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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가 품어야 할 또 하나의 한국인_고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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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가 품어야 할 또 하나의 한국인

고은아 (Grace Euna Ko)

미공군 언어훈련 프로그램 (Language Enabled Airman Program) 온라인 한국어 강사 Atlanta International Language Institute 한국어 강사

ALTA Language Services, Inc. 한국어 평가원

애틀랜타 성약한국학교 고급반ㆍ외국인 토픽반 교사, 교지 <한글생각> 편집장 인종 간 입양의 아픈 현실 미국에 살면서 새롭게 접하게 된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한국에 있을 땐 그 존재 자체를 느낄 수 없었던 이들은, 한국과 한국어를 소개하고 가르치는 나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존재다. 자랑스러운 내 조국 대한민국과 한국 사회가 '직무 유기'라는 죄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 이들은 한민족의 핏줄을 타고났으나 한국 땅에서 자라지 못하고 해외로 보내진 입양아들이다. 한국계 입양아들처럼 생김새가 달라서 입양아라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경우를 ‘인종 간 입양’이라고 한다. 다양성이 강조되는 미국 사회에서도 인종 간 입양은 다각도로 논의되고 연구되는 사회적 이슈다.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현재 미국에서 이뤄지는 입양의 약 40%가 인종 간 입양이라고 한다. 인종 간 입양의 시작은 한국계 입양아들로부터 비롯되었다. 아직 국제입양에 대한 개념도 생기기 전인 1953 년, 전쟁 고아들의 복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한국 아동들이 백인 가정으로 입양되어 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8 년 지표로 본 한국의 보건복지 동향'에 따르면 1953 년부터 2007 년까지 해외입양을 통해 한국을 떠난 아동들이 약 16 만 명에 이른다. 이중 70% 이상이 미국으로 건너왔다.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과 한가족이 된 아이들은 이후 어떻게 자라날까? 이들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며 어른이 되어갈까? 가정 내에 존재하는 다양성이란 게 정말 축복할 만한 일인가? 자녀를 포기한 생부모의 삶은 어떻게 전개될까? 우리 아이들을 바다 건너

KAAN(Korean American Adoptee Adoptive Family Network) 컨퍼런스에 수 년 간 참가하면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토대로 입양인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 및 역사를 가르치는 효율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아울러 입양인 및 입양 부모들의 한국어 학습 의욕을 북돋울 수 있는 첫 번째 프리젠테이션의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 1. KAAN 컨퍼런스 수 년 간 참관 경험 및 입양인들이 겪는 어려움 공유  2. 한국어 ‘학습 희망자’를 ‘열정 학습자’로 바꾸는 첫 번째 수업의 예  3. 입양 관련 기관 및 단체, 기타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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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으로 보낸 한국 사회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전쟁 고아들이 대부분이었던 초기의 입양아들은 폐허가 된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자라는 자신을 혜택 받은 사람으로 여기며 비교적 순탄하게 성장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70 년대 이후에 입양된 세대들은 친부모에게서 버림 받고, 또 태어난 나라에서 버림 받았다는 상처가 느껴진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못 사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90 년대 혹은 그 이후에 입양된 세대들이 자라면서 느낄 혼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입양을 통해 새 가족과 만나면서 나이에 비해 일찍 조숙해진 아이들은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정체성으로 인해 방황하고 아파하며 상상조차 하기 힘든 성장통을 겪으면서 성숙해 간다. 그 과정에서 소수는 친모 또는 친가족과 상봉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결혼을 앞두고, 자녀를 낳게 되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들에 상처 받으며 일생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장통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겪어야 하는 입양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고통을 나누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시작한 때가 90 년대 후반이다. 이때부터 각종 입양아 지원 단체들과 여름 캠프들이 속속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998 년에 설립돼 1999 년부터 매년 컨퍼런스를 열기 시작한 칸(KAAN : Korean American Adoptee Adoptive Family Network)은 이런 모임들 중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단체 중의 하나다. 한국어 ‘학습 희망자’를 ‘열정 학습자’로 바꾸는 첫 번째 수업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입양인들이 있으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칸에 처음 연락한 뒤 나는 2011 년(조지아주 애틀랜타), 2012 년(뉴욕주 알바니), 그리고 2014 년(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 컨퍼런스에 한국어 관련 발표자로 참석해왔다. 칸 컨퍼런스는 입양으로 인해 한국과 연결된 사람들이 1 년에 한 번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다. 3~4 세 어린아이부터 이제 50 대가 된 초창기 입양인들, 주로 백인인 입양 부모∙조부모 및 형제자매들, 입양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작가∙영화감독들, 자녀와 헤어졌던 생부모들, 입양기관 종사자들, 한국 관련 기관 및 비즈니스 종사자들까지. 이들이 수십 개의 발표와 토론의 장을 오가며 국제 입양이 던져 놓은 온갖 이슈들에 대해 지식과 경험, 성취와 실패를 나눔으로써 다음 세대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현장이다. 컨퍼런스를 통해 나는 입양인들이 정체성의 문제를 극복하는 한 수단으로 한글 학습을 제안하는 성인 대상 발표를 주로 했는데, 이는 한글이라는 ‘최고의 문자체계’를 통해 입양 부모와 성인 입양인들이 한국 문화와 역사에 좀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짧은 컨퍼런스 기간 동안에 많은 것을 가르칠 수는 없겠지만 그들로 하여금 한글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게 하고, 더 나아가 입양 자녀들을 주말한국학교에 보내려는 마음을 갖게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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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허남순 교수와 뉴욕주립대(University at Albany, SUNY) 윌리엄 레이드 교수가 2000 년에 한국계 입양아를 키우고 있는 가정 40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문화 체험 행사를 경험한 아이들의 경우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이 강했을 뿐만 아니라 양부모와 함께 자신들의 입양에 대해 열린 대화를 함으로써 성장기에 겪는 어려움이 현저하게 적었다고 한다. 양부모가 출생국의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하고 아이들과 함께 이러한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입양아의 민족적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게 논문의 요지였다. 다음은 지난 몇 년 간 칸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던 내용 중 한국어 학습과 관련된 부분이다. 입양인 및 입양 부모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하는 선생님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 <영어 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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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대안: 입양인 한국학교 한편 현실에서 만나는 입양아들을 주말한국학교에 적응시키는 문제는 또 다른 도전이다. 몇 년 전, 내가 다니는 한인교회의 한국학교 태권도반에 6 살짜리 한국계 입양아가 한 명 등록했었다. 백인 엄마도 한국에 관심이 많은 듯했지만 양부모가 이혼한 상태라 마음이 쓰였는데, 그 다음 학기에 재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 후 이웃 교회의 입양 가족 초청 행사 때 우연히 그 가족을 다시 만나 물어보니, 아이가 원하지 않아서 그만뒀다고 했다. 많은 학술 보고서들이 뒷받침하듯 한국과의 문화적 연대가 입양아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자신을 버린 출생국에 대한 반감 혹은 다른 이민 2 세들과 달리 인종이 다른 부모를 가진 현실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떻게 극복하게 할 것인지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칸에서 만난 또 다른 사례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해 주었다. 성인 대상 발표 외에 추가로 입양아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이용한 공작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유치원을 마쳤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인 입양아들이 신통하게도 한글을 읽을 줄 아는 것이었다. 뉴욕에서 온 그 아이들은 입양 부모들이 한인교회의 지원을 받아 세운 주말 한국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개중에는 한국 방문 경험이 있어, 신라의 경주에 갔다왔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입양아들을 위한 한국학교를 세운 백인 엄마도 칸에서 만난 적이 있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자라는 일반적인 한국계 주말학교 학생들과 달리 입양아들은 일상에서 한국어나 문화를 접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그룹을 같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자기를 남과 비교하고 그룹 짓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성상 입양아들이 기존 주말한국학교 속에서 또다시 상처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입양아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영어로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교사진의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뉴욕이나 워싱턴 디시 등 다수의 입양아들이 모일 수 있는 대도시 지역에서는 한국계 입양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가 극소수이긴 하지만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좀더 많은 지역에 입양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가 설립되고 운영되려면 한국인 1 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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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세, 2 세들의 통합된 노력이 필요하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가 생긴 지도 어느덧 34 년이 지났다. 한 세대가 지나고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장년에 이르렀다. 이제 입양인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입양인학교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수요 조사 및 지원 대책을 체계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운영중인 입양인 대상 한국학교 및 한국어 프로그램들 (여름 캠프 제외) 대상 학교명 학기 연락처 K-12 및 성인

Asia Korean Culture School (http://asiafamilies.org/) 2 월 -5 월 월 1 회 9:00-12:30 Trinity Presbyterian Church of Bethesda 7009 Wilson Lane Bethesda, MD 20817 K-12 및 성인

AWCA Angel School

(http://awcanj.org/blog/?page_id=50) 1 년 2 학기 매주 토요일 9:30-12:00 9 Genesee Ave Teaneck, NJ 07666 (201)862-1664~5 K-12 및 성인

KOHSA/Korean Heritage School for Adoptees (http://www.kohsa.com/) 1 년 2 학기 매주 토요일 10:00-1:00 38 West 32nd Street, Suite #1112 New York, NY 10001 (212)563-5763 성인반 매주 월ㆍ수요일 저녁 7:40-9:10/일요일 10:00-1:00 (단계별 10 주 과정) 성인 Also-Known-As, Inc. (http://www.alsoknownas.org/) 주 1 회 (화요일 또는 목요일) 저녁 7:00-9:00

Post Office Box 6037 FDR Station

New York, NY 10150 1-888-467-2183

입양인과 함께 꿈꾸는 한국의 미래

매년 약 4000 명에 이르는 성인 해외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을 찾는다. 미국의 한 입양 문제 연구기관(Evan B. Donaldson Adoption Institute)이 2009 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한국계 입양인 중 61%가 한국 문화를 배우고 생부모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그들 중 일부는 KBS 의 생방송 프로그램 ‘사람을 찾습니다’에 출연할 정도로 필사적으로 자신의 뿌리에 대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한다. 겉모습은 한국인이나 한국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 한국에 적응하기까지 꽤 힘들고 긴 시간을 거쳐야 함에도 1000 명이 넘는 성인 입양인들이 6 개월 이상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2011 년 이후 부분적 이중국적법이 허용됨에 따라 적은 수이긴 하지만 한국 시민권을 ‘회복’한 이들도 있다. 입양인들의 정체성, 그건 한국을 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역만리에서 한국과 아무 상관없이 성장을 했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한국에 대해 알고 싶은 소망 역시 함께 자란다. 한국말을 한 마디도 못해도, 한국 문화와 역사에 무지해도 결국 한국으로 향하는 그들의 발걸음. 입양인 한국학교의 설립은 그 발걸음들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 줄 수 있는 우리들의 첫걸음일 터이다. 그리하여 타국에서 자라는 입양아들과 한국인 2 세들, 그리고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글로벌 시대의 주역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미래를 꿈꿔야 할 때다. (*)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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