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해외농산업 분야 진출과 국제곡물시장 진입 고려

2.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체계 구축

2.1. 해외농산업 분야 진출과 국제곡물시장 진입 고려

정부는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기업의 국제곡물시장 진출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제한적인 곡물 생산 환경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곡물 공급은 장기적인 과제이다. 최근까지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 기금 조성 등 다양한 대안을 고려하였으나 효율적인 방안을 선정,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는 국제곡물시장의 변동성 심화, 예산 확보 등 국내외 다양한 문제로 인해 구 체화되지 못한 것이다. 또한 aT 곡물회사 실패 경험으로 파악된 진입 장벽은 국제곡물시장 진출의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제곡물시장 진출을 통한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제시장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국제곡물시장 전문가 를 육성해야 하며, 이를 위한 체계 구축이 우선과제로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까 지의 인력 육성 프로그램은 곡물 사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한정 되어 있다. 특히 해외 유명 학계 프로그램과의 협약이나 해외 석학 초빙, 해외 프로그램으로 인력 파견, 현업(곡물엘리베이터 등)에의 직접 투입 등 다양한 방안이 고려되어 국제곡물시장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육성하여야 한다.

또한 기업의 국제곡물시장 진출은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다. 특히, 직 접 개발, 지분 확보, 아웃 소싱의 방법으로 확보가 가능한 곡물엘리베이터에 대 한 투자에 적극 지원해야 한다. 초기 자본규모가 크고 운영 노하우가 미숙한 기업의 곡물엘리베이터 사업 투자는 수익 창출의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기 때 문에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해외 곡물엘리베이

터 지분 확보는 국제곡물시장 흐름에 대한 정보 파악, 전문 인력양성, 경영 노 하우 축적 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민·관 협력 방식으로 특정 곡물의 가치사슬 전반을 고려한 해외 곡물단지 조성 사업도 고려할 만하다. 예를 들어 과거우리 정부가 추진하 고자 한 필리핀 농산업단지(Multi-Industrial Complex: MIC) 조성 등의 방식을 고려, 국내반입 및 제3국 수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국제개발협력사업(도로, 관개, 관련 주민 삶의 질 향상, 기술 개발 및 보급 체계 등)과의 연계를 적극 추진하고, 민간기업(농기계 등 투입재, 수확 후 관리 시설 및 운영, 유통, 판매 등)과 공기업(기술 지원, 토지 확보를 통한 농장 개발, 터미널·수출항 곡물엘리 베이터 등)의 차별화된 투자 분야를 선정, 집중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해당 사업에 대한 양국 정부의 역할은 토지 임차/구매 등 공공 자원 활용 을 위한 협정체결을 통해 민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투자위험요인을 사전에 차단시키고 장기적으로 국제개발협력사업의 지원 확대 및 농산업 투자를 통해 양국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권역별 농업 특성과 민간기업의 운영 실태를 고려하여 동남아는 고소득 작목, 극동러시아는 곡물에 집중된 산 업단지 조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유통 및 판매 는 국내반입, 대상국 내수, 그리고 제3국 수출을 포함하여야 한다. 이는 장기간 저장 등이 어려운 농산물의 특성상 판매망의 다각화를 통한 위험관리 방안이 기도 하다. <그림 4-2>는 산업단지 조성 및 운영 체계를 일반화한 중장기 민·

관 협력 비즈니스 모델이다.

필피핀 대상 MIC 사업은 2009년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장관 간

“필리핀 복합산업단지 조성 타당성조사사업”에 대해 MOU 체결하면서 추진되 었다. 사업은 연간 30만 톤의 곡물을 생산·유통하는 내용으로 계획되었으며, 10만 톤 규모의 저장·가공 시설, 3ha 시범 농장개발, 그리고 계약재배 및 수집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본 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인근 지역에 대한 ODA 사업 지원이 계획되었으며, 농업 기술, 교육‧의료, RPC, 도로‧소수력 발전소 건

<그림 4-2> 중장기 농산업 단지 조성 모델

자료: 저자 구성.

설 등이 고려되었다. 특히, 농식품부는 민간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필리핀 MIC사업지구 농촌개발사업’을 2010∼2013년, 2015∼2018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시행하고 있다.

필리핀 MIC 사업의 민간투자 부분으로는 농산물 가공‧유통, 연관 산업(종자‧

농기계 등) 등이 고려되었고, 투자 재원으로는 농지관리기금, ODA, EDCF, 민 간투자 등이 고려되었다. 사업의 추진 방식은 1) 민·관 협력 방식으로 양국 간 협의를 바탕으로 투자자는 종자, 비료, 농기계 등 투입재·생산‧가공‧유통 등 가 치사슬에 진출하고, 2) 정부는 토지 확보, ODA 사업(기술전수, 인프라) 연계 방향으로 수립되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구체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그 이유 는 1) 정부 간 협의를 통한 토지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2) 사업의 수익성 이 낮았고, 3) 정부가 제시한 민간기업의 투자 요인 부족과, 4) 산업단지 운영 및 기타 분야의 소프트웨어 미비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따라 서 진출 대상국과의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공조체계 구축은 외교적 노력을 통 한 토지 확보, 수익성 도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제시, 운영 및 관리 체계 구축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림 4-3> 단기 민·관 협력사업 추진 방식

자료: 저자 구성.

결과적으로 농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 (도로, 관개, 전력 등의 인프라, 기술 개발 및 보급 체계)과 민간의 역할(투자 수익성 모델 제시, 운영방안 마련, 투자 규모 결정 등)이 구분되어야 하며, 합동 타당성조사 실시를 통한 공동협력도 필수적이다. 또한 추진 방식은 단기 민·관 협력 방식과 복합적인 민·관 협력 방식을 고려하여 현지에 적합한 방식을 선 정, 단계적(단기, 중장기)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단기 민·관 협력 방식은 단 기적으로 민간과 공기업이 연계하여 사업의 근간이 되는 생산 관련 사업의 조 기 정착을 도모하는 형태이다<그림 4-3>. 이 방식은 영농을 근간으로 향후 타 분야로의 사업 확대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민간기업이 해외에서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 및 적정기술 적용 등의 역할을 공공 부문에서 적 극 지원하여 단기적으로 효과적 생산체계 구축을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기 민·관 협력사업의 확대는 순환식 복합영농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 예 를 들어 곡물과 관련된 산업단지는 곡물재배를 중심으로 하는 생산 체계가 구 축된 후 곡물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을 연계하는 방식이다<그림 4-4>. 낙농업

<그림 4-4> 순환식 복합영농방식

자료: 저자 구성.

이 대표적이다. 낙농업의 순환식 복합영농 방식은 대상국 및 수출 가능 국가의 우유 및 유제품 소비를 고려하여야 하며, 곡물 수요처의 안정적 확보 등을 위 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특히, 극동러시아 지역이나 우크라이나는 유제 품뿐 아니라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 어 낙농업과 연계한 중장기 순환식 복합영농 방식도 시장경쟁력을 확보할 가 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