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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의 자본자유화와 자본유입

아시아 통화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아시아 지역으로의 국제자본 이동의 확장과 수축이라는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제자본의 흐름에 있어서 1990년대 국제자본이동의 특징으로는 아시아 지역 으로 많은 국제자본이 유입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아시아 각국의 자본자유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이 지역에 있어서 자본흡수 능력이 취약한 가운데 유입된 막대한 자본은 결과적으로

‘거시경제 전체의 긴장도’를 높인 요인이 되었다. 우선 아시아 각 국의 자본자유화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1) 자본유입에 대한 이론적 논의

자본자유화의 이득에 대한 이론적 논의는 무역자유화로 인한 이 득의 경우보다 훨씬 불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논의되 고 있는 것은 자본이동이 자유화될 경우 자본은 자본을 가장 필요 로 하는 곳부터 흘러들어가게 될 것임에 따라(즉 자본의 한계생산

경제발전을 촉진시켜 자본을 받아들이는 측에게는 보다 나은 생활 수준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자본을 제공하는 측에게는 보다 높 은 수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 골자이다.

자본자유화로 인하여 자본유입이 되는 경우 이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보다 세부적으로 논의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자본유 입은 첫째로 단기에 있어서 개별기업의 자금코스트를 낮추고, 둘 째로 국제이자율 수준이 국내자본의 한계생산력에 미치지 못하는 한 국민경제적으로 잉여를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셋째로 외국자 본유입은 국내금융기관과 외국금융기관간에 경쟁을 유발시켜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영체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계기를 줄 것으로 기 대된다.

이상의 자본자유화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들에 대한 논의는 유입 자본이 급격히 유출입되지 않는 경우에 기대될 수 있는 것들이다.

즉 자본자유화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논의는 모두 유입된 자본이 자본을 받아들인 나라에서 높은 정도의 점착성Stickiness을 가지고 사용될 경우를 상정하고 논의된 것들이다.

만일 유입된 자본이 국내경제에서 점착성이 없이 단기에 유입․

유출되는 성격의 자본이라면 점착성이 없는 단기자본의 유출입에 따라 거시경제를 교란시키게 되며 이로 인한 폐해가 나타나게 된 다.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는 경우에 첫번째와 두 번째 기대효 과는 반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59)

자본자유화를 통한 자본유입으로 인하여 기대되는 부정적인 효 과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를 유입된 해외자본을 국내경제가 흡수하

59) Rodrik(1998)은 자본자유화를 실시한 나라들이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비하여 더 빨리 성장하였다는 증거가 없으며, 더 많은 투자가 있었다거나 더 낮은 물가상승 을 경험하였다는 경험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자본이동에 대한 제약을 제거한다고 해서 경제성장이 촉진될 것이라는 낙관을 가질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통계적으로도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는 경로에 따라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여 논의하기로 한다.60) 먼저 단기에 있어서 유입되는 외화를 국내경제가 흡수하는 방식 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방식은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유입외화를 매입의 형태로 흡수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매입한 외화물량은 중앙은행의 외화자산 증가로 나타나게 된다.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에는 중화中化와 비중화非中化의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우선 중 앙은행의 순외화자산Net Foreign Asset을 NFA, 중앙은행의 국내신용

Domestic Credit을 DC, 본원통화Monetary Base를 MB라 하였을 때 중 앙은행 본원통화의 공급은 중앙은행 대차대조표로부터 다음과 같 이 표현할 수 있다.

(5․1) Δ NFA +Δ DC ≡ Δ M B

위 식은 본원통화의 증가는 중앙은행 외화자산의 증가 또는 중 앙은행의 정부 및 민간은행에 대한 국내신용의 증가에 의하여 이 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화가 유입되는 경우에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외화를 매입하게 되면 NFA가 증가함에 따 라 증가하는 본원통화 증가분 ΔMB에 대해서 국내신용 ΔDC를

60) Williamson(1997)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개도국에 있어서의 자본자유화는 다음과 같은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먼저 실물 및 무역부문에 있어서 자 유화가 이루어지기 이전에 자본자유화를 시행할 경우 자본이 교역재 부문보다는 수입대체산업 부문으로 유입될 위험이 있다. 두 번째로 국내에 있어서 금융자유 화가 진전되기 이전에 자본자유화를 실시하는 것은 자원배분의 왜곡과 비생산적 인 부문으로의 자원배분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 세 번째로 재정이 불건전하고 재 정건전성의 확보에 대한 원칙이 확립되지 아니한 경우 자본자유화를 시행하는 것 은 단순히 재정적자를 일시적으로 충당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가 있다. 넷째로 자본자유화는 실질환율을 절상시켜 수출지향적인 성장전략에 결정적인 저해요인

(-ΔNFA)만큼 감소시켜 본원통화의 변동을 상쇄하는 것을 중화

정책Sterilization Policy이라고 하며, 본원통화의 변동을 상쇄시키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을 비중화정책Nonsterilization Policy이라고 한다.

중화정책은 주로 해외부문에서의 통화증발 요인을 공개시장에서 국공채의 매각을 통하여 상쇄시킴으로써 통화량을 중앙은행이 의 도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중화정책은 무한정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행에 있어 서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규 모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유입외화 중 시장개입 물 량에 대해 상당부분 비중화를 할 수밖에 없으며 비중화정책이 시 행될 경우 유입외자 중에서 중앙은행이 구입한 액수만큼의 본원통 화를 증가시키게 된다.61)

둘째 방식은 유입된 해외자본을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로 흡수하 지 않고 외환시장에서의 시장기능에 맡겨 외화의 초과공급에 따른 자국통화의 환율절상으로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때에는 중앙은행 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음에 따라 외환보유고에는 변동이 없으 나, 외환시장에 있어서 외화의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자국통화를

61) 유입외화에 대해서 중앙은행이 중화시킬 수 있는 규모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 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먼저 중화정책에 따라 유입외화에 해당되 는 만큼 국내신용을 감소시키게 되면 국내신용 축소에 따라 자금조달이 쉽지 않 은 중소기업 등에 타격을 주게 된다. 다음으로 중앙은행이 중화정책 수행을 위하 여 국채 등 채권을 발행할 경우 이에 대한 이자지급부담을 지게 되므로 이는 또 다른 통화증발 요인을 만들게 된다. 또한 중화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국내채권시장에 대하여 채권공급을 증가시키게 되면 국내금리 상승을 초래하는데 이는 자본유입에 따른 금리인하 효과를 상당부분 상쇄시켜 자본유입이 기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상당부분 퇴색시키게 된다. 끝으로 이러한 국내채권시장에 대한 채권공급의 증가가 가져오는 국내금리의 상승효과는 추가적인 자본유입을 초래하 게 되는데 이는 채권공급의 증가가 국내금리 상승에 미치는 영향과 국내금리 상 승이 자본유입에 미치는 영향이 크면 클수록 중화정책의 유효성을 제약하는 요인 으로 작용하게 된다.

절상시키게 된다.

이처럼 유입외화는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경우 외환 보유고의 증가 또는 외환보유고의 증가와 동시에 본원통화의 증가 를 통해서 흡수된다. 이러한 본원통화의 증대는 물가와 자산가격 을 상승시키고 민간부문에 대한 신용을 확대시킴으로써 자산효과 와 유동성 제약 완화를 통하여 소비를 증가시키게 된다. 이러한 소비증대는 경상수지 적자요인으로 연결된다.

한편 중앙은행이 개입하지 않는 외화유입 물량은 외환시장에서 외화의 공급증대를 가져와 환율을 절상시키게 되고 환율의 절상은 수출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러한 환율절상은 경상수지가 적자인 상황에서도 실물부문과는 무관하게 자본수지 흑자에 따라 환율이 절상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본이동이 없는 경제의 경우 경 상수지 적자시에 환율이 절하되는 메커니즘을 통하여 수출을 증대 시키는 자동조절 메커니즘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 미한다. 이 같은 환율절상은 경상수지의 적자요인으로 연결된다.

또한 환율절상은 자원배분을 왜곡시키게 된다. 즉 환율이 절상 되면 대외경쟁력이 약화되고, 유입자본이 수출산업 등 교역재 부 문보다는 수입대체산업 등 비교역재 부문으로 배분된다. 이처럼 비교역재 부문으로 자원이 배분되면 유입자본은 수출증대에는 기 여하지 못하면서 투자수익 송금만 증대시킴으로써 경상수지를 악 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장차 외자상환 능력에 이상을 초래한 다. 예를 들어 유입자본이 대표적인 비교역재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업과 유통업 등에 투입되는 현상 등이다.

이처럼 유입된 자본은 유입경로에 따라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의 외화 자산을 증가시키거나, 아니면 실질환율 절상과 민간신용 확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