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유형별 현황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컬푸드 추진 전략과 정책과제

우리나라에서 농산물 지역유통은 재래시장, 5일장과 같은 정기시장, 생산 자 단체의 소규모 직판장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그리고 실제 각 지역에서 지역농산물 가공, 학교급식이나 외식산업, 관광에서 지역농산물을 이용하거 나 판매하는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다만, 본 연구는 지자체가 지원하는 판매활동, 지자체 직영 학교급식에 국한하기로 하였다.³⁰ 그 이유는 생산자와 소비자 이외의 관계자가 결합된 경우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생산자와 소비자, 또는 지자체가 직접 지역농업과 관계 되는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2010년 이후 지자체나 aT의 지원을 받아 개설 한 생산자·소비자 주도형 농산물 직매장(=로컬푸드 직매장)과 택배형 꾸러 미의 2가지 형태와 지자체가 직영하는 학교급식을 대상으로 한다.

2.1. 로컬푸드 직매장

로컬푸드 운동과 그 실천 방법에 대해 본격 논의가 시작되던 2007년 전 후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대면적 관계 형성, 얼굴 있는 먹거리를 지 향하는 농민장터에 대한 시도가 있었다.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 지역살림 농민장터, 서천군 마서장터 등 시민사회 주도 혹은 지자체 주도로 꾸준히 시도되었으나 이를 정착시키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³¹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생산자단체 등 중간지원조직, 지자체 이외의 주체가 참여하는 경우를 제외함. 교육청, 가공 및 유통업체, 복지법인 등이 관여하는 학교급식, 유통업체의 판매코너, 가공업체, 복지시설에서 이용되는 지역산 농 산물은 본 연구에서 제외함.

신정훈의원실. 2014. p. 32.

로컬푸드 지원과 유형별 현황 43

지자체가 지원한 로컬푸드 직매장은 2012년 4월 개장한 전북 완주군 용 진농협 직매장이 1호이다. 완주군 ‘농업농촌발전 약속 프로젝트’³² 중 로컬 푸드 정책의 일환으로 개장한 용진농협은 기존 소매점인 하나로마트를 확 장하여 로컬푸드 복합직매장으로 개설하였다.

용진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에 적극적인 의사가 있었다면 로컬푸드 단독 직매장으로 개설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거 지역농협이 주도한 농산물 직거 래 중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보니 직매장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소매점에 로컬푸드 판매장을 가미한 복합형 직매장 형태가 되었다. 이 후 지역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은 거의 용진농협의 직매장 모델을 차 용하여 기존 소매업과 병행하는 복합 직매장이 대부분이다.

완주군은 용진농협 외에 농업회사법인 ㈜완주로컬푸드(현 완주로컬푸드 협동조합)³³를 통해 로컬푸드 단독 직매장 개설을 지원하였는데, 완주 사례 는 지역농업을 고민하는 지자체에 큰 자극을 주며 지자체 주도 로컬푸드가 확산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지자체가 개설한 로컬푸드 직매장은 경기 화성시, 경기 안성시, 세종시, 전북 익산시, 전남 나주시 등 10여 개 지자체에 이른다.

2.1.2. 생산자단체 직매장

생산자단체 로컬푸드 직매장 1호는 ‘김포 로컬푸드’이다. 김포시 농업기 술센터 농업대학을 이수한 5명의 농업인이 2012년 농업회사법인 ‘엘리트농 부’를 결성하고 경기도 마을기업 지원과 김포시의 지원으로 직매장을 개설 하였다.

김포 로컬푸드 직매장은 친환경농산물 위주의 상품 구색과 체험장을 갖

완주군은 1) 3천여 지역 소농의 지속가능한 농업보장, 2) 로컬푸드에 대한 소 비자의 접근성 제고, 3) 다수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중 교류를 위해서는 거점 직매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시범사업으로 용진농협에 1호 직매장을 설치함.

현재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지자체 지원 없이 생산자 조합원의 출자로 새로

운 직매장 개설이 가능할 정도로 자립성을 갖춘 단계이다.

로컬푸드 지원과 유형별 현황 45

추었으며 각종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와 교류하는 로컬푸드 단독 직매장을 운영한다. 생산법인이 개설한 로컬푸드 직매장의 시발점이 되었고, 생산자 단체가 안전한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농가 컨설팅까지 제공하며 공동출하 하는 사례이다.

다만, 생산자가 중심인 생산자단체나 법인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은 안테나 숍의 역할이 주목적이다. 다양한 상품구색이 필요한 소매업에 본 격 진출하기는 어렵지만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고 소비자의 호평을 얻게 된 다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포 로컬푸드’도 로컬푸드 직매장보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 납품이 주 요 판로이다. 지역에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자단체의 브랜드를 활용 하여 대형유통업체에 입점할 수 있었다.

생산자단체에게 소비자의 신뢰는 학교급식에 납품하거나 농산물 전문 도 매업체에 진출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학교나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공공급 식에 출하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통해 생산 조직을 운영할 수 있고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생산자단체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경기 김포를 비롯하여 충남 논산 ‘꿈꾸 는 밀알’의 대전 직매장, 충북 충주시 로컬푸드연합회의 직매장 등 도시지 역에 직매장을 둔 경우와 전북 남원의 지산누리와 같아 영농조합법인이 농 촌지역에 개설한 직매장이 있다.

2.1.3. 지역농협 직매장

지역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전북 완주 용진농협의 사례와 2013년부터 aT의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사업을 계기로 농협중앙회가 직매장 개설에 적 극 관여하면서 급속히 증가하였다. 농협중앙회는 2016년 로컬푸드 직매장 을 100개소까지 늘릴 계획을 발표하고,³⁴ 2016년 5월 현재 77개소의 로컬푸 드 직매장을 개설하였다.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부. 2013. “로컬푸드 직매장 추진계획(안).”

지역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대부분 복합매장 형태로 운영된다. 로컬 푸드 1호 직매장인 용진농협이 지역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모델이 되면서 기존 소매점인 하나로마트 시설 내부에 공간을 별도로 나누거나 내부 판매 대의 일부에 로컬푸드 판매대를 설치하는 경우이다.

지역농협의 로컬푸드 복합매장이 지자체나 생산자단체가 개설한 로컬푸 드 단독 직매장과 가장 큰 차이는 진열 상품의 소개에 소극적이라는 점이 다. 기존 소매업인 하나로마트에도 납품업자의 농산물이 반입되는 경우도 있고 로컬푸드 판매대의 상품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결품이 발생 하고 비어 있는 경우도 있다.³⁵ 또한 복합매장의 단점은 일반농산물과 가격 경쟁이 있는 반면, 기존 소매점 운영의 연장선에서 직원이나 시설 운영을 같이 하기 때문이 인건비나 시설 운영비는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지역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로컬푸드의 가치를 알고 지역농업의 문제 를 해결하려는 의지 있는 조합장이나 경영진이 있다면 농협중앙회의 지원 으로 쉽게 개설할 수 있고 사업 성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2.2. 택배형 꾸러미 사업

꾸러미 사업은 개별 농가에서부터 생산공동체,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 인, 사회적기업, 생협, 지역농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사업에 참여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회원으로 등록하고 1개월 회비를 미리 납부하고 매 주 또는 격주마다 포장된 제철꾸러미를 가정으로 배달하는 거래이다.³⁶ 생산자나 단체가 생산한 수확물 10여 종류를 꾸러미로 엮고 해당 농산물 의 손질 방법과 간단한 요리 레서피, 생산지 소식도 함께 보낸다. 대체로 도

특히 사업성이 낮은 농촌 지역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일수록 로컬푸드 판매대가 비어 있거나 상품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향은 심하게 나타난다. 농촌지역 에서 로컬푸드 본연의 사업 전개보다 소매 사업장 확장을 목적으로 시설비를 지원받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일본 유기 농가가 도시 소비자에게 택배로 채소박스 판매 사례가 있다.

로컬푸드 지원과 유형별 현황 47

시에 연고가 있는 귀농자가 개인적으로 운영하거나 ‘언니네텃밭'처럼 여성 농민회 회원이 지역 소농과 함께 공동출하하는 방식이다.

2.2.1. 여성농민회 언니네텃밭

여성농민회 꾸러미 사업 ‘언니네텃밭’은 “2009년 3월 강원 횡성군 여성 농민회 5농가가 자신의 텃밭에서 생산되는 제철 농산물을 서울 소비자 21 가구에게 택배로 보내는 ‘제철꾸러미’ 사업으로 시작”되었다.³⁷

2015년 말 현재 강원도 횡성·홍천, 경북 안동·상주, 전북 김제, 전남 순 천·나주·영광, 제주도 등 15개 여성농민회 생산 공동체에서 도시 소비자 회원 3천 3백 명에게 공급한다.

언니네텃밭 꾸러미 사업은 토종종자 운동과의 결합을 통해 식량주권 대 중화 가능성을 제시하며 꾸러미 사업의 모델을 제시하고 확산에 기여하였 다. 필요성만으로 지속하기 어려웠던 토종종자 운동은 경제적 도움이 되는 꾸러미 사업과의 결합으로 여성농업인의 참여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었 다. 또한 기부꾸러미 형태로 지역아동센터나 저소득층 푸드뱅크 등 지역사 회의 복지와 연계하여 실천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비자 회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소비자 회원은 봄·가을철 에 회원 수가 증가하지만 여름·겨울은 감소하는 편차가 있으나 2014년부 터 가을 반등이 사라졌다. 소비자 회원을 꾸준히 유지하는 비율은 40%이 지만 이 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제철꾸러미’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과 전국여성연대가 식량주권과 토종 종자를 지키기 위해 시작한 우리 농산물 도농 직거래 운동 ‘언니네텃밭’

의 상품 이름이다(정은미 2011a: 33).

택배

로컬푸드 지원과 유형별 현황 49

협동조합, 진주텃밭, 흙살림 등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주식회사 의 형태로 꾸러미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꾸러미 사업의 평균 규모 는 주 30~60박스 정도이며 그 숫자도 감소하는 추세이고 꾸러미 사업의 대 부분이 소비자 회원 수가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이므로 꾸러미 사업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1개월 회비 선납, 4회 배송의 정형화된 형태가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다양한 유형이 나타나 고 있다. 매주 보내는 꾸러미는 중단하는 대신, 반찬류나 특산품의 부정기 택배 사업이나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며 이미 확보한 소비자 회원을 대상으 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한다. 예를 들면, “1년 회비 선납과 생산자-소비자 가 위험을 분담하는 공동체지원농업(CSA)의 원형에 가까운 사례나 제철채 소 위주가 아닌 곡물류나 저장성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하는 사례” 등이다.³⁹ 이처럼 사업 다양화 원인은 소비행태 변화에 따른 소비자 감소와 밀접한 관

문서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컬푸드 추진 전략과 정책과제 (페이지 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