 세포는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이타적 유전자에 관한 아이디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생랙적으로 인간은 타인에게 주의 를 집중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다. 단지 사회적 조건이 이러한 이타성을 제어한다. 예를 들면, 급격한 도시화가 이러한 이타성을 몸 속에 가두는 것을 들 수 있다. 인간은 도시화된 사회로 부터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해자를 만들 어 자기 정체성성을 보호한다. 즉, 사회적 경계선이 우리의 시선을 차단한다.

그래서 길을 가다 노숙자를 만났을 때, 주의 깊게 바라보는 행인이 별로 없음 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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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감정의 교환을 통해 이러한 해자와 경계를 극복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고(주목하고), 느끼며(공유하며), 반응(행동)함으로써 공감의 세계를 만들고 구성원을 설득할 수 있게 된다. 의사결정은 인지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논쟁 문제 학습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기 보다는 바로 이러한 자발적 인 공감을 통해 구성원들과의 관계 즉, 사회적 관계를 성공적으로 리드해가는 능력에 의존한다. 의사결정은 지위나 권위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 아니다. 몸짓 과 몸짓의 만남을 통해 감정과 감정의 직물짜기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발 적이며 동시적으로 형성되는 공감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김춘수의 시

‘꽃’을 상기시킨다.

(13)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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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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