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청구권경합의 문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과 계약의 불이행, 즉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

511) 대판 1994. 1. 28. 93다43590.

512) 채권이 이행불능(履行不能) 또는 이행지체(履行遲滯) 등의 소극적 사유에 의해 침해된 것이 아니라 이 행이라는 적극적 행위를 통하여 침해되는 것이므로 이를 적극적 채권침해라고도 한다. 상한 음식을 제 공하여 배탈이 나게 한 경우, 수선을 잘못하여 오히려 더 큰 결함이 발생하게 된 경우, 의뢰한 조사보 고서가 잘못 작성된 경우, 의료과오(醫療過誤)의 경우 등이 그 예이다. 불완전이행은 민법에 명문의 규 정이 없으나 이를 인정하는 데에 이론(異論)이 없다. 다만 그 인정근거에 대하여는 일반적인 채무불이 행(민법 제390조)의 유형의 하나로 보는 견해와 본래의 채무에 따르는 부수적 의무의 위반으로 보는 견해 등이 있다.

513) 윤용석, “안전배려의무”, 「재산법연구」 제19권 제1호, 한국재산법학회, 2002. 6, 98면.

514) 일반적으로 계약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달성되어야 할 목적(예, 물건의 인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결과 채무로, 원하는 목적의 달성보다는 그 목적달성을 위한 최대한의 협력에 비중을 두는 경우(예, 의사의 진료행위)에는 수단채무로 파악한다. 양 채무의 구별실익은 수단채무 위반의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위반을 증명하여야 계약상 책임을 채무자에게 지울 수 있고 반대로 결 과채무 위반의 경우,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불이행의 결과가 외래원인에 의한 것임을 증명하여야 그 책 임이 면제된다는데 있다(남궁술, 전게논문, 314면).

515) 김상찬, 전게서, 「의료법과 의료소송」110면; 곽윤직, 전게 「채권각론(제6판)」, 550면; 김상찬, 전게논 문, 82면.

책임은 모두 위법행위에 의한 책임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학교안전 사고의 피해학생에 대하여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원래 계약책임은 계약에 의하여 서로 채권․채무의 관계에 있는 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인데 비하여 불법행위책임은 그러한 특수한 관계의 유무와는 무관하게 어떤 사 람들 사이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들 양자의 관계가 문제가 되는 것은 동 일한 당사자 사이에서 하나의 사실에 의하여 양자의 책임요건이 모두 갖추어지게 되는 경우이다.516)

이와 같이 불법행위책임과 계약책임이 동시에 발생되는 경우 양 청구권을 모두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그 중 하나만 인정할 것인가가 논의의 대상이다. 청구권의 행사와 관련하여 학설은 청구권경합설, 법조경합설 및 청구권규범통합설로 나뉘고 있다. 통설인 청구권경합설은 계약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각기 독립된 책임이므로 원고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선택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517) 피해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 후 다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그 반대도 가능하다.

반면 법조경합설은 양 청구권이 형식적으로 경합하더라도 실제로는 마치 일반법 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으므로 특수한 관계인 계약책임이 적용되고 불법행위책임은 배제된다는 견해이다.518) 이에 따르면, 청구권경합설은 일정한 권리나 법익의 침해 를 불법행위 성립요건으로 하는 독일이나 일본과 같은 법제하에서나 가능하다고 한 다.519) 청구권규범통합설은 피해자가 상호 관련 있는 두 가지의 책임을 물을 수 있 는 경우에는 그에게 종합된 하나의 청구권만을 갖게 된다는 견해이다.520) 이 때 양 책임의 규범통합은 요건규범은 제외하고 효과규범만의 통합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 하다고 한다.521) 이는 실체법상의 청구권개념과 소송상의 청구권개념을 하나로 통일

516) 이덕환, 「채권각론」, 율곡미디어, 2010, 633면.

517) 오시영, 「채권각칙」, 학현사, 2010, 753면; 김상용, 전게서, 599면; 윤철홍, 「채권각론」, 법원사, 2009, 471면; 곽윤직, 전게 「채권각론(제6판)」, 386면.

518) 김증한․김학동, 전게서, 755면; 加藤一郞, 「不法行爲」, 有斐閣, 1997, 50面.

519) 우리 민법하에서 불법행위는 인체나 물건과 같은 권리 내지 법익이 침해된 경우에만 성립하는 것이 아 니고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인체나 물건 과 같은 법익에 대한 침해를 초래하는 채무불이행만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서광민, 전게 논문, 4면).

520) 이은영, 「채권총론(제4판)」, 박영사, 2009, 378면.

521) 송덕수, 전게서, 1648면.

하려는 견해이다.522) 청구권경합설과 법조경합설은 기본적으로 실체법상의 권리마다 하나의 소송물을 인정하는 구소송물론에 기초하고 있는 반면, 청구권규범통합설은 소송물을 일정한 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법률상 지위로 이해하는 신소송물에 따라 손해배상청구권은 하나이며, 다만 그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초가 되는 규범이 경합할 뿐이라는 이론구성을 하기도 한다.523) 따라서 청구권의 실질적인 경합은 일어나지 않고 다만 조문상으로만 경합하고 있다고 본다.524)

대법원은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각각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별개 의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하나의 행위가 계약상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충 족함과 동시에 불법행위의 요건도 충족하는 경우에는 두 개의 손해배상청구권이 경 합하여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당연할 뿐만 아니라, 두 개의 청구권의 병존을 인정 하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 중 어느 것이든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피해 자인 권리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길이다”라고 판시525)하여 청구권경합설의 입장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대법원은 “불법행위책임이 일반적인 사회생활에서 아무와의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배상관계라고 할지라도 구체적인 배상관계는 특정한 당사자인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발생한 생활관계로서 마치 계약책임이 특정한 당사자인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 발생한 생활관계인 것과 다를 바 없으 며, 단지 그 배상청구권의 발생근거가 계약상의 의무위반이 아니라 법률에 규정된 위법행위라는 데에 계약책임과의 차이가 있는 바, 계약상 의무위반의 법률관계가 위법행위의 법률관계에 대하여 반드시 특별․일반의 관계에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 는 것이다”라고 판시526)하여 법조경합설의 견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

청구권규범통합설은 경청할 만하나 구체적 사례에 있어서 획일적 기준을 제시하 기 어렵고, 법조경합설에 대하여는 계약책임이 일반적으로 불법행위책임에 비해 채

522) Dieter Medicus, Schuldrecht Ⅰ : Allgemeiner Teil, 6. Aufl. 1992, S.166.

523) 김상용, 전게서, 599면.

524) 이덕환, 전게서, 633면.

525) 대판1997. 4. 25. 96다53086; 대판 1993. 4. 27. 92다56087; 대판 1989. 4. 1. 88다카11428; 대판〔전합〕

1983. 3. 22. 선고82다카1533; 대판 1980. 11. 11 80다1812; 대판 1977. 12. 13 75다107; 대판 1967. 7. 22.

67다2251; 대판 1962. 12. 5. 67다2551; 대판 1962. 6. 21. 62다102; 대판 1959. 2. 19. 4290민상751 등.

526) 대판 1983. 3. 22. 선고 82다카1533전합.

권자에게 유리할 수 있으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또한 채무불이행과 불법행위책 임은 그 요건과 효과를 각각 달리 하는 별개의 법률관계라고 볼 것이므로,527) 사견 으로는 양자의 관계는 청구권경합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채권자에게 청구권의 근거를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것이 채권자 보호에도 유리하므로 청구권경합설이 타당 하다고 생각된다.

제4절 판례의 동향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누구에게, 어느 정도로, 어떤 법률적 근거에 의해서 그 책임이 따르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법령에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 로 구체적 사례에 나타난 판례 분석을 통해 법적 책임 관계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학교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책임문제를 수반하게 되는데, 대체로 상해를 입은 학생측은 사고 당시 학교관리 하에 있었다는 사실과 법정대리감독자로서 요구 되는 주의의무 위반을 들어 책임을 교사에게 묻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육활동 중에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교사의 과실 인정여부에 대한 근거로서 판례에서 구 체적으로 나타난 교사의 보호․감독의 범위와 사고의 예견가능성을 중심으로 피해 자 구제에 대한 법리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