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본 장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사회통합의식에 대해 살펴보고, 그 결정요 인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먼저 사회통합에 대한 범주로는 선행연구들을 기준으로 크 게 빈곤 및 불평등의식(주관적 소득계층과 생활수준 변화 포함), 사회적 자본의 범주로 신뢰 및 사회참여 그리고 갈등의식으로 하였다. 실태조사를 통해 결과들을 기초분석하 고 이를 기초로 통계적 분석방법(회귀분석)을 통해 사회통합의식에 대한 결정요인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회귀분석결과 모형에 대한 적합도 및 각 변수들에 대한 그 통계적 유의성이 현저히 낮게 나타나 회귀분석을 통한 결정요인분석에는 한계가 있었 다. 이에 기초분석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회통합인식의 양태를 파악하고 동 분석결과를 토대로 사회통합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 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방안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빈곤 및 불평등 의식과 주관적 소득계층에 대한 분석결과 국민들의 86.5%가 우리나라의 소득격차가 크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책 임에 대해 60.3%가 역시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관적 소득계층에 있어서 는 청장년층인 50대 미만의 경우 하층으로 인지하는 비중이 13.3%에서 20.4%인 반면 에 50대 이상은 28.1%, 36.3%로 세대간에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궁극적으로 주 관적 소득계층과 생활수준에 대한 인식에서는 학력간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으며, 취약계층(한부모, 노인, 비정규직, 빈곤층 등)일수록 주관적 소득계층이 낮다고 평가하 고 있었다. 소득격차의 책임이 정부책임인가 있어서는 중간층 이하는 60%대 수준에서 동의하고 있지만 중상‧상층의 경우에는 47.1%만이 동의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보면 많은 국민들이 소득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특히 주관적 소득계층과 취약계층 여부에 따라 빈곤 및 불평등에 대한 인식에 많이 차 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두 번째 영역인 사회적 자본에는 신뢰와 사회참여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신뢰의 경 우 사회 전반에 대한 평균 신뢰도는 4.59점으로 5점(보통)을 기준으로 약간 낮았다. 연 령이 높을수록, 결혼 경험이 있을수록 신뢰도가 높았지만, 학력이 높을수록 반대로 사 회에 대한 낮은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관적 소득계층별로도 차이를 보여 하층 및 중하층이 중간층 이상 집단보다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보수 집단이 4.79점으로 가장 높고, 중도 집단이 4.66점, 진보 집단이 4.15점으로 나타나 보수적일수록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높 았다. 기관 및 단체에 대한 신뢰도는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전반적으로 신뢰 도가 매우 낮았다. 교육계와 의료계, 그리고 금융기관을 제외한 다른 모든 기관 및 단 체는 신뢰하는 사람보다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았으며, 신뢰도가 낮은 기관은 대 부분 정부 또는 공공의 성격이 짙은 기관 및 단체들이었다. 주관적 소득계층별로 보면 중간층과 중상층 및 상층이 각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 반면, 중하층은 하층 보다 상대적으로 각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다.

사회참여에 있어서는 응답자들은 모든 단체에 과반수 이상이 ‘소속된 적이 없다’라 고 응답하여 단체 활동을 통한 사회참여가 대체적으로 낮았다. 성별, 연령별, 학력별에 따라서는 사회참여에 차이를 보이고 있었으며, 비빈곤 집단은 빈곤집단에 비해 동창모 임 및 친목단체, 기타 모임 등의 사교모임 활동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친목단체 및 동 창모임에 소속되어서 적극적으로 또는 가끔 활동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중상층․상층〉중 간층〉중하층〉하층 순으로 나타나, 주관적 소득계층이 높을수록 사교성격이 짙은 단체 활동 비율이 높았다. 사회참여의 또 다른 방식인 자원봉사 및 기부활동에 있어서는 지 난 1년 동안 자원봉사 및 기부활동을 묻는 질문에 자원봉사는 72.6%, 기부활동은 66.1%가 ‘전혀 안했다’고 응답하였다. 다른 변수에 비해서는 학력이 높을수록 자원봉 사 및 기부활동 참여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두 달에 1번 이상 자원봉사 및 기부활동 에 참여한 비율은 중상층․상층〉중간층〉중하층〉하층 순으로 나타나, 주관적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자원봉사 및 기부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았다.

마지막으로 갈등의식에 대해 살펴보면, 국민들이 가장 큰 갈등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항은 진보와 보수간의 갈등(80.0%), 경영자와 노동자간의 갈등(79.9%), 가난한 자 와 부유한 자의 갈등(78.4%),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76.9%)의 순이었다. 성별 로 보면 남성은 보수와 진보의 갈등(80.0%)을 주요하게 보고 있는 반면에 여성은 가난 한 자와 부유한 자의 갈등(81.0%)을 지적하고 있다. 40세 미만의 청중년층은 경영자와 노동자간의 갈등이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에 40대 이상의 중고령층에서는 진 보와 보수간의 갈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세가지 범주(세부적으로는 네가지 범주) 차원에서 사회통합의식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많은 국민들이 빈곤 및

불평등에 대한 인식, 신뢰수준, 갈등의식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의견을 많이 가지고 있 었지만, 실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참여에는 크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는 않았다. 무엇보다 사회통합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 사회참여인 자원봉사 및 기 부활동을 통해 빈곤 및 불평등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낮추고, 사회적 신뢰를 제고할 수 있음에도 자원봉사 및 기부활동에 있어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무엇 보다 학력이 높을수록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주요한 사회적 위치에서 활동할 수 있 는 공공기관 등에 대한 낮은 신뢰, 2000년대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보혁 갈등, 노사갈 등, 노동시장 유연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심각하게 받 아들이고 있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를 통해 보면 어느 한 측면에 의해 사회통합에 대한 인식이 긍정 적으로 변하거나 부정적으로 변하거나 하는 양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사회 전반적 으로 낮은 신뢰, 갈등에 대한 높은 인지 하지만 사회참여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못한 다소 이질적인 의식과 행동간의 불일치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원인이라고 볼 수 있 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국민들의 의식과 행동에 대한 불일치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으로 무엇을 고려할 수 있을까. 쉽게 답을 내기 어려우면서도 가까운 곳에서 그 답 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국민들 상호간에 가지고 있는 낮은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며, 그 방안이 우선 서로 나누고 함께 하고자 하는 인식개선 과 동 사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가 요구된다.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과 함께 나누고 자 하는 의식, 과도한 노동시장 유연화정책보다는 비정규직에 대한 적극적 보호 강화, 낮아지는 주관적 소득계층 의식을 높이기 위한 국민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소득주 도 성장(Income-led growth)에 대한 정책적 관여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서는 무엇보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구축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스스로의 기득권을 내놓기 위한 작업들, 자원봉사 및 기부에 대한 적극적 참여 등이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근본적으로 새로운 제도와 개혁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하향평준화 같은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방식보다는 상향적 제도 개편 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정책적 개선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