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활동을하다가상임활동가가됐어요.자원활동가와상임활동가 가하는일에구분이있지는않지만,자원활동가였을때는못본척하 거나피한일도있었던것같아요.그리고법률용어들에괜히겁먹어 서용기자체가안나기도했어요.지금생각해보면모르고싶었던것
같아요.알면신경써야할게많아지니까.
상임활동가가되고나서는마음의준비가되든말든일단마주하 고,이야기하다보니까더깊게개입할수있었어요.마음의준비가
되길기다리면타이밍을놓칠수도있거든요.그래도전청소년들이
고단한삶을토로할때너무어려웠어요.무슨말을해도‘내가뭘안
다고’자꾸이런생각이들고,지금어떤말을해야하는지,뭘할수
있는지,너무모르겠는거예요.근데활동가니까해야한다는부담이
컸죠.그래서처음에는어떻게물어봐야할지도몰라서혼자굴파고
있었는데,동료들의질문세례가있었죠.아니,사례회의를하는데‘유 리마음은어때?이사람이랑뭘해보고싶어?’이렇게물어봐요.그 때이제눈물이왈칵쏟아지면서모든마음을솔직하게이야기했어 요.그럴수있었던이유는이사람들이나를지적하기보다같이고민 해주려고해서였던것같아요.
윤경은누가힘들다고하면그이야기를듣고너무무겁게만느끼 는게아니라,당장할수있는게없더라도‘그럼우리같이놀까?’이 런이야기를한대요.그사람이지고있는짐이더무거워지지않게,
가볍게.그때또이마를탁쳤어요.‘그래,만약에친구가힘들다고했 으면그냥같이욕이나하고술이나마시자고했을이야기들도왜무 겁게만느꼈을까?뭐가다를까?’생각했거든요.뭐랄까.또다른느 낌의동정이랄까?물론활동가가더가지게되는책임도있지만저 도모르게도움을주는존재와받는존재를설정하고관계를맺고있 었던거죠.거기서또어떤위계와권력이작동하고있는지도모르고.
여전히무거운사례들이많은데부담은많이줄었어요.그걸나혼자
감당하지않거든요.
“감각, 감수성을 잊게 될까봐 끈 하나를 만들어놓았죠.”
올해로활동이종료된다는이야기를들었을때는그냥아쉬웠어요.
원래끝이보이면더놓치기싫어지는거있잖아요.근데1년이더남 았다고해서진짜후회없이활동하려고요.‘엑시트에서만할수있었
고,그중에내안에남길수있는것들을넘치도록가득채워가야지’
이생각만했어요.할수있는만큼한껏엑시트에젖어든다.그래서
뭐든더소통하고더이야기하기로마음먹었어요.
엑시트는함께살아가려고부단히노력하는곳이에요.아까도말 했지만,여기가삶이에요.다양한삶이어떻게든서로를이해하기위 해서열심히다투는곳이에요.어느곳이든갈등이생길수있죠.하 지만그갈등을어떻게다루는가,어떻게해결하고자하는가의과정 에서서로의이야기를잘듣고,잘말하려고애써서나도그갈등에
기꺼이참여해보고싶게만들어요.결과가어떻든그과정에서우리 는이미같이살고있으니까요.
내년이좀두렵기는해요.활동이끝나면…이런좋은동료들을
언제또만나볼수있을까,언제또이렇게일해볼수있을까.그리고
여기서가지게된감각들,같이살아보고자애써지켜온감각들을잊 어버릴까봐두려워요.이전의나로다시돌아가거나더나아가지못 하면어쩌지하는두려움?그래서이번에연대활동하며만났던인권 교육센터들의활동회원으로가입했어요.내가인권에대한이슈를
계속마주할수있고감수성을놓치지않을수있는끈이라고생각하 면서.
저는어디에서뭘하고있을지모르겠지만,감각을놓치지않기
위해또부단히노력할거고,또다시재밌게살거예요.우리모두행 복하게잘살아요!
기록:강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