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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가꾸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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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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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토 시 론

국토 가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 만들기

최병선|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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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는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우리 선조들의 삶의 흔적이 그 속에 각인 돼 있고 오늘날 우리 삶의 실체가 국토에 낱낱이 투영돼 있다. 마찬가지로 우 리 후손들의 삶의 미래가 현재의 국토에서 움트고 있다. 하나뿐인 우리 민족 의 삶터, 국토를 소중하게 가꾸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왕이 통치하는 전형적인 농업국가였다. 지 배계급이 주로 거주하던 얼마 안 되던 도시가 드문드문 산재해 있었고, 나머 지 쓸 만한 국토는 농토로 사용됐다. 대부분 농민이었던 국민은 삶의 반경이 매우 좁아서 대개는 고향에서 나서 애환 속에 살다 거기서 죽었다. 당시의 국 토는 거창한 도시, 반듯한 농촌, 편리한 교통망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으로 거의 반만년 동안 지속돼온 국토가 지난 100여 년 사이에 상 전벽해로 변했다. 농업사회·왕조사회가 산업사회·민주사회로 바뀌면서 전 개된 현상이다. 대략 1천만 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7,500만 명으로 증가했고, 남한기준으로 90%의 인구가 도시에서 살고 있다. 농업은 더 이상 국민경제활 동의 주류가 아니고 2, 3차 산업이 국부창출의 원동력이 됐다. 거대한 도시는 고층건물로 뒤덮였고, 농촌에서는 옛 모습의 마을과 농가를 보기 힘들게 됐 다. 육로·해로·항로가 거미줄처럼 국토를 가르고 있고, 또, 세계와 연결하 고 있다. 이런 국토의 바탕 위에서 우리 경제는 세계가 찬탄하는 급속한 발전 을 이룩했다. 적어도 물질적 풍요라는 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지금 역사상 유 례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다. 불행하게도 남북분단의 아픔을 극복하지는 못한 상태이지만.

이제 우리 국토는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하다고 안주해도 될까. 물론 안주해 서는 안 되고, 안주할 수도 없다. 지난 날 우리가 이룩했던 도시화·산업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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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성취 뒷머리에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변화된 사회환경은 다 시금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다양한 모습으로 쏟아내 고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따지자면 시간과 공 간으로 특정되는 이 세계에서 안주 또는 정체는 존 재할 수 없다. 끊임없는 변화가 있을 뿐이다. 때문에 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어가는 일만이 선택가능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난 시대와는 전혀 다른 변화 에 직면해 있다. 항상 늘어날 것만 같았던 인구가 정 체상태에 접어들었고 핵가족화,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노동시간 감소 에 힘입어 환경·여가·문화 등 이른바 삶의 질이 새로운 시대적 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민주화의 진 전에 따라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 움직임이 확산되 고 있다. 남북 간에는 오랜 적대관계가 협력관계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우리 경제 발전을 뒷받침했던 성장동력은 점차 한계를 드러내 고 있다. 중국·인도 등 인구대국의 급성장과 함께 세계의 에너지·원자재·식량수요는 위기의 수준으 로 증폭되고 있다. 동시에 개방화·세계화의 진전은 세계를 무한경쟁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요컨대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측면에 서 국내·외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강요받고 있다 고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새로운 사회환경의 변화를 기존의 국토공간이 제대로 수용하고 융화해 나갈 수 있을 까. 말하자면 현재의 국토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또 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시대환경과 가 치를 수렴하고 선도해 나갈 수 있을까. 만일 현재 진 행 중인 변화가 말단 지엽적인 것이라면 기존의 국

토 틀을 부분 개선하는 것으로 변화를 수용하거나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사회적 환경 변화는 구조적인 변화인 까닭에 줄기와 뿌리를 다시 세우는 근본적인 처방이 불가결하다.

어떤 것이 그런 처방일 수 있을까. 이를테면 개발 에 앞서 환경을 보전하고, 새것보다는 전통과 문화 를 앞세우는 국토 가꾸기가 그런 처방에 해당된다.

양극화된 사회계층과 지역이, 나아가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국토가 또한 그런 국토다. 양적 팽창보다는 삶의 질이 존중되는, 그리고 에너지·자원절약적인 국토도 새로운 시대환경에 적합하다. 한마디로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국토, 지속가 능한 국토로 가꾸는 일이 새 시대에 가야할 길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국토를 만들어 가야 하나. 과 거의 통상적 방식이었던 일방적인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로는 그런 국토가 만들어질 수 없다. 오늘날의 민주화된 사회구조 속에서는 그런 방식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해당사자 간의 소 통과 합의를 바탕으로, 느리지만 착실하게 다져가 는, 참여형의 상향식 방식이 새로운 시대환경에 상 응하는 국토 가꾸기의 길이다.

지난 한 세기를 풍미했던 도시화·산업화과정은 어언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모든 국민, 모든 분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토 가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나서야 할 때다. 이것이 이 시대가 우리에게 부여하고 있는 최대의 화두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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