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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경제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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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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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총체적 난국으로 표출되고 있다. 지난 연말 롯데마트 의 통큰치킨 출시로 불거진 닭튀김의 적정가격에 대한 논란에서부터 새해벽두 대통 령의 발언으로 시작된 휘발유가격에 대한 토의와 원가조사까지 현 정부 인사들의 경제인식이 바닥 수준에 있다는 것이 표출되고 있다. 더불어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 수가 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대중매체로부터 칭송을 받고 많은 부수 의 판매로 이어지며 기본적 경제상식과 논리에 충실하지 못한 현란한 미사여구로 많은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러한 두 가지 현상만 보더라도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문제가 산재해 있는 대한민국의 2011년 한해가 정확한 논리에 근거를 두지 못한 근시안적 포퓰리즘 정책들로 얼룩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사실 통큰치킨으로 불거진 적정가격 논란과 그 대처방법들, 그리고 장하준 교수 가 대표적으로 주장하는 보호무역은 경제학 입문 시 꼭 배워야 하지만 자주 무시되 는 기본적 경제원칙에 충실치 못한 결과물들이다. 이는 첫째, 시장가격과 가치는 시 장 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과 둘째, 시장거래나 국제교역 은 서로 뺏고 빼앗기는 약탈적 거래가 아닌 상호 간 이익이 되는 교환이라고 정리 할 수 있는 대표적 경제원칙에 대한 오류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 경제원칙들은 소 위 ‘그들’로 통칭되는 ‘주류경제학(mainstream economics)’에 맞서 궐기하는 투사 의 이미지 구축에 더 열광해 많은 경제학자들까지 무시하고 있으니 어쩌면 많은 사 람들이 오해하고 논란에 동참하고 있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

인위적인 수치로 계산할 수 있는 적정가격은 없어

통근치킨이나 휘발유의 적정가격 논란은 마치 재화의 가격과 가치가 생산원가에

1) 미국 Orange County, California에 위치한 Chapman University의 Argyros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조교수(Email: yoon@chapman.edu)

2) 삼성SDS 환경전략그룹 수석컨설턴트, 경제학박사(Email: leephd@gmail.com Twitter:@JasonPhD) * 본 칼럼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 의견으로서 삼성SDS의 공식 견해와는 무관함.

잘못된 경제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윤상호1)(Chapman University) ․ 이재승2)(삼성SDS)

20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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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해 공급자에 의해서만 정해진다는 오류에서 시작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말 은 틀렸다. 또한 인위적인 수치로 계산할 수 있는 적정가격은 없다. 아니 더 정확하 게 말하면 강요된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격은 모두 적정가격이다. 원가에 얼마의 수익을 덧붙여 적정가격을 산 정할 수 있다는 가산적 가격설정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보편적 거래에서 소비자 가 판매자에 의해 정해진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는 현상을 보고 마치 모든 재화의 가치나 가격이 공급자가 정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수요의 법칙을 무시하는 오류이 다.

호텔에 투숙할 때 객실 내 냉장고에 비치된 음료 등을 꺼내 마시는 경우가 있다.

주변 편의점들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편리함 때문에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주변 편의점을 이용하 는 사람도 있다. 통큰치킨도 마찬가지다. 오전부터 발품을 팔아 긴 줄을 서서 기다 린 끝에 싼값에 통큰치킨을 구입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집에 편하게 앉아 전화 한 통으로 주문배달해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음료나 닭튀김 등에 여러 구 매층이 형성되는 대표적인 이유는 소비자 간 시간의 효용성 및 시간에 대한 기회비 용이 다르기 때문이며, 이는 각기 다른 지불의사 그리고 다양한 가격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즉, 가격은 생산자와 판매자들에 의한 공급의 법칙만이 아니라 소비자의 기호를 표출하는 수요의 법칙과 함께 결정된다.

적정가격 논란을 둘러싼 현 정부 인사들의 발언과 원가조사 조치는 가산적 가격 설정법으로 가격이 결정된다는 잘못된 경제논리에서 시작된다. 만일 그 발언들과 조치가 올바르고 수요의 법칙을 무시한 재화의 적정가격 산정이 가능하다면 모든 호텔이 음료로 폭리를 취하거나 편의점은 손해를 본다는 얘기이며, 한국방문의 해 를 기념해 실시하고 있는 ‘2011 Korea Grand Sale’에 참여한 업체는 기존에 폭리 를 취해 왔거나 현재 밑지고 팔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통큰치킨’의 구 매자가 발품을 파는 현상은 그들이 ‘미끼상품’에 속아 ‘충동구매’하는 우매한 존재가 아닌 금전대비 시간의 효용성을 이해하는 합리적 소비자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 도 한다. 경제적 가치와 가격은 흔히 오해하는 것처럼 공급자나 판매자에 의해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재화는 생산자의 원가와 노력이 얼마 나 들었든지 간에 그 가치와 가격은 0원이다.

시장거래와 국제교역은 상호 이익이 되는 교환이다

또 다른 논란의 중심에는 시장거래나 국제교역이 마치 서로 뺏고 빼앗기는 약탈 적 거래로 간주하고, 특히 경제력이 앞선 선진국과의 무역은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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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말도 틀렸다. 시장거래의 구매자-판매자 간의 경 쟁 그리고 국제교역의 국가 간의 경쟁을 마치 특정 산업 내의 경쟁과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오류의 결과이다. 이는 또한 경제학의 기본원칙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 은 비교우위의 법칙을 무시하고 절대우위만으로 시장거래나 국제교역의 이익이 결 정된다고 보는 것이다.

보호무역의 주장에는 자유무역의 열매가 경제규모나 능력 또는 수준이 비슷해야 교역하는 쌍방 모두에게 돌아가므로 아직 선진국과의 자유무역체제를 현실적으로 도입하기에 시기상조란 말이 꼭 덧붙는다. 경제학적 소양이 부족한 것인지 아직 필 자는 비교우위 법칙의 이러한 전제조건을 들어본 적이 없다. 또한 만일 이러한 주 장이 옳고 자유무역의 열매가 비슷한 경제력을 필요로 한다면 국내에서 독보적인 경제력을 과시하며 절대적 경제우위의 강자로 군림하는 서울 및 경기도와의 교역에 나머지 지방이 보호무역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교역이나 무역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 해진다고 그 열매의 귀속은 어느 쪽에 절대우위가 있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19세 기 초 Ricardo가 비교우위의 법칙으로 우리에게 알려준 것처럼 그 대상이 국내 지 방이든 국가든 시장거래와 국제교역은 서로 뺏고 빼앗기는 약탈적 거래가 아닌 상 호 간 이익이 되는 교환이다.

또한 약탈적 관점으로 거래와 교역을 보고 그 혜택이 경제적 절대우위를 장악한 당사자에게만 돌아간다는 시각은 종종 수출은 선이고 수입은 악이라는 선입견으로 표출된다. 전혀 그렇지 않다. 비교우위의 법칙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좀 더 싸고 질 좋은 수입물품의 값을 치르기 위한 도구일 뿐 교역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교역, 즉 무역의 목적은 수입 이다. 자유무역의 혜택은 흔히 거론되는 것처럼 해외시장 확대로 외국 기업과의 경 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이기는 것이 아니고, 수입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유용한 물건들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국민의 삶과 복지를 좀 더 윤택하고 증진시키 는 데 있다.

시장경제를 약육강식의 장으로 치부하는 시각은 곤란

아주 간단한 몇 가지 경제원칙에 충실하고 그 인식을 조금 바꾸면 많은 오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시장의 결과물이 자신이 원하는 게 아니거나 그 기능에 문제점 이 표출된다고 보이지 않는 손을 무시하고 정부의 보이는 손만 쳐다보며 치켜드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모든 문제의 핵심을 사회적 강자와 약자 같은 계층 간의 갈등에서 찾고 시장경제를 약육강식의 장으로 치부하는 시각은 더더욱 곤란하 다. 우리가 오해하고 시장을 탓하는 문제들은 사실 시장 자체의 문제이기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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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말썽을 부리도록 만드는 불필요한 개입으로 만들어 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갈등의 소지가 많은 사회적 현안들이 산재한 지금이 원 칙에 충실한 경제적 사고와 인식으로 전환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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