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필요성

최근 일의 세계는 매우 복잡해지며 불안정해지고 있다. 기술의 발달 및 사회의 급속한 변화로 인하여 직종 및 직업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으며, 전 세계 적인 경제 침체와 불안정적인 노동시장의 형성으로 인하여 개인이 마주하게 되는 일의 세계가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통계청(2018)에 따르면 2018년 8월 생산연령인 청년층(15-29)의 실업률은 10.0%로 외환위기였던 1999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노동시장 여건이 형성되었을 뿐 아니라 기존 일자리 의 소멸 및 새로운 일자리의 생성으로 인하여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지고 평생 직업 및 평생진로라는 측면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불안정한 일의 세계 속에서 개 인은 평생에 걸쳐 진로 탐색 및 결정을 반복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여러 가지 정보 및 기회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자신의 진로를 탐색 및 결정하는 진 로 관리 활동이 중요해졌다.

진로 관리 활동은 이렇듯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게 되나, 특히 대학생 시기는 본 격적으로 진로 탐색 및 결정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 다. 대학생 시기에 이루어지는 진로 탐색 및 결정 경험이 이후 진로 탐색 및 결정 활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진로 자기관리 관점에서 대학생시기의 중 요성을 뒷받침 해준다. 또한, 대학생들이 심각한 진로 고민의 부정적인 결과로서 의욕 상실 등을 겪고 있는 현상(선혜연, 이제경, 김선경, 2012)과 진로 탐색 및 결정 활동과 같은 주체적인 행동에는 자발적인 동기 및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대학생 시기의 진로 탐색 및 결정 과정에서 진로를 탐색하고자 하는 개인의 의도가 가장 핵심적임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대학생의 진로와 관련해서는 진로 선택 및 진로 만족과 관련하여 다양 한 연구가 이루어져왔으나 대학생의 진로 탐색 및 결정 과정에 주목하는 연구는 매우 부족하였다. 진로 탐색 및 결정 과정에 대한 연구의 상대적인 부족은 관련한

이론의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는데, 최근 사회인지진로이론에서 새롭게 등장한 진로자기관리 모형은 변화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진로 탐색 및 결정 과정 을 이론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어 진로 연구의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따 라서 이 연구에서는 진로자기관리 모형을 기반으로 대학생들의 진로 탐색 및 결 정 과정을 확인하고자 하며, 특히 대학생의 진로탐색의도에 주목하여 진로탐색의 도를 형성하는 다양한 요인들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진로자기관리모형에서는 환경적/맥락적 요인들이 진로학습경험에 영향을 미치 고, 진로학습경험은 진로결정자기효능감 및 진로결정결과기대에 영향을 미치며, 진로결정자기효능감과 진로결정결과기대는 다시 진로탐색의도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한다. 진로탐색의도는 진로탐색행동을 야기하며, 진로탐색행동의 결과 진로결 정수준, 진로결정불안 등의 결과가 등장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진로자기관리모형 에서는 진로탐색 및 결정 결과는 진로학습경험에 영향을 주는 순환적인 모형을 설정하고 있다(Lent & Brown, 2013). 진로자기관리모형의 순환성은 진로자기관 리 모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는 틀림없지만, 대학생의 진로탐색의도 형성과 관련해서 살펴보기 위해서는 진로탐색의도 형성까지의 모형을 살펴보는 것이 더 욱 중요하다. 또한 진로자기관리모형에서는 진로탐색의도를 형성하는 여러 요인과 진로탐색의도 간의 직, 간접적인 경로들을 설정하고 있으나, 이 연구에서는 진로 탐색의도를 형성하는 인과적인 과정에 주목하여 살펴보기 위해서 진로탐색의도를 형성하는 여러 요인과 진로탐색의도 간의 간접적인 경로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진로자기관리모형에서 진로탐색의도는 사회인지요인인 진로결정자기효능감 및 진로결정결과기대를 통해 형성되며, 진로결정자기효능감 및 진로결정결과기대는 또 다른 사회인지요인인 진로학습경험에 의해서 형성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는 진로탐색의도와 사회인지요인인 진로학습경험, 진로결정자기효능감 및 진로 결정결과기대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성격 요인 역시 진로 탐색 및 결정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주요 특성 으로 진로자기관리 모형에서 간주된다. 성격요인은 개인의 기질적 특성으로 성격 이 진로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으며(Brown &

Hirschi, 2013) 최근 다양한 진로 연구에서 주요한 변인으로 고려되고 있다. 성 격 요인은 개인의 기저에 있는 특성으로서 개입에 따른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우나 진로자기관리모형에서 설정하는 여타 인지요인에 분명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인의 주요 요인이며, 성격과 인지적 요인의 관계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인지적 요인에 대한 더 명확한 이해와 개입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성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한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으므로(권석만, 2015; Roberts, Kuncel, Shiner, Caspi, & Goldberg. 2007) 성격적 요인을 고려하는 것은 또한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 연구에서는 진로 자기관리모형에서 진로탐색의도와 관계가 있다고 이론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성실 성 및 외향성을 성격요인으로 설정하였으며 그 외에 개방성도 주요한 성격변인으 로 고려하였는데 이는 개방성의 하위 요인인 긍정정서가 진로탐색의도를 높이기 에(전미리, 2017) 진로탐색의도를 높이는 주요 성격요인으로 간주한 결과이다.

한편, 성실성, 외향성 및 개방성은 진로결정자기효능감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고 보고되고 있으므로(Lent, Ezeofor, Morrison, Penn, & Ireland, 2016; 전미 리, 2017) 진로탐색의도와 여러 요인간의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성실성, 외 향성 및 개방성과 진로결정자기효능감의 직접적인 경로를 함께 고려하였다.

환경 요인 역시 진로자기관리 모형에서 진로탐색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인데, 한국 대학생의 진로탐색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환경적 맥락 으로는 부모진로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러 연구들에서 개인의 진로발달 에 있어서 가족들의 영향력을 확인되고 있으며(최수정, 2007; Whiston. &

Keller, 2004) 자녀에 진로발달에 있어서 자녀가 부모에 의존적인 경향이 있으 며 이러한 경향을 통하여 부모가 자녀의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김수임, 김창대, 2009; 선혜연, 김계현, 2007). 진로 탐색 및 결정의 과정 에서 부모진로지지는 진로 탐색 과정을 촉진하는 요인으로서 고려될 수 있기에 이 연구에서는 진로탐색의도를 형성하는 주요 요인으로서 부모진로지지를 고려 하여 그 영향력을 확인하고자 한다.

종합하면 이 연구에서는 진로탐색의도를 형성하는 개인의 사회인지적, 성격적, 환경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사회인지진로이론의 최 신 모형인 진로자기관리모형을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적용하려는 시도이며 이 연 구를 통하여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진로 탐색 및 결정 과정을 이해하는데 시사점 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