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부동층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선거를 앞두고 투표 선호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을 말하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선거운동기간동안 실제 로 투표할 정당 또는 후보를 바꾸는 유권자들을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동층의 규모 가 계속 증가하면서 이들의 향배가 투표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되 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투표결과예상과 효율적인 선거운동전략수립을 위해서 부 동층의 특성과 투표행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998년 실시된 6.4 지방선거는 여야 정권교체와 IMF 경제위기로 인하여 다른 어떤 선거보다 부동층이 많은 선거였다. 이에 본 논문은 먼저 선행연구들에 고찰을 통해서 한국의 선거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부동층과 고정층을 구분할 수 있는지 살펴본 후 6.4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를 부동층과 고정층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6.4 지 방선거 직후에 실시된 설문조사자료를 이용하여 부동층과 고정층의 특성과 투표행태 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 두 집단의 특성과 투표행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나타 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6.4 광역단체장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를 어떤 기준을 적용하여 부동 층과 고정층으로 구분할 수 있는가? 서구에서는 정당일체감을 기준으로 부동층과 고 정층을 구분한다. 이러한 방법은 정당일체감을 갖고 있는 고정층과 정당일체감을 갖고 있지 않은 부동층을 구분해 내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부동층의 정도는 정당일체감을 가진 유권자 집단이 안정되어 있는 정도에 따라서 측정될 수 있다.
그러나 정당의 잦은 이합집산으로 제도화된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한국의 정치상황 에서는 정당일체감이라는 개념조차 적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국의 정치상황에서 정 당준거와 가장 유사한 개념으로 존재해온 여야성향을 기준으로 부동층과 고정층을 구 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97년 제 15대 대통령선거에서 최초로 정권교체가 이 루어진 후 여야성향의 의미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야성 향을 기준으로 부동층을 정의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분석기간을 6.4 지방선거로 한정하고 유권자의 투표후보결정시기에 따라 부동층과 고 정층을 구분했다.
다음으로, 부동층은 고정층과 비교하여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부동층의 첫 번째 특성은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고 주위사람들과 선거에 대한 대화를 잘 나누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거에 대한 관심과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는 유권자로 하여금 선거 와 관련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정보처리이론에 따르면 주의(attention)는 인 지과정의 시작단계이다. 주의과정에서 선택되지 않은 정보는 인지과정을 통해 처리되 지 않고 그대로 상실된다. 따라서 유권자의 주위에 선거와 후보자에 대한 많은 정보가 존재하고 유권자의 감각기관을 통해 정보가 인지과정 속으로 들어간다 할지라도 선거 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유권자는 이러한 정보에 주의하지 않고 정보는 상실되고 만다.
결국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은 유권자는 그만큼 투표후보결정이 늦을 수밖에 없으며 부동층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많다.
부동층의 두 번째 특징은 여야성향이나 지역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약하 다는 것이다. 여야성향과 지역주의 성향은 한국 유권자의 심층에 자리잡고 있는 심리 성향으로 어느 한 순간에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화 과정을 통하여 장기적으로 습 득되는 것이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또한 정보처리이론에 따르면 여야성향이나 지역주 의 성향 같은 심리성향은 개인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으면서 인지과정을 촉진 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여야성향이나 지역주의 성향과 같은 심리성향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는 그렇지 않은 유권자보다 투표후보결정이 빠르고, 한번 결정을 하면 그 결정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여야성향이나 지역주의 성향과 같은 심리성 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유권자는 투표후보결정이 늦을 가능성이 많고 투표후보를 결 정했다하더라도 새로운 정보를 접하게 되면 그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이 많다.
세 번째, 앞선 두 번의 선거에서 같은 정당을 지지한 경험이 없는 유권자들이 부동 층의 대부분을 형성한다. 앞선 유권자가 앞선 두 번의 선거에서 같은 정당에 투표했다 면 이는 유권자의 행동경향으로 개인의 장기기억 속에 저장되어 다음 선거에서 지지 정당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앞선 두 번의 선거에서 같은 정당에 투 표했던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의 안정적인 지지층으로 다음의 선거에서 계속 같은 정 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행동경향은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데 있어 투표 결정과정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며, 따라서 다른 유권자들과 비교하여 이들은 투표결 정이 빠를 수 있다.
네 번째 풍부한 정치적 경험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맡을 확 률이 높고, 사회에 충분히 통합되어 정치체제에 대한 비교적 높은 충성심과 애착심을 갖고 있는 높은 연령층과 남성은 부동층일 확률이 낮다는 것도 부동층의 특징 중 하 나이다. 또한 부동층은 중간평가여부와 같은 선거와 관련된 쟁점보다는 경제위기의 책임과 같은 쟁점에 대해서 보다 확실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층의 투표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고 고정층과 비교하여 어떤 차이가 있는가? 고정층과 부동층 모두 전라도인에 대한 반감과 경상도인에 대한 반감 으로 측정된 지역주의 성향에 따라 투표후보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부동 층과 고정층은 투표행태에 있어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째, 정치심리적 정향인 여야성향이 두 집단의 투표후보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상 이하게 나타났다. 고정층에서는 여야성향에 따라 여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유권자일수 록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의 연합후보에게 투표하고 야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유권자일수록 한나라당이나 국민신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부동층에서는 여야성향이 투표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라는 요인이 두 집단의 투표후보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상이하게 나타났다. 부동층은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긍정적으 로 평가할수록 새정치국민회의나 자유민주연합의 연합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라는 요인은 고정층의 투표결정에는 영향 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부동층의 투표후보결정에 있어서는 성별과 거주지역규모와 같은 요인도 영향 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그리고 대도시에 거주하는 유권자보다 는 읍 또는 면에 거주하는 유권자가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의 연합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부동층과 고정층의 투표행태는 출신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부동층과 고정층을 출신지역에 따라 네 개의 집단으로 나누고 각 집단의 투표행 태를 분석한 결과 각 집단의 투표행태에 있어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었다. 비교적 지역주의가 약한 서울, 경기, 강원, 제주, 이북 출신 부동층은 충청, 전라, 경상 출신 부동층과 달리 지역주의 투표행태를 보이지 않았으며,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투표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지 역주의가 약한 서울, 경기, 강원, 제주, 이북 출신 고정층은 투표후보결정에 있어 경상 도인에 대한 반감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라도인에 대한 반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고정층과는 달리 여야성향에 따른 투표행 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충청, 전라, 경상 출신 부동층의 경우 지역주의 성향이 투표후 보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외에도 성별, 거주지역 규모, 김대중 정 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 경제위기 대처 위해 여당지지 등과 같은 변수들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충청, 전라, 경상 출신 고정층의 경우 경제위기 책임에 대한 판단유보, 여 성향 등이 투표후보결정에 영향을 주기는 했으나 다른 세 집단보다 지역주의 투표행태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분석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부동층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정층과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그 만큼 유권자가 부동하는 이유가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 한다. 또한 고정층이 주로 지역주의성향이나 여야성향에 따라 투표후보를 결정하는 반
분석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부동층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정층과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그 만큼 유권자가 부동하는 이유가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 한다. 또한 고정층이 주로 지역주의성향이나 여야성향에 따라 투표후보를 결정하는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