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ASEAN의 신중한 반응
중국의 2+7 이니셔티브에 대해 ASEAN 국가들은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음. 일단 중국의 일대일로와 신해양실크로드 구상에 대해서는 모든 ASEAN 회원국들이 환영하는 태도를 보 이고 있으나, 기타 민감한 정치·안보 제안들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 즉, ASEAN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실리는 챙기되, 정치적·안보적 위험은 회피하려는 자세를 보이 고 있음.
- 2015년 말 ASEAN 공동체(ASEAN Community)를 출범시킬
ASEAN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실리는 챙기되 정치적·안보적 위험은 회피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예정인 동남아 국가들은 역내국가들 간 인프라망 구축을 위해 2009년부터 추진 중인 ‘ASEAN 연계성(ASEAN Connectivity)’
강화 사업과 관련하여, 중국의 신해양실크로드 구상이 자신들 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
- 역내 최대국인 인도네시아도 2014년 집권한 조코위(Joko Widodo)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의 ‘해양세력 비전(maritime power vision)’을 제시함에 따라 중국의 신해양실로드 구상 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
- 그러나 중국의 2+7 이니셔티브에 대해 현재까지 ASEAN이 동 의한 것은 AIIB 설립, 중·ASEAN FTA 격상, 문화교류 및 과 학, 환경협력 등 3개 사항뿐이며, 신우호협력조약 체결, 연례 국방장관회의 개최, 위안화 사용 확대, 해양장관회의 개최 등 여타 4개항에 대해서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음.
다수의 ASEAN 국가들은 신실로드구상과 관련한 중국의 ‘숨은 의도(hidden agenda)’에 대하여 여전히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으며, 특히 남중국해와 관련한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강한 우 려를 표명하고 있음.
- 주지하다시피 2015년 4월 ASEAN 정상들은 남중국해에서 중 국이 빠른 속도로 건설하고 있는 인공섬과 대규모 매립(land reclamation)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다(shared the serious concern)’는 유례없이 높은 수준의 우려를 표명 한 바 있음.
-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과 조용한 외교를 펼쳐 왔던 말레이시아도 최근 중국 순시선이 자국 영해를 수 차례 침범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군부는 수상으로 하여금 중 국에 이를 공식 항의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새로운 변화 가 나타나기 시작함.
또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다수 ASEAN 국가들은 중국의 신 실크로드 구상을 원론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중국이 아직도 구체 적인 세부계획들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음. 동 시에 이들 국가들은 기존 양자 FTA의 포괄적 수준에서, 격상이 아닌 단순히 관세만을 추가적으로 인하하는 수준의 FTA라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신중한 견해도 표명하고 있음.
다수의 ASEAN 국가들은 중국의
‘숨은 의도’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남중국해와 관련한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명…
나. ASEAN의 내부적 취약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2+7 이니셔티브와 같은 최근 중국의 대 ASEAN 외교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ASEAN은 여전히 내부적으 로 많은 문제점과 취약성을 안고 있어서, 향후 공격적인 중국의 대ASEAN 접근에 대한 공동의 효과적인 외교적 대응에는 일정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
무엇보다도 ASEAN은 중국에 대한 ASEAN 국가들의 경제적 의 존도가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다는 취약성을 지니고 있음. 이 는 중국이 ASEAN 국가들의 최대 교역 파트너가 된지 오래이며, 해를 거듭할수록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임. 중국과 영토분쟁 당사국인 베트남과 같은 일부 국가들은 이 를 시정하려는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오히려 최근 무역 의존도 가 보다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임.
또한, ASEAN은 개별 국가별로 중국과의 관계 증진에 다양한 이 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항상 공동의 대응에 일정한 한계를 노정해 왔음. 특히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분쟁 당사국인 필 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네이와 비당사국인 태국, 미얀 마, 캄보디아, 라오스 간에는 일정한 간극이 존재해 왔으며, 분 쟁 당사국들 간에도 중국과 직접적인 충돌을 경험한 필리핀, 베 트남과 그렇지 않은 말레이시아, 브루네이 간에도 입장차이가 존재하고 있음.
- 2015년 4월 ASEAN 정상들이 채택한 성명서의 남중국해 문 제에 대한 외교적 표현에서, 모든 ASEAN 국가들이 아닌 ‘일 부(some) 국가’들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표기한 것은 이를 반 영하고 있는 것임.
더욱이 최근 ASEAN의 역내 리더십에도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 고 있음. ASEAN은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4개국이 핵심국가들로서 ASEAN의 운영을 주도해 온 바, 최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은 국내정치적으로 많은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임.
- 지방 사업가 출신의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은 외교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이끄
ASEAN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으며, 개별 국가별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항상 공동의 대응에 일정한 한계를 노정해 왔고…
는 집권여당(PDIP: Indonesian Democratic Party of Struggle) 조차 전혀 장악하지 못하고 있어 외교문제에 집중할 여력이 거 의 없음.
- 말레이시아의 나집(Najib Razak) 수상은 집권당(UMNO: United Malays National Organisation)내 마하티르(Mahathir bin Mohamad) 전 수상 지지 세력으로부터 국부펀드 관리부실로 인한 대규모 손실발생 문제로 사임하라는 강력한 내부적 도전 에 직면해 있음.
-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의 프라윳(Prayuth Chan-ocha) 군사정부는 미국 등 서구국가들로부터 비판과 배제의 대상이 되고 있어 외교적으로 사실상 고립되어 있으며, 헌법 개정과 총선 실시, 경제회생과 같은 산적한 국내문제에 봉착해 있음.
- 따라서 향후 ASEAN은 역내 운영을 주도해 나갈 리더십이 부 재한 상황에서, 내부적 단합을 도모하고 외부적으로 공동의 대응을 모색해 나가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 는 상태임.
다. 역외 변수
중·ASEAN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외부적 변 수는 물론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며, 최근 미국과 안보동맹을 강화함으로써 대중 견제를 가시화하고 있는 일본도 주요 역외 변수임.
-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에 들어 군사 안보적으로 아시아에 대한 재균형 정책을 통해 대중견제를 본 격화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 성사를 통하여 이 지역에서 미 국의 존재감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
- 또한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 한국과 호주는 물론 인도와도 전 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통하여 대중국 견제 구도를 형성해 나 가는 동시에, ASEAN 국가들과는 필리핀과의 군사훈련 강화, 베트남과의 긴밀한 전략적 연계 모색, 미얀마의 외교 다변화 등을 유도해 나가고 있음.
- 일본도 미국과의 안보동맹 강화, 호주 및 인도와의 전략적 협 력관계 증진,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대상국인 필리핀, 베트남 ASEAN은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내부적 단합을 도모하고 외부적으로 공동의 대응을 모색해 나가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태…
등과 군사협력을 모색하는 동시에, 일부 ASEAN 국가들과 비 공식적 차원에서 반중연합을 모색하고 있음.
- 또한 일본은 중국 주도의 AIIB 출범에 대응하여 이와는 별도 로 1000억 달러 규모의 민관자금을 조성하여 자신이 주도하 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 등을 통해 아시아지역에 인프라 투자를 늘려나가려는 계획도 수립하고 있음.
최근 미국이 중·ASEAN 관계에 새삼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 이유는 남중국해 문제 때문임. 중국이 이 지역에서 군사적 차원 에서 위협 신호로 간주될 수 있는 대규모 매립을 통한 인공섬 건 설을 가속화하자, 미국은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항해의 자유를 내세우며 중국령 12해리 내 미국의 군함과 군용기를 진입시키겠 다는 강수를 밀어붙이고 있음.
- 미국과 일본은 중국이 인공섬 건설을 통하여 활주로, 접안시설 및 포대 등 일정한 수준의 군사시설을 구축할 경우, 동중국해 에서와 같이 남중국해에서도 항공식별구역(ADIZ: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을 선포하고 이 해역에 대한 통제를 강 화해 나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임.
- 2015년 4월 ASEAN 정상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대 한 동남아 국가들의 우려가 표명된 이래, 5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태국방장관회의 그리고 6월 독일에서 개최된 G7 정 상회의에서도 동 문제에 대한 서방 선진국들의 우려가 표명되 는 등, 미국은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외교압박을 가하고 있음.
- 따라서 남중국해 문제는 중·ASEAN 간의 쟁점에서 이제는 미 국과 중국 간 쟁점으로 비화되기 시작함.
결국 6월 16일, 중국은 인공섬 건설의 일부가 완성되었다고 선 언하면서 (잠정적으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 사하는 등, 미국과의 더 이상의 외교적 마찰을 회피하려는 자세 를 취하고 있음. 이로써 중국의 인공섬 건설 문제는 당분간 수면 하에 잠복할 것으로 보임.
- 이는 미국이 중국뿐만 아니라 동시에 베트남에게도 매립공사 를 중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중국의 전술적 대응이기도 한 것으로 보임.
중국은 인공섬 공사를
중국은 인공섬 공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