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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의 지리적 공간분포는 공간 전체적으로 균등하기보다 소수 특정지역 에 편중되고 대다수 지역에는 분산 분포하는 것이 보통이다.이러한 경제활동의 공간분포의 불균등 현상은 분포 양상 문제에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며,해당 경 제활동의 ‘성과(performance)’특히 기업(또는 더 큰 개념으로서의 산업)의 생산 성과 관련된다.경험적으로 생산의 미시 단위인 기업 밀집지역의 기업의 평균 생 산성이 상대적으로 듬성한 지역에 비해 높다.이러한 ‘집적경제’(agglomeration economies)현상은 이미 Marshall(1890)에 의해 발견된 이후,지역 및 도시경제 또는 경제지리학 분야 등에서는 현상의 존재여부에 대한 실증분석을 넘어 이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정책설계1)단계까지 이르렀다.

그 동안 이들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집적경제 효과를 ‘지역 노동시장 풀링 (pooling)’,‘전․후방 연관산업의 공집적(co-agglomeration)’,‘지식 파급(또는 유출)효과(knowledge spillover)’등 경제주체의 의사결정과는 무관한 일종의 외부성에 기인한 것으로 인식해 왔다.그러나 Krugman(1991)2)이후 신경제 지리학(New EconomicGeography)에서는 산업조직이론과 일반균형이론을 활 용하여 집적경제 효과의 원인을 설명하려는 노력을 해왔다.그 결과 집적경제 효과는 Melitz(2003)나 Syverson(2004)등에 의한 ‘선별효과(selectioneffect)’ 와 Baldwin andOkubo(2006a)에 의한 ‘정렬효과(sorting effect)’가 외부성과 무관하게 작용하는 이론적 근거로 대두 되었다.여기서 ‘선별(selection)’이란 큰 시장에 집적해 있던 기업 중에서 일정 기준이하의 생산성을 갖는 기업은 해당 시장에서 폐업(또는 퇴출)또는 이전으로 해당 시장으로부터 도태되는 현

1)각종 클러스터(cluster) 정책의 이론적 기반이 바로 이러한 집적경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2)Krugman (1991)은 집적경제의 외생성 그 중에서도 특히 기술․ 지식 파급(또는 유출)효과는 시장 기구를 통해 발현되어지는 현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논의에서 제외했다.

상을,'정렬(sorting)'은 생산성이 높은 기업이 더 큰 시장에 입지한다는 경향 성을 의미한다.최근에는 BaldwinandOkubo(2006a)가 제시한 생산성 높은 기 업의 큰 시장으로의 정렬 즉 ‘한 방향 정렬(one-sidedsorting)’을 넘어,생산성 이 낮은 기업들도 역시 큰 시장으로의 스스로 정렬,즉 큰 시장에 생산성이 높 은 기업들과 함께 낮은 기업들이 함께 공집적(co-agglomeration)하는 ‘양 방향 정렬(two-sidedsorting)’현상까지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신경제지리학은 무역이론,특히 신무역이론과 다루고 있는 문제의 식이 상호간에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특히 무역이론에서 가장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무역자유화 효과와 관련된 논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선별 효과’나 ‘정렬효과’는 모두 기업이 처해 있는 시장의 ‘경쟁’적 환경에 대한 기 업 선택행위(특히 진입․탈퇴 또는 입지선택행위)의 누적적․집합적 결과로 발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유사하게 무역이론에서도 무역자유화의 생산성 기여효과를 더욱 경쟁적으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기업 선택행위(여기 서는 주로 진입․탈퇴 행위)의 누적적․집합적 결과로 보는 공통점이 있다.3) 다만 전자의 경우 다루는 시장의 범위를 국지적(local)시장에 한정하여 ‘지 역’내 산업을 기본 단위로 하고,후자는 국제적(global)시장으로 확대하여

‘국민경제’내 산업을 분석단위로 하는 것에 차이점이 있다.4)그러므로 신경 제지리학과 신무역이론은 분석대상의 ‘규모(scale)'차이일 뿐,사실상 동일선 상의 학문영역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 지 한 연구 내에서 두 가지 개별주제를 통합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신경제지리학 차원에서 선별이나 정렬효과를 검증한 연구로는 Syverson (2004),Combes et al.(2009),Saito and Gopinath (2009),Okubo and Tomiura (2010),ForslidandOkubo(2010),OkuboandTomiura(2011)등 이 있다.이들 연구는 선별,단 방향 및 양방향 정렬현상을 검증하기 위해서 기업 생산성 분포의 적률(moment),특히 3차 이하의 적률(평균,분산,왜도

3)이러한 유사성은 신경제지리학 이론모형의 대부분이 신무역이론의 이론모형(Melitz (2003) 등) 에 근거하여 확장된 쟁점에 적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4)신경제지리학과 신무역이론의 공통점에 대한 논의는 Fujita (2010), Kim and Kim (2011) 등을 참조하기 바란다.

(skewness)등)을 활용해 왔다.그러나 생산성 분포의 적률은 생산성 분포의 모양을 통해 선별과 정렬의 근거에 대해 간접적인 추론만을 할 수 있게 해 준다.이는 그 동안 제기된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보다 직관적이면서 도 명확하게 인지될 수 있는 직접적인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 설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는 그 동안 제기 되어 온 집적경제 현 상의 세 가지 원천 즉 외부성,선별,단 방향 및 양 방향 정렬효과를 포괄 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이를 한국 제조업 사례에 적용하 여,실제 이러한 기제들이 작동하였는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이 측도는 HandcockandMorris(1999)가 제안한 상대밀도(relativedensity)에 기반 한 상대적 중앙값 양극화지수(medianrelativepolarizationindex;MRP)를 응용한 것인데,이전에 활용되어 온 분포의 적률들을 활용하는 방법 보다 직관적이면서도 개념적으로 이론에 부합하는 측도라 생각된다.아울러 이 측도를 이용한 분석결과를 좀 더 확장된 주제에 적용하다.국제시장에서의 경쟁 환경 변화(즉 무역자유화)가 한국의 산업 공간구조와 그와 연관된 성 과(생산성)와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데 활용한다.

이는 대외적 경쟁과 대내적 경쟁의 상호작용을 하나의 모형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신무역이론과 신경제지리학 분야에서 선행연구를 찾기 어렵다.따라서 본 연구의 실증적 결과는 향후 양 분야의 이론적 연구에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