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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시가지 정비와 신도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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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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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도시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도시라 고 하는 공간환경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새로운 정책들을 유형화 해보면, 크게는 기성시가지 정비와 신시가지 개발로 구분할 수 있다. 각 정책 유형에 대한 선호도는 정책 제안의 주체가 누 구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중앙정부에게 있어서는 신시가지 개발이 주된 과제며 지방자치단체는 기성시가지 정비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정책들은 각 각 그 집행 주체, 목적, 대상이 다르므로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또 우선되어야 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기성시가지의 정비는 주로 기성시가지의 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며, 신시가지 개발은 대개 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수단으로 제시된다. 도시화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고, 도시환경이 악화되어 가는 우리의 도시여건으로 볼 때, 이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 정책수단은 상호 배타적이 지 않으며, 오히려 한쪽이 다른 한쪽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기능을 갖는다.

그럼에도 때로는 한 수단이 다른 수단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 오기도 한다. 주택공급 차원에서 기성시가지를 정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거 나, 신시가지 개발이 기성시가지 정비보다 질 높은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등의 주장들이다. 물론 기성시가지 정비를 통하여 도시공간을 넓힐 수도 있고, 신시가지 개발로 도시전체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것 들이 이 수단들을 사용하는 주된 목적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와 비슷한 논쟁이 제기되던 때가 있었다. 산업혁명의 폐해가 도시환경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어가던 때, 법제도의 신설과 정비를 통 해 시가지 환경을 개선하자는 주장과 이미 구제가 불가능하니 새로운 이상적 신도시를 만들자는 주장의 대립이 그것이다. 전자의 주장은 도시계획제도와 시 가지 정비로 발전되어 왔고, 후자의 주장은 신시가지 개발의 전통을 만들어 냈 국 토 시 론

기성시가지 정비와 신도시 개발

안건혁|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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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나 이들이 반드시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기 성시가지 정비의 극단적 수단인 도시재개발은 보호 받아야 할 저소득 거주민의 소외를 초래했고, 신시가 지의 대표적 형태인 신도시 개발은 질 높은 도시창조 에는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기성시가지에 있어서 정비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필요하게 된다.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 고, 생활하는 방법이 바뀌어 감에 따라, 도시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 적 환경이란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방법이 바뀌는 것 처럼 지속적으로 바뀔 수는 없다. 따라서 일정기간마 다 한 번씩 정비해 나갈 수밖에 없으며, 정비에 의한 환경변화의 폭은 그 주기에 따라 결정된다. 즉 자주 정비할수록 환경변화는 미미하게 되며, 정비 주기가 길어지면 변화의 폭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러한 정비가 여러 가지 이유로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아 사 회경제적 요구와의 차이가 웬만한 정비로는 감당할 수 없게 커지게 될 때, 시행되는 것이 바로 도시재개 발이다. 변화의 폭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시기 까지의 불편함을 감수하던가, 아니면 미래에 대한 예 측을 전제로 하게 되므로 위험부담을 크게 한다. 도 시재개발의 성공확률이 낮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정비방법은 변화의 폭을 줄이면서 주민들 스스로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환경을 개선 해 나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도시 개발은 도시화가 지속되는 한, 어쩔 수 없 는 선택이다. 도시 내 나대지 개발이나 재개발, 기성 시가지의 외연적 확산은 기존의 기반시설에 큰 부담 을 가중시키며, 개발하더라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의 양도 많지 않다. 또한 산발적인 소규모 신시 가지 개발은 난개발의 모습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결국,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데는 신도시 개발이 유일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이 대량의 주택공급만을 목적으로 할 경우, 우리가 지난 십여 년 간 보아 온 것처럼 질적 측면의 많은 문제들 을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신도시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자족성 확보나 질적 수준 제고를 위 한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신도시에서 결여되기 쉬운 다양성의 확보,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 어 주는 공공요소의 도입은 물론, 신도시가 결여하고 있는 문화성·역사성을 보상할 수 있도록 최신 기술 도입에 의한 편의성 제고와 충분한 녹지확보를 통한 쾌적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작년에 새로운 지방정부가 출범하였고, 금년에 새 로운 중앙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도시정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 나 중요한 것은 기성시가지 정비와 신도시 개발이라 는 두 가지 도시정책의 효용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 고, 상황과 필요에 따라 적합한 수단을 선택하여 효 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잘못된 정책이나 명칭 선 택으로 주민들을 호도하거나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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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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