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최근 정책영역에서 행복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스티글 리츠, 센 등이 작업한 프랑스 행복지수와 부탄의 행복GNP이다. 이는 경제성장, 국가 의 부강함을 강조하던 경향에서 국민 개개인의 행복에 관심의 초점이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 국가의 경제적 성취 수준이 곧 국민 개개인의 행복수준을 의미한다고 보 았던 시기에는 국가의 부강함이 강조되었다. 이 시기 대표적으로 사용된 사회지표가 GNP, GDP이다. 그러나 일정 이상의 경제수준에서는 GDP와 국민행복 수준의 관계 가 명확하지 않으며23)(Tim Jackson, 2009), 또한 경제수준과 행복 수준의 관계에서 다른 사회적 변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하여 확인되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복의 정도와 변인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면서 학계에서는 행복을 지칭하 는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객관적 환경에 대한 묘사를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안녕(well-being), 삶의 질(quality of life), 풍요(flourishing)를, 주어진 환경에 대 한 개인의 인식 차원의 주관적 묘사에서는 주관적 안녕(subjective well-being; 이하 SWB), 삶의 만족(life satisfaction)을 사용한다. 이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추상적 차원 에서 구체적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또한 행복이 과학적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의미 한다24).

행복을 지칭하는 용어가 다양화되는 근저에는 행복이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놓여 있 다. 앞에서 우리는 행복의 개념을 논의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적 행복과 다윈적 행복을

22) 자세한 내용은 문진영(2012), 이스털린 역설에 대한 연구를 참조하시오

23) 소득과 행복간의 관계를 언급하고 있는 2008년 월드워치 연구소(Worldwatch Institution)의 State of the World에 의하면, 1인당 GDP가 1만 5천불(1995년 불변가격 기준) 이하일 경우 소득증가가 행복에 긍정적이지 만, 그 이후에는 겨의 영향이 주지 못함(Tim Jackson, 2009).

24) 오늘날 행복이 과학적 분석의 대상으로 되기까지에는 이스털린의 선도적 연구와 사회조사방법론의 발전 을 무시할 수 없다. 이스털린은 20세말 행복경제학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데 가장 큰 기여를 한 학 자이고, 사회조사방법론의 발전으로 사회조사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살펴보았다. 서로 다른 행복관은 행복 측정방식의 차이로 나타난다. 아리스토텔레스적 행복에서는 ‘행복해 지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가?’ 또는 ‘어떠한 사회에 살 고 싶은가?’라는 물음의 답이 곧 행복수준이고, 그 과정이 측정방식이 된다. 반면에, 다 윈적 행복에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가?’라는 질문의 답이 마찬가지로 행복수준 이고, 그 과정이 측정방식이다. 전자가 주로 객관적 환경에 대한 묘사라면, 후자는 주 관적 인식이 중심이 된다.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적 ‘행복의 조건’에 대하여 살펴보자. 김승권(2008)에서 시도 한 행복결정 요인이 이에 해당된다. 김승권(2008)은 한국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소들을 파악 한 후 행복결정 요인을 개발․분석하고, 행복지수를 측정하여 보다 행복해지기 위한 개인적 및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는 국민의 행 복한 삶을 위한 조건이 경제적 수준 외에 다양하며, 이런 조건에 따른 행복의 영향 정 도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다양한 사회적 조건을 포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김용하(2009)에서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측 면을 고려하여 경제적 소득 수준 이외의 영역들로 측정의 외연을 확대시켜 관련된 부 문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각 개인이 판단하는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한 사회의 행복수준을 평 가할 때에는 객관적인 환경과 주관적인 인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개인 은 물질적 자원이 풍부하더라도 행복하다고 여기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물질적 자원 의 결핍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행복하다고 여길 수 있다25). 그러므로 인식 수준으로서 의 주관적 안녕은 사회적 차원, 주변 환경의 차원을 고려할 때 더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한 개인이 가지는 객관적 삶의 조건이 열악하더라도, 주위의 사회 환경 역시 열악할 때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보다 쉽게 수용할 수 있다26). 반면, 듀센베리(James Duesenberry, 1949)의 상대 소득 가설(relative income hypothesis)27) 처럼, 한

25) Zapf(1984)는 물질적 환경과 주관적 인식의 일치와 불일치를 고려하여, 객관적 삶의 조건과 주관적 안 녕 간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네 가지(안녕, 박탈, 부조화, 수용) 복지상황(welfare positions)을 제 시하고 있다(Berger-Schmitt & Noll, 2000). 안녕(Well-being)이란 객관적 삶의 조건도 좋고, 주관적 안녕의 상태도 좋은 복지상황을 의미하고, 박탈(Deprivation)은 객관적 삶의 조건도 나쁘고, 주관적 안 녕의 상태도 나쁜 복지상황을 의미한다. 그리고 부조화(Dissonance)는 객관적 삶의 조건은 좋은데, 주 관적 안녕의 상태는 나쁜 복지상황이고, 수용(Adaption)은 객관적 삶의 조건은 나쁜데, 주관적 안녕의 상태는 좋은 복지상황을 의미한다.

26) 이는 부탄 등의 국가의 행복도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27) 듀센베리의 상대소득 가설에 따르면, 소득으로 발생하는 행복은 첫째, 준거집단(reference group)과

개인이 가지는 객관적 삶의 조건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되어 있더라도, 주위의 사 회 환경과 비교하여 열등할 경우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의 행복과 관련한 사회지표 틀은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안녕을 동 시에 고려하는 접근법을 이용하고 있다. 물질적 삶의 조건(Material Living Conditions)과 삶의 질(quality of life)이라는 두 측정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는 OECD(2011)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OECD의 분석틀을 이용한 김용하 외 (2009)의 연구와 이 연구를 확장한 남상호 외(2012)의 연구 등이 있다.

물질적 차원 뿐 아니라 비물질적 차원을 포괄하는 행복에 대한 접근을 통칭하여 삶 의 질(quality of life)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객관적 삶의 질과 주관 적 삶의 질 접근으로 구분하거나, 또는 스칸디나비안 삶의 수준 접근과 아메리칸 삶의 질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객관적 삶의 질은 생활조건이 좋은 삶을 위한 기준을 충 족시키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며, 주관적 삶의 질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평가하는 것 과 관련된다(Veenhoven, 1996). 그리고 스칸디나비안 삶의 수준 연구는 물질적 자원 에 대한 통제의 정도로 복지를 정의하고 소득, 자산, 교육, 사회적 관계와 네트워크 등 을 이용하여 측정하는 것으로 ‘객관적 삶의 조건’으로 조작화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삶 의 질 접근은 복지를 욕구 충족(need satisfaction)으로 정의하고 만족이나 행복으로 조작화 하는 것이다(Berger-Schmitt & Noll, 2000).

가. 객관적 수준에서 삶의 질 접근

객관적 삶의 질 접근은 한 사회가 좋은 삶을 위한 객관적으로 관찰 가능한 기준을 충 족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Veenhoven, 1996a). 이는 주로 지역 및 국가 차원 의 비교 및 시간 변화에 따른 발전 수준의 측정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세부지표는 소 득보장, 안전, 평균수명과 환경 등의 차원에서 외부의 객관적 기준을 적용하여 측정할 수 있는 지표들이 중심이 된다. 특정한 조건의 충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정책 목표 로 설정하기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의 비교를 통한 소득분포 상의 자신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서, 그리고 둘째, 자신의 과거소득과의 비교 (habit formation)를 통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소득의 증가가 행복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다.

국가 간 비교 및 발전 수준 측정에서는 UNDP 인간개발보고서의 인간개발지수 (Human Development Index: HDI)가 가장 대표적이며, Economic Intelligence Unit의 삶의 질 지수(Quality of life Index)도 여러 연구에서 인용하고 있다. UNDP 는 인간 개발을 사람들의 선택을 확대하는 과정과 달성된 복지수준으로 정의하고, 1990년부터 인간개발보고서를 작성하면서 HDI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EIU의 삶의 질 지수는 주관적 삶의 만족 결과와 연관되는 객관적 요인을 찾아내서, 이를 바탕으로 각국의 삶의 질을 지수로 구성하는 방법론적 독특성을 지니고 있다.

나. 주관적 수준에서의 삶의 질 접근

주관적 삶의 질 접근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와 관련 된다(Veenhoven, 1996a). 예컨대, 사람들이 그들의 소득이 얼마나 충분하다고 느끼 는지,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건강과 교육수준에 대한 만족의 정도를 의미한다.

하지만 주관적 평가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평가 기준은 명시적이 지 않다.

주관적 수준에서의 삶의 질 접근을 주관적 안녕(subjective well-being: SWB)으로 통칭할 수 있다. 주관적 안녕은 삶의 경험에 대한 평가로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판단을 포함하고 있다. 즉, 인식적인 삶의 만족감을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Diener, 1984). 주관적 안녕을 포괄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행복’

과 등치되며, 특정한 ‘행복감(feeling of happiness)’을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주관적 안녕의 하위 범주로 고려하는 경향을 이들 조사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처럼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안녕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한 사 회를 평가함에 있어 객관적 조건과 주관적 안녕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연구들이 증가 하고 있다.

주관적 삶의 질 접근에서의 핵심은 주관적 인식의 반영인 행복의 정도를 정확하게

주관적 삶의 질 접근에서의 핵심은 주관적 인식의 반영인 행복의 정도를 정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