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선진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성장과 고용을 회복하 는 목적뿐만 아니라 환율을 통한 대외 가격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하 고 있다. 각국은 한편으로는 양적완화로 자국통화의 가치하락을 유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역상대국의 환율 고평가나 환율조작 의심 사례를 적시하고 끊임없이 압박을 가한다. 학자, 연구기관, 정부의 보 고서 등은 이러한 자국정부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훌륭한 근거자료로 이용된다. 일례로 Bergsten and Gagnon(2012)은 각국의 환율조작 때 문에 미국이 연간 2,000억 달러의 무역적자, 100만~500만개의 일자리 를 잃은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Bergsten and Gagnon(2012)은 2012년 10월 현재 동아시아 8개국 (중국, 홍콩,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대만), 석유수출 국 11개국(알제리, 앙골라,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리
비아, 노르웨이, 카타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UAE), 선진 3개국 (덴마크, 이스라엘, 스위스) 등 약 20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한 다. 이들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한 기준은 ① 2011년 말 기준으로 외 환보유고가 6개월분 재화 및 용역 수입액을 초과하고, ② 2001~2011 년 기간 중 외환보유고가 GDP보다 빨리 증가했고, ③ 2001~2011년 기간 중 경상수지가(GDP 비중) 평균적으로 흑자를 기록했으며, ④ 2010년 1인당 국민소득이 World Bank Atlas의 215개국 가운데 중간 값인 3,000달러를 상회한 국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다소 자의적이다. Cline and Williamson (2012)이 Fundamental Equilibrium Exchange Rates(FEER)로 적정환 율을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과 다른 그림이 나온다. <표 5-1>의 FEER 추정결과를 보면, Bergsten and Gagnon(2012)이 환율조작국으 로 분류한 비산유국 11개국 가운데 싱가포르, 대만, 홍콩, 스위스, 말 레이시아, 중국 등 6개국 통화만 현저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
오히려 한국, 일본, 태국, 이스라엘의 통화는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는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난다.
Cline and Williamson(2012)의 FEER 환율도 균형환율 개념이긴 하 나 각국의 경상수지 목표 달성을 위해 바람직한 환율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그들은 경상수지가 GDP의 ±3%의 영역에 도달하면 Funda-mental Equilibrium에 도달했다고 너무 넓게 가정함으로써 저평가/고 평가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미국 재무부도 연 2회 정기적으로 의회에 환율보고서를 제출하면 서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 환율과 환율정책을 감시하고 평가한다(예 컨대 US. Dept. of the Treasury, 2012; 2013). 그러나 이들 보고서에서
원화환율의 고평가/저평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매 6개월마다 달라져 서 실질실효환율의 역사적 평균, 2005~2008년 평균, 또는 연간 명목
<표 5-1> Fundamental Equilibrium Exchange Rates 균형환율 (2012년 10월 기준)
실제 달러 환율
FEER 달러 환율
달러환율 고평가율(%)
REER 고평가율(%)
한국* 1,106 1,080 -2.4 1.0
싱가포르* 1.22 0.95 -28.5 -24.5
대만* 29.3 25.8 -13.3 -8.5
홍콩* 7.75 6.86 -12.9 -7.6
말레이시아* 3.05 2.77 -10.2 -4.1
중국* 6.26 5.91 -5.9 -3.1
인도네시아 9,593 9,160 -4.7 1.1
필리핀 41.4 39.6 -4.5 1.0
일본* 79 77 -2.4 1.1
태국* 30.7 29.8 -3.0 1.1
스웨덴 6.64 5.81 -14.4 -13.7
스위스* 0.93 0.88 -5.5 -4.3
이스라엘* 3.86 3.83 -0.6 0.7
미국** 1.00 1.00 0.0 2.2
호주** 0.97 1.04 +6.8 10.6
뉴질랜드 1.22 1.41 +13.4 15.2
터키 1.8 2.31 +21.9 23.2
브라질** 2.03 2.04 +0.4 2.3
멕시코** 12.9 12.8 -0.5 0.5
캐나다** 0.99 0.98 -0.4 0.5
인도** 53.1 52.4 -1.4 1.3
자료 : Cline and Williamson(2012)에서 재정리.
주 : *는 2012년 현재 Bergsten and Gagnon(2012)이 분류한 환율조작국, **는 피해국.
고평가율(%)의 +는 고평가 백분비율, -는 저평가 백분비율임.
환율의 변화속도 등으로 자의적이다. 원화의 균형환율 수준보다는 한 국과의 경상수지 불균형 정도에 따라 미국에 유리하게 환율을 평가하 는 양상도 부인할 수 없다.
그 외에도 IMF는 회원국에 대한 환율과 경상수지 감독강화를 위해 2012년 7월 External Balance Assessment(EBA) 접근법을 도입하여 회 원국의 경상수지 불균형을 예측하고 경상수지 조정에 바람직한 환율 조정폭을 제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IMF, 2012a; 2012b). 이 방법론 역시 아직 시범적인 상태이고 연구결과도 기존 연구결과와 일부분 상 충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균형환율 또는 바람직한 환율수준에 대한 연구결과는 상충 하는 결과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많다. 한국 원화가 균형환율에서 얼 마나 이탈해 있는지는 기존 연구결과 이외에도 자체적인 연구가 필 요한 분야이다. 환율문제가 통상마찰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30
-19.73
한국 4.74
4.96 3.26
6.18 6.76 2.56 2.88
4.91 6.66
9.22 2.21
-20 -10 0 10 20
2012.10~2013.4 2012.4~2013.4 (%) 일본
싱가포르 대만 홍콩 중국 스웨덴 미국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캐나다
<그림 5-1> 2012.10~2013.4 기간 중 각국의 실질실효환율 변화율
자료 : BIS real effective exchange rates(narrow indices)를 사용. 중국은 broad index를 사용함.
는 정책수행의 벤치마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독자적인 균형환 율 탐색작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 절에서는 이를 다루기 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