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뉴노멀’ 시기의 정치・경제개혁 배경
중국의 정치 및 경제적 특수성을 반영한 중국 특색의 ‘뉴노멀’
시기에 추진하고 있는 개혁 정책은 ‘그레이존(Gray Zone)’7) 문 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을 시도함으로써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촉진하고 중국공산당의 통치 안정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 개혁・개방을 통해 고속성장을 이어오면서 경제성장에 최우선 가치를 부여한 반면, 중국공산당 일당독재 강화유지, 당의 정 치적 판단에 종속적인 비독립적 사법부, 시장경제 제도화 미 비 등의 제도적 환경 하에서 당정 간부의 부정부패, 부조리 등
‘그레이존’ 양상이 확대・심화되어 왔음.
- 그레이존은 정부의 책임성과 투명성, 그리고 효율성을 저하시 킬 뿐만 아니라 공산당 일당독재에 대한 정당성을 심각히 훼 손하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왔지만, 고속 성장 과정에서 개혁 의 1순위가 되지는 않았음.
- 하지만 중국식 ‘뉴노멀’ 시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성장 방식 전 환 과정에서 요구되는 민간경제 및 시장의 활성화, 국유기업 개혁과 축소, 산업구조 고도화 등의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 황에서 정부 개혁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것임. 또한 개 혁・개방 30년간 뿌리 깊이 형성되어 온 당정 기득권 이해집단 의 반발 통제와 만연한 부패와 부조리 척결을 위해서는 ‘그레 이존’에 대한 조치가 요구되는 것임.
- 참고로 현대 중국공산당의 통치 정당성과 중국의 정치개혁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부패 문제의 심각성 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통계수치 중 하나는 중국의 불법 외화
7) ‘그레이존(Gray Zone)'이란 법치를 구성하는 전통적, 제도적, 도구적 요 소가 선진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적 견제와 감시에 의해 합리적으로 법치 (rule of law)가 구현되는 것과 달리, 개발도상국과 전환기 사회주의 사회 에서 전통적, 도구적 요소가 보다 강하게 작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부정, 부패, 부조리 등의 일탈현상을 의미함.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Sergeyev, Victor M. 1998. The Wild East: Crime and Lawlessness in Post- Communist Russia. Armonk, N.Y.: M. E. Sharpe 참조.
‘뉴노멀’ 시기에 추진하고 있는 개혁 정책은
‘그레이존’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을 시도해…
유출로서, 2000년대 들어 10년간 중국에서 해외로 불법 유출 된 자본만 약 2조 7천 4백억 달러(2001~2010)8)이고, 2010 년 한 해에만도 4천 2백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음. 또한 중국의 부패지수는 전 세계 80위에 해당함.
시진핑의 개인 권력 강화 배경으로 지속적 경제성장과 공산당 통치 유지라고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당・
정・군 및 경제를 망라하는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개혁을 추진하 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권력기반을 필요로 할 수 있음.
- 당・정・군, 그리고 국유기업 등을 포함해 중앙과 지방에 포진 하고 있는 기존의 기득권 집단과 이해로 얽혀져 있는 네트워 크의 반발을 강력히 통제하면서 개혁을 단행하기 위해서는 반 대세력에 대한 대대적 숙청과 인사교체, 그리고 권력집중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을 것임.
나. 시진핑 정치개혁 및 권력 강화에 제기되는 쟁점들
(1) 엘리트 정치 불안과 중국공산당 내부결속 약화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은 외형적으로는 당정 간부들의 규율과 기강을 확립해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이른 바 ‘호랑이(거물급 부패인사) 사냥’으로 불리는 반부패 캠페인이 시진핑의 정적 숙청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임.
- 반부패 캠페인으로 낙마한 인사들 중에는 시진핑의 정적과 무관한 인물들도 다수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개국공신의 직 계와 시진핑과 관련 있는 인사가 포함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음.
- 시진핑 정적에 집중된 이러한 표적 사정으로 낙마한 ‘호랑이 네트워크’의 공석에 새로 충원된 인물은 시진핑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될 것이며 결국 또 다른 기득권 이해집단이 형성되 는 결과를 가져올 것임.
8) 참고로 2010년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2조 8천억 달러이며, 2010년 한 해 증가한 외환보유액은 약 5천억 달러임.
‘호랑이 사냥’으로 불리는 반부패 캠페인이 시진핑의 정적 숙청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
또한 반부패 캠페인으로 낙마한 기득권 집단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으며, 시진핑의 정책과 공산당에 대한 당정 간부들의 충성도는 외형적인 기강 확립에도 불구하고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임.
- 특히 정적인 퇴임 국급, 부국급 인사 등에 대한 처벌은 중국공 산당 엘리트 그룹 사이에 승자독식과 ‘all or nothing’의 극단 적 권력투쟁 야기 개연성을 높이면서 엘리트 권력정치 불안정 을 가져올 수 있음.
민주적 정치개혁의 제도화를 통한 정부 투명성과 책임성 확립이 결여된, 공산당이 중심이 되어 전개하고 있는 반부패 캠페인은 점차 정교화 된 부정부패 양상인 ‘부정부패 2.0’의 출현으로 귀 결될 수도 있음.
- 반부패 캠페인, ‘입법법’을 통한 지방 정부에 대한 법적 통제, 국유기업 개혁 등은 권력 엘리트뿐만 아니라 지방 엘리트의 반발과 직・간접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
(2) 의법치국과 종엄치당(從嚴治黨)의 한계
시진핑 국정운영 방침 중, ‘의법치국’은 엄격히 법치(rule of law) 의 구현이 아닌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의미함.
- 사법 기관이 권력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율성을 갖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문제는 사법부 독립이 아닌 사법 기관의 자율성 확대를 위한 개선조치에 머물러 있다는 것임.
- 제도적으로 사법부 독립이 보장되지 않는 즉, ‘법에 의한 지 배’의 사법제도가 사법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명확 한 한계가 있는 것임.
또한, 공산당 집정능력 강화를 위해 내세우고 있는 ‘종엄치당’의 기치를 바탕으로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반부패 캠페인 전개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나, 당 간부의 부패와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 적인 장치의 구비 없는 반부패 캠페인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올 수는 있으나 부패를 근절하는데 명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음.
- 즉, 제도(법, 기구 및 조직 등 포함)와 사회적 견제장치의 구비 없는 캠페인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용될 수밖에 없으며, 이 는 본연의 의미와 목적을 퇴색시키게 될 것임.
시진핑의 정책과 공산당에 대한 당정 간부들의 충성도는 외형적인 기강 확립에도 불구하고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
현재 진행 중인 반부패 캠페인은 중국공산당이 반부패 캠페인을 주도함으로써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부패사범 척결 의지와 상징 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형식적’임.
- 보다 중요하게는 사회적 견제(표현의 자유 포함)와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결여된 상태에서 전개하고 있 는 반부패 캠페인은 ‘정치적’ 성격을 벗어날 수 없으며, 결과 적으로 당・정을 망라한 전사회적인 ‘청렴’과 ‘투명성’의 제도 화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임.
(3) 정치개혁의 딜레마
시진핑 집권 후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가지고 있는 핵 심적 딜레마는 부정, 부패, 부조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정치개혁을 단행할 수 없다는 것임.
- 근본적 정치개혁은 반드시 다당제, 민주적 보통선거, 언론・집 회・결사의 전면적 보장 등을 포함한 자유민주주의 도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
- 자유민주주의의 전면적 도입 없이도 정부 투명성 보장을 위한 언론・집회・결사의 자유 보장과 공산당 권력을 제약할 수 있는 전향적 정치개혁안(案), 예를 들어 기층민주(基層民主)와 같은 민주주의 실험의 확대 지속, 전국인대의 실질적 권력화를 통 한 공산당 권력 견제 등이 중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음.
- 하지만 중국공산당은 취약한 정치적 정당성 문제, 구(舊) 소련 공산당정권 붕괴와 같은 경우 발생 등에 대한 우려로 정치개 혁에 신중하고 미온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음.
시진핑 정부는 오히려 ‘의법치국’의 형식을 빌려 권위주의 정치 체제 강화를 추구함으로써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임.
(4) 엘리트 정치 불안정성 확대와 중국공산당 정치적 위기?
시진핑의 개인 권력 강화와 반부패 캠페인 등은 엘리트 내부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중국공산당의 내부 결속력을 이완시킬 수 있으며, 일인독재 권력의 정책결정 실패 등의 정치적 문제를 분 명히 가지고 있음.
시진핑 집권 후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가지고 있는 핵심적 딜레마는 부정, 부패, 부조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정치개혁을 단행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이와 같은 요인은 중국공산당 일당독재체제 자체를 붕 괴시킬 만큼 결정적 위협요인이라고 볼 수 없으며, 중국공산당 은 정치・사회적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관리능력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음. 따라서 중국공산당 위기론(또는 붕괴 론)의 제기는 여전히 시기상조에 해당함.
중국공산당의 위기론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경우는 첫째, 심각한 수준의 경제위기로 공산당 집권능력에 대한 불만과 의문 이 전사회적으로 제기될 경우, 둘째, 약 8천만 명 이상에 달하는 중국공산당원들이 중국공산당 일당독재체제에 정치적, 경제적 이해를 상실할 수 있을 정도의 관당(管黨) 능력 상실과 인센티브
중국공산당의 위기론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경우는 첫째, 심각한 수준의 경제위기로 공산당 집권능력에 대한 불만과 의문 이 전사회적으로 제기될 경우, 둘째, 약 8천만 명 이상에 달하는 중국공산당원들이 중국공산당 일당독재체제에 정치적, 경제적 이해를 상실할 수 있을 정도의 관당(管黨) 능력 상실과 인센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