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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누가공동체의 사명

1. 평화

누가의 중요한 신학적 관심사중의 하나는 평화(εἰρἠνη)이다. 다른 복 음서와 비교해서 누가는 ‘에이레네’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평화’란 마가복음에서 1번, 마태복음에서 4번, 그리고 요한복음에서 6번 사용되고 있는데 누가복음에서는 14번,8) 그리고 사도행전에서 7번9)이 사용되었다.

평화로 번역된 ‘εἰρἠνη-로마의 평화(Pax Romana): 법적인 안정을 의미’가 누가복음서 안에서 다양한 용어로 여러 차례 사용되었음을 볼 때 누가공 동체를 향한 평화의 요청이 간절했음을 볼 수 있다.

특별히 누가는 복음서 서두에서 예수의 공생애 활동을 예고하면서 장차 예수가 “어둠 속과 죽음의 그늘 아래 사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게 하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눅 1:79)”고 말한다. 그 리고 예수의 선교여행 중 선포한 평화의 복음은 특히 죄인과 희망 없는 병자와 같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차적으로 주어진다. 감사의 눈물을 흘 리며 당신께 극진한 사랑을 보인 죄인인 여인에게 예수는 구원을 확인시 켜주면서 평화의 인사를 보낸다(눅 7:50). 열두 해 동안 혈우병에 걸려 신음하는 여인, 따라서 출산도 못하고 사람들로부터 부정을 끼치는 사람 으로 소외시 당하던 여인을 고쳐주면서 예수는 같은 구원의 확신과 평화 의 인사를 보낸다(8:48). 마침내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시작하신 선교여행 을 끝 마무리지을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 군중들의 입에선 “찬송하리로 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 광이로다(19:38)”는 찬송이 터져 나온다. 예루살렘을 향한 예수의 탄식도

“네가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19:41-44).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 처음으로 하신 것 도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이었다(24:36). 여기서 평화란 하나님께 뿌리 를 둔 ‘인간의 전체적인 안녕과 구원’을 뜻한다. 또한 구약성서의 샬롬에 서처럼 누가의 평화개념 속에도 사람들 사이의 화평(14:32), 안정과 같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가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누가가 이해 한 예수는 로마의 평화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말씀과 행동을 서슴지 않았 다.

마리아의 노래는 “권세 있는 자들을 권자에서 내치시고 비천한 이 들은 들어 올리셨도다 배고픈 이들은 좋은 것으로 채우시고 부유한 자들

8) 1:79; 2:14,29; 7:50; 8:48; 10:5,6; 11:21; 12:51; 14:32; 19:38,42; 24:36. 이중에 6번이 누 가 특수자료 이다.

9) 7:26; 9:31; 10:36; 15:33; 16:36; 24:2

은 빈손으로 떠나보내시는(1:52-53)”분으로 예수를 소개한다. 예수의 나 사렛 첫 설교는 이사야 61장의 내용을 자신의 사명에 결부시키면서 가난 한 사람들, 묶인 사람들, 억눌린 사람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 이는 힘 있는 사람들, 자유시민들, 부자들에 의해 유지되던 로마제국 의 지배체제에 역행하는 처사이다(4:18-19). 예수는 가난하고 억눌린 자 들의 편에 섰다. 부자들을 비판하고(6:24-25), 제물 축적의 위험을 경고 하며(8:14; 6:15; 6:19-31; 18:24-25; 21:1-4), 부자들에게 가진 것을 없는 자와 나누라고 촉구하였다(12:32-34; 16:9; 18:18-23). 사회적으로 천대받 는 여인들, 윤리적으로 멸시 당하던 죄인들도 예수의 특별한 관심과 자 비를 불러 일으켰다. 예수는 억압과 불의를 거슬러 말씀하시고 행동한다 (18:1-5; 20:45-47). 동시에 그는 무력과 폭력을 반대하며(13:1,13;

19:45-46; 22:47-51), 봉사와 겸손에 바탕을 둔 사회를 이루고자 애썼다 (9:47-48; 14:7-11; 17:7-10; 20:46-47).

예수의 이와 같은 태도는 막강한 군사력보다 큰 폭력에 의지하고 있는 로마제국과 그 정치권력의 근원적 기반을 뒤흔들게 될 것이다. 예 수는 결국 백성들을 선동했다는 명목 하(23:5)에 정치범에게만 해당되는 십자가형에 처해지도록 고소당한다(23:23). 누가는 복음서를 편집해 나가 면서 예수의 탄생부터 예루살렘에 이르는 공생애 전 과정 속에서, 예수 는 평화를 위해 오신 분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누가의 후속편인 사도행전 에 까지 이러한 사상은 확장되어 예수를 만민의 주로써 이 복음을 평화 의 복음으로 확대 전파 하였다(김득중, 186).

이방인에 이어 누가는 가난한 자와 죄인들에게 까지도 구원의 대 상이 됨을 말한다. 나사렛에서의 예수의 설교의 첫 주제는 “주의 영이...

내게 기름을 부으심은 가난한 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했다는 주장 이다. “가난한”이란 말은 누가복음서의 전편에 걸쳐 반복해서 나타난다.

누가는 만찬회의 비유에서 원래 잔치에 초대받았던 사람들이 초대를 거 부한 후에 그 잔치에 나오게 된 사람들을 “가난한 사람들과 불구자들과 맹인들과 절뚝발이들(눅 14:21)”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초대는 장차 올 새 시대의 기쁨에 동참하라는 복음의 초대의 상징이다. 원래 그 잔치에

초대되었던 유대인들은 그 초대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제 초청은 버림받은 자들에게 돌아갔다.

누가는 하나님이 단지 자기에게서 소외된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죄 인된 사람들을 용서하기를 원할 뿐 아니라, 계약 백성의 테두리에서 제 외된 유대인이든, 하나님의 계약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이방인이든, 그 누구라도 자기로부터 떨어져 나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가 공동체는 여러 그룹이 속해있으며 그들은 공동체 안에서 많은 갈등을 겪고 있음을 누가복음을 통해서 간접 적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다양한 누가공동체 안에서의 갈등을 극복 해야 한다는 굳은 의지가 누가의 신학 안에 표현되어진다. 누가는 예수 를 통해서 공동체의 갈등이 극복되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고, 예 수가 누가복음에서 보여준 중요한 주제중의 하나는 평화였던 것이다. 이 제 누가는 그들이 모든 구원의 대상임을 밝히고 그들이 하나로 화합되어 지는데 그 공동체의 사명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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