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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을 야기하는 문화적 요인으로는 결혼과 출산 그리고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핵가족화 및 1인가구의 증가를 들 수 있다.

(1) 결혼·출산·자녀에 대한 가치관 변화

25~44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연구(2008)에 따르 면 응답자의 93%가 가족이 중요하다고 응답하여, 응답자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가정의 행복(26%)’이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74% 이상이 가족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대답하여 가족중심의 문화는 유지되 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도적 가족을 형성하는 과정으로서 결혼에 대 한 태도는 과거와는 다른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결혼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그림 2-14>를 살펴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보는 보편혼주의 결혼관은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그림 2-14> 결혼에 대한 태도

또한, 결혼을 통해 가족을 형성한 이후 부부 갈등에 대한 해결로 이혼을 선택 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부간 갈등을 해결할 수 없으면 이혼하는 것도 해결책이다’라는 질문에 미혼여성 56.9%, 기혼여성 51.6%, 미혼 남성 45.4%, 기혼남성 42%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하였다.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결혼과 이혼에 대한 태도의 분석에서 또 하나 주지해야 할 점은 전체에 비해 소수이기는 하지만 결혼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의견이 존재하며 부부갈등의 극단적인 해결책인 이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인식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동일한 표본자료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성별 분석 을 살펴보면, 남성 21.8%, 여성 30.3%가 가정의 행복을 꼽고 있다. 즉, 여성은 남성보다 가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이혼에 대한 수용적 태도 역시 높은 것이다. 이는 혼인제도가 여성에서 요구하는 역할이 무 엇이며, 개인의 욕구와 여성에게 요구되는 역할 및 책임 사이의 갈등은 무엇인 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한 대목이다.

더욱이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가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선택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5~44세 성인남녀의 결혼과 일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연령이 낮을수록 결혼보다는 일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25~29세 39.1%, 30~34세 37.1%, 35~39세 34.1%). 특히 미혼의 41.3%가 결혼보다 일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 어, 그 중요성에 따라 결혼보다는 일을 우선하여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으 로 분석된다.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그림 2-16> 결혼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연령별/혼인상태별)

과거에는 결혼을 하면 출산과 자녀 양육은 연속적인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자녀 계획은 과거에는 ‘몇 명의 자녀를 낳을까?’였다면 현재는 ‘낳을 것인가?

낳지 않을 것인가? 만약 낳는다면 몇 명을 낳을 것인가?’로 전환된 경향이 있다.

실제로 자녀의 필요성에 관한 응답을 살펴보면(<표 2-3> 참조), 평균은 3.48점 (5점 만점)으로 나타났으며, 필요하다는 응답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나 필 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연령이 낮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25~29

세의 경우 5명 중에 1명이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해 연령대별 태도의 차이가 뚜렷하게 관찰된다.

빈도(명) 그렇지 않다 그렇다 5점평균

2,500 16.1 54.6 3.48

25~29세 664 21.1 47.7 3.33

30~34세 640 16.9 52.0 3.43

35~39세 648 14.3 56.4 3.53

40~44세 548 11.3 60.0 3.67

F=14.18 df=2,493 p<.001

<표 2-3>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태도

그러나 이러한 자녀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의 희망자녀수가 1.96 명으로 조사된 것은 현재 고착화되고 있는 서울의 저출산 현상을 고려할 때 고 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수치는 인구대체수준인 2.12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희망자녀수가 실현될 경우 저출산 현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 다. 특히 기혼자의 희망자녀수는 앞으로의 추가 출산가능성을 예측하는데 중요 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혼자의 현재 자녀수별 희망자녀수를 나타내는 <그림 2-17>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희망자녀수가 2명이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으며, 3명 이상의 다자녀 응답자의 경우 3명이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현재 자녀 수를 기준으로 희망자녀수가 동일하거나 작은 경우는 추가 출산가능성이 낮으 나, 큰 경우라면 추가 출산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그렇다면 무자녀인 기혼자 91.4%, 자녀 1명인 기혼자 62.9%, 자녀 2명인 기혼자 16.5%는 추가 출산가능성 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그림 2-17> 현재 자녀수별 희망자녀수

(2) 핵가족화 및 1인가구의 증가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핵가족화는 대표적인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았고, 서 울의 경우 핵가족화에서 나아가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인구구성이 변화하고 있다(변미리‧신상영‧조권중, 2008).

서울의 세대구성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 2-18>을 살펴보면 핵가족화에 따른 세대구성의 경우 2세대 가구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소폭이지만 1세대 가구는 늘어났고 2세대 가구는 오히려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가구구성의 변화는 저출산 경향을 대변하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결과이며 동시에 저출산 을 야기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된다. 김태헌‧이삼식‧김동회(2005)의 연구에 따르 면 출산력은 가구구성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2세대의 기 혼가정이 노부모, 부모, 자녀로 구성된 3세대 기혼가정에 비해 출산수준이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증가하였고, 30-34세에서도 증가하였으나, 35세 이상의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경제활동 참가율 고용률

단위: %

자료 :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그림 2-20> 서울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의 변화

실제로 기혼자의 자녀수별 부부경제활동 유형을 살펴보면, 무자녀의 경우 61.4%가 맞벌이인 반면, 자녀가 1명인 경우 맞벌이는 36.4%로 확연히 줄어들 고 남성생계형이 59.3%로 대폭 증가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자녀수가 증가하더 라도 쉽게 변경되지 않은 채 남성생계형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자녀 출산 이전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1명 이상의 자녀 출산 이후에는 일‧가정 양립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여성은 사회적 활 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자녀 출산이 2명이상 이루 어지는 경우에 맞벌이로 전환될 가능성은 희박하여 일‧가정 양립은 어려움은 물론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그림 2-21> 현재 자녀수별 부부경제활동 유형

나아가 직장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이유를 기혼의 유자녀 성인남녀를 대상 으로 설문한 결과 ‘일과 가사의 이중부담’이라는 응답이 남성(15.8%)보다 여성 (44.1%)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문제 없음’이라는 응 답은 여성(4.5%)보다 남성(14.9%)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아 여성이 일‧가정 양립 의 어려움을 보다 심각하게 인식하며, 그 이유는 ‘일과 가사의 이중부담’의 문 제가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그림 2-22> 기혼자의 성별 일·가정 양립 시 어려운 점

(2) 출산 및 양육지원을 위한 가족친화적 제도의 미비

출산 및 양육지원을 위한 가족친화적 제도는 저출산 현상에 대한 해법으로 정부정책, 지자체의 각종 사업 등의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먼저 출산휴가제 도, 육아휴직제도, 직장 내 수유 등 기업의 가족친화적 제도의 사용가능성을 살 펴보면, 출산휴가제 42.1%, 육아휴직제도 23.2%, 직장 내 수유 9.8%로 정책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42.1%

23.2%

9.8%

출산휴가제도 육아휴직제도 직장내 수유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n=2,090)

서울시의 다양한 저출산 대응정책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41.4%가 어 떤 정책의 혜택도 받지 않았다고 응답하였으며, 가장 높은 수혜율을 보인 사업 은 ‘보호자 동행 영유아 대중교통 무임승차’였으며 대부분의 사업에 대한 수혜 경험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24> 참조).

자료 : 공선희, 손성영, 안승덕(2008).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그림 2-24> 출산양육 지원정책별 수혜율

3) 경제적 요인

앞서 논의한 문화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은 보다 거시적 차원에서 저출산을 야기하는 요인들을 설명해 준다면, 경제적 요인은 미시적 차원에서 개인이 결 혼과 출산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요인들을 설명해 준다.

첫째, 청년실업에 따른 직장 및 소득의 불안정을 들 수 있다. 김두섭 외(2007) 는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초혼연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성의 직업적 요소에 주목할 것을 지적하였다. 즉 남성의 경우 결혼 전에는 직장이라는 순서규범을 중시하므로 청년실업률이 2009년 1분기 8.9%(한국경제, 서울 하반기 경제성장 률 1.2% 전망, 2009. 7. 5)에 이르는 현재의 상황은 만혼을 야기하는 주요한 요 인이 되고 있다. 나아가 미혼의 경우 첫째아이 출산조건으로 ‘가정살림을 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