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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역동정신치료의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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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P Original Article 精 神 分 析 :第 15 卷 第 1 號 2 0 0 4

J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Vol. 15, No. 1, page 33~48, 2 0 0 4

단기역동정신치료의 기법 *

김 혜 남

**

Techniques of Short-term Dynamic Psychotherapy

*

HaeNam Kim, M.D.

**

서 언

Freud가 정신분석을 시작할 때는 히스테리 증상이 치료의 주된 대상이었다. 당시 치료는 단기간이었고, Freud는 수 회 혹은 몇 달 만에 분석을 끝내기도 하였다. 또한 치료는 증상-중심적으로 치료자는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였다. 차츰 자유연상과 꿈 분석 등이 치료의 방법으로 떠 오르면서 치료기간이 길어지게 되었고, 외상이론에서 에디 푸스 콤플렉스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치료 목표도 증 상해결에서 좀더 넓은 범위의 갈등해결로 옮겨지게 되었다.

후에 전이의 중요성이 밝혀지면서 전이를 탐구하는 것이 직 접적인 암시를 주는 방법을 대치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치 료자와 환자 사이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감소하게 되었다.

이후 분석은 전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분석의 기간은 점점 늘어났다. 또한 분석가의 활동은 해석에 중점을 두었 고, 치료에서 다른 활동은 점차 줄어들었다.

몇 명의 분석가가 이런 흐름과 달리 치료기간의 단축을 주장하고 적극적인 기법을 사용했는데 여기에는 Ferenczi 와 O Rank가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은 큰 호응을 얻지 못 했다.

이러한 분석의 흐름에 대하여 Franz Alexander와 French (1946)는 면담 횟수를 줄이고, 면담간격을 불규칙적으로 하 며, 치료 휴일을 갖고, 치료자가 면담시간을 계획하는 등 치 료에 융통성을 둘 것을 주장하였다. 그는 이렇게 함으로써 불합리한 전이 요소를 줄이고 치료가 현실적인 방향감각을 갖게 된다 하였고, 치료자와의 교정적 감정 경험(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을 통해 과거의 상처가 극복된다고

주장하였다.

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이후‘shell shock’와‘battle fatigue’ 를 앓는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하였으나, 기존의 치 료방법으로는 늘어나는 정신치료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었 을 뿐더러 빨리 증상을 회복시켜 다시 복귀시킬 필요성이 늘어났다. 2차세계대전 기간 중 Grinker와 Spiegel(1944), Lindmann(1944) 등이 군인을 치료하면서 Ferenczi나 Rank 가 주장한 적극적인 단기치료가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점차 지역사회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제대로 된 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지역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 했고, 장기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 문제가 대두되었다. 더 구나 치료비를 보험에서 지불하게 되면서 지불/효과(cost- effect)에 대한 관점에서 단기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정신과 영역에서 지역사회 정신건강 센터와 유사 단 체들이 정신과 치료를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단기치료가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좀더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는 방법으 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이후 Malan, Balint, Sifneos, Mann, Davanloo 등이 각각 특정 환자나 특정 문제에 대한 단기정신치료방법을 개발하 여 시도해오고 있다.

실제로 임상에서 한 명의 치료자가 치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제한되어 있으며, 시간적 제약 때문에 충분한 치료를 못 해주거나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 환자들을 만나는 경 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마다 제한점은 있지만 환자의 고통 을 덜어줄 수 있는 치료를 통해 좀더 많은 환자들에게 적 절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된다.

또한 정신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처음부터 1~2년 이 상의 기간을 제시하면 많은 환자들이 시간적, 경제적으로 부 담을 느끼고 치료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단기 치료를 통해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후에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게

*본 논문은 한국정신분석학회 2003년도 추계학술대회에서 구연되었음.

This paper was presented in the 2003 Fall Academic Meeting of Korean Psychoanalytic Society.

**김혜남신경정신과

Dr Kim’s Psychiatric 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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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필요할 경우 장기치료로 이행하기가 쉬워지는 측면도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이유에서 단기역동정신치료가 주목받고 발전되고 있으나, 현재 시행되는 단기정신치료방법은 치료 자에 따라 그 대상이나 방법이 다르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따 라서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단기역동정신치료를 살펴보고, 실제 단기역동정신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제기되는 문제점 과 그 치료효과를 증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단기정신치료의 종류

1. Dynamic short-term psychotherapy Sifneos

Anxiety suppressive short-term psychotherapy Anxiety provoking short-term psychotherapy Malan

Davanloo

2. Existential short-term therapy Mann;Time-limited psychotherapy

3. Behavioral short-term therapy Cognitive therapy

Interpersonal psychotherapy Electic short-term therapy:

Horowitz(Interpersonal +cognitive)

Budman(Interpersonal+Developmental+Existential)

4. Analytic short-term psychotherapy Winnicott

Winnicott는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단기나 장기 치료를 구분하지 않았다. 그는 치료자는 환자에게 필요한 시간만큼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on demand therapy) 주 장하였다. 실제로 아동의 치료에서 몇 번의 면담으로 아이의 발달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를 제거하기도 하였으며(1971), 그가 보고한 피글이라는 어린 소녀는 2년 반 동안 14번의 면담을 하여 치료가 되기도 하였다(1977).

단기정신치료의 방법

1. Time-Limited psychotherapy

시간이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에서 차지하는 의미에 초점 을 두고 치료하는 방법으로 James Mann이 주창한 방법이 다. 그의 이론은 다음과 같다.

시간은 현실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시 계와 달력을 가지고 시간을 규정하고 측정한다. 이것은 현 실적인 시간이다. 그러나 존재론적인 시간은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고 사는 시간이다. 아이가 시계를 보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는 4~5세 경부터 시간에 대한 개념에 외 부적 요인들이 중요해진다. 그 이전에는 배고픔과 졸리움같 은 신체리듬과 빛, 어둠, 추위와 같은 물리적 요인, 그리고 이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을 통해서 시간의 개념이 싹튼다.

즉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개념은 적절한 어머니-아기 관 계와 신체적 욕구의 충족을 필요로 하는 배고픔-졸리움- 만족의 과정이 있은 후에 생기는 것이다.

Fisher와 Fisher(1953)는 부모상이 시간의 개념에 어떠 한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하였다. 그에 따르면 개인이 무의식 적으로 부모를 매우 강력한 존재로 인지하고 있으면, 시간에 많은 중요한 의미를 둔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시간의 개념에 대한 정서적 결정 요인은 초기의 부모와의 관계와 밀접하 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과 과거에 대한 상징과 환상 위에 실 제적인 시간에 대한 개념이 덮어씌워지게 된다. 시간은 현실 원칙을 나타내며, 기상 시간 등은 아버지와 연관되어 있다.

반면 쾌락원칙과 일차 사고과정 그리고 영원성 등은 어머니 와 연관되어 있다. 시간에 대한 우리의 양가감정은 아버지 의 시간으로서의 제한된 시간과 여성의 시간으로서의 불멸 성의 이미지에 잘 드러난다.

시간의 심리적 의미에 대해 Marie Bonaparte(1940)는

“Time and the Unconscious” 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그녀에 따르면 우리는 어린시절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는데, 이것은 망각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무 한대의 시간 혹은 영원성을 실제로 경험하기 때문이라 하였 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어머니와의 밀접한 신체적 접촉과 연관되어 있다. 청소년기 때는 시간은 끝이 없을 것만 같고 죽음은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지만, 이러한 느낌은 그들의 지적 발달과 현실에 대한 인식과 충돌하게 된다. 그리고 삶 과 죽음의 문제로 고민에 빠지게 된다. Bonaparte는 쾌락 원칙이 득세하고 시간이 멈추어버리는 것 같은 다섯 가지 상황을 묘사하였는데 이것은 (1) 아동기의 환영을 되살리고 영원불멸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꿈에서, (2) 전지전능함이 돋 보이는 동화같은 백일몽에 빠져 있을 때, (3) 사랑에 빠져 이상적인 연인의 품에서 시간을 초월한 영원한 사랑의 느낌 에 젖어 있을 때, (4) 술이나 약물 중독 상태에서 현실을 지 워버리고 쾌락원칙에 빠져버릴 때, (5) 종교적 황홀감 같이 영원성에의 느낌으로 시간을 정복한 것과 같을 때 등이다.

시간에 대한 감각은 자아가 존재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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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는 주된 요소 중의 하나인데, 과거의 시간과 기억들은 또한

자아가 영원성에 대한 환영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요소도 있다. 시간을 지각하는 것은 현실과 그 한계와 직면하도록 해주며,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마치 그 사건을 현재로 되돌 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시간을 제로로 만들 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 같은 전지전능함을 불러일 으킨다. 시간의 흐름은 이별 기간을 상징한다. 달의 차고 기 움을 보면서 슬픔이 스미는 것은 이러한 느낌과도 상관이 있 다. 어머니와 아이가 영원히 하나로 합쳐져 있는 듯한 환상 속에서 우리는 영원성을 찾는다.

Eissler와 Winnicott는 시간에 대한 감각의 발달이 인격 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Winnicott(1955) 는 시간에 대한 감각이 발달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사에 있 어서 견뎌야만 하는 반복적인 상실을 극복하게끔 한다고 하 였다. Eissler(1955)는 사회는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와 죽 음에 대한 개념과 다른 여러 통로를 통해서 우리가 시간을 경험하는데 특징적인 영향을 남긴다 하였다.

현대 사회는 위성 통신으로 인하여 전 세계의 소식을 어 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인터넷과 매스미디어의 영향으 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유로이 그릴 수 있게 되었 으며, 따라서 현대사회에서는 시간의 경험과 시간의 의미가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를 사회구조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조급해하 고 불안정하며 시간에 대해 압박감과 제약감을 동시에 느 끼고 있다. Mann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한 사회에서 Time- limited psychotherapy는 특히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Time-limited psychotherapy의 방법

이 치료방법은 시간 자체에 초점을 두고 치료의 종결과 그 에 연관된 정서적 반응을 주로 다루는 방법이다. 면담 횟수 를 12회로 정하고,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에서 시간의 의 미-즉 만남과 이별-에 관한 주제를 주로 다루게 된다. 12 회로 정하는 이유는 이 기간이 이별과 성장에 대한 역동적 사건들이 생겨나고 강렬해지며, 이것에 대한 토론이 가능하 고 검토하고 해결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기 때문이 다(Mann 1996).

치료에서 시간을 확실하게 정하면 환자는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환자 는 아동기의 마술적이고 무한대이며 전지전능한 환상에 빠 져들게 된다. 그러나 제한된 치료시간을 통해 환자는 현재 자신이 위치하고 있는 시간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 그리고 의식과 무의식의

갈등이 표면화되게 된다.

여기서 치료자의 기능은 공감적인 도우미(empathic helper) 로서 치료자는 이별의 기간동안 환자와 함께 하면서, 환자가 자신의 못 이룬 발달과정을 완수하도록 돕는다.

이 치료 방법에서는 환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환자의 선 택 범위는 광범위하나 경계성인격장애는 제외해야 한다. 어 느 정도의 자아의 힘은 있어야 하며, 특히 수동-의존적인 환자나, 아직 분리 독립이 안 된 늦게까지 청소년기에 머무 르고 있는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2) 치료과정

우선 2회 이상의 면담을 통해 중심 갈등을 파악하고, 현재 의 주된 문제와 관련 있는 과거의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그 리고 향후 12회의 면담을 어떻게 배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여기서 중심 갈등을 역동적인 측면에서 다룰 것인지 아니면 적응적인 측면에서 다룰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 리고 치료자는 환자의 과거와 현재의 고통에 대해 자신이 이 해한 바를 일반적인 용어로 설명해주며, 여기서 공감적 도우 미로서 환자의 감정 상태에 톤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환 자와 치료 계획을 세울 때 12회 면담의 날짜와 끝나는 날 짜를 확실하게 정하며, 이러한 치료 제안에 환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 치료에서 시간제한은 치료 구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 다. 시간제한은 환자의 무의식에서 유아기 때의 영원성과 성인의 의식에서의 현실감과 현실적 시간감에 대한 메시지 를 전달하게 된다. 즉 환자의 마음속에서는 의지하고 싶고 보살핌을 받고 싶고, 책임감에서 해방되고 싶으며 만족하 고 싶은 합일에의 욕구와, 자기를 유지하고 자율성을 지키 며 독립성과 자존감을 지키고자 하는 분리에의 욕구 사이 에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6~7회 면담까지는 치료의 긍정적인 황금기로서 전이 치

료가 일어나는 단계이다. 7~8회는 치료의 중간단계로서 치

료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서 자신과

분리하려 하는 치료자에 대한 부정적 전이와 저항이 일어

나는 단계이다. 9~12회 동안에는 치료 종결에 대한 환자

의 반응을 중점으로 다루게 된다. 이 시기 동안에 이별에 대

한 환자의 강한 감정 반응이 일어나게 되며 이 감정적 반응

을 다루는 과정에서 환자는 치료자를 내재화(internalize)

시켜 이전의 양가적 관계를 대치하게 된다. 이러한 내재화

(internalization)는 좀더 긍정적이고 분노가 서려있지 않으

며, 죄책감 또한 담겨 있지 않음으로써 치료에서 분리되는

경험은 진실한 성장의 경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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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Ulocking the unconscious

이 치료 방법은 Davanloo가 주창한 것으로 환자의 ego의 많은 부분과 주된 기능이 억압과 초자아에 의해 마비되어 있 다는 믿음 하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이 기법은 환자의 억압 된 감정, 특히 치료자와 관련된 전이 감정과 억압되어 있는 가학적 충동과 이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을 표현할 수 있도 록 돕는 데 중점을 둔다.

이 기법은 1~40회의 면담으로 진행되며 주로 25회 내외 로 치료를 진행한다. 치료의 초점은 무의식적인 에디푸스 갈 등, 애도감정, 전이 감정과 이에 대한 저항 그리고 자기에 게로 향하고 있는 분노에 둔다. 그러나 단기간에 이러한 저 항을 극복하고 이러한 감정과 갈등을 표면에 떠오르게 하 기 위해서 치료자는 상당히 적극적이며 비평적이고 종종 무 자비할 정도의 직면을 시킨다. 이 치료의 적응증은 일부의 공포증이나 강박증 혹은 자학적 인격의 환자로 첫 면담에 서 시험적 치료에 반응을 보이는 어느 정도의 자아의 힘이 있는 환자이어야 한다.

이 치료는 8단계의 전개과정을 밟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Phase (1)은 질문을 통하여 환자의 고통과 반응할 수 있 는 능력을 탐색하는 단계로, 환자의 정신병리에 대한 서술적 이고 역동적인 현상학적 접근을 하는 시기이다.

Phase (2)는 압박을 가하여 환자가 사용하는 방어기제를 직면시켜 저항을 유도한다.

Phase (3)는 명료화와 방어에 대한 도전을 하는 시기이다.

이 단계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a. 방어기제를 빨 리 파악하고 명료화 한다. b. 방어기제에 정면으로 맞선다.

이에 따라 전이와 저항이 강렬해지게 된다. c. 방어기제를 좀더 명료화하고, 이러한 방어기제에 의문점을 제시한다. d.

환자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방어기제를 숙지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e. 환자는 자신의 저항에 주의를 돌 리게 되고, 자신의 저항이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된다. f. 저항에 직접적으로 도전한다. 여기에는 전이 밖에서 충동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대한 저항에 도전, 전이 내에서 충동과 감정을 경험하는 데 대한 저항에 도전, 전이 내에서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저항에 도전 등이 있다. g. 그 러면 전이 내에서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성격 저항과 충돌하게 되고 초자아 저항과 충돌하게 된다.

Phase (4) 전이 저항의 단계이다. 이 단계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는데, a. 전이저항을 명료화하고 이에 도전하면서 전 이의 저항적인 면을 강조한다. b. 초자아에 의해 유지되는 전 이저항과 정면 충돌하게 된다. c. 그러면 저항이 탈진되고, 무의식 속에 있는 치료동맹과 소통하게 되며, d. 저항과 치 료 동맹 사이에 내적 갈등이 극대화 된다.

Phase (5) 정신 내적 위기상황으로 a. 복잡한 전이 감정 이 고도로 올라오고, 역전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게 된 다. b. 그러면 무의식적인 치료동맹을 움직이게 해서 치료 동맹이 전이를 극복하게끔 한다. c. 이 결과 무의식이 처음 으로 열리게 된다.

Phase (6) 전이의 체계적인 분석단계로서 남아있는 저항 을 해결하고 과거 갈등에 대한 억압을 해제한다.

Phase (7) 환자의 발달력에 대한 좀더 심층적인 질문과 탐구 단계이다.

Phase (8) 무의식에 직접 접근하는 단계로서, 다양한 주 된 신경증적 핵심갈등을 들여다보고 이와 증상과 성격장애 와를 연결시킨다(Davanloo 1996).

Davanloo의 방법은 무자비하고 어쩌면 잔혹하다 할 정도 로 환자의 저항과 억압을 해석하고 계산된 명료화와 압력으 로 환자의 억압된 분노를 끄집어내어“초자아 저항” 뒤에 숨어 있는 전이를 다루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항상‘치료 시도’ (trial therapy)를 통해 자신의 치료에 맞는 환자를 선 택하였고, 이는 곧 그 기법에 적합하지 않은 환자는 철저하 게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는 모든 치료를 비디오 로 녹화하였는데, 이는 환자로 하여금 대중 앞에서 치료받 는 느낌을 줌으로써 치료자의 무자비한 접근이 개인적인 것 이 아니고 치료적인 것이라는 안심을 줌으로써 치료가 가능 하다는 의견이 있다(Gustafson & Dichter 1983).

3. Sifneo의 단기역동정신치료

그는 단기역동정신치료를 Anxiety-provoking or dyna- mic psychotherapy와 Anxiety-suppressive psychothe- rapy를 구분하였다.

1) Anxiety-Provoking psychotherapy

Sifneo는 환자가 자신의 갈등의 성격과 그러한 갈등에 반 응했던 자신의 방법들, 그리고 그러한 경험에 대한 교정적 감정 경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치료에서 어느 정도의 불안 은 필요하다 하였다. 그리고 면담 중 발생한 불안은 환자가 자신의 비적응적 행동을 변화시키고 향상된 정서적 기능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하였다.

이 치료에서 환자의 선택이 중요한데, 다음을 고려해야 한 다. (1) 주 문제가 국한되어 있을 것 (2) 초기 아동기 때 다 른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었던 경험이 있을 것 (3) 초 기 면담 때 평가자와 융통성 있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 (4) 평균 이상의 심리적 사고방식과 지능을 가지고 있을 것 (5) 변화에 대한 강한 동기가 있을 것 등이다.

치료는 마주보고 앉아서 진행하며, 주 1회 45분으로 한

다. 주된 치료도구로서 긍정적 전이감정을 이용하며,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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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목표는 환자의 증상의 기저에 있는 해결되지 않은 국한되

어 있는 감정적 갈등에 맞춘다. 치료 중 드러난 자학증이나 의존성, 과도한 수동성 등과 같은 성격특질은 그냥 넘어간 다. 이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며, 여 기서 배운 기술을 환자가 치료종결 후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치료 기법은 다음과 같다. (1) 환자의 심리적 어려움 저변 에 있는 주된 정신역동에 초점을 맞춘다. 이 주제에 대해서 는 평가기간 동안 환자와 치료자 모두가 동의한 내용이어 야 한다. (2) 이 주제는 주로 에디푸스 콤플렉스, 분리에 대 한 내용, 애도 반응 등이다. (3) 치료동맹의 형성은 치료 초 기에 매우 중요하다. (4) 치료자는 환자의 저항을 직접적으 로 명료화하고 직면시켜 불안을 야기시킨다. (5) 저항은 초 기에 분명하게 다룬다. (6) 치료자는 남근기 이전의 성격적 문제를 다루는 것은 피한다. (7) 해석은 환자가 말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한 것에 근거하여 내린다. 주로 과거 부모와 현재 치료자와의 관계를 연결시켜 교정적 감정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8) 환자가 자신의 갈등을 이해하고 신경증적 행동에 괄목할 변화가 보이면 치료종결을 고려한다.

기간은 2개월에서 1년까지, 평균 4개월 정도이며, 소아정 신과, 부부치료, 가족치료나 집단 치료 등에 유용하다(Sifneo 1996).

2) 위기개입 Crisis intervention

감정적 위기란 고통스런 상태가 강화된 상황으로서, 이러 한 위기는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더 좋아지거나 나빠지기도 한다. 위기상황을 평가하는 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가 있다. 1) 감정위기 상황을 가져온 위험한 상황 의 기왕력이 있어야 한다. 2) 불안이 갑자기 강화된 유발사 건이 있어야 한다. 3) 이 불안을 대처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으나 성공적이지 않았다.

위기개입은 불안을 야기시키는 기법을 사용하여 감정적 위기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 기법은 다음과 같다.

(1) 좋은 치료관계를 빨리 형성하고, 치료작업을 학습의 경 험으로 변화시킨다. (2) 환자의 긍정적 전이를 활용한다. (3) 환자와 함께 위기상황을 가져온 과정을 적극적으로 재검토 하고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4) 치료자가 생각하기에 훗날 반치료적으로 될 소지가 있는 환자의 행동을 직면시키 고 이를 최소화시킨다. (5) 환자가 불쾌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을 예기할 수 있도록 학습시킨다.

Sifneo는 단기치료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역동적 변화를 가 져오기 위해서 전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 였다. 위기개입에서는 환자의 감정적 갈등이 증상으로 굳

어지기 전에 환자를 만나, 환자가 문제를 푸는 방법을 학습 하고 미래에 다가올 수 있는 문제들을 예견하고 풀 수 있 는 방법을 배우도록 한다.

그는 불안을 야기시키는 정신치료(anxiety-provoking psyhotherapy)는 환자의 측에서 보면 치료적이면서도 동 시에 학습적인 경험이라 하였다.

3) Brief anxiety-suppressive psychotherapy

이는 심한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안심시키거나 환경적 조정을 해주는 등의 지지적 방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이 치료에 적합한 환자 는 성격적 결함이나 지속되어온 심리적 어려움이 있고, 대 인관계가 썩 좋지 못한 환자들 중 다음의 기준을 만족시키 는 환자이다. 1) 직업을 유지할 수 있고, 2) 강력하게 도움 을 원하며, 3) 자신들의 증상이 심리적 원인이라는 것을 인 지하고, 4) 정신치료에 기꺼이 협조하려는 사람 등이다.

치료는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서 진행하며, 1주에 1~3회, 수분에서 1시간가량 지속한다.

치료 기법은 환자를 도우려한다는 것을 납득시키고, 방해 하지 않고 환자가 말하도록 하며, 때로 결정을 내려주는 역 할을 한다. 환자가 위험한 상황에 마주쳤을 때는 자신의 감 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알도록 해주기도 하며, 과거의 행동 에 비추어 미래에 어떤 행동을 할지 예견하고, 미래에 닥칠 어려움을 피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필요하다면 적절한 약물을 같이 사용한다.

단기 역동 정신치료 어떻게 할 것인가?

-- 실제 임상에서 제기되는 문제들

이상에서 여러 가지 단기정신치료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았 다. 그러나 각 치료 방법은 그 주장하는 사람에 따라 적응증 이나 치료방법이 다르며,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데 그 문제가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일반적으로 임상에서 단 기역동정신치료를 할 때 제기 되는 문제들과 그 치료 과정, 그리고 치료 효과 등을 임상 예를 통해 살펴보겠다.

우선 단기정신치료가 다른 장기 정신치료와 다른 중요한 네 가지 특성은 단기간이라는 것(brevity), 치료의 초점이 있다는 것(focus), 치료자가 적극적이라는 것(activity), 그 리고 대상 환자가 선택적이라는 것(selectivity)이라는 데 있다(Groves 1996).

정신분석이론에 근거를 둔 단기정신치료를 시행함에 있

어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 어떤 환

자를 선택할 것인가? 2. 치료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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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역동정신치료의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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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3. 자아의 방어기제들, 성격반응, 저항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것인가? 4. 저항을 분석하기 전에‘심층적인’ 해석 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한 가? 5. 단기정신치 료에서도 전이 반응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는지, 그리고 만 일 나타난다면 어떻게 다룰 것인지? 6. 치료에서 자유연상 을 얼마나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대화 기법을 사용할 것인가? 7. 암시나 안심시키기, 충고나 설득 같은 비 해석적 방법이 전이나 저항에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8. 면 담 사이가 길고 치료에 다른 기대를 하는 것이 전이나 저항 이 생기고 드러나는데 다른 영향을 주는지? 9. 치료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무엇인가? 10.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기정신 치료에서 역전이의 문제는 무엇인가 하는 것 등이다.

단기정신치료의 적응증에 대해서 Fenichel(1945)은 돈 이나 시간상의 제한 때문에 정신분석을 받을 수 없는 모든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대체로 공통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정신적 문제가 너무 심각하거나 환경적 형편이 너무 나빠서 성격 문제를 너무 광범위하게 파고드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때, 가벼운 문제를 앓고 있어 서 너무 광범위하고 긴 치료가 합당하지 않을 때, 어떤 스트 레스에 대한 급성 반응성 질환인 경우, 청소년기나 군인들 의 사회 복귀 같은 이행기 상태, 그리고 경계성 인격 등의 치 료에서 분석으로 들어가기 전의 치료로서 단기정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치료목표는 물론 환자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가장 흔한 5가지는 상실, 발달상의 부조화, 대인관계 갈등, 증상 호소, 성격적인 문제 등이다. 여기서 상실이란 이동이나 이별, 이 혼이나 죽음 등을 통한 애착 대상의 상실뿐 아니라, 건강의 상실이나 질병, 사고, 따돌림 등에 의한 안정된 삶의 상실, 혹은 직업의 상실 등을 모두 포함한다.

단기역동정신치료는 주로 주 1회, 치료자와 마주보고 앉 은 상태로 진행한다. 이는 현실과 환자의 환상 사이의 긴장 을 최소화시켜 전이가 깊어지는 것을 예방한다. 면담방법 은 환자가 자발적으로 스스로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나, 치료 자는 질문을 통해서 면담을 이끌어가도록 한다. 엄격한 의 미에서의 자유연상은 꿈같은 특정한 상황에서 사용하며, 환 자가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을 따라가지만 이야기의 주된 흐 름은 치료의 목표와 초점에 따라 치료자가 조절한다.

단기역동정신치료에서는 정신분석보다 최초의 해석에 더 의존하기 쉽다. 모든 다른 의학분야에서의 진단과정과 마찬 가지로 여기서도 역동적 문제가 환자의 인격과 질병에 결정 적으로 작용하며, 또 어떤 점을 변화시켜야 환자의 인격과 질병의 역동에 영향을 미쳐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빨 리 결정해야 한다.

최초의 해석은 주로 감정에 초점을 맞춰 해석해주는데, 환 자가 고통스러워하는 감정적 부분을 이해하고 공감해줌으 로써 치료자-환자 사이의 좋은 치료관계(rapport)를 강화 시키고 저항을 줄여줄 수 있다. 또한 이에 대한 환자의 반 응을 살핌으로써 환자가 해석적 정신치료를 사용할 수 있 는 능력을 평가하며, 환자의 문제의 근원에 대한 가설을 검 증하고, 향후 치료계획을 세우는데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 다(Stone 1981).

증 례 1:

43세 여자로 만성적인 우울, 자살시도 등으로 과거 수년간 여러 치료자에게 정신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 는 환자가 남편과의 갈등과 우울감을 주소로 병원을 방문하였다. 첫 방문에서 환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늘 어놓으며“내가 힘들거나 문제에 부딪칠 때 앞으로 내 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조언을 해달라.”고 계속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내가 정신치료의 원칙에 대해 여러 번 설명해주었으나“과거 선생님들도 그럴 때마 다 좋은 말로 도움을 많이 주었다.” 며 계속 자신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언을 해달라며 도전 적인 눈초리로 나를 압박하였다.

(이 때 나의 마음에 짜증이 나면서‘과거 치료가 그 렇게 도움이 되었으면 왜 지금 여기까지 찾아왔느 냐?’ 고 묻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아하, 이 환자가 나 를 자극하고 있고 내가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 람인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혹시 ○○씨는 누군가 자신에게 조언을 주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녔는지 모르겠다. 만일 그렇다면 그건 ○○씨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힘들고 어 찌할 바를 몰랐을 때 자신을 도와주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힘들 때 도와주거나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 었는지?”라고 묻자 환자는 울음을 터뜨리며 그런 사 람이 없었고 외로웠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치료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치료가 진행 되었다.

이 증례에서는 물론 환자가 내가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

람인가에 대해 묻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과거 치료자들에

대한 분노를 나에게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

나 당시 첫 면담이었고 전이를 처음부터 직접 깊게 다루면

면담이 지식화로 흘러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왜 환

자가 여태 자신에게 직접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

아다녔는가에 대한 환자의 외로움과 방황에 초점을 맞추어

(7)

김 혜 남

39 해석을 하였다. 그리고 이후 비슷한 주제는 계속 되풀이되

었지만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면서 같이 작 업할 수 있었다.

단기역동정신치료에서는 너무 심각하게 병리적이지 않다 면 환자의 생활 방식에 개입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 효과를 어떤 부분으로 한정지으며, 환자에게 치 료 관계가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라는 것을 말해줌으로써 전 이감정이 깊어져서 환자가 혼란스럽게 되는 것을 방지 한 다. 또한 면담은 환자의 실제적인 대인관계와 그의 일상사 에 국한하도록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해 석은 물론 환자가 이야기 하는 내용의 성질에 따라 결정되 며, 특히 부정적 전이를 먼저 해석해준다. 그리고 세세한 환 자의 환상으로 들어가기보다는 환자의 현실에 밀접하게 연 결되어 있는 주된 결정적인 역동적 내용에 중점을 둔다. 치 료자는 환자의 무의식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을 통합하여 그 것을 환자의 일상 언어로 말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정신 분석에서처럼 정신구조를 한 겹 한 겹 드러내기 보다는 정 신구조를 서로 밀접하게 통합되어 있는 시스템처럼 다루면 서 환자의 무의식에서 보이고 있는 문제들을 해석해주는데, 그럼으로써 단순한 저항은 피하거나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주로 무의식적 욕동, 일차사고과정, 유아기 신경증에 대한 해석이 유효하다(Stone 1951).

이러한 접근방법이 환자의 성격구조에 얼마나 지속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 Glover (1937)는‘환자는 그들의 무의식적인 인간적 접촉에 의해 스스로를 치유한다.’라고 말한 바 있고, Strachey(1937) 는 정신분석에서의 치유효과는 전이내에서 좋은 대상을 내 재화함으로써 일어난다고 하였다. 또한 Nunberg(1937)는 환자들은 지속적인 반복강박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환자의 자아는 치료자와의 긍정적 전이 동맹을 통해 자신의 경계 를 확장시켜나가려 하며, 이를 통해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하 였다. 단기역동정신치료에서는 환자에게 통합적인 해석을 해줌으로써 좁아진 환자의 무의식과 현실사이의 교차로에 일시적이지만 다리를 놓아주는 작업으로 비유할 수 있다. 물 론 여기서는 환자의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힘에 무게를 실 어주며, 치료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힘을 믿고 강조한다.

다음으로 이 과정 중 드러나는 전이를 어디까지 어떻게 다 룰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비교적 전이가 단순하고 솔직 하면 단기간의 관계라는 범위 내에서 해석을 해준다. 여기 에는 주로 부모의 권위에 대한 단순한 반항, 중등도 이내의 성적 환상, 치료관계에 명백히 매달리는 것 등을 해석한다.

만일 첫 면담에서 성기기 이전(pregenital phase)의 양가

적인 경향을 강하게 보이면 정신분석을 권유한다. 그렇지 않다면 방어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면담을 진행하며 전이 를 확장하고 깊게 하는 것은 피한다.

그러나 단기역동정신치료에서도 전이해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는 다음과 같다. 1) 전이 감정이 급한 상황이거 나, 주된 저항으로 작용할 때, 2) 전이왜곡이 치료동맹을 깨 뜨리고 동맹을 강화하기 위하여 해석이 필요할 경우, 3) 전 이에서 보여지는 갈등이 환자의 현재의 문제나 비적응적인 성격특성과 직접 관련이 있을 때, 4) 환자가 전이해석을 관 찰하고, 이해하며, 견디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5) 남아있는 치료기간이 전이해석이 가능할 만큼 충분할 때 등이다(Stone 1951).

다음은 단기역동정신치료에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작용 에 대해서 논의해보겠다. 분명 단기정신치료는 그 적응증, 기간, 그리고 치료가 부분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 서 그 치료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단기역동정신 치료의 목적은 비교적 견실한 성격구조를 가지고 있는 환자 가 일시적 충격으로 인해 혼동 속에 빠졌을 때, 정신치료의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재구성을 하는 것, 혹은 긍정적 전 이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재교육의 효과라 할 수 있다. 단 기정신치료에서는 특히 긍정적 전이 감정을 통한 치료효과 가 중요한데, 그럼으로써 억압을 강화시켜주고 환자의 전이 욕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다(Soll 1982). 또 한 환자가 자신의 문제의 원인을 알아감으로써 자신이 현재 경험하고 있는 감정 상황이 과거와 단단히 연결되어 있었다 는 것을 알고 현재에 적절한 반응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재교 육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환자는 공감해주는 치 료자와의 동일시를 통해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 그렇다 면 단기역동정신치료에서 치료의 내용과 치료 관계 중 어 느 것이 더 치료 효과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 을 수 있다.

증 례 2:

이 증례는 치료자와의 동일시와 긍정적 전이관계의 내재 화를 통해 치료효과를 보인 예이다.

37세 여자로서 1년 전 남편이 타지로 발령이 나 떨

어져 살게 되었는데, 수개월 전부터 남편이 집에 오

는 것이 뜸해지자 밤마다 남편에게 전화하고 남편이

주말에 오면 다른 여자 만난다고 계속 괴롭히고, 새

벽에 깨서 돌아다니며, 다른 집 문 앞에 있는 우유를

훔쳐서 버리는 등의 증세가 있어 아이들 방학기간 동

안 친정인 서울에 오게 된 환자였다. 환자는 10년전

결혼하여 11세, 9세 된 아들이 있는데, 계속 아이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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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역동정신치료의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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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음식을 먹여 아이들은 둘 다 심각한 비만상태였다.

공무원이었던 환자의 아버지는 바람을 많이 피고 아 이들 학비도 안 주고 해서 환자는 간신히 고등학교만 졸업한 상태였다.

내원당시 환자는 상당히 우울하고 불안해 보였으며, 아버지에 대해 강한 분노와 적개심을 보이고 있었으 며, 자신의 행동이 이상하고 문제가 있는데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었다.

진단적 인상은 psychotic depression이었고, 소량의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물을 투여하였으며, 아이들 개 학 할 때까지 주 1회 총 5회의 치료를 하기로 하였으 며 1회 면담시간은 30분으로 하였다. 면담은 환자를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쪽으로 진행하였다.

두 번째 방문에서 환자는 많이 안정된 모습이었으 며, 친정부모와의 일을 이야기하였다. 환자는 그동안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 했는데,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 어주려하지 않았다 하며 가족을 돌보지 않았던 가혹 했던 아버지와 환자를 이용해서 아버지에게 복수했던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토로하였다. 이에 대해“아마 남편이 냉담해지거나 집에 자주 오지 않으면 아버지가 그랬던 것이 떠오르며 주체할 수 없이 불안하고 화가 났던 것 같다.”고 해석해주었다.

세 번째 방문에서는 더욱 안정된 모습으로 잠도 잘 자고 기분도 많이 안정된 모습이었다. 환자는“이전 에는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렸는데, 지금은 많은 것이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 아야 하나”하는 현실적인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또 한“이젠 남편에게 전화 안 해도 살 수 있을 것 같고 남편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였고, 아이들을 과도 하게 먹이는 문제에 대해 환자의 어릴적 심리적 굶주 림과 연관성이 있을 것 같다고 하자“어려서부터 돈 에 구애받고 어머니가 삯바느질하고 학비도 못 냈다.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혼자 울곤 했는데, 아마 지금 애들을 먹이면서 대리만족을 하려했던 것 같다. ”며 스스로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네 번째 방문에서“남편에게 불안한 것도 없다.” 며, 주로 현재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환자는 자신 이 아이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 했던 것 같다며, 아이들의 문제를 진지하게 상의해왔다. 당시 나의 생 각에도 아이들도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보였고, 이에 대해 다음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로 하였고, 아 이들의 치료나 양육방식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 주었다.

다섯 번째 방문에서 환자는“다음 주에 개학해서 집으로 가야한다. 남편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그동안 내가 남편에게 너무했다. 집에 대한 돌파구로 결혼을 했는데, 아버지에 대한 불신을 남편에게 돌린 것 같다. 선생님을 한달 만났지만 내 인생에서 10년 을 알고지낸 것 같다. 선생님을 만난 게 행운이다. 앞 으로 내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밝아진 모습으로 떠났다. 나는 그동안의 치료과정에 대 한 소견서를 써주고 집으로 가도 다른 병원에서 지속 적으로 치료를 계속해야함을 설명하고 치료를 종결하 였다.

이 환자는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보인 예이다. 물론 이 치료는 단기지지정신치료의 방식으로 진행하였으나, 환 자의 문제에 대해 발생학적 해석(genetic interpretation)을 통해 제어할 수 없었던 자신의 비정상적인 행동에 대한 의 미를 파악함으로써 환자가 불안이나 분노를 제어할 수 있 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이었 던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치료자에 대해 의존적 전이 욕구를 충족했던 것과, 마지만 면담에서 환자가 말했듯이 치료자와의 동일시와 긍정적 전이 대상인 치료자의 내재화를 통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 아 닌가 생각된다.

증 례 3:

이 증례는 주로 전이 해석을 통해 단기역동정신치료를 진행한 예이다.

35세의 미혼 여성으로, 3개월 전부터‘옆에 누가 앉으면 자신의 성기가 움직이는 것 같고 옆의 사람도 그걸 느껴 불안해하는 것 같다’는 증상을 주소로 방 문하였다. 환자는 8년 동안 종교학교에서 근무하였는 데, 권위적이며 폐쇄적이었던 원장과 갈등이 많았고, 3년 전부터 다른 여직원과 같이 근무하게 되었는데 갈등이 많아 이 문제로 2년 전 5개월간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내원 당시 2개월 후 지방으로 내 려가 자선단체기관을 운영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치료는 매회 50분씩 주 2회, 총 10회의 단기정신치료 를 하기로 하였다. Fluoxetine 20mg, perphenazine 4mg 을 처방하였고, 치료의 초점은 환자의 성적 욕구에 대 한 죄책감의 완화 및 대인관계에서의 불안 완화에 두 었다.

1회 면담

환자:직장 다닐 때 같이 있던 여직원이 그만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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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혜 남

41 후 직장 안에서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같이 잘 지내

지 못하는 것에 대해 원장선생님과 사람들이 나에게 책임을 묻고 비난했다. 나중에는 원장이 사무실에 오 지 않았다. 절벽에 떨어지는 느낌, 죽을 것만 같은데 원장이 내 손을 짓밟고 밀어 떨어뜨리는 느낌이었다.

엄마가 날 가졌을 때 너무 힘들어서 죽으려고 했다 는 말 들었다. 내가 태어나서 너무 울었는데, 다락방 에서 살았다. 주인집 사람들이 화를 많이 내서 나를 이불로 덮어버렸다 했다. 그래도 죽지 않았다 했다.

태어나서 집안이 어려웠다. 국민학교 1학년 때 아 버지가 술 먹고 바람피우고, 엄마가 장사 나갔다. 국 민학교 1학년 때부터 방에서 동생 업어주고 밥해서 엄마 밥 아랫목에 묻어두었다. 국민학교 5학년 때까 지 집에서 살림 했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남동생이 이 마가 찢어졌다. 죽는 줄 알고 많이 두려웠다.

15살 때 당시 중 1이었던 여동생이 가출했다. 여동 생에 대해서는 냉담하고 별 느낌이 없다. 동생들을 회 초리로 많이 때렸다. 내가 동생들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 했다는 죄책감이 있다. 여동생이 말썽을 많이 부렸다.

고 1때 상업학교 스스로 진학 후 쥐약 먹고 자살 기도를 하였다. 고등학교 때 많이 힘들었다. 고졸 후 직장 다녔다. 4년 다니면서 인정받았다. 그때부터 항 상 뭔가를 잡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장선생님이 날 멀리했다. 그럴 때 내가 밉지만 속 으로는 화가 났었다. 그것에 대해 원장선생님이‘그 런 내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후 거기를 그만두었다.

(환자는 그 외 남자관계 이야기 등 다른 사람 같으 면 몇 시간에 걸쳐 이야기 할 내용들을 적절한 감정 반응을 보이면서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치료자;어릴 때 부모님이 수수방관하고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게 내버려두었는데 동생이 집 나가고, 원 장님도 ○○씨가 힘들어하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면 서 결국 여직원이 먼저 그만두었고 그것에 대해 비난 받으면서 스스로 많은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다.

(환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2회 면담

환자:이제까지 내가 똑같은 틀 속에서 반복해서 살았던 것 같다. 이제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그 틀에 서 벗어나고 싶다. 어려서 내가 열심히 해야 부모님 의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까 중심이 내 안에 없고 항상 밖에 있다보니까 외부에서 많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항상 착해야 하고.

동생은 말썽 많이 피웠다. 국민학교부터 남자친구 만나고 중 2때 가출. 이후 연락이 없었다. 동생이 부끄 럽다고 생각한다. 동생에 대한 기억이 의외로 없다.

치료자:아마도 동생이 집을 나간 것이 자기가 제 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에 대 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환자:종교적인 일을 하고 선교 일을 하게 된 것도 그런 틀 속에 내 스스로를 가둔 것은 아닌지 모르겠 다. 면담을 하면 내 이런 부분을 해결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다.

(침묵 - 침묵기간 동안 나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듯 보임)

치료자:침묵을 힘들어하는 것 같다. 내가 말 안 하 고 가만히 있으니까 어떤 기분이 드는지?

환자:내가 많은 것을 풀어놨는데 선생님이 가만히 있으면 … 뭔가 나에게 조언이나 도움을 주지 않고 … 내가 뭘 잘못했나? (흐느낌)

치료자:어릴 때 열심히 해도 보모님이 조언도 안 주고 아무 말도 없고, 그럴 때 외롭고 박탈감과 분노 를 느꼈을 것 같다. 지금 여기에서도 열심히 자신의 이 야기를 했는데 내가 가만히 있는 것이 자신에게 도움 을 주지 않고 버림받은 느낌이 들 수 있겠다. 그런데 가만히 있는 나에게 화를 내기 보다는 내가 뭘 잘 못 했나는 생각을 한다.

환자:원장선생님과도 그랬다. 말년에 원장선생님 이 날 멀리 했을 때 벼랑 끝에 내몰린 느낌이 들었다.

뭘 잡고 안갖힘을 쓰는데 아래에선 뭔가가 끌어내리 고 위에선 원장이 발로 내 손을 짓밟고 … 끌어내렸던 것은 나 자신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해주니까 편안해지고 위안이 된다. 아까 말이 없을 때는 두려웠는데, 선생 님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3회 면담

환자:조금 편안해졌다. 내가 실패하고 우울하고 초 라한 모습 보이면 비웃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또 하나는 내가 그런 모습 보이면 상대방도 괴로워하고 죄책감을 느끼리라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 았다. 여기 왔다 갈 때마다 꿈을 꾼다.

첫 번째 꿈은 이전 직장이었다. 나하고 사이가 좋

았던 선생님과 내 후임으로 온 여자직원이 원장 욕을

하는 꿈이었다. 내 대신 욕해주니까 시원하고 이해받

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는 모든 것을 자기 책

(10)

단기역동정신치료의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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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으로 돌렸는데 다른 사람들도 인간이고 문제가 있 다는 것 알아가면서 편해지는 느낌이다.

두 번째 꿈은 그 두 사람이 옷을 다 벗고 있고 나 는 옆에 있는 것 같았다. 그 사람들이 속을 다 드러내 고 나체로 적나나하게 보여주는 느낌이다. 뭔가 말하 고 싶은데 주변의 압박 때문인지 말하지 못하고 울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성적인 느낌은 없이 편안했다.

세 번째 꿈은 내가 자고 있는데 나에게 어두운 그 림자 같은 형체가 매달려 있었다. 나를 감싸고 있었 는데, 그게 두렵거나 무섭지는 않았다. 그걸 데리고 학원에 가는데 점차 형체가 분명해지는 것 같았다. 얼 굴은 모르지만 남자 같은 형태였다. 학원에서 옆에 앉 아 있는데 편안했다.

첫 번째 두 번 째 꿈은 무엇인지 알겠는데 세 번째 꿈은 뭔지 모르겠다. 나를 덮치고 감싸고 있지만 성 적인 것도 없었고 질식할 것 같은 느낌도 없었다.

치료자:치료와 관련 있는 것 같다. 우선 여기 와 서 얘기 하면서 원장도 인간이고 문제가 있을 수 있 다는 걸 알면서 편안해지고 그걸 여기서 얘기하듯이 다른 사람이 얘기한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나체가 드러나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느낌. 한 편으론 여기서

○○씨가 드러내는 작업을 뜻하는 것 같다. 아직 뭔 가 말하고 울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 닌지. 세 번째 꿈도 치료와 관련 있지 않을까. 이전에

○○씨의 외부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무섭고 두렵 고 억누르려 했는데 지금은 그걸 꺼집어 내는 작업을 하는 것. 그게 두렵지 않고 점차 형체가 뚜렷해지고, 여기에 오듯 학원에 가서 그림자를 옆에 두고 공부하 는 것 아닐까?

환자:신기하다. 이상하게 아버지와 동생에 대한 기 억이 없다는 게 신기하다. 동생이 많이 힘들었다. 내가 어찌할 수도 없고. 중 1땐가 따귀를 심하게 때렸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뭐가 뭔지 모르는 분노가 있다. 지 금 동생 만나면 연민의 정이 있다. 잘 지내고 싶은데 편하지 않다.

치료자:2살 아래 동생에 대해서는 당연히 자매간 의 경쟁이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동생은 제멋대로 굴 고 힘들게 했고 화가 났을 것 같다. 게다가 아직 ○○

씨도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에 동생들을 돌보야 했고.

아마도 그렇게 내버려두는 부모님에게 화가 많이 났 을 거다.

(흐느낌)

치료자:아마도 자신의 분노가 동생을 나가게 했고, 여직원을 그만두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시달 려 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 두려 움을 느꼈던 것 같다. 자신의 화가 다른 사람을 해칠 지도 모른다고 느꼈을 거고.

환자:그 일이 있고 나서 두 선생님이 내 편이었다.

한 분은 전적으로 내 편에 서서 내 감정을 이해해주 었는데 오히려 그게 부담스러웠다. 차라리 나를 야단 치고 벌주었으면 편했을텐데. 내 안에 죄책감이 있다.

누가 날 따뜻하게 해주는 것에 대해 오히려 두렵다.

지난 시간 선생님과 그 짧은 시간에 그토록 많은 감정이 쏟아져 내렸는데 신기하다.

치료자:지금은?

환자:지금은 편하다. 그래도 선생님 앞에서 콧물로 더러워진 모습을 보이는 게 두렵다. 선생님이 날 싫 어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릴 때 내가 울었을 때 엄마가 이불로 덮어버렸는데 그럴 수 있으리란 생각.

치료자:아마 여기서도 내가 ○○씨가 울면 귀찮아 하고 이불로 덮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다른 삶들 앞에서 감정을 표현 하기 힘들었나보다.

환자:항상 당당한 모습만 보여야 하는데, 그렇게 힘들 때 다른 사람 안에서 약한 아이가 우는 것 같았 다. 아마 내 안의 약한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 지쳤다. 그땐 내 안에 그런 약 한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치료자:아마 자신만이 그런 약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 서 그걸 다른 사람에게 밀어내서 내 것이 아닌 것으 로 만들고 자신을 그것을 돌봐줌으로써 그것을 다스 리려고 했던 것 같다.

4회 면담

환자:여기 오길 기다렸다. 전에 내가 울면 선생님 이 날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선생님은 힘들어 하지 않았다. 엄마가 힘든데 내가 힘들다고 하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엄마에겐 얘기 못했다. 어 릴 때 엄마는 나에게 의존했다. 자기가 힘들면 날 붙 잡고 이야기 했다.

5회 면담

환자:이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과 화해할 시간이 있

었다. 충분히 대화하고, 그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원

장선생님의 문제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

(11)

김 혜 남

43 이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 내가 힘들었던 점을 이야

기 하고, 서로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 했다. 서로 이해 하고 공감했다.

2년 전에 심리선생님과 상담했다. 당시 사무실에서 원장선생님을 보면 긴장하고, 그러면서 남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 때 기계나 그런 것을 보면 성기처 럼 느껴지고, 잘 때도 성적인 느낌이 있었다. 그 상담 선생님 앞에서 긴장되었다. 그 선생님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 안에 있는 슬픔을 표현하고 싶 었는데, 그걸 못했다. 그 선생님은 모든 것을 내 안의 성적 욕구 때문이라 했다. 내가 그 사람의 말에 동조 안 하면 화를 무척 냈다. 그 사람은 그 남자를 이해하 라 하고, 과거 경험이 무슨 큰 문제냐 하면서 남자를 만나라 했다.

남성에 대한 적대감이 있었다. 성적인 느낌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어려서 부모님과 한 방에서 자면서 성행위 소리를 들었다. 그게 너무 싫었고 불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국민학교 들어가서 사촌들과 옷 벗고 성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서로의 성기를 구경했다. 국 민학교 때 성행위하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 중학교 이 후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아버지에 대해 성적인 두려 움이 있는 것 같다. 부모님이 성행위 할 때 귀를 막 고 있었고 잠자는 척했다.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6회 면담

(치료자 사정으로 20분 늦음)

환자:지난 주 생일날 엄마가 전화했다. 전화할 때 내가 엄마에게 낳아주어서 고맙다고 말했다. 엄마와 의 거리감이 좁혀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람과 의 관계가 편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두려움이 가장 힘들다. 우선은 어릴 때 운다고 엄 마가 이불을 덮어씌운 것이 생각난다. 그것에 대한 두 려움이다. 호흡이 편안하지 않고, 밀폐된 장소에서는 호흡이 갑갑해진다. 두 번째는 부모님이 성행위 하는 데 내가 거기 없어야 되는 사람인 것처럼 느끼고, 숨 쉬지 말고 내 존재는 없는 것으로 해야 했던 생각이 든다. 나에게 폭력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성적인 느낌과 두려움이 혼합되어 성적인 자극을 받 으면 두려워하는 것 같다. 세상에는 성적인 자극이 많 은데 독신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럴 때는 방향을 돌려 삶의 에너지로 삼으면 될 것 같다.

여기 와서 밖에서 30분 기다리는데 긴장되었다. 면 담을 잘 해야 하는데, 면담을 잘 해야 나를 괜찮게 보

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면담을 하면서 기분은 나 아지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다는 것이 부담이 된 다. 선생님이 나를 어떻게 볼까. 누군가의 도움을 필 요로 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치료자:기다리면서 왜 오히려 긴장되었을까?

환자:선생님이 환자가 많고 쉬지 못하면 내 얘기 를 충분히 듣지 못할텐데 하고 불안했다.

치료자;내가 약속을 어기고 ○○씨를 20분 기다리 게 했는데, 나에게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긴장되고 불안해 한다.

환자:선생님이 약속을 안 지킨 것에 대해 화가 났 다. 그러나 선생님이 사과하면서 그대로 넘어갔다. 내 불쾌한 기분이 표현되면 선생님이 나를 실망하고, 버 리지 않을까. 어릴 때 엄마가 이불을 덮었던 것처럼 (울음) 이제 얘기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나온다.

치료자;이제 치료가 중반부로 넘어가면서 앞으로 4번의 면담이 남았다. 면담이 끝나면 나와 이별해야 할 것이고, 아마 그 상황이 다시 버림받는 것으로 느 껴질 수 있겠다. 아마 30분 기다리면서 나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고 그러면서 두 려웠던 것 같다.

환자:그렇지만 빨리 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을 했다. 선생님을 너 무 의지하게 될까봐 두렵다. 시간이… (시계를 보고 끝내려고 함)

치료자;아직 10분이나 남았는데

환자:저번 시간에 선생님이 나보고 시작하라는 말 을 했다. 여기선 내가 시작하고 끝내야 되는구나. 내 가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될 것 같고.

내가 스스로 알아서 잘 해나가는 걸 선생님이 바라는 것 같다.

치료자;다시 나에게 맞추려 한다. 오히려 그런 말 을 하는 내가 섭섭했을 수도 있을텐데

환자:그러네요. 아직 긴장되고. 지난 시간에 선생 님이 면담 끝낼 준비해야 한다고 했을 때, 선생님이 내 얘기를 기억 못할 때 섭섭했다. 나를 별로 대단하 게 생각하지 않고 10번 만에 끝낼 사람이니까, 아니 면 피곤하니까.

치료자;내가 기억 못했을 때 ○○씨에게 어떤 감 정이 드는지 그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다음부터는 기억하세요.

(다음 면담 전 날 환자가 면담 날로 착각하고 다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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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역동정신치료의 기법

44

7회 면담

환자:내려갈 기관 공사가 지연되었다. 한 달 더 있 다가 내려갈 예정이다. 그 동안 면담을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번 선생님이 내가 여기서도 화를 못 낸 다고 하고 나에게 버림받을까봐 화를 못 낸다 했을 때 혼란스러웠다. 여기 온지 얼마 되지 않은데 내가 선생님에게 그렇게 의지하나.

치료자:여기서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과거 ○○

씨에게 중요했던 사람들에게서 느꼈던 감정이 나하고 도 그대로 반복될 수 있다.

환자:원장선생님과 얘기하고 싶고 엄마와 얘기하 고 싶다. 속에 응어리진 것을 풀고 싶다. 나를 이해시 키고도 싶고. 요즘엔 미사에 안 나간다. 전엔 미사에 안 나가면 벌 받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엔 마음이 편 하다. 내가 떠밀려 가지 않고 스스로 가고 싶을 때 가 겠다. 더 이상 할 얘기도 없고 여기서 마무리 짓고 싶 다. 선생님과의 감정 경험이 혼란스럽다.

(침묵이 많아지고 화나며 도전적인 눈초리) 여기서 열심히 해왔다. 이제 선생님이 정리해주고 뭔 가 답을 제시해야 될텐데. 지난 시간 나 스스로 하는 것이라 했을 때 사막에 혼자 버려진 느낌. 화가 났다.

원장님도 내가 열심히 했는데 아무 도움을 안 주고 치료자:어머니도 그랬던 것 같다.

환자: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어떤 주어진 틀 속에서는 열심히 하고 잘 했는데, 혼 자서 뭘 결정하려면 많이 불안해했다.

8회 면담

환자:오기가 힘들었다. 지난번에 면담하고 가면서 나에게 화가 많이 나 있다는 걸 느꼈다. 기도를 하면 서 힘든 나를 내팽개치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많이 들었다. 여기서도 선생님에 대해 화가 많이 나고 원 망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힘든 부분을 얘기하고 누구 한테도 말 못한 이야기들을 다 했는데, 네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내팽개치는 선생님에 대한 원망. 물론 한 편으로는 선생님이 나를 위해 일부러 직접적인 도 움을 주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동안 쌓인 내 분 노와 원망이 모두 선생님에게 집중되는 것 같다.

치료자:그런 분노가 밖으로 표현되면 어떨 것 같 은지?

환자: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튀어나올 것 같다.

이전에도 갑작스럽게 나도 모르게 화를 내면서 관계 가 더 틀어지던 경험이 있다. 그러고 보면 항상 긴장

되었던 내 안에는 화가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치료자:혹시 그 화가 밖으로 튀어나올 경우 그래 도 의지해왔던 나나 원장에게 해를 입히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중학교 때 말 안 듣고 힘들게 했던 동생과 그렇게 방치해둔 부모님에 게 화가 많이 나 있었을 텐데, 결국은 동생이 가출해 버렸다. 아마 자기의 화 때문에 동생이 가출했다는 죄 책감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의 분노가 다른 사람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화 를 많이 억제하고 살았던 것 같다.

환자:내가 화를 내면 원장선생님이 더 화를 내고 다 나의 잘못으로 돌려버리니까. 정말 힘들었다. 8년 동안 어디에 갇혀 있는 느낌. 난 최선을 다해서 일했 는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그것도 혼자 서 다 했다. 남들이 도와주겠다 해도 혼자서 하겠다 했다.

치료자:왜 힘들다고 말하고 도움을 청하지 못했는 지?

(흐느끼기 시작)

환자:그 학교에서 일하고 얼마 안 있어서 도둑이 들어왔다. 밤에 연락 받고 나갔는데, 경찰서까지 왔다 갔다 하고 진술서 쓰고. 너무 무서웠는데 원장은 나와 보지도 않고, 걱정도 안 했다. 현금이 얼마 있었는데 저금할 양만큼은 아니고 해서 서랍에 보관했는데 그 걸 잃어버렸다. 내가 보관을 잘못해서 그렇다고. 결국 은 모든 것이 내 책임이었다.

(원망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듯 뱃속 울음을 울기 시작)

원장님은 항상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다.

그걸 못하면 화내고. 내가 같이 있는 여직원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부당한 대우, 학력에 대한 차별을 했다. 원장은 비겁한 면이 있었다. 무슨 문제가 생기 면 1~2주 나오지 않고, 나보고 해결하라고 하고. 나중 엔 그것밖에 못 했다고 하고. 냉혹했다. 마지막엔 내 가 자기를 남편으로 생각한다고, 그래서 힘들었다고 했다. 물론 내 안에 의지하고 싶고 보호받고 싶은 마 음이 있었다. 그러나 그건 그 원장님이 더했다. 그걸 느꼈다. 성적으로도 느꼈고. 날 마치 부인처럼 모든 것을 해결해주길 바라고. 그게 나쁜 게 아니란 걸 안 다. 그런데 남들 앞에서 그게 온전히 내 문제인 것처 럼 굴고 …

(계속 울고 흐느낌. 감정이 터짐)

지방 내려가는 게 한 달 뒤로 밀렸다. 12월에는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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