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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 요인

국내에서 출산율과 지역수준의 특성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 가 많이 소개되지 않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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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가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역 단위의 사회경제적 구조가 지역의 출산율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와 같은 지역 단위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기회구조(opportunity structure)로 표현할 수 있다(Tomaskovic, 1987; Hank, 2001; Cotter, 2002). 기회구조 속에서 개인들은 그들 자신의 특성에 따라서 행동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특수한 생활환경의 제약에 따라 서 행동한다(Courgeau and Baccaini, 1998). 이 생활 여건의 대표적 요인을 지역의 기회구조(local opportunity structures)로 표현할 수 있 을 것이다.

출산 행동과 관련해서 기회구조는 주로 경제적 기회 또는 제약을 말 하기도 하고, 임신 또는 임신과 관련된 실천적 요인 그리고 지역 인구 등과 관련된다(Billy and Moore, 1992). Huinink and Wagner(1989) 는 아동의 사회화와 가족 형성과 관련하여 개인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기회구조를 구분하기도 하였다(Huinink and Wagner, 1989:

Hank, 2001 재인용).

이 때 기회구조는 지역의 노동시장구조를 포함하여 다양한 특성을 반 영한다. 지역단위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출산 결정과 밀접한 관 련을 갖게 된다. 그동안 출산력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관계는 개인적 수준뿐만 아니라 집합적 수준에서도 광범위하게 논의되었다. 개별 여성 들이 노동시장에 개입하려는 속성은 이미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다 른 여성에 의해서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즉 출산으로 인한 기회비 용은 상승하고 이런 경향으로 인하여 출산력이 감소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보육 시설의 이용가능성은 또한 지역의 기회구조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Kravdal, 1996; Kreyenfeld and Hank , 2000). 공공 보육시설은 경제활동을 하는 어머니가 육아를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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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Stolzenberg and Waite(1984)의 주장에 따 르면 지역에 이용 가능한 보육시설이 많을수록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의 자녀에 대한 긴장은 작아진다. 여성들이 지역의 노동시장에 활동적으로 참여할 때, 노동시장은 여성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여성들에 맞게 조 정되기도 한다. 반대로 이것은 출산 후 여성들의 취업 기회를 더욱 늘 리는 효과를 산출한다(Kravdal, 1996).

다른 한편 지역의 직업구조(occupational structure)는 좋은 직업에 진입할 가능성을 결정한다. 지역 내 고용은 특히 여성에게 경력을 제공 하기 때문에 출산의 기회비용은 사무직 직업이 많은 지역에서, 특히 충 분한 보육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높아질 수 있다(Blossfeld, 1987).

이와 같은 이론적 배경에서 출산력의 지역 간 차이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런 접근방법은 기존의 출산율 연구가 개별 행위자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는 한계를 보완하고자 제기되고 있다.

Hank(2001)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동안 일반적인 출산 력 감소 경향이 변화 없이 지속되고 있는 저출산 지역의 지리학적 유형 을 발견한 바 있다. Hank는 1990년대에서도 인구밀도, 가족 이주, 직 업 구조 등이 지역의 합계출산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도 일반론적 수준의 인구변천 이론에 입각하여 사회경제발전 에 따른 근대적 공업화와 도시화가 출산력 변천을 초래했음이 드러난 바 있다(김한곤, 1993). 이는 거주 지역의 배경이 차별출산력의 중요한 결정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도시와 농촌 간의 출산력의 차이를 주로 생태환경과 사회경제적 배경의 차이로 설명하기도 한다(김두섭, 2007).

차별출산력에 대한 Hank(2001)의 연구는 개인수준과 지역수준의 요인을 한 모형에서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서독 지역을 75개 지역(Raumordnungsregionen) 으로 구분하여 1984년부터 1995년까지 패널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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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에 따르면 지역 수준에서 관찰되는 출산력의 차이가 맥락적 효과 (contextual effects) 때문이라는 증거는 없었다. 지역적 변이의 대부분 은 개인적 특성의 공간적 분포 차이 때문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때 고려된 지역수준의 변인은 도시화 정도, 보육시설, 노동시장 구조이다.

국내에서 지역의 차별출산력에 대한 몇몇 연구가 진행된 바 있지만 (김한곤, 1993; 김두섭, 2007), 지역 단위의 사회경제적 변수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상과 같은 이론적 설명에 따르면 인구학적 변수, 노동시장 관련 변 수, 그리고 보육시설과 같은 정책적 요인이 지역의 출산율에 영향을 미 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