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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통합 지도 방식에 대한 제안

가. 영역 통합 지도의 필요성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수학 학습 내용은 적지 않은 편이다. 나라마다 제도가 달라서 일률 적으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내용으로만 비교해볼 때 중학교까지는 명백하게 우리나 라가 가장 많은 내용을 가르친다. 더군다나 수학 교과가 전체 교육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율 은 국제 평균에 비해 적은 편이다. OECD 국가들의 초등학교 수학 시수 비율 평균은 17%인 데 우리나라의 수학 시수 비율은 14%이고, OECD 국가들의 중학교 수학 시수 비율 평균은 13%인데 우리나라의 수학 시수 비율은 11%이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13).

현재 수학 시수를 늘릴 수 없다면 가르치는 내용을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수학 시수 비율을 본다면 학습 내용이 국제 표준보다 적어야 하는 것이 맞다. 이는 교육과정에서 추구 하고 있는 학생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다양한 수업 방법과 평가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학습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수학이 왜 필요한지, 수학을 공부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개념을 발견하게 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 다. 학생의 수학적 사고력이 향상되면 수학을 왜 배우는지, 수학이 왜 필요한지를 스스로 깨 달을 수 있으므로 수학을 싫어한다든가 수학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줄어들 것이다. 현재 의 학습 내용 요소 중 필수 핵심 요소를 선정하여 깊이 있게 가르치는 방안이 필요하다. 많 은 내용을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가르치기보다는 핵심 내용을 선정하고 많은 시수를 할애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어 확실하게 이해 를 시키면 나머지 학습 내용에 대해서도 전이(轉移) 학습의 효과가 나타나서 효율적인 수학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의 한 단원을 보면 최종적인 학습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세부적인 하위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배우는 과정을 거쳐 배우고자 하는 것이 나중에 나온다. 즉, 전체를 이 루는 10개의 부분이 있다면 10가지를 따로 따로 배운 뒤에 합쳐서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백화점식 나열은 학습의 깊이를 옅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초등학 교에서는 수학의 기초로서 전반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현재의 상태가 적당 할 수 있다. 하지만 중학교부터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우리나라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과정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2007 개정 교육과정때 보다 진일보한 것은 고등학교에서 연산 영역에 해당 하는 내용을 연산이 필요한 영역의 하위 요소로 통합했다는 것이다. 여러 영역 및 과목에 흩 어져 있던 동일 주제의 내용을 통합하고 연결성을 강화시킴으로써 불필요하게 복잡한 계산 의 양을 대폭 줄이고 각 주제들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물음에 답할 수 있게 되었 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기술하는 데에 수학이 왜 필요 하고 유용한지 학생들이 체험하고 그 가치를 인식하도록 노력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아쉽게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에서는 아직 이러한 시도를 찾을 수 없었 다. 초등학교 수학, 중학교 수학 및 고등학교 수학Ⅰ과 수학Ⅱ에 아직도 독립적으로 존재하 는 영역 중 수와 연산 영역, 문자와 식 영역은 과감하게 그 연산이 필요한 영역으로 통합해 야 한다. 복잡하고 지루한 연산 영역과 문자와 식 영역을 함수 영역에 통합하면 계산 위주의 학습 내용의 요소가 저절로 축소됨과 동시에 내용 및 주제 간의 연결성이 강조되므로 수학 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이 쉬워져서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길러질 것이다.

아울러 정의적인 영역의 수학 성취도 또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 영역 통합 지도의 근거

프로이덴탈은 함수, 그래프, 방정식을 대부분의 교과서에서 서로 다른 장으로 분리하여 다루 는데, 이들 학습 영역 역시 연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우정호 외, 2008, 162-163). 연 결성보다 계열성을 추구하는 것은 계통학이 기존의 학문보다 사후에 발전되었음을 잊은 것 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러한 내용들은 교수학적으로 잘 조직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대수 영역을 통합하여 가르치려는 시도는 이미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있었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교육과정의 내용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현행 수학과 교육과정은 수학을 대수, 기하, 해석이라는 고전적인 틀 안에서 분류하고 이에 맞추어 내용을 구성함으로써, 하나의 주제가 여러 단원에 걸쳐 다 루어지고 그 결과 학생들의 학습량이 불필요하게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이차식, 이차방정식, 이차부등식, 이차함수, 이차곡선을 대수, 해석, 기하 영역에서 각각 따로 다룸 으로써 그 연관성이 명료하게 드러나지 못하고 학습량은 불필요하게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중략)

이러한 점에서 2009 개정에 따른 수학과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안 에서 일반 과목 교과의 기본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첫째, 계산 위주의 학습을 지양한다.

둘째, 내용 및 주제 간의 연결성을 강조한다.

셋째, 학습 내용을 적정화하여 학습량을 감축한다.

실제로 각 선택과목의 내용을 선정하고 재조직하면서 불필요한 계산을 최소화하고 주제 간 의 연결성을 강화하고자 현행 교육과정의 내용을 주제별로 통폐합하고 재구성함으로써 학 습량을 감축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각 단원 간 통폐합을 통하여 여러 영역 및 과목에 흩어져 있던 동일 주제의 내용을 통합함으로써 불필요하게 복잡한 계산의 양을 대폭 줄이고 각 주제들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근원적인 물음에 답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기술하는 데에 수학이 왜 필요하고 유용 한지 학생들이 체험하고 그 가치를 인식하도록 하고자 하였다.

다. 영역 통합의 사례

교육과정은 수학의 학문적 특성을 고려하여 5개 영역으로 구분하더라도 교과서는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통합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외국의 교과서를 분석하면서 통합의 방향을 두 가지로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는 영역간 통합이다. 특히 대수 영역(수와 연산, 문자와 식, 함수)에서 수와 연산, 문자 와 식은 함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많다. 규칙성이나 자료 정리 등의 영역은 별도로 독립하 여 구성하기 다른 영역 속에서 같이 학습되어야 한다.

둘째, 교과서의 단원이나 주제를 학문적인 용어보다는 최대한 학생들의 경험에 맞게 이름 짓는 것이다. 이것은 수학의 개념을 학생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주는 목적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수학의 학문적 용어로 단원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목표를 제시하고 받아들이 도록, 그래서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사고하여 발견하기보다 답을 미리 알려주는 역효과가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인지적인 목표나 정의가 드러나지 않게 해서 학습이 이루어지는 과 정에서 그날의 학습 목표를 학생 스스로 발견하는 경험은 자기 주도성을 확보하고 자아 효 능감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수학에 대한 정의적 영역의 성취를 높이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1) 핀란드 교과서

[그림 Ⅳ-1] 핀란드 초등 4-1학기 덧셈과 뺄셈 단원에 나온 꺾은선그래프

핀란드 국가수준 핵심 교육과정 수학과 개관에 보면 ‘수학이 갖는 구체성은 학생들이 자신 의 경험을 사고 체계와 연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문제들 중에서 수학적 사고나 조작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핀란드의 교과서는 실생활에 연관된 다양하고 흥미로 운 상황을 제시하여 문제해결 능력 증진과 내재적 동기를 유발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자 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 그림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어린이들이 평소 사용하는 물건, 동물, 식물 등을 수학 문제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수학에 대한 흥미 도도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교과서는 일종의 공식을 적용하는 정형화된 문제들을 주로 다룬다. 물론 일상생활 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실생활과 관련이 적거나 가상의 상황 인 경우가 많고, 문제에 적용하는 숫자 대부분이 원하는 정답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 조작된 숫자들인 경우가 많다. 인터넷 유머에 수학 문제의 주관식 정답은 -1, 0, 1 중에 찍으면 된 다는 말까지 있다. 하지만 핀란드는 실생활 연계 문제에서 적용하는 수도 실제 사용하는 수 를 제공하고 있다. 복잡하지만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실제적 수치를 사용하여 수학과 실 생활에서의 유용성을 깨달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2) 미국 CCSSM(Common Core State Standards for Mathematics)에 따른 교과서

해 미국 교과서는 하나의 내용 요소를 학습하면 이후 단원이나 학년에서 다른 내용과 통합

해 미국 교과서는 하나의 내용 요소를 학습하면 이후 단원이나 학년에서 다른 내용과 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