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지역거점’이란 도시 내에서 주거·업무 등과 관련한 중심 서비스 기능 또는 생산 기능 등 을 담당하던 중심지로 주로 원도심이나 산업시설이 집적한 지역 등에서도 앵커 기능 또는 시설이 집적한 곳(지구)을 말한다. ‘지역거점’을 광역적 차원에서 주변지역의 거점이 되는 도시의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광역권계획 등에서 자주 사용되던 ‘성장거점’이 바로 광역적 차원에서 주변지역 성장 견인을 위한 넓은 의미에서의 지역거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의 ‘지역거점’은 쇠퇴지역 내에서도 다양한 기능이 집적하여 인근 주 거 및 산업지역 등의 서비스 기능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주변 도시로까지 그 파급효과 를 확산하는 실질적 거점이 되는 좁은 의미에서의 공간적 단위로 한정하고자 한다. 즉, 노후 원도심 내에서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고 활동하는 핵심지역에 해당한다. 사업계 획 측면에서 본다면 접근성이 양호한 핵심시설이 위치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거점이 중요한 이유는 쇠퇴지역 활성화를 위한 대응을 포괄적, 전방위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에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도시 어느 곳이나 노후된 원도심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역 자원과 재원, 인력 등의 한계로 인해 노후 원도심 전체에 지역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일반적으로 파급효과 등 을 고려하여 거점시설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주변의 활력을 유도하는 거점조성 방식을 활용한다. 조성된 거점시설을 인근 지역 거점시설과 연계하여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시 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식은 가장 전통적인 지역개발 방식 중 하나이다.
도시재생사업 역시 노후쇠퇴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사업 추진은 재원의 한 계로 인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중물’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쇠퇴지역의 점진 적 활성화, 기능 재편 등을 위해 활성화지역 내에서도 특정 거점을 중심으로 공공이 우 선적으로 마중물을 붓고 이를 촉매제로 하여 주변지역 활성화를 유도하는 전략을 채택 해 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중물은 공공의 선제적인 재정지원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마중물 사업을 통해 주변지역 사업을 유도하거나 지원하는 역 할이다.
지역거점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한 혁신지구 제도 활용 방안
박정은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연구센터장 ([email protected])
지역거점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우리나라 도시재생사업의 구조와 특징
도시재생사업을 실시하면서 노후쇠퇴지역 활성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고자 거점지역, 거점시설 중심의 마중물 사업을 구상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원도심 지역 일부에 도 시재생활성화지역을 지정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내에 마중 물 기능을 담당할 지역거점이 되는 곳에서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이러한 지역은 이미 기존에 타 법에 의해 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협의에 의한 부지 확보가 불가 능했기 때문이다. 결국 도시재생사업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핵심이 되는 지역거 점에 들어가는 대신 타 법에 따라 지정된 사업구역이 아닌 지역, 그러면서도 부지 확보 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지역을 핵심 사업지로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타 법에 의한 사업구역과 중복 지정되지 않아 제도적 장애요인이 없으면서 부지 확보 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지역 중에 핵심거점 기능을 담당하던 곳은 몇이나 될까? 한때 상 업거점이었던, 소위 잘나가던 지역은 이미 사업 추진을 위한 시도가 여러 번 있었던 것 은 당연하다. 그런데 도시재생사업은 이러한 곳에 진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지정 단계에서 이미 출발선에서 한발 뒤로 물러선 채로 시작했다 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여건에서는 일반적 노력의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
구분특성 사업구분 세부 사업내용 사업개수 비중
하드웨어 (H/W) (206개 사업,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58.2%)
계 206 100.0%
거점시설 조성 사업 중심 거점시설 조성사업 35 17.0%
기반시설 정비 및 신설
(도로, 골목길, 공원, 광장 등) 기반시설 확충사업 70 34.0%
특화거리 조성 문화예술 특화거리 등 연계사업 52 25.2%
상권활성화사업 상권활성화 등 5 2.4%
생활SOC 복합화
(주차장, 문화시설 등) 광장 및 기반시설 조성
5 2.4%
생활SOC 복합화 (주차장, 문화시설 등)
복합공영주차장 추가 사업 문화업무공간 조성 사업 기반시설 확충 추가 사업
방치건축물 정리
1 0.5%
방치건축물, 상점 등 리모델링 상점 등 리모델링
CEPTED 안전한 동네 구축 사업 1 0.5%
노후주거 정비 (빈집, 노후주택 등) 노후주거지 정비사업 11 5.3%
임대/청년 주택 건립 임대주택, 청년임대 주택 등
공적주택 건립 7 3.4%
창업거점조성 창업거점 조성 2 1.0%
기타 지적조사 등 17 8.3%
표 1 도시경제기반형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사업유형별 사업내용 분석
자료: 박정은, 임상연, 김유란 외(2021, p.29) 표 재구성.
여야만 의도한 목표를 힘겹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사업의 성과와 효과 확산 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국비지원사업이기 때문에 공공재원의 중복지원 문제가 없어야 하며, 국비 투 입 이후 재건축사업 등 추진 가능성이 없어 매몰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한(?) 도시재 생활성화지역을 지정하는 데 성공했다 할지라도 이 지역에서 거점 역할을 담당할 마중 물 사업을 추진하는 것 또한 쉽지만은 않다. 「도시재생법」은 사업 추진을 타 법에 의해 추진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촉매제를 담당하거나 지원하기 위한 지원법적 특성 을 가지기 때문이다. 즉, 입법 당시부터 태생적으로 「도시재생법」에는 사업제도가 마련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의 구성을 살펴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도시재생사 업 중 가장 대표적인 유형인 도시경제기반형과 주거지지원형 2개 유형의 사업구성을 살 펴보면 <표 1>, <표 2>와 같다. 쇠퇴지역이 기능 전환 또는 고도화 등을 통해 주변지역 활성화를 견인해야 할 도시경제기반형 재생사업은 거점시설 조성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는 기반시설 정비 및 신설, 특화거리 조성 등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결과는 사업비 기준을 적용할 경우 거점시설 조성을
구분특성 사업구분 세부 사업내용 사업개수 비중
하드웨어 (H/W) (206개 사업,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58.2%)
계 755 100.0%
거점시설 조성 사업 중심 거점시설 조성사업 63 8.3%
기반시설 정비 및 신설
(도로, 골목길, 공원, 광장 등) 기반시설 확충사업 313 41.5%
특화거리 조성 문화예술 특화거리 등 연계사업 55 7.3%
상권활성화사업 상권활성화 등 3 0.4%
생활SOC 복합화 (주차장, 문화시설 등)
광장 및 기반시설 조성
77 10.2%
복합공영주차장 추가 사업 문화업무공간 조성 사업 기반시설 확충 추가 사업
방치건축물, 상점 등 리모델링
방치건축물 정리
11 1.5%
상점 등 리모델링
CEPTED 안전한 동네 구축 사업 37 4.9%
노후주거 정비(빈집, 노후주택 등) 노후주거지 정비사업 124 16.4%
임대/청년 주택 건립 임대주택, 청년임대 주택 등
공적주택 건립 41 5.4%
창업거점조성 창업거점 조성 11 1.5%
기타 지적조사 등 20 2.6%
표 2 주거지지원형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사업유형별 사업내용 분석
자료: 박정은, 임상연, 김유란 외(2021, pp.29-30) 표 재구성.
위한 민간 등 투자 예정 사업비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허수인 경우가 많아 정확한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사업수 기준을 적용하였다는 한계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비 기준으로 본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도시경제기반형 재생사업의 목적, 특징과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핵심사업 내용 간의 거리는 있어 보인다.
주거지지원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반시설 정비 및 신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 장 높고 다음으로 생활SOC 시설 조성이 뒤를 잇는다. 그나마 생활SOC 시설은 거점시 설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공공기능과 문화여가기능 등을 복합화한 작은 거점에 해 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공이 조성하는 생활SOC 시설은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부지 확보 문제로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입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지 적된다. 계획 초기 노후주거지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생활SOC 시설을 조성 하는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결국 부지 확보 실패로 대체 부지를 찾아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러한 학습의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후발주자 지 자체들은 처음부터 접근성은 떨어지나 무조건 부지 확보가 가능한 곳에 생활SOC 시설 조성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기존의 「도시재생법」에 사업제도가 없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사업 효율성 제고 측면에 서 거점지역 조성이 어려웠던 점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2019년 법 개정을 통해 혁신지구 제도를 도입했다. 「도시재생법」 제2조 정의에 의하면 도시재생 혁신지구(이하 ‘혁신지구’)란, ‘도시재생을 촉진하기 위하여 산업·상업·주거·복지·
행정 등의 기능이 집적된 지역 거점을 우선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지금까지 앞에서 언급한 도시재생사업의 한계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본격적으로 ‘지역 거점’ 조성을 위한 수단으로 도입되었다.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한 추진체계와 계획제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던 지원법적 성격의 「도시재생법」에 처음으로 사업법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도시재생법」은 처음부 터 지원법으로 한정하여 핵심사업 추진을 위한 지원을 목적으로 마련된 제도였기 때문 에 혁신지구 근거조항은 전체 법의 맥락과는 결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심 끝에 하나의 장으로 분리하여 제8장에 도시재생혁신지구라는 제도를 추가하는 방 식으로 이루어졌다.
혁신지구 제도는 필요성이 인정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업 추진 가능성이 불투명 한 지역에 공공 또는 공기업 등이 선제적으로 복합거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 다. 토지 확보 한계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지만, 그 대신 바로 부지 확보가 가능한 국공 유지 등을 타깃으로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가용 할 수 있는 국공유지 위치는 지역거점 역할을 담당하기 어려운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복합거점 개발은 원도심 안이 적합하지만 도심 안에 가용할 수 있는 국공유지는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혁신지구
제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러한 고민이 깊어질 때 즈음 전국적으로 부동산 문제가 불거졌고 주택공급 방안에 대한 정부 정책이 발표되었다. 2021년 2.4. 주택공급 방안으로 도심주택공급을 위한 수 단으로 ‘주거재생혁신지구’ 제도가 추가되었다. 주거재생혁신지구란, 빈집, 노후·불량 건축물 등이 밀집하여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2만㎡ 이내의 지역을 말한다. 여기에서 는 기존 혁신지구의 부지 확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토지수용권 조항을 추가했다. 이 를 통해 이제 도시재생사업이 토지수용권까지 가지는 사업법이 되었기 때문에 「도시개 발법」 또는 「도시정비법」과의 차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지만 어찌되었건 「도시재생법」 내에도 사업법적인 근 거가 마련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도시재생혁신지구가 생긴 뒤 많은 사람들은 도시경제기반형과의 관계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다. 흔히들 혁신지구 사업을 도시경제기 반형이 작게 축소된 사업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랬기 때문에 2019년 혁신지구 제도가 도입되며 기존 유형이 5개에서 혁신지구, 인정사업, 총괄사업관리자 제도 등을 모두 합치면 8개로 늘어났다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2021년 12월 열흘간 도시재생 분야 전문가, 중간지원조직 및 전담조직 담당자 등 57인을 대상으로 혁신지구를 향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도시경제기반형 내에서 공공 또는 공기업 등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하나의 사업 유형으로 특화하자는 의견과 현재와 같이 개별적인 사업유형으로 구분하되 다른 유형 과 자유롭게 연계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즉, 사업방식으로 접근)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도시경제기반형 내에서 공공 또는 공기업이 추진하는 사 업유형으로 포함하자는 의견이 약간 높게 나타났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혁신지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함을 확인할 수 있다.
(N=57, 단위: %) 47.4
현행 제도 그대로 유지
현재와 같이 별도 유형으로 구분하되, 모든 사업 유형과 연계
가능하도록 유연성 강화
도시경제기반형 내에서 공공/공기업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사업의 한 형태로 포함
기타 49.1
그림 1 혁신지구 제도 개편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 박정은, 임상연, 김유란 외 2021, p.192.
0 3.5
그러나 제도적 취지 등으로 볼 때 혁신지구는 도시경제기반형을 대체하는 하나의 ‘사 업유형’이라기보다는 지역거점을 조성하는 ‘사업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도시경제기반형 재생사업뿐만 아니라 주거지지원형 등 다른 유형에 도 적용이 가능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대상이 지금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반드시 수도 권지역이나 대도시지역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사업성 확보가 가능하여
사업 추진이 가능한 지역이라면, 또는 시급한 사업 추진 필요성이 인정되는 지역이라면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첫째, 법적 정의에서 다양한 기능이 집적된 지역거점을 우선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수단 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특구개념으로 혁신지구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 한 의견에 대해 혁신지구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강력한 제도가 될 것이고 이로 인해 또 다른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이렇게 되면 「도시개발 법」과의 차별성은 없어지고 「도시재생법」이 초심을 잃고 개발법이 되어버린다는 우려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혁신지구 제도는 남발되어서는 안 되며 쇠퇴지역 활성 화를 위해 지역거점 조성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추진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 다. 그리고 그 대상은 자연스럽게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거점도시 정도로 한정될 수밖 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일본의 「도시재생특별조치법」에 의한 도시재생 긴급정비지역 내에서의 도시재생특별지구 제도이다. 일본은 도시재생특별지구 제도를 활용하여 도쿄 도심의 역세권 개발도 추진하지만 수도권 이외 지역 거점도시의 노후상 업지역 재생사업도 추진한다. 시장경제에 따른 자발적 개발과 정비를 기대하기 어려운 지역에 도시계획적 복합적 처방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유도하고 신속한 추진을 도모 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시재생법」 제정 당시 우리는 재생사업 추진을 위한 ‘도시계획적 복합적 처방’이라 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었다. 특히, 중심시가지 유형이 별도로 구분될 때 가장 많이 사용 되었다. 이때의 도시계획적 처방이란 분명 특구제도 개념과 유사한 제도적, 계획적 인 센티브 등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담긴 사업 하나하 나의 예산 집행률, 추진실적 등에 집중한 나머지, 그리고 타 법에 의한 개발사업과 실질 적으로 별개로 추진되면서 그 의지는 희미해져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둘째, 혁신지구가 특구개념으로 확대될 경우 사업시행자에 대한 정의와 범위도 달라 져야 할 것이다. 현재는 공공 또는 공기업이 중심이 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러한 공 공이 적극적인 공공 디벨로퍼 역할을 담당하지는 못했다. 지역거점 조성을 위한 적 극적 의미에서의 공공 디벨로퍼가 필요한 시점이다. 파리 리브고슈 역세권 개발에서 처럼 공공을 중심으로 하는 민관합작회사와 같은 방식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이러 한 선례가 쌓이고 도시재생 혁신지구 제도를 활용한 지역거점 조성 성공사례가 쌓이 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사업시행자의 범위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 가 있다. 쇠퇴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이 중심이 되는 기반시설과 공공시설 조 성 등도 중요하지만 민간의 자본과 창의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간이 참여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특혜시비 때문에 사업시행자 범위를 민간으로 확대하지 못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여 이행한다면
특구개념으로서의
혁신지구 제도
확대 방안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단계적·장기적으로 사업시행자 범위를 조정하여 민간을 포함하고 추가적으로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검토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계획 또는 사업을 민간 이 공공에 직접 제안하는 도시계획제안제도의 도입이다. 일본의 「도시재생특별조치법」
에는 도시재생사업을 시도하려는 사업시행자(민간 등)이 직접 도시계획을 제안하는 민 간제안제도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도시재생법」 제정 직후, 도시경제기반형 재 생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검토 과정에서도 민간사업 인정제도는 여러 차례 도입 필요성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이해가 낮은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 라 민간이 제안하는 사업을 도시재생사업으로 인정할 경우 공공의 재정지원 타당성, 공 공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터라 추후에 반영하는 것으로 결 론이 내려졌다.
이제는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전에는 없던 혁신지구라 는 사업제도도 마련되었다. 그렇다면 과거의 사업시행자 범위 확대와 민간제안제도 등 과 같은 민간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도입을 다시 한번 검토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때 반드시 도시경제기반형 사업유형에 국한하지 말고 다른 유형에서도 필요 하다면 민간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 와 같은 대상에게 질문한 결과 모든 유형에서 필요할 경우 민간제안제도를 도입할 필요 가 있다는 응답이 6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쇠퇴지역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활성화 를 유도하기 위해 공공의 직접적 재정지원도 중요하지만, 지역 내에 있는 다양한 민간 주체를 참여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노후주거지역에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혁신지구 제도를 지역거점을 조성하는 일종의 특구개념으로 확대할 경우 필요한 제도 개선 방안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소극적 대응으로 현재의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혁신지구 사업시행자 범위를 조정하고 민간제안제도 내용을 포함하는 것 이다. 그리고 국비지원 공모 가이드라인에서 혁신지구 제도 활용대상을 모든 유형으로
(N=57, 단위: %)
8.8
24.6
별도의 민간제안제도 도입은 필요하지 않음
도시경제기반형 사업에 한하여 민간제안제도 도입 필요
모든 유형에서 필요한 경우 민간제안제도 도입 필요
기타 64.9
1.8 그림 2 민간참여 활성화 신규제도 도입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 박정은, 임상연, 김유란 외 2021, p.192.
단계적 도시재생
제도 개편 방향
확장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공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 건설사 등 다양한 민간이 참여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도적 여건은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적극적 대응으로 혁신지구와 같은 사업제도와 공공의 지원제도를 분리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수도권, 지방 대도시, 지방 거점도시 등에서 민간 등이 참여하 여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혁신지구 제도 등을 활용하여 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제도를 별도로 마련하는 방안이다. 그리고 공공의 지원제도는 대상을 민간 참여 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각지대, 지방중소도시 등으로 집중하여 최소한의 삶의 질 확보 를 위한 복지 성격의 공공 지원사업 중심으로 제도를 명확화하는 것이다. 즉, 제도의 적용 대상과 목적에 따라 제도를 명확히 구분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제도 신설 없이도 현행법 안에서 장 구분을 통해 지원법적 사항과 사업법적 사항을 구분하는 것은 가능 하다.
우리는 그동안 수차례 일본 도시재생제도를 검토해 왔지만, 사업유형에 한하여 제도를 검토해왔기 때문에 일본의 도시재생제도가 사업제도와 지원제도로 구분되어 있다는 점 을 중요하게 인지하지 못했다. 일본의 도시재생특별조치법은 민간 등에 의해 쇠퇴도시 를 개발하기 위한 목적의 사업법에 해당하고, 지역재생법은 민간참여 등 시장논리로 풀 기 어려워 공공 지원이 필수적인 지방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법에 해당한다. 그리고 중심시가지활성화법은 지방도시를 대상으로 하면서도 필요한 곳에서는 도시계획적 수 단을 통해 직접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를 위한 공공지원 사항도 포함 하고 있어 지원법과 사업법적 사항을 모두 담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제도의 대상지역과 목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도를 개편해 나가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개발 성격을 띠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그동안 사업을 한곳으로 모으지 못했고, 또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모을 수도 없었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소규모 개별 점적 사업을 분산배치하는 방식으로는 쇠퇴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쌓 아온 역량을 토대로 이제는 사업을 한곳으로 모아 성과와 효과를 극대화할 때이다.
가장 핵심이 되는 지역에 지역거점을 조성하고 이곳을 발신지 삼아 파급효과를 키워 나가야 한다.
혁신지구 제도를 통한 지역거점 조성은 수도권,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 거점도시 에서도 중요하다. 도시 특성과 여건마다 다른 방식의 혁신지구 제도가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이나 지방 대도시에서는 경제, 업무 중심의 일단의 콤플렉스 조성을 통해 일자리와 함께 주거와 문화가 융합된 거점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리고 지방 거점도시에서는 문화, 행정, 의료, 복지, 교육 등 공공시설과 주거의 복합화 를 통해 주변지역에 공공서비스와 양질의 주거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공 공서비스 거점이 생겨날 것이다. 흔히 해외에서 볼 수 있는 시빅센터(Civic Center)가
맺음말
바로 그 예이다.
그리고 도시재생사업에 혁신지구 제도 확대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노후쇠퇴도 가 심화되어도 크게 변화를 유도하기 어려웠던 도심 내 상업지역, 전통시장 등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이상 주차타워를 넣어주고, 아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시설 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쇠퇴한 전통시장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존 의 도시개발 방식과는 다른, 선진화된 도시재생 혁신지구 제도를 통해 오랫동안 도심에 서 거점 상업기능을 담당했던 전통시장 등의 기능을 유지하되 타 기능과의 복합화, 시 설 현대화 등을 통해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 일부 개보수 등을 통해 청년몰을 조성해주는 방식 대신 로컬식탁, 로컬산업 등이 본격화될 수 있는 로컬 타운, 로컬거점 조성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수도권, 지방 대도시, 지방 거점도시 등에서 지역거점이 조성된 이후 이러한 지역거점 간의 연계에 대해서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다. 하나하나 특화된 지역거점이 생겨나고 지역거점과 지역거점 간 네트워크가 활발 해진다면 살기 좋은 도시, 국토를 보다 촘촘하고 단단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가 희망하는 지역균형발전이 아닐까 한다.
참고문헌
박정은, 임상연, 김유란, 정명운, 성순아. 2021. 도시재생사업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제도 개편방안 연구. 세종:
국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