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국제자본유입의 급증과 급감

이상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1980년대와 1990년대 전반에 걸쳐 아시아 각국은 경제발전을 위한 자본조달을 위하여 자본자유화를

자본자유화는 1990년대 초반 일본의 버블붕괴 후 고금리를 찾아 일본으로부터 유출된 자금과 멕시코 통화위기 발생 후 적당한 투 자처를 찾고 있던 국제유동자금과 결부되면서 아시아 지역으로의 급격한 자본유입을 가져오게 되었다.

(1) 아시아 지역에 대한 국제자본유입의 급증과 급감

<표 5-7>에서 신흥시장지역Emerging Market으로의 민간자본 순 유입 동향을 보게 되면 아시아 지역은 1990년에 214억 달러에 불 과하였던 민간자본 순유입액이 1995년에는 989억 달러로 5년간 460% 증가하였으며, 1995년의 경우 전세계 신흥시장지역으로의 총민간자본 순유입액 1,928억 달러 중에서 51%에 해당하는 989억 달러가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되어 전세계 신흥시장지역 중 민간자 본의 최대 유입지역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급증해 오던 아시아 지역으로의 민간자본유입이 1996년 들어서는 전년도 989억 달러 순유입에서 1,068억 달러 유 입으로 순유입액이 거의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남미를 포함하고 있는 서반구 지역에서는 1990년에 103억 달러였던 순유입액이 1993년에 617억 달러까지 급증하였으나 1994 년 멕시코 외환위기 발생 이후 1995년에는 357억 달러까지 감소하 게 되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996년에 아시아 지역으로의 민 간자본 순유입은 거의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남미지 역은 전년도 357억 달러에서 777억 달러로 200% 이상 급증하여 국제민간자본의 아시아 지역으로의 이동이 1996년부터 정체상태에 들어가고 있는 반면 남미지역으로 활발하게 이동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표 5-7> 1990년대 신흥시장지역으로의 세계 민간자금 순유입 동향

(단위 : 십억 달러)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아 프 리 카 2.9 5.5 5.7 4.7 12.7 13.6 9.0 아 시 아 21.4 37.7 22.4 59.5 75.1 98.9 106.8 중 동 및 유 럽 7.0 73.3 42.8 24.1 -1.1 15.3 22.2 서 반 구 (남 미) 10.3 24.9 55.5 61.7 44.9 35.7 77.7 체 제 전 환 국 4.2 -1.6 7.1 10.9 15.4 29.1 19.4 합 계 45.7 139.8 133.4 161.0 147.0 192.8 235.2 주 : 민간자금 순유입액은 순직접투자액과 순포트폴리오 투자액, 기타 순투

자액을 합한 것임.

자료 : IMF, International Capital Markets, 1997.

이러한 현상은 국제자본이동의 일부에 불과한 BIS 보고은행들 의 지역별 여신액 추이Total Outstanding Exposure of Reporting Banks를 통해서도 일부 편린을 엿볼 수 있다.73) <표 5-8>에서 BIS 보고은 행들의 지역별 여신액 추이에 의하면 1990년대에 있어서 라틴아메 리카 지역에 대한 여신은 1992년 말 1,870억 달러에서 1996년 말 2,424억 달러로 554억 달러 증가한 외에 기타 지역은 커다란 변동 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신규여신 총액은 1992년 말 1,680억 달러 수준에서부터 1996년 말에는 3,670 억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는 세계 어느 지역에 비하여도 높은 자본이동이다.

73) 국제자본의 이동과 분류에 대한 통계는 대단히 불확실하다.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통계로는 BIS 통계가 있으나 BIS 발표통계는 BIS에 보고하는 선진국 은행들과 기타 국가들에 대한 여신현황만을 발표하고 있을 뿐이다. BIS 보고은행에 해당되 는 국가들로서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 랜드, 이탈리아, 일본,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 미국

<표 5-8> BIS 보고은행들의 전세계 지역별 여신액 추이(Total Outstanding Exposure of Reporting Banks)

(단위 : 십억 달러) 1992. 12 1993. 12 1994. 12 1995. 12 1996. 12 1997. 6 아 시 아 167.7 190.3 238.1 306.9 367.0 389.4 라 틴 아 메 리 카

중 동 아 프 리 카 동 구 권 개 발 국 가

187.0 47.5 39.9 92.5 130.1

189.9 48.9 37.0 83.5 128.9

197.6 51.6 36.7 79.0 140.8

212.2 51.2 52.4 90.6 152.5

242.4 48.6 50.2 103.0 171.0

251.1 50.9 53.1 116.9 184.6 합 계 664.7 678.5 743.8 865.8 982.2 1,046.0 자료 : BIS, The Maturity, Sectoral and Nationality Distribution of

Inter-national Bank Lending, 각호.

이처럼 1990년대 아시아 지역으로의 국제자본유입 증가의 원인 으로는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금융기관들이 멕시코 통화위 기(1994년 12월)로 인하여 남미지역에서 적당한 대출선을 찾지 못 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1990년대 초반 일본의 버블붕괴 후 초저금리로 인하여 일본 국내에서도 적당한 대출선을 찾지 못 하고 있던 대규모 자금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적당한 투자처 를 찾지 못하고 있던 일본 등의 대규모 자금들은 마침 자본시장 개방에 나서고 있던 아시아 신흥시장에 자본을 대폭 유출하게 되 었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국제금융 행태는 “Yen Carry Trade”라고 불려지는 것으로서 일본으로부터 유출된 저리의 자금들을 달러로

스왑하여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었다.74) 이러한 Yen Carry Trade에는 일본의 은행뿐만 아니라 유럽 및 미국계 은행들도 유 러 엔을 저금리로 조달하여 달러로 스왑해서 아시아 지역에 투자 하였다.

이와 같이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된 자본은 아시아 각국에 있어 서 생산적인 부문에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투자가 상당부분 비생산 적인 부문으로 유입되어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하게 되었다.

1990년대 아시아 지역으로 급증하였던 국제자본은 1997년 초 유 입액 증가가 둔화되면서 1997년 2/4분기와 3/4분기에는 순감소로 돌아서게 되었다. <표 5-9>에 의하면 1997년 2/4분기 BIS 보고은 행들의 대 아시아 전체에 대한 신규 순융자액은 150억 달러로서 전분기 214억 달러에 대비해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 다. 더욱이 1997년 3/4분기 외국은행들의 아시아에 대한 융자동향 을 보면 새로 융자하는 액수보다 회수하는 액수가 30억 2천만 달 러 커서 신규 순융자액은 30억 달러 회수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융자보다 회수가 커지는 것은 6년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국제자본의 아시아 지역 이탈의 징후를 보여주는 것이다.

74) Yen Carry Trade는 저금리의 엔화를 차입하여 비교적 금리가 높은 달러화로 운 용하거나 고금리의 동남아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엔화를 0.5%로 대출받아 환위험에 대한 헤지 없이 수익률이 6%인 미국 재무성 채권에 투자하면 5.5%의 금리차를 얻을 수 있다. Yen Carry Trade는 1995년 9월 일본이 공정할인율을 0.5%로 낮춘 이후 급속 팽창하였는데 이러한 Yen Carry Trade는 일본의 저금리와 엔저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높은 수익을 위하여 대부분 헤지를 하지 않았다. Yen Carry Trade의 확산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확산시키는 요 인으로 작용하였는데 만일 일본의 저금리 또는 엔저 중 어느 하나라도 고금리 또 는 엔고로 반전될 움직임이 보이면 현지화 표시 운용자산을 즉각 엔화로 바꾸려 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라 엔화의 폭등과 현지화의 폭락을 가져와 환율변동성 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어 왔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SK증권이 설립한 역외

<표 5-9> 아시아 지역(은행 및 비은행 포함)에 대한 외국은행들의 신규 순융자액 추이(Exchange Rate Adjusted Chan-ges in the Amounts Outstanding)

(단위 : 백만 달러) 1996. 1/4 1996. 2/4 1996. 3/4 1996. 4/4 1997. 1/4 1997. 2/4 1997. 3/4

한 국

중 국

인 도 네 시 아 말 레 이 시 아

필 리 핀

대 만

태 국

8,087 3,385 1,753 368 849 1,479 2,843

7,377 5,083 1,133 4,590 2,211 -1,969 4,061

3,333 2,382 2,401 2,554 710 388 973

7,461 2,525 2,775 -293 1,612 927 1,059

4,244 2,428 1,821 5,322 1,597 1,898 561

4,038 4,155 2,793 1,766 1,575 539 -274

-2,232 5,180 3,241 201 -862 -256 -10,496 아 시 아 전 체 12,330 5,603 13,737 16,544 21,435 15,011 -3,021 주 : 환율이 조정된 변화액estimated exchange rate adjusted changes in the

amounts outstanding으로 은행과 비은행부문을 포함.

자료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International Banking and Fi-nancial Market Development, Feb. 1998, Nov. 1997, Aug. 1997로부터 작성.

아시아 지역에 대한 국가별 국제자본이동 위축현황을 BIS 통계 를 통하여 보게 되면 태국의 경우 1996년 4/4분기 중 10억 5천9백 만 달러이던 신규 순융자액이 1997년 1/4분기 중에는 5억 6천1백 만 달러로 반감하고 있으며, 1997년 2/4분기 중 신규 순융자액이 -2억 7천4백만 달러로 새로 융자해 주는 액수보다는 회수하는 액 수가 2억 7천4백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즉 통화위기 발생 전임 에도 외국인투자가 이탈의 징후를 보여주고 있으며, 통화위기 발 생 후인 1997년 3/4분기에는 무려 104억 9천6백만 달러 신규 순융 자의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한국의 경우 1997년 2/4분기까지만 하여도 40억 3천8백만 달러 정도이던 신규 순융자액수가 1997년 3/4분기에 -22억 3천2백 만 달러로 나타나 전분기 대비 62억 7천만 달러 정도의 신규 순융 자가 감소하고 있다. 즉 통화위기 발생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자본이 한국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아시아 지역으로의 국제자금유입의 수축은 국제기관투자가 들의 전세계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Bench Mark

역할을 하는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MSCI) ACWI의 국가별 가중치 추이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표 5-10>에서 MSCI 의 ACWI Index의 국가별 투자비중을 보게 되면 1997년 5월에 비 하여 아시아 국가들의 포트폴리오 구성비중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홍콩의 경우는 1997년 5월에 3.2%였던 것이 1997년 10월 24일 홍콩 주가폭락이 있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1997년 9월에 1.7%로 낮아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외환위기 발생 전인 1997년 9월에 3%로 5월에 비하여 절반 가량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발생 이후 남미에 대한 포트폴리 오 구성비중은 1997년 9월 일시적으로 약간 상승하였다가 다시 계 속 낮아지고 있으며 유럽 및 중동의 경우에는 아시아 통화위기 발 생 초기에 비하여 약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미국의 경 우에는 1997년 6월에 42.3%로부터 1997년 10월에는 45.6%로 상승 하였고 그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국제투자가들에게 있어서 전세계 포트폴리오 구성의 Bench Mark가 되는 ACWI Index 구성비중의 변화는 아시아 외환위기에 있어서 국제자본의 아시아 지역으로부터의 이탈과 이탈한 국제자 본의 미국으로의 유입을 나타내 주는 증거라고 하겠다.

<표 5-10> MSCI ACWI Free Index의 포트폴리오 지역별 가중치 (단위 : %) 아 시 아

남 미 유럽 및 중동 미 국 홍 콩 싱가포르 대 만 인도네시아 한 국 태 국

1997년 5월 말 3.2 1.3 1.2 0.7 0.6 0.4

1997년 6월 말 1.8 0.6 0.8 0.5 0.3 0.3 2.8 0.7 42.3 1997년 7월 말 1.8 0.6 0.8 0.4 0.3 0.3 2.8 0.8 43.7 1997년 8월 말 1.7 0.5 0.8 0.2 0.3 0.2 2.7 0.8 44.2 1997년 9월 말 1.7 0.5 0.7 0.3 0.3 0.2 2.9 0.9 44.1 1997년 10월 말 1.3 0.4 0.6 0.2 0.2 0.1 2.5 0.9 45.6 1997년 11월 말 1.3 0.4 0.6 0.2 0.1 0.1 2.5 0.9 47.0 1997년 12월 말 1.3 0.4 0.6 0.1 0.1 0.1 2.6 1.1 46.9 1998년 1월 말 1.1 0.3 0.5 0.1 0.2 0.1 2.3 0.9 46.5 1998년 2월 말 1.2 0.4 0.6 0.1 0.1 0.1 2.2 0.9 46.6 1998년 3월 말 1.1 0.4 0.6 0.1 0.1 0.1 2.3 0.9 46.9 1998년 4월 말 1.0 0.3 0.5 0.1 0.1 0.1 2.2 1.0 46.9 1998년 5월 말 0.9 0.3 0.5 0.1 0.1 0.1 2.0 0.9 46.9 주 : 유럽 및 중동에 있어서 유럽은 유럽의 신흥시장지역에 대한 것임.

자료 :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이처럼 국제자금이 갑작스럽게 수축되게 된 요인들에 대해서는 세부적 통계를 구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국제자금의 이동에 있어서 불확실하지만 몇 가지 설명을 시도할 수 있다. 우선 태국에 있어 서 1996년도부터 부동산 관련회사들이 파산을 하기 시작하고, 1996년 12월 바트화에 대한 투기적 공격이 시작되는 한편 1997년 들어 태국의 금융기관의 부실이 표면화되기 시작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투자되었던 자본들이 불안을 느끼 게 되고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유입되었던 자본들이 유출 되기 시작하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