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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전적 인구이동 모델

전통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인구이동이 일어나는 것은 보다 높은 소득을 추구하

여 서로 다른 노동시장 사이에 일어나는 노동력의 이동이라고 보았다. 서로 다른 노동시장 사이에 소득격차가 발생한다면 진입장벽이 없는 한 소득이 높은 지역 으로 노동력이 이동해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고전적 인구이동 모델은 거시적 인 관점에서 인구이동 현상을 고찰할 뿐만 아니라 인구이동이 가져오는 경제적 결과를 분석하는데도 비중을 두었다.

신고전적 인구이동 모델은 힉스(Hicks, 1957)의 신고전적 균형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주로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동을 연구하였다. 신고전주의적 관점에 의하면, 임금차이가 개인이 지역간 이동을 유발시키며, 지역간 이동은 노동자의 수요와 공급에 균형을 가져다주는 균형 메카니즘(equilibrating mechanism)으로서의 역할 을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내재하는 경제적 원리는 개인의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며, 결국 소득의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이동의 원인이 발생한다고 설명한 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기적 이동은 지역간 임금 격차를 줄이는 중요한 메커니즘 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토달로(Todaro, 1976)는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도시 로의 지속적인 인구전입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의 인구이동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모델을 제시하였다.

(1) 신고전적 도-농간 인구이동모델

힉스(Hicks, 1957)는 경제적 이익의 차이(특히 임금의 차이)가 인구이동의 주요 원인이라고 간주보고 신고전적 균형이론을 제시하였다. 인구이동이란 지역간 임 금격차로 인해 이루어지는 노동력 이동을 말하며, 인구이동은 장기적으로 볼 때 지역간 임금격차를 제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 이론에 내재하는 논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개개 인은 소득의 극대화를 위해 이동하게 되며, 기원지의 낮은 임금은 노동력 전출로 인해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게 되므로 임금이 상승되는 한편 목적지로의 노동력 전입은 노동력 공급량을 증가시키게 되므로 임금의 하락을 초래하여 장기적으로 보면 지역간 임금이 균등화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신고전적 균형이론에서는 인구이동은 지역간 불균형을 조절하는 중요한 메카니즘이라고 보고 있다. 노동

이동을 모델화하면 다음과 같다.

 ∙  

여기서  는 고용상황을 나타내는 계수이며, , 는 두 지역간 임금률이 다. 이러한 신고전적 균형이론은 도시-농촌간 인구이동 분석에 응용되었다. 루이 스(Lewis, 1965)와 라니스-화이(Ranis & Fei, 1961)는 농업 부문에서 도시부문으로 의 노동력 이동 모형을 분석하였다. 이들의 견해에 따르면 농업부문에는 많은 잠 재실업 또는 위장실업이 존재하고 있으며, 도시의 근대부문에서의 고용기회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농업부문에서 근대 공업부문으로의 노동력 이동을 수반하게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들의 견해는 개발도상국의 도-농간의 인구이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Todaro, 1976). 특히, 개발도상국의 대부분의 도시에서 겪고 있는 높은 실업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 는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이동 현상은 노동력 이동 모형을 통해서는 설명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토달로의 노동이주 모델

토달로(Todaro, 1976)는 농촌에서 도시로의 노동력 이동에 대해 고찰하였다. 그 는 농촌인구가 도시에서 취업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확률을 인구이동의 원인으로 보고, 실질임금이 도시의 기대임금과 같아질 때까지 인구이동이 일어나게 될 것 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도시에 현존하는 취업기회보다 더 많은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계속 전입되므로 도시에는 항시 실업이 존재하게 된다고 보았다. 농촌에 서 도시로 전입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농촌에서의 소득수준보다 더 낮은 생활을 하며, 주로 비공식부문(informal sector)에서 일하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궁극 적으로는 현대적 공식부문(formal sector)에서 취업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도시의 근대부문(modern sector)에서고용기회를 증가시키기 위한 투자는 결국 도

시의 실업률을 증가시키게 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농 촌에서 고용을 촉진시키는 정책이 도시와 농촌의 임금격차를 감소시키게 되고 도시로의 전입을 줄여서 도시의 실업률을 감소시키게 된다고 보았다.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특이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 높은 실업율을 보이는 도시로의 인구전입 현상에 대해 토달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농 촌과 도시의 임금격차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평생수입의 전망을 가지고 장 기적인 안목에서 도시로의 이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주자들은 이주를 한 후 당분간은 기회비용이 상당히 커서 손실을 보게 되지만, 그 후에 좀 더 좋은 직업(임금이 높은 직업)을 찾게 됨으로써 얼마든지 그동안 잃은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직후 이 주자들이 기회비용은 커지고, 더 가난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평생수입이 훨씬 많아져서 부유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현재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도시로 계속 이동한다는 것이다.

토달로의 모델에서 초점을 둔 것은 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로 이동해 온 젊은 사람의 순소득(net-income)의 변화이다. 학교를 졸업할 당시 이주자의 순소득은 전혀 없으며, 도시생활이 시작되는 경우, 도시로 이주한 직후에는 직업이 없기 때문에 실업자이다. 따라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는 돈을 빌리든가 아니면 이전에 저축한 돈으로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고 그의 순소득은 마이너스(-)가 된 다. 그러나 그가 직업을 구하게 되면 그의 순소득은 플러스(+)가 되며, 점차 소득 이 증가되어 절정을 이루다가 연령이 높아지게 되면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순소 득이 감소하게 된다(그림 2-3 참조). 이와 같은 토달로의 모델은 도시와 농촌지역 간 실제 현재시점에서의 소득 격차보다는 앞으로 기대되는 평생소득의 차이에 의하여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토달로의 모델은 실 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도시지역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는 농촌의 인구이동현 상을 설명하는 데 널리 활용되어왔다.

<그림 2-3>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함에 따른 순소득 곡선

A1 A2

농촌에서 도시로의 이주비용 평균 농촌

임금(t시점) 평균 농촌임

금(t+1시점) t ……… + n 시점 (미래)

+ +

+ +

또는

농촌과 도시에서의 소득 비교

도시 근대부문 고용기회 확률 x 임금수준 (t시점)

도시 근대부문 고용기회 확률 x 임금수준 (t+1 시점)

t ………+ n 시점 (미래) 도시

임시고용의 하락 확률 x 임시소득수준

(t 시점)

도시 임시고용의 하락 확률 x 임시소득수준

(t +1 시점) 또는

출처: Todaro. M. P.(1971), Income Expectation, Rural-Urban Migration and Employment in Africa, International Labour Reviews, 104(5).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 이론적ㆍ실증적인 측면에서 토달로의 모형에 대한 비판 이 대두되고 있다. 콜과 삼더스(Cole & Samders, 1986)는 토달로의 모형이 도시 현대부문에 취업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의 인구이동만을 설명하 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학력수준 이 낮아서 도시의 현대부문에 취업할 수 없으며, 비공식부문에 취업할 수밖에 없 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개발도상국가의 경우 도시로 이동해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학력자이므로 이주자의 대부분은 도시의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임시 직장이 아닌 영구적인 일자 리를 찾기 위해서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그러나 이 모델도 개발도상국에서 경험하고 있는 인구이동의 특이성에 대해 만족할만한 설명을 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도시의 비공식부문의 임금수준 이 토달로의 가정과는 달리 농촌의 임금수준보다 높다는 점과, 왜 농촌의 고소득 자들이 저소득자들보다 도시로 더 많이 이주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앞으로 설명

되어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