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위원회의 시행규칙 제2조 제2항과 제3항은 시장지배적 지위의 창출 또는 강화 등 을 통하여 유럽공동시장 내에서 유효경쟁을 현저하게 저해하는 합병을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평가할 때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b)에 따라 (i) 합병이 소비자에게 이익 이 되고, (ii)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iii) 기술과 경제 진보의 촉진 여 부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EC위원회의시행규칙은 외형상 시장지배적인 지 위의 창출과 강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요소로 효율성 증대효과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396)
가. EU GAHM
1989년 기업결합규제가 도입이 결정되기 전까지 EU의 기업결합규제에서 효율성은 경 쟁제한적 측면에서만 기업결합규제를 생각한 독일과 산업정책적 관점에서 예외를 요구 하는 프랑스와의 대립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다.397) 여기에서 산업정책적 관점은 당사회 사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강력한 것으로 국민경제(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와 국제
395) Moschel, Wernhard, Die Auflosung vollzogener Unternehmenszusammen- schlusse nach dem GWB im Spannungsverhaltnis zum Burgerlichen Recht und zum Gesellschaftsrecht, C. F.
Muller, 1982. S. 17ff.참조.
396) 김지훈, 앞의 논문, 50면.
397) 川濵昇, 武田邦宣, “企業結合規制における効率性の位置づけ”, 「RIETI Dis- cussion Paper Series」, 11-J-022, 經濟産業硏究所, 2011, 34면.
경쟁력 강화를 중시하고, 경쟁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허용하는 예외를 인정한다는 사고방식이다.398)
그리고 EC이사회가 1989년 제정한 합병심사규칙에 효율성의 항변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2001년 12월 EU위원회가 발간한 Green Paper399) 에서도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효율성 증대효과를 보다 명시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EC 합병심사규칙 자체만으로는 그 의미가 모호하므로 미국 등과 같이 보다 구체적인 합병 심사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EU위원회는 2004년 2월 GAHM을 제정하였다. 효율성에 관한 내용은 제7절에 수록되어 있다.
EU GAHM은 우선 합병을 통한 기업 재조직이 동태적 경쟁요건과 조화될 수 있고, 산 업경쟁력 향상과 성장조건 개선 및 생활의 질의 향상을 가져와 경쟁과 소비자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중화(counteract)시킬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EU위원회는 합병이 유효경쟁을 현저하게 침해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종합적인 경쟁평가를 행하며, 이러한 종합평가의 일부로서 효율성 주장을 고려한다고 하고 있다.
EU GAHM에 따르면 위원회는 합병에 따른 효율성의 결과 합병이 EU공동시장과 양립불 가하다고 선언할 근거가 없다고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때 효율성은 소비자에게 유익하여야 하고, 합병특유적(Merger-Specific)이어야 하며, 입증 가능하여야 한다.
소비자의 편익과 관련하여 EU GAHM은 중간과 최종 소비자들이 합병 결과 더 열악해 지지(worse-off) 말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 효율성은 현저하고, 시의적절하여야 하며, 원칙적 소비자 편익을 평가할 때 고정비용의 절감보다는 가격인하를 초래하는 가변 및 한계비용의 절감을 더 유효하게 평가하며, 다만 반경쟁적인 생산 감축으로 인한 비용 절감이 소비자에게 편익이 되는 효율성으로 고려될 수 없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그리 고 R&D와 혁신분야에서의 효율성 증대로 인한 신제품과 품질 향상도 소비자에게 편익 이 될 수 있고, 효율성이 생산 증대와 가격 인하를 유도하여 관련시장에서 공동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경쟁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클수록 효율성이 더 현저하고 실현가능성이 높으며, 그 이득이 소비자에게 더 많이 이전되어 야 하고, 독점 또는 준독점에 이르는 합병이 효율성을 이유로 허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명시하고 있다.
398) 川濵昇, 武田邦宣, 위의 논문, 34면.
399) European Commission, Green Paper on the Review of Council Regulation (EEC), No.
4064/89.
합병특유성과 관련하여 EU GAHM은 효율성이 합병의 직접적인 결과이어야 하고 당해 합병보다 덜 반경쟁적인 대안으로는 성취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 고 이에 관한 입증책임은 합병당사회사에 있고, 위원회는 현실적으로 타당한 대안만을 고려하며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대안은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입증가능성과 관련하여 EU GAHM은 효율성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고 잠재적인 소비자 피해를 중화시킬 정도로 충분히 현저하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수 있도록 입증 가능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는 효율성과 이에 따른 소비자 편익이 가능한 한 계량화 되어야 하며, 정밀한 계량분석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명백한 확인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먼 미래에 발생하는 효율성은 실현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간주됨을 의미한다.
EU GAHM은 효율성의 합병특유성과 실현가능성에 대한 입증책임이 합병당사회사에 있 는 것과 마찬가지로 효율성이 경쟁제한에 따른 폐해를 얼마나 중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입증책임도 합병당사회사에 있으며, 이때 합병 이전의 내부보고서 또는 외부 전 문가의 연구자료 등이 유효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예시하고 있다.
나 심결례
(1) AT&T/NCR사건400)
미국의 통신회사인 AT&T는 1990년 PC제조회사인 NCR의 지분인수를 EU위원회에 신고 하였다. 이에 대해 EU위원회는 AT&T의 NCR 인수가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비의 결합으로 기술과 마케팅에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즉, 양사의 기 술과 마케팅 노하우의 공유를 통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 통신기술의 개발을 가 능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원회는 방론이라고는 하지만 기업결합의 시너지 효과를 시장지배적 지위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했다.401) 다만 이 시너지효과를 경쟁 제한성에 대한 항변으로 검토하지 않고, 반대로 이 시너지효과가 합병기업의 시장지배 적 지위를 창출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초점을 두고 논의하였다. 즉 EU위원 회는 과거 컴퓨터와 통신회사와의 유사한 합병사례가 성공적이지 못하였고, AT&T/NCR
400) Case No. Ⅳ/M 050 – AT&T/NCR.
401) 川濵昇, 武田邦宣, 앞의 논문, 34면.
이 양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결합에 따른 시너지효과 가 경쟁에 심각한 위협이 될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AT&T의 지분인수를 허용하였다.
이 사건에서 EU위원회는 효율성 증대효과를 항변사유가 아닌 위반사유로 고려하였다 는 점인데, 이는 위원회가 효율성 증대효과에 대해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 음을 시사하는 것이다.402)
(2) Aerospatiale-Alenia/de Haviland사건403)
프랑스 항공우주회사인 Aerospatiale사와 이탈리아 항공회사인 Alenia사는 1991년 공동으로 미국 보잉사의 캐나다 지사인 de Haviland사의 자산인수를 제의하였다.
합병당사자들은 비용절감이 합병 목적의 하나이며, 부품조달 합리화, 마케팅과 상품 지원 등에서 매출액의 0.5%인 연간 약 5백만 유로에 달하는 비용절감이 예상된다고 추 정하였다. 그러나 EU위원회는 비용절감효과가 불충분하고, 합병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도 성취될 수 있으며, 기술과 경제에서 진보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은 효과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합병당사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 다.
이 사건에서는 EU위원원회가 효율성을 항변으로서 고려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으 며, 또한 위원회가 효율성 증대효과의 유효성을 판단하면서 소비자의 이익을 거론함으 로써 효율성 판단에서 효율증대 효과가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하였 다.404)
(3) MSG Media Service사건405)
독일의 Bertelsmann(미디어회사), Deutshe Bundespost Telekom(통신회사) 그리고 Taurus Beteiligungs(영화 및 TV프로그램 공급회사) 등 3개사는 1994년 joint venture 회사인 MSG Media Sevice사(MSG)의 설립을 추진하면서 MSG의 서비스가 디지털TV의 확
402) 김지훈, 앞의 논문, 52면.
403) Case No. Ⅳ/M 053 – Aerospatiale-Alenia/de Haviland.
404) 김지훈, 위의 논문, 52면.
405) Case No. Ⅳ/M 053 – MSG Media Service.
산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EU위원회는 MSG가 기술과 경제에서 진보 를 촉진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였지만, 이 합병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창출하여 유효 경쟁을 현저하게 저해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면서 합병의 추진을 금지하였다.
이 사건에서 EU위원회는 기술과 경제의 진보라는 효율성을 고려는 하였지만 이를 항 변으로서, 즉 경쟁제한성을 상쇄할 수 있는 요소로서 인정하지 않았다.406)
EU위원회가 기업결합의 효율성을 경쟁제한성을 중화시키는 항변사유로 인정한 경우 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지만, EU GAHM에서는 효율성을 항변사유로 규정하고 있기 때 문에 EU GAHM 시행 이후 EU위원회는 수평적 기업결합에서 효율성을 항변사유로 고려한 다고 할 수 있다.
(4) GE-Honeywell사건407)
대형 상용 항공기시장과 항공기 리스금융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GE 가 항공전자장비 및 엔진starter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Honeywell을 인수하는 계약을 2000년 10월 체결하였다. 이에 대해 양사의 국적국인 미국 DOJ는 2001년 5월 결합당사회사가 수평적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사업부문에 대해서만 경쟁제 한성을 인정하고 이를 분리매각하는 것을 조건으로 인수계약을 허용하였다.
이에 대해 EU위원회는 2001년 7월 미국 DOJ의 판단과는 달리 GE-Honeywell 결합이 수평, 수직, 혼합결합의 측면 모두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 결합 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특히 혼합결합 측면에서는 양사간 수직적 통합에 따른 재 무적 능력의 증대, GE의 항공기 엔진과 Honeywell의 항공기 부품의 결합판매 등을 통 한 포트폴리오 효과를 경쟁제한성을 초래하는 주요 원천으로 판단하였다. 즉, GE의 항 공기 엔진과 Honeywell의 항공기 부품은 모두 항공기의 핵심부품인데, 이를 결합판매 할 경우 향상된 재무적 능력을 바탕으로 상호보조(cross subsidization)를 통해 전체 가격을 할인하여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게 되므로, 이를 통해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축 출하고 잠재적 경쟁자들의 시장진입을 봉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쟁을 감소시켜 항 공기 부품 및 항공기의 가격인상과 소비자 후생감소를 야기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
406) 김지훈, 앞의 논문, 53면.
407) Case No. Comp/M.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