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도시재생의 시대이다. 새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 출하며 삶의 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은 도시공간의 물리적 쇠퇴에서 출발한다. 대체로 우리는 도시쇠퇴를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고, 쇠퇴한 공간에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쇠퇴는 유기체적 순환주기의 한 국면이고,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쇠퇴를 부정 적인 것이 아닌 하나의 변화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쇠퇴하는 도시공간에 대한 정책적 대응은 사람들의 삶을 고려해야 한다. 즉, 도시쇠퇴의 변화에 대응 하는 도시재생과 같은 정책수단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의 정비사업은 주민들의 시선에서 보지 못하고, 변화의 힘 역시 주민 내부가 아니라 정부, 지자체, 기업처럼 외부가 중심이었다.
새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주민주도를 강조하고 있지만, 도시재생 뉴딜정책이 또 하나의 외부 적인 힘으로 마을과 주민공동체의 변화를 강제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 은 많은 재생사업 구역 내에서 물리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바꿀 것이 다. 차이점은 수만 평 규모에서 수천, 수백 평으로 규모가 작아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해 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감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 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갑작스럽게 증가하는 임대차비용과 주거비용이 포함된다. 그 변화를 감당해야 하 는 주민들은 소소한 비용의 상승도 감내하기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이 대부분이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사업과정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나 공동체의 파괴를 방 지하고자 하는 정책방향은 옳다. 관건은 중요 정책시행자들이 외부인의 눈이 아니라 주민의 눈과 주민의 입장에서 마을과 주민공동체, 그리고 그들의 변화를 바라볼 수 있어야 도시재생 정책의 원래 취지를 달 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한계상황에서 살고 있는 열악한 사람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으로 변화된 도시공간에 사는 것이 주민들에게는 경 제적으로 감내할 만하고, 더 편리하고 쾌적해야 행복하지 않을까.
박순신│ (주)이너시티 대표이사 (ascroesus@gmail.com)
주민의 삶의 질과 도시재생
154 국토 제433호(2017. 11) 짧은 글 긴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