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 모델이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인 면과는 대조적으로 최근에 활발히 이루 어지고 있는 인구이동의 연구동향은 개개인의 이주자와 비이주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다. 인구이동패턴은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열망, 욕구, 인지수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동행태는 개개인이 그 자신의 복지나 효 용도를 최대화하려고 추구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Jones, 1981). 인구 이동의 의사결정이론은 인구집단이나 장소의 특성 보다는 개개인의 이동행태에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이주자 개개인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 경에 대한 지각과 반응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구이동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해볼 수 있 다. 첫 단계는 인구이동에 대한 성향으로, 주어진 사회와 문화 속에서 살면서 개 개인과 가구 구성원들의 이동성향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두 번째 단계는 특정 지역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동기이다. 특정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수반되는 비 용과 그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예상되는 수익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 단계를 거쳐서 비용과 수익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마지막 단계를 거쳐서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브라운과 무어(Brown & Moore, 1970)는 이동과정이란 두 단계의 심리적 속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첫번째 단계는 불만족, 혹은 스트레스상태가 지속되어 이동하려는 자극이 일어나는 것이다. 현거주지에 대해 불만족하게 되 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응하거나, 환경을 재구조화하든가 또 이동함으로 써 해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이동하려는 욕구가 발생하면 두번째 단계는 탐색공간(search space) 내에서 장소의 효용성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와 같이 미시적 의사결정모델은 이동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론적 기틀을 제공해준다. 이러한 미시적 모델은 시계열적 선상(time-line)에서 순차적 인 단계를 거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행태적 측면을 설명하려는 발전적 접근방 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동과정의 맥락 속에서 이러한 시계열적 접근은 각 발전
단계마다 이동과 거주(mover/stayer)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이 포함되며, 또한 각 이주자들의 전체적인 이동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Wentholt, 1961).
그러나 잠재적 이동의 발단과 스트레스의 임계치(threshold) 도달 가운데 어느 것이 먼저 야기되는가는 단정적으로 제시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이들은 서로 밀 접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다. 스트레스는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부적합한 주택, 만 족스럽지 못한 고용상태나 환경의 악화 등과 같은 것에서 야기될 뿐만 아니라, 또한 이동함으로써 이러한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능력까지도 반영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임계치가 매우 낮은 사람들은 이동잠재성향이 아주 높게 나타난다. 반면에 이동잠재력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느끼는 같은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그다지 느끼지 않게 된다.
또한 플러(Fuller, 1978)는 개개인이 이동하고자 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의 단계를 문제 명시⇢대안적 장소를 통한 해결방안 모색⇢현 거주지와대안적 장소 와의 비교⇢의사결정⇢새로운 장소로의 이동하거나 현 거주지에 그대로 거주하 게 되는 5단계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그의 모델은 장소의 효용성 과정을 모델화 하였다. 장소의 효용성(place utility) 개념을 인구이동에 도입한 학자는 스웨덴의 월퍼트(Wolpert, 1965)이다. 그는 인구이동 현상을 설명하는데 중력모델의 부적 합성을 지적하면서, 인구이동에서의 장소의 효용성 개념을 도입하였다. 그의 주 장에 따르면 제한된 합리성을 지닌 인간은 이주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의 첫 단계 에서 이동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한 후, 그 다음 단계에서는 어디로 갈 것인가 를 결정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때 장소에 대한 효용성을 기초로 하여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되지만, 실제로 알고 있는 장소들은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장소 의 효용성에 관한 정보란 결코 완전한 것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개개인은 국한 된 활동공간(active space)내에서 장소에 대한 효용성을 지각하고 이에 반응하게 된다. 일단 이동하려는 의사결정이 내려진 후 잠재적인 이동자가 만족할 만한 목 적지를 찾으려고 할 경우 활동공간은 변화될 수도 있다. 즉, 적절한 해결책을 찾 지 못하게 된다면 필요한 경우 그의 활동공간은 확대되어 간다는 것이다.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개개인의 행동공간의 변화는 그 사회의 제도와 사회적인 상
호작용에 의해 결정되어진다.
일단 신중한 숙고 끝에 이동하려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나면, 다음 단계는 아주 가능한 장소를 찾고 평가하는 과정으로 접어들게 된다. 실크(Silk, 1971)는 탐구행위과정을 순차적으로 목표설정→과정선정→정보수집으로 보고 있다. 지 리학자들은 특히 정보수집의 공간적 범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데, 이를 흔히
‘인식공간’(awareness space)이라고 일컫는다. 이 공간은 다시 매일 매일의 규칙적 인 생활을 통해 직접적으로 관찰함으로써 정보를 얻고 있는 활동공간(activity space)과 친척, 친지, 대중매체 등과 같이 의사전달의 일반적 형태로부터 정보를 얻게 되는 간접적 접촉공간(indirect contact space)으로 세분되어진다. 정보를 수집 하는 방법으로는 신문, 부동산 중개자 등과 같은 정식통로를 이용하는 방법과 친 구, 친척, 동료들과 같은 비공식 접촉을 통해 얻는 방법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 로 지위가 낮은 그룹은 간접적 접촉공간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이들은 주 로 일상생활의 활동공간에서 정보를 얻는 경향이 크다.
한편 불확실한 상황하에서 거주지를 선정하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연구도 수 행되고 있다. 거주지의 선정은 상당한 정도의 시간적 범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탐 색과정의 결과적 산물로 간주되고 있다. 스미스(Smith, 1978)가 중심이 되어 수행 한 연구 결과를 보면 불확실성 속에서의 거주지를 선정하는 의사결정과정에는 세 가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주지 평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이주자의 특성과 이동하려는 의사결정이 내려진 시점에서의 주 택시장의 구조, 그리고 잠재적 구입자와 주택시장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잠재적 구입자와 주택시장과의 상호작용은 연속된 탐색과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최종 적 선택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된다. 이러한 탐구와 선택과정에서 주택유형에 대한 선호도, 이웃에 대한 욕구수준, 학교의 질에 대한 평가, 추정된 위험 및 혐오 도 등이 고려된다(그림 2-4 참조).
이동 성향 이동 동기 이동하려는 의사결정
인적자본 속성들 개인의 모험감수정도
가구(특징과 자원) 가구/개인의 이동규범
지역사회의 특징 지역사회 이동연계망
이동에 따른 비용 이동에 따른 수익
이동 의도 이동 형태
<그림 2-4> 인구이동의 의사결정과정 3단계
출처: De Jong, G.(2000), Expectation, Gender, and Norms in Migration Decision-Making, Population Studies, 54, p. 309.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거시적 인구이동 이론과 분석모델에 비해 미시적 인구이동 이론과 분석모델은 장소보다는 사람에 관해 주로 관심을 두며, 또한 이 동패턴보다는 이동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미시적 모델은 거시적 모델 에 비해 훨씬 구조화의 정도가 낮으며, 개념 자체가 모델의 유동성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고 부정확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모든 가구주들이 주어진 환경의 자극에 대하여 반응할 때 동일한 방향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동성향에 대하여 일반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주어 진 특정 집내에서 인간의 행태는 동질성을 지닐 것이라는 가정이 받아들여질 때 만 어느 정도의 일반화가 가능해 질 수 있다(Clark and Moore, 1978).
또한 인구이동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의사결정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실제로 분 석하려고 할 때 당면하게 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질적으로 좋은 자료의 수집 이다. 연구자가 직접 자료를 수집하려고 하는 경우 이미 목적지에서 상당한 기간 을 살고 있는 이주자에게 이주하기까지의 과거 행위를 회상하게 하여 이동과정
에 대한 자료를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동할 것인지의 의사결정에 관해 상 당히 심사숙고하고 있는 사람이라든가, 의사결정의 결과 그대로 머무르고 있는 사람, 또는 이주했다가 곧바로 다시 되돌아간 사람들, 심지어는 만성적 이주자들 에 관한 정보들은 수집할 수 없다. 더구나 이주자들이 과거의 이동과정에 대한 회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거나, 일단 이주하고 나서 인지된 합리성 등으로 인해 실제 이동과정에서 야기되었던 것과 똑같은 행태로 반응하지 않을 경우 신빙성 있는 자료를 수집하기 매우 어렵게 된다.
일례로 설문지나 면담조사에서 흔히 제시하는 문항 중 ‘왜 이동하게 되었는가’
라는 질문 자체는 의미있는 대답을 유도해 내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어 떤 이동이든지 간에 이동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주자들이 이동 당시를 회고하여 그들의 사고를 통해 정확한 이유를 찾 아내기란 상당히 어렵다. 흔히 설문조사에서는 기대하는 대답을 얻고자 하여 몇 가지의 일반적인 항목을 설정하게 된다(예를 들면 고용이유, 주택이유, 환경적 이유 등등). 그러나 이러한 항목들은 복잡한 이동요인에 대한 복잡한 상황을 충 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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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H ․ A ․ P ․ T ․ E ․ R ․ 3
인구이동 관련 선행연구 고찰
인구이동에 관한 실증 분석은 경제학, 지리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 에서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수행되어왔다. 선진국가 분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대상 으로 연구들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국내이동 뿐만 아니라 국제간 이동에 대한 연 구도 이루어졌다. 인구이동에 대한 실증분석은 데이터에 상당히 의존적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주로 거시적 데이터를 이용한 거시적 인구이동 모형을 활용한 연구들이 주 축을 이루었으며, 특히 인구이동에 영향을 주는 결정요인으로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 한 연구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그러나 점차 마이크로, 패널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미시적 인구이동 모델을 이용한 연구와 설문조사를 통해 인구이동 의사결정과 정에 대한 연구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 장에서는 외국의 선행연구들과 우리나라의 선행연구를 인구이동 요인 및 인구이동 분석을 위해 사용된 모델을 고찰하려고 한다.
1. 외국의 인구이동 관련 선행연구
BC 4세기 경, 그리스의 외과의사들이 로마로 이주해왔다. 처음에는 로마인들 이 이를 극심하게 반대하였으나, 실질적인 필요가 높아짐에 따라서 반감이 사그 라지면서 그리스의 의사들을 로마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 다. BC46년경, 줄리어스 씨져 왕이 로마 영토에 거주하는 그리스 외과 의사들에 게 로마 시민권을 수여하였다. 의사들은 납세와 국방의 의무에서 자유 등 많은 혜택이 주어졌다. 로마인들은 그리스 의사들의 이주를 도모하기 위한 강력한 인 센티브를 만들었다. (중략)
알렉산드리아에서는 현대 과학과 철학의 초석이 되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것
들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문제는 알렉산드리아에서 두뇌활동을 하는 인재들은 다른 지방 출신이라는 것이다. 알려진 석학들 가운데에서는 이집트 토착민이나 알렉산드리아 출생의 그리스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외국에서 이루어진 인구이동 관련 선행연구들을 보면 크게 네가지에 초점을 둔 연구들이 이루어져왔다. 첫째, 누가 이주하는가? 에 초점을 두고, 개인 또는 가구주를 대상으로 하여 나이, 교육, 인종, 소득, 결혼 등과 같은 개인적 특성에 따라 어떻게 인구이동 성향이 차별화되어 나타나는 가에 대한 연구이다. 둘째, 왜 이주하는가? 라는 질문에 초점을 두고 이주 요인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 어졌으며, 대부분의 경우 다양한 인구이동 모델을 사용하여 임금 차이, 고용기회, 실업률, 지역 공공서비스, 지역의 어메니티 등등 매우 다양한 결정요인들이 인구 이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셋째, 이주민들은 어디로부터 오고 어디로 가는가? 라는 인구이동흐름의 공간적 패턴에 초점을 두고 연구하면서, 지 역의 특징이 어떻게 인구이동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지에도 분석이 이루어졌다.
넷째, 인구이동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가? 라는 질문에 초점을 둔 연구이다.
이 연구는 국내이동 보다는 국제이동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분석되었다. 이 민자들이 전입지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는가 라는 사회학적 측면에서의 연구와 인구이동이 전입지와 전출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경제학적인 측면에서의 연구이다. 이주자가 과연 전입지의 지역 임금을 하락시키고 지역 주민들의 고용 을 대체하는지, 또는 보다 젊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전출이 그 지역의 핵 심적 인적자원의 누출로 지역의 경기침체를 초래하는 가 등에 대해 분석하고 있 다. 여기서는 주로 첫번째 질문과 두번째 질문에 대해 주로 실증분석한 연구들을 중심으로 간략히 고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